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이런 경제법칙 알아? - 네이버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경제학 키워드 100
이한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네이버 검색 상위에 속하는 경제법칙들에 대한 해설서로서, 주제별로 그 역사적 배경, 담고 있는 경제 원리 및 현실 사례를 가능한 한 평이한 구어체로 담아내고자 했다. 그것만으로는 경제법칙에 대한 독자들의 직관을 끌어내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간단한 수식을 사용했다. 다른 한편으로, 매 주제마다 여러 개의 삽화와 사진을 추가하여 독자들의 책 읽는 지루함을 달래고자 했다. - '들어가며'중에서

 

 

경제법칙의 모든 것들

 

저자 이한영은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후, 1994년 미국 듀크대학에서 국제무역이론 연구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을 거쳐 2004년부터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정부자문 공로로 2002년에 국무총리 표창 및 2009년에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였으며, 지은 책으로는 <디지털@통상협상>이 있다.

 

불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사람들은 더욱 경제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만 간다. 이런 관심은 결국 다양한 매체를 통해 기사로 또는 광고 형태로 나타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아침 신문에 삽입된 분양 또는 할인마트 홍보물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 여의도에서 구두닦이가 주식을 논할 때면 팔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듯이 일상의 이런 모습이 바로 최근의 경제를 보여주는 셈이다.

 

또한 유례없던 저금리 시대를 맞이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하던 부동자금이 대거 아파트, 오피스텔 등의 분양시장으로 몰리면서 마치 수익형 부동산이 대세인 것처럼 떠오르는 현상을 빚기도 했다. 그러면서 서점가에는 수익형 부동산에 관련 된 책들이 즐비했고 이게 마치 황금알을 낳는 재테크 트렌드인 것처럼 소개되면서 실제 판매로 이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현상도 최근에 불거진 금리 인상이라는 폭탄을 맞으며 비틀거리고 있다. 이제 초반전인데도 불구하고 지금껏 높은 분양율을 보이던 아파트 분양시장이 겨우 미분양을 벗어나거나 심지어 일부 지방에선 대량 미분양 사태가 벌어지는 냉각기를 맞고 있다. 우리모두의 일상은 경제로 통한다. 그 속에는 우리들이 미처 알지 못햇던 경제법칙이 숨어 있다. 이 책은 그런 의문과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해소해준다.

 

 

 

 

골디락스가 뭐냐구요?

 

골디락스는 영국의 전래 동화 <골디락스와 세 마리 곰>에서 유래한다. 숲 속 어느 집에 큰 곰, 중간 곰, 작은 곰 세 마리가 산다. 각자 냄비에 죽을 끓인 곰 세 마리가 죽이 식을 동안 산책을 나간 사이, 골디락스라는 이름의 금발머리 소녀가 이 집을 찾아온다. 배가 고팠던 소녀는 냄비에 들어 있는 죽을 맛보았다. 그런데 첫 번째 죽은 너무 뜨거웠고, 두 번째 죽은 너무 차가웠다. 세 번째 죽만 먹기 좋게 식어 있었다. 소녀는 세 번째 죽그릇을 싹 비워 버렸다. 이와 같이 가장 먹기 적당한 상태를 '골디락스'라고 한다.

 

골드락스는 UCLA 앤더슨 포캐스트의 수석 경제학자 슐먼이 처음으로 사용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만큼 과열되지도 않고, 경기 침체를 우려할 만큼 냉각되지도 않은 경제 상태를 골디락스에 비유했다. 골디락스 경제에서는 물가 상승에 대한 큰 부담 없이도 실업률 하락, 소비 확대, 주가 상승, GDP 성장 등을 실현할 수 있다.

 

 

군중심리를 따르라

 

군중심리라는 용어는 사회학에서 처음 제기되었다. 19세기 프랑스의 사회학자 귀스타브 르 봉, 가브리엘 타르드 등이 처음으로 군중심리를 연구했다. 이 심리는 바로 '다수多數를 따르는 게 나에게 득이 된다'는 막연한 믿음에 근거한다. 과연 타당한지 생각지 않고 많은 사람이 하니까 덩달아 따라서 하는 것이다. 최근에 진행되었던 촛불 집회에도 이런 부류들이 많았을 것이다.

