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지식 : 빅 아이디어 한 장의 지식 시리즈
이언 크로프턴 지음, 정지현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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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그마한 책은 광범위한 학문 분야를 다루지만, 포괄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보다 일반 독자들이 조금이라도 알아야 하는 사상을 선별하여 핵심만 요약한 책이다. 그중에서도 철학과 정치 분야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해서 독자들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그밖에도 종교, 과학, 경제학, 사회학, 심리학, 예술 등 다양한 주제가 담겨 있다. - '서문' 중에서

 

 

위대한 사상가와 저술가들의 위대한 생각들

 

이 책의 저자 이언 크로프턴은 기네스 인사이클로피디아의 편집장을 지냈고 <철학: 스스로 빨리 배우기>, <절대로 지루하지 않은 과학 이야기>, <브루어의 영국과 아일랜드>, <브루어의 현대적 표현 및 우화 사전>, <음악 인용 사전>, <미술 인용 사전> 등 일반인들이 쉽게 참고할 수 있는 도서를 주로 집필했다. 또 <영

 

 

 

 

 

 

 

 

장구한 지구의 역사에 비하면 하찮은 인간 종種이지만, 인류는 철학, 경제학, 심리학, 정치학, 종교, 사회학, 예술, 과학 등 여러 분야에서 놀라운 업적을 쌓아 올렸다. 지금까지 살아남은 생각들은 위대했다. <한 장의 지식> 시리즈인 이 책은 위대한 사상가와 저술가들의 지성을 분야별로 읽기 쉽게 소개한다.

 

 

플라톤의 동굴

 

철학자 플라톤은 아카데미라고 알려진 철학 학교를 설립, 많은 학생들을 가르쳤다. 알려진대로 그는 소크라테스의 제자로 스승과의 대화를 통해 물질계의 경험보다는 형상(또는 이데아)이야말로 실재實在라고 보았다. 최고의 형상은 선이며 이는 지식과 동일시된다. 이는 자신의 저서 <국가>에서 동굴에 갇힌 죄스들의 이야기로 그 개념을 설명한다. 이제 동굴 우화를 살펴보자.

 

동굴 속의 그림자로 보아 모닥불이 피워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죄수들은 벽을 향한 채 묶여 있다. 그들의 눈에는 오직 벽밖에 보이지 않는다. 즉 그들이 경험하는 사물은 동굴 벽에 비친 불의 그림자일 것이다. 이처럼 플라톤은 이런 형상을 통해 인간의 무지無知를 비유하고 있는 셈이다.

 

예컨대 탁자는 불완전한 복제품 또는 이상적인 타가의 그림자이고, 말마은 말 같은 것의 전형이 드러난 것이다. 모든 말은 각자 다르므로 어떤 것도 실질적이고 이상적인 말을 대표하지 않는다.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의 사물은 언제나 변하고 있다. 탁자는 한때 나무였고, 말은 태어나 성장하다 죽는다. 따라서 진정한 지식은 오직 관찰이 불가능한 형상의 세계에서만 얻을 수 있으므로 우리들이 감각의 세계에서 지식으로 취하는 것들은 사실 견해나 믿음에 불과할 뿐이다.

 

 

 

작위와 부작위

 

거짓말을 하는 것과 침묵을 지킴으로써 사실이 밝혀지지 않는 것에 도적적 차이가 있는가? 또는 살인과 죽게 방치하는 것 사이엔 어떤 차이가 있는가? 도덕철학자와 신학자들은 오랫동안 상대적 도닥 상태인 작위와 부작위에 대해 깊이 생각햇다. 사실상 이 질문은 결과주의와 의무주의로 답이 갈린다.

 

결과주의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고 믿는다. 반면에 의무주의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서 결과주의는 오직 그 결과로만 작위와 부작위를 판단하고, 의무주의는 의무를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살인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의무는 생명을 구해야 하는 의무보다 더 중요한 도덕적 의무일까?라는 질문이 제기된다.

 

일반적으로 법에선 고의성이 있을 경우 살인이라고 규정하고, 어떤 과실에 의해 죽음으로 이어진 경우에는 살인보다는 약한 형량을 부여한다. 얼마전에 개봉되었던 영화 <터널>에서 우리들은 '과연 무엇이 정의로운가?라는 화두를 붙잡게 된다. 딸의 생일케이크를 사서 차를 몰고 귀가하던 중 생각치도 못했던 터널이 붕괴되어 남편이자 아빠는 그 속에 갇히고 만다.

