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아이처럼 핀란드 부모처럼
마크 우즈 지음, 김은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전 세계의 가장 유용하고 유익한 정보들을 한데 모아 부모들을 위한 세계적인 양육 체계의 시초를 마련하기 위해서 쓰였다. 중국 부모들이 용변 훈련을 시키는 남다른 방법, 프랑스가 전 세계 어린이들 사이에 퍼져 있는 나쁜 식습관에 맞서는 방법, 서로 완전히 다른 방식을 쓰는 핀란드와 한국이 세계적으로 최고의 교육 제도를 가진 나라들로 여겨지는 이유 등 많은 내용을 이 책에서 다룰 것이다. 그 가운데 상당 부분은 고무적일 것이고 일부는 놀라움을 안겨줄 것이며 또 일부는 충격적일지도 모른다. - '들어가며' 중에서

 

 

세계 최고의 자녀교육법

 

최고의 자녀교육법을 찾아 전 세계를 여행한 저자는 이 책에 세계 각국의 검증된 육아법을 모았다. 육아법에 늘 자신이 없는 부모들이라면 세상에 이처럼 다양하며 심지어 상반된 육아법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세계 부모들의 다양한 양육 사례는 내 아이에게 맞는 육아법을 찾는데 좋은 참고자료가 되어 줄 것이다. 다양한 육아법을 알아야 할 필요성을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세상의 부모들은 서로 다르고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이 세상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부모들은 누구나 어렵지만 영광스러운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는 서로 공통점이 많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서로에게 배울 점이 많다.

 

저자 마크 우즈저널리스트로 활동하다 방송사 홍보팀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자선 단체 코믹릴리프의 기자와 트위터 담당자로 일하고 있다. 첫 아들이 태어났을 때 쓴 <아빠의 탄생>은 베스트셀러가 되어 전 세계 7개 국어로 번역됐으며, 한국에서도 2011년 출간되었다. 그 후 아빠들의 육아에 도움을 주고자 <아빠를 위한 육아서>를 출간했다.

 

여러 세대 동안 부모들이 얻는 지식은 상당히 국지적이었다. 최고의 조언자는 가족과 친구들이었고, 그래서 부모가 자식을 키우는 방식은 본인이 양육되었던 그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경향이 농후했다. 하지만 이젠 세상이 변했다. 사람들이 먹는 음식, 소통하는 방식, 소비하는 문화 산업이 글로벌화되면서 부모들 역시 다른 나라의 방식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임신 기간에 중시해야 할 믿음

 

대체로 우리들은 임신 기간을 10개월로 본다. 하지만 서양에선 9개월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우리는 한 달을 28일로 계산하지만 실제로 한 달은 28~31일로 다양하다. 달력상의 9개월을 28일 기준으로 계산하면 10개월이다. 따라서 아내의 임신 기간이 1개월 짧다고 의심했다면 이는 잘못된 것이리라.

 

미국과 영국 의사들은 여성의 마지막 생리주기의 첫째 날부터 수정이 될 때까지의 2주와 임신 기간 38주를 포함한 40주로 계산하여 출산일을 결정한다. 그런데 프랑스 의사들은 여성의 마지막 생리주기의 첫째 날로부터 2주와 9개월을 포함하여 예정 출산일을 계산한다. 즉 수정될 때까지의 2주와 임신기간 39주를 합산한 41주로 본다. 어쨌든 뭣이 중헌디?

 

금기사항들이 다양하다. 만일 발리에 있는 임신부라면 문어를 먹으면 안 된다. 문어 다리 때문에 분만이 힘들어질 거라는 믿음 때문이다. 볼리비아는 임신 중에 뜨개질한 옷을 절대 입으면 안 된다. 그렇게 하면 탯줄이 태아의 목을 감싼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이뉴잇족의 임신부들은 양막이 파열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풍선을 불거나 풍선껌을 부는 것을 피한다.

 

이 세상에서 임신한 여성들을 가장 배려하고 친절하게 보호하는 곳은 폴리네시아다. 이곳에서 임부들은 임신 기간 내내 사회 전체의 보살핌을 받는다. 이곳은 사회적으로 임부를 돌보아야 한다는 의식이 널리 퍼져 있을 뿐 아니라 조산사들이 임부들을 주기적으로 방문해서 전신 마사지까지 해준다. 임산부들에겐 가히 천국이다.

