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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보랏빛 설렘 - 설레는 가슴으로 떠나는 우리 강산 45곳 섬 여행
민병완 지음, 나기옥 사진 / 밥북 / 2016년 12월
평점 :
섬은 연모戀慕의 대상이다. 쪽빛
바다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망망대해에 떠있는 섬에 서면 미움조차 그리워진다. 섬에서 듣는 영롱한 별들의 사연, 해맑은 들꽃과의 만남,
수평선에서 춤추는 갈매기의 노래는 느끼는 자에게만 주어진 축복이다. 섬의 아름다움을 부족한 글과 사진으로 온전히 담아내는 건 애당초 불가능한
일었지만, 그럼에도 그 중의 몇몇 섬을 모아 책으로 역음은 섬에 대한 사랑 때문이다. - '머리말' 중에서
4년 동안 45곳 섬을 여행하다
글 쓰는 남편 민병완과 사진 찍는 아내 나기옥이 우리 강산 45개 섬을 직접 밟고 체험하면서 느꼈던
감성을 기록으로 남겼다. 이 책은 기록이자 섬 여행 안내서인 셈이다. 부부는 풍광은 물론 섬 고유의 문화가 잘 보존되어, 한국이라면 한번은 가봐야 할 섬
45곳을 엄선하고 준비하여 떠났다. 부부는 각기 다른 빛깔과
향기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각 섬의 풀 한 포기, 모래 한 알도 놓치지 않고 서정적 글과 사진을 책에 담았다.
이들 부부의 여정은 서해의 최북단에 위치한 백령도에서 시작한다.
부부의 발걸음은, 남쪽으로 내려오며 제주도 최남단 마라도와 남해 동부를 거쳐 동해의
울릉도까지 이어진다.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장(중북부)에서는 인천, 경기, 충청권에 위치한
백령도, 국화도, 외연도 등 11개 섬을, 그리고 제2장(남서부)에서는 전라권에 속하는 증도, 관매도, 보길도, 홍도 등 22개 섬을,
마지막으로 제3장(남동부)에서는 제주, 경상권에 위치한 추자도, 한산도, 울릉도 등 12개의 섬을 소개하고
있다.
한편 책은 전체 지도를 통해 위치를 표시함으로써 우리들이 독서를 하는 동안 부부의
발걸취를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래서 누구라도 가고 싶은 섬을 향해 당장 떠날 수 있도록 한다. 부부의 직접 경험담 외에도
제각각 섬이 지닌 유래와 전설, 그리고 명소 등을 함께 소개하고 있기에 섬 여행 가이드북으로도 손색이
없다.
인천, 경기,
충청권
서해 최북단의 백령도를 시작으로 경기도 화성시에 속한 국화도를 거쳐 충남 보령시 서쪽
끝의 외연도까지 총 11개 섬을 소개한다. 한국전쟁의 비극을 바다에서도 느낄 수 있는 백령도는 북한의 무력
위협하에서도 외롭게 우리의 국토를 지킨다. 인천연안여객터미날에서 출발하는 쾌속선을 이용, 네 시간 반이나 걸리는 먼 이동거리 탓에 뱃멀미를
감수해야 이곳에 도착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들은 피흘리며 지킨 이 섬의 가치를 외면하고 북한의 눈치나
살핀다. 심지어 NLL을 포기하자는 대통령까지 있었으니 말이다. 국방을 뒷전으로 돌리는 그런 정치는 국민을 보호하고 국토를 보전할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격이다. 그저 퍼주는 선심으로 유권자를 확보하는 게 올바른 정치이겠는가.
섬의 인구가 5,500 명이 넘는 이곳의 손꼽히는 명소는
두무진이다. 마치 장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하는 모양을 닮았다고 그리 붙여진 이름인데, 서해의 해금강이라고
불릴 정도로 기암괴석들이 펼쳐져 있다. 또 천연기념물 392호인 콩돌해변도 2킬로미터에 걸쳐 콩처럼 동글동글한 작은 돌들이 장관이다. 피부염에
효과가 있다는 자갈찜질은 덤으로 얻는 선물이다.
전라권
증도, 관매도, 보길도, 홍도 등 22개 섬을 소개한다. 이중에서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로 지정된 증도曾島를 살펴보자. 목포시에서 북서쪽으로 약 30킬로미터 지점에 위치해 있는데, 증도대교가 생기면서 섬이 무색해짐 곳이기도
하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고 싶은 관광지 2위(2012년 조사)이다.
짱뚱어다리는 넓은 갯벌 위에 놓였는데, 바닷물이 빠지면 펄떡이는
짱뚱어를 볼 수 있다. 특이하게 생긴 짱뚱어는 힘이 좋아 마치 날라다니는 듯하다. 이곳 명소인 태평염전은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천일염을 연간 1만6천 톤을 생산하는데 전국 생산량의 6%에 달하는 양이다. 염전 구역 안에는 염생식물원이 있는데, 함초나 칠면초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제주,
경상권
추자도, 한산도, 울릉도 등 12개 섬을 소개한다. 여기선
추자도楸子島를 살펴보려 한다. 제주항에서 쾌속선으로 약 50분이면 도착한다. 사실 이 섬은 상,
하 두 섬을 가리키는데, 추자군도의 중심이다. 한반도와 제주도의 중간쯤에 있는 추자군도는 말 그대로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 등으로 형성되어 있다. 상추자도는 군도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데, 추자면의 행정과 상업의 중심지다. 하추자도는 제일 큰 섬이지만 인구는
상추자도에 비해 절반 정도다. 상, 하 추자도는 212미터의 추자대교로 연결되어 동일 생활권인
셈이다.
추자도는 이미 전국의 낚시꾼들에게 인기가 좋은 곳이다. 이곳은 감성돔, 참돔, 돌돔,
농어 등이 일년 내내 많이 잡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목포나 완도에서 출발하는 배편도 있다. 이 섬엔 천연기념물 제33호인 사수도 흑비둘기와
슴새 번식지가 있으며, 문화재론 최영 장군 사당이 있다.
상추자도, 서쪽해안의 나바론절벽
추자
10경
우두일출牛頭日出
직구낙조直龜落照
신대어유神臺漁遊
수덕낙안水德落雁
석두청산石頭菁山
장작평사長作平沙
망도수향望島守鄕
횡간추범橫干追帆
추포어화秋浦漁火
곽게창파곽게蒼波
제주도 하면 떠올리는 게 올레길이다. 추자도에도 올레길이 있다. 올레 18-1코스이다.
추자항에서 추자 등대, 묵리 교차로, 신양항, 황현경의 묘, 범바위 장승, 돈대산(164미터) 정상, 추자교, 추자항을 잇는 18.2킬로미터
구간이다. 잘 정비된 산책길이을 걸으며 멋진 풍경을 감상하노라면 속세의 스트레스나 고통을 일순간에 날려버릴 수
있다.
여행, 그 이상의 의미를
찾아서
쪽빛 바다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망망대해에 떠 있는 섬을 여행하는 것은 그 자체로 감동이다. 이는 육지의 여행과는 다른 느낌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섬 여행은 단순히 새로운 경치와 음식, 풍물을 접하는 일반의 여행과는 다른 삶에의
성찰까지 하도록 만든다. 이 책은 섬이 지닌 특별한 의미를 찾아 직접 발로
뛰면서 글을 쓰고 사진을 찍은 열정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