 

구조 작전이 진행되면서 터널 공사와 관련된 부조리들이 밝혀지면서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사고의 원인은 부실 시공임을 시사한다. 한편, 인근 마을의 노인이 급히 병원으로 후송되어야 생명을 구할 수 있는데, 붕괴된 터널에 갇힌 주인공의 구조 작업 때문에 그 공사가 중지됨에 따라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한다. 이때 '누구를 살려야 하는가?'라는 문제에 봉착한다. 아래의 그림도 마찬가지다. 과연 어떻게 구조를 해야 할까?

 

광산에 사고가 나서 20명의 광부가 갇혔다(그림2). 그 아래엔 3명이 갇혔다(그림3). 그런데, 구조상 물은 아래로 흘러간다. 구조팀이 구멍을 뚫어 20명을 구할 순 있지만, 아래의 3명은 익사하고 말 것이다.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패러다임의 전환

 

이 말은 미국의 철학자이자 역사학자인 토머스 쿤이 자신의 저서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언급했다. 1962년에 발표된 책에서 과학은 연속적이고 선형적인 방식이 아니라 일련의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발전한다고 주장했다. 패러다임은 과학자들이 사용하는 개념의 틀이다.

 

이는 과학적 혁명을 표현하는 것으로, 기존의 자료와 가정만으로 풀 수 없는 수수께끼가 계속 쌓임에 따라 그 한계점에 도달할 때 혁명적인 전환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하늘이 움직일까, 땅이 움직일까? 천문학자 코페르니쿠스는 기존의 정설인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이 지구에 관련된 수많은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함을 깨달았다. 오히려 지구가 태양을 돈다고 가정했을 때 의문점들이 해결되었던 것이다. 당시 중세시대를 지배했던 로마가톨릭교회는 그의 지동설을 반대했다.

 

 

사회적 다윈주의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서 도출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신념들이 바로 사회적 다윈주의이다. 이는 영국의 허버트 스펜서가 창시한 개념으로, 다윈의 이론을 '적자생존'으로 요약하면서 협동보다 경쟁이 중요시되는 자유시장 자본주의를 정당화한다는 주장이다. 사실상 논리적 오류를 저지른 것이다.

 

사회적 다윈주의는 '우생학'을 탄생시켰다. 현재 사이비 학문으로 평가받는 우생학은 가난하고 사회적으로 혜택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바로 '열등한 혈통'이며, 적절한 인구 계층을 유지하려면 이런 혈통의 번식을 막아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이다. 그럼에도 이를 악용한 '나치 과학'은 악랄한 인종차별주의였다.

 

 

 

인식과 감각

 

감각은 시각, 청각, 촉감, 후각, 미각이 외부 정보를 수용해 뇌로 보내는 과정을 말한다. 그런데, 인식은 감각이 제공하는 정보를 인지하고 느끼는 행위이다. 인식에는 세상의 이해를 돕는 머릿속 지도와 이전의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지는 해석이 따른다. 예를 들어, 아기의 감각과 인식을 살펴보자. 

 

아기의 눈은 어른의 눈과 동일한 정보를 등록한다. 그러나 아기의 경우 눈에 보이는 대상에 대해서 아무런 경험이 없으므로 아기와 어른의 인식에는 완전히 차이가 날 것이다. 경험이 있으면 인식을 통해 예상할 수 있다. 즉 물체의 일부만 보고도 전체를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오류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착시에 대해 아래 그림이 대표적으로 인용된다. 귀하의 눈에는 아가씨로 보이는가, 아니면 노파로 보이는가?

 

 

 

지식의 계보를 보다

 

이 책의 장점은 우리들이 이미 알고 있는 단편적인 지식의 파편들을 마치 족보처럼 이어준다. 그래서 어렵게 느껴졌던 내용들이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바쁘게 지내는 직장인들에게는 필수적인 인문 교양이 쉽게 얻어지게 된다. 꼭지 형태로 구성되었으므로 잠깐의 독서로 자신의 지식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영리한 여우가 되기 위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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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6 11: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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