 

 

유아들의 용변 훈련

 

중국에서는 먼 옛날부터 어머니들이 대체로 기저귀를 쓰지 않고 힘들게 몸을 움직이면서 직감과 인내심으로 일찍이 용변 훈련을 시켜왔다. 그들은 언제 어디서든 용변 훈련을 수월하게 하도록 '카이당쿠kaidangku'라 불리는 특별한 밑트임 바지를 아기에게 입힌다. 부모는 용변 보는 공간 위로 아이를 붙들고 있으면 된다. 부모의 주목을 끄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작고 귀여운 바지를 입은 중국 아기들의 배변 훈련이 시작된다.

 

하지만 중국에도 변화의 바람을 피할 수 없는 모양이다. 소득이 늘고 육아에 기울일 시간이 부족해진 중국의 도시 부모들은 갈수록 밑트임 바지 대신에 일회용 기저귀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유커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 아기용 기저귀를 대량으로 구매한다는 보도가 매스컴을 자주 탄다.

 

역설적이게도 옛날에 쓰이던 용변 훈련 방식이('용변 의사소통'이라는 새로운 전문어로 명명됨) 미국과 영국에서 급격히 인기를 끌면서 세탁해서 사용하는 천 기저귀를 다시 사용하기 시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소위 우리들의 과거 어머니들도 소위 '똥 기저귀'를 육아의 필수품으로 인식하고 임신 기간 중에 미리 만들어 놓는 지혜를 발휘했었다.

 

 

음식에 대한 생각

 

다른 나라 사람들은 프랑스 사람들이 그렇게 잘 먹으면서도 비교적 날씬한 비법을 굉장히 알고 싶어 했다. 그런 가운데 지난 몇 년 동안 특히 음식 영역에서 프랑스 방식이 해부되고 전파되었다. 막상 음식에 관한 문화적 비법을 알기 위해 그 안을 들여다보니 핵심은 프랑스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부터 잘 먹을 뿐만아니라 음식에 대해 긍정적이고 모험적이고 건강한 태도를 기른다는 사실에 있었다.

 

하지만 프랑스 사람들은 거의 모든 부분에서 남다른 접근법을 쓴다. 프랑스소아과협회는 이른바 '음식의 다양화'를 권한다. 이것은 아이가 고형식을 먹기 시작하면 부모는 4일 정도에 한 번씩 다른 야채를 아이에게 주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프랑스 부모들은 이렇게 하고 있다. 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프랑스 아기들의 40%는 한 살이 될 때까지 일곱 가지에서 열두 가지의 야채를 먹어본다고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미각을 발달시킨다는 것이다.

어린이 식사와 관련한 프랑스 방식에 담겨 있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과 중요한 교육은 아마 음식 맛보기일 것이다. 프랑스의 어른들은 아이들이 접시에 담긴 아티초크 속잎을 모두 먹도록 권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한 번은 맛을 보게끔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익숙하지 않은 음식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다. 모든 어린이들이 딱 한 번만 맛본 모든 음식을 곧장 좋아할 수는 없겠지만 계속 즐겁게 음식 맛보기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의 음식을 좋아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접근법을 뒷받침하기라도 하듯 최근에는 다음과 같은 조사결과가 나왔다. 즉, 아이에게 접시에 담긴 음식을 모조리 먹어치우라고 가르치면 음식과 건강하지 못한 관계를 형성하게 되며 이는 아이가 더 자랐을 때 과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외국어 교육

 

미래에 우리가 의사소통하는 방식이 어떻게 되든 언어를 배우는 것은 중요하다. 여러 연구결과에 의하면 제2언어를 구사할 경우 수입원이 생기고 고용 기회가 더 늘어날 뿐 아니라 지적 능력도 상당히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의 연구원들은 2개 국어를 말하는 능력은 섬세한 사고를 하게 해주고 두뇌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며 신경계가 반응하는 방식도 변화시킨다고 판단했다. 사실 최근에 캐나다와 에든버러에서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제2언어를 배우고 말하는 능력의 힘은 실로 상당해서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시기를 4년 정도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0년을 돌아보면 영국처럼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의 언어를 배운다'는 생각에 고착되어 있는 것은 그릇된 사고였음이 드러났다. 이제는 앞으로 다가올 30년 동안 아이들에게 가능한 한 많은 언어를 쓸 수 있도록 가르치는 일이 가장 중요한 과제처럼 보인다. 이제 학교 교육을 살펴봐야 할 것 같다.