 

군중심리를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사례가 주식투자 시장이다. 주식투자자는 일반적으로 다수의 사람들이 어떤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가만 고려하여 투자한다. 그 이면에는 좋은 투자 기회를 놓치면, 후회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자리한다. 이런 군중심리는 거품경제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된다. 당연히 투기꾼들은 이런 심리를 이용해서 이익을 챙긴다. 정치판도 마찬가지다. 군중들을 부추겨서 자신들의 세력을 키우거나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고 한다.

 

 

낙수 효과는 정말 좋은 건가요?

 

이 용어는 윌 로저스라는 유머 작가가 미국의 제31대 대통령 허버트 후버의 대공황 극복용 경제정책을 조롱하면서 사용되었다고 한다. 당시 그는 "상류층에 넘어간 모든돈이 부디 빈민들에게도 낙수落水되기를 고대한다"라고 말했다. 이후 많은 세월이 흐른 뒤, 낙수 효과가 미국 경제정책의 신조로 자리매김했다. 그 장본인이 바로 제40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었다.

 

1980년대 레이건 행정부는 두 차례의 오일 쇼크로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을 겪자 '레이거노믹스'라는 처방책을 발표했다. 이는 부유층의 증가된 소득이 저소득층에게도 흘러내려간다는 믿음에 근거한 것이었다.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줄이자는 논리로 귀결되어 경제 활성화를 위한 부유층의 소득세와 기업체의 법인세를 인하 조치했다.

 

낙수 효과는 분배보다 성장을 우선시하는 경제철학에서 비롯된다. 성장을 통해 부의 절대적인 크기를 늘리면 자연스럽게 누구나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기대한다. 부유층의 소득 증대가 유발하는 소비와 투자가 경제성장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저소득층도 그 과실을 맛보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논리가 타당하려면 성장의 과실이 아래쪽으로 유입되도록 하는 낙수 효과가 온전히 작동해야 한다. 즉 가진 자들이 지갑을 닫아 버리면 그들의 지갑만 더 키우는 결과를 가져온다.

 

 

 

 

불경기엔 립스틱이 잘  팔린다

 

립스틱은 여성들의 기호품이다. 1930년대는 미국의 대공황 시절이다.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립스틱의 매출은 증가하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자 경제학자들이 붙인 용어가 바로 '립스틱 효과'이다. 남성들의 기호품이 넥타이이므로 일명 '넥타이 효과'라고도 한다. 

 

립스틱 매출 증가 현상은 호황기의 소비 패턴이나 만족도를 불황기에도 쉽게 떨치지 못하는 소비자 심리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불황이 지속되어 현대인들도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작은 사치를 통해 만족을 얻는 행위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에게 비용 부담이 적은 사치품(기호품) 소비는 '자기 형편에 맞춘 작은 사치'로서 불황기를 극복하는 합리적 소비 패턴인 셈이다.

 

춘절이나 중추절 때 대거 한국을 찾은 유커들은 유명 백화점이나 면세점 또는 명동 화장품 거리에서 립스틱을 많이 사간다고 한다. 그렇다면 중국의 경제 상황이 어려워서 일까? 하지만 이렇게 생각한다면 곤란하다. 이는 중국 내에서 크게 히트를 친 드라마에서 주연 여배우가 사용했던 립스틱을 따라하는 트렌드일 뿐이다. 

 

 

보이지 않는 손은 경쟁에 의한 부산물

 

투명인간의 손이 우리들의 눈에 보일리가 없을 것이다. 이 용어는 영국의 경제학자이자 도덕철학자인 애덤 스미스가 자신의 저서 <국부의 성격 및 원인에 대한 연구>에서 사용함으로써 유래했다. 그는 사회의 모든 구성원 각자에게 무엇을 얼마나 살지, 무엇을 얼마나 만들어 팔지 자유로이 선택하도록 맡겨 두면, 시장이 모든 구성원들에게 유익한 가격 및 수급 균형을 찾아 준다고 보았다. 그 원동력을 그는 '개인의 이기심 경쟁'에서 찾았다.

 

즉 시장의 수요, 공급 균형은 가격이라는 수단을 매개로 참여자 사이에 이기심 경쟁을 벌여 얻은 일종의 부산물인 셈이다. '보이지 않는 손'이란 처음부터 의도된 것도 아니고, 제3자가 중재한 것도 아닌데 서로에게 유익한 교환을 성사시키는 경쟁의 과정을 비유한 말이다.

 

 

 

빅맥 지수는 어떻게 활용되나요?

빅맥 지수는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986년 고안했다. 이 지표는 '같은 물건은 어디서나 값이 같아야 한다'는 일물일가一物一價의 법칙을 전제로, 각국의 통화가치가 적정 수준인지 살펴보는 데 활용한다. 각국의 통화가치가 적정하다면, 전 세계 120개 국가의 거의 모든 맥도날드 매장에서 비슷한 재료와 조리법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빅맥 가격이 국가별로 다를 이유가 없다고 본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매년 1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빅맥 지수를 발표한다. 2016년 1월 자료에 따르면 미국 매장에서의 가격은 4.93달러, 한국매장에서의 가격은 4,300원이었다. 당시 환율이 1달러당 1,198원이므로 달러로 환산하면 한국의 빅맥은 3.59달러가 된다. 따라서 한국의 지수가 미국에 비해 27.2% 낮다. 이는 원화의 거래 환율이 적정 환율보다 27.2% 저평가되었음을 의미한다.

 

 

 

샤워실의 바보

 

경기과열이나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의 시장 개입이 과도하거나 변덕스러울 경우 역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를 경고하는 말이 바로 '샤워실의 바보'인데, 경기 조정 정책은 그 효과가 발휘되기까지 불확실성과 시간차가 수반되므로 조심스럽게 시행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샤워실에선 적정 온도를 맞추기까지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성격이 급한 사람은 빨리 물의 온도를 맞추려고 온수와 냉수의 밸브를 끝까지 돌려 버린다. 이리 되면 십중팔구 더운 물에 데이거나 찬물로 인해 깜짝 놀라게 되어 급히 샤워실 밖으로 뛰쳐나올 것이다. 한 경제학자가 이런 사람을 바보라고 표현했다.

 

그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밀턴 프리드먼인데, '샤워실의 바보'를 통해 정부의 부적절한 시장 개입을 경고했다. 그는 경제가 스스로 안정을 찾아가는 자정 기능을 가지고 있으므로 정부의 시장 개입은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적극적 경기 조정 정책은 예상치 못한 부작용 및 정책의 효과 지연 등으로 인해 경기 불안을 오히려 가중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

 

 

페이고PAYGO, 너의 분수를 알아라

 

차입, 후불, 대납 등 신용거래에 의하지 않고 쓸 수 있는 예산 범위 안에서 비용을 지급해야만 지출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를 가르키는 용어인데, 'Pay as you go'는 외상을 하지 않고 현금으로 지불한다는 뜻이다. 이 제도는 개인, 회사, 정부 등 그 주체를 불문한다. 직불카드와 비슷하다. 신용카드와 달리 직불카드는 사용과 동시에 은행 계좌에서 사용 금액이 인출되므로 잔고가 바닥나는 순간 더 이상 거래를 할 수 없다. 한마디로 페이고는 '분수에 맞는 소비지출'을 위한 제도다.

 

정부 차원의 페이고 제도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가재정과 관련한 페이고는 차입(부채)이 아닌 재원 자구 계획이 전제되어야만 정부 지출 또는 세금 인하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의 무분별한 예산지출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인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정부가 특정 연도에 어떤 목적을 위해 일정 금액의 새로운 지출에 나서려는 경우, 반드시 그해에 다른 용도로 배정된 예산에서 동일한 금액만큼을 가져와 사용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하지만 제도가 좋으면 뭐 하나? 사용하는 사람의 도덕성이 수반돼야지. 하루 식사대로 백 만원이 넘는 예산을 사용하는 시장이 있으니 하는 말이다.

 

 

 

 

풍선은 터지지 않는다?

 

어떤 현상이나 문제를 억제하면 다른 현상이나 문제가 새로이 불거져 나오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를 풍선 효과라고 한다. 즉 풍선의 한쪽을 내리누르면 다른 족이 불룩 튀어나오는 모습을 비유한 표현이다. 이 용어는 남미 국가에서 이뤄지는 불법 마약 생산과 유통을 근절하려는 미국 정부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단속이 약한 지역으로옮겨다니는 현상을 은유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이용되었다. 

 

자주 발생하는 풍선효과 사례는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정책이다. 정부가 특정 지역의 부동산 과열 양상을 억제하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면, 투기 수요가 이전되어 다른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온 것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또한 부동산 투기 수요 억제를 위해 은행권에 대한 주택 담보 대출 규제를 강화할 경우, 대출 수요가 보험사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 몰리는 현상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늘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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