 

 

학교~ 수업 방식의 차이

 

핀란드의 교육 체계에서 아이의 공식적인 교육은 7세에 시작된다. 이는 다수의 나라들과 비교할 때 3년 늦은 시기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수업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를 중요하게 여기지만 핀란드에서는 아이가 배울 준비가 되었는가, 또 학습 열정을 발견할 시간과 공간이 마련되었는가를 중시한다. 핀란드 사람들은 정규 교육을 일찍 시작하는 것은 무의미할 뿐만 아니라 역효과를 낳는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학교라는 환경에서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기는 나이가 막상 되었을 때 교육에 지루함과 실망을 느낀다고 보기 때문이다.

 

핀란드 사람들의 기본적인 태도는 근본적으로 다른 나라 사람들과 관점이 다르다. 핀란드에선 아이들이 하루에 여러 번 밖에 나가 뛰어다니며 노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고 심지어 이렇게 하는 것이 의무화되어 있다. 학교에서는 놀이 중간에 정규 수업이 배정되어 잇으며 교실에 있는 그 이상의 시간만큼 밖에 나가 있는 것을 중요시 여긴다. 이는 날씨와 무관하게 운영되는 방식이다. 영하 두 자릿수에도 방한복을 입고 자주 밖에 나가 논다. 한국의 부모들도 이제 자각해야 할 시점이다.

 

 

아이들이 태블릿을 소유해야 할까?

 

우리 모두에게 아이패드를 선사해준 스티브 잡스는 어땠을까? 자신이 만든 기기를 자녀들에게 가능한 한 많이 사용하게 했을까? <뉴욕타임스> 기자인 닉 빌튼은 예전에 잡스에게 "댁의 자녀분들은 아이패드를 좋아하겠네요?"라고 물었다. 그때 그에게 돌아온 대답은 이랬다.

 

"제 아이들은 그걸 써본 적이 없어요.

우리 부부는 아이들이 집에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것을 제한합니다"

 

 

칭찬의 역설

 

미국의 심리학자 제니퍼 헨더롱 코퍼스마크 레퍼는 칭찬의 효과에 대한 30여 년간의 연구 결과들을 분석하여, 아이가 스스로 변화시킬 능력이 있는 특성에 한해서만 진심을 담아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칭찬한다면 칭찬이 강력한 원동력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뿐만 아니라 아이가 자신이 다른 누군가보다 더 잘한다는 점이 아닌, 특정 기술을 완벽히 익힌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도록 격려하기 위해 칭찬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그들은 나중에 깊이 있는 연구로 입증되기도 했던 미묘한 사실 한 가지도 강조했다. 이는 바로 자녀가 쉽게 달성하는 성과나 좋아서 하는 일에 대해 지나친 칭찬을 해주는 것을 조심하지 않으면 그 칭찬이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과잉보호되는 어린이들

 

조바심을 내는 부모가 자녀를 끊임없이 감시하는, 이른바 '자녀 주위를 맴도는 육아'는 미국에서 오래전부터 당연히 논란과 우려의 대상이었다. 노르웨이 트론헤임에 소재한 퀸모드 대학교의 연구가인 엘렌 한센 샌드세터는 부모가 위험 감수와 안전에 대해 좀 더 편안하게 접근해야 아이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판단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어 실제적으로 아이가 더 안전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이들은 높은 장소, 물, 멀리 돌아다니기, 위험하고 날카로운 물건 등 부모들이 우려하는 것들에 이끌린다. 샌드세터는 부모란 본능적으로 아이를 위험에서 보호하여 안전하게 지켜주고 싶어 하지만 아이가 위험을 감수하게 놔두는 것이 아이를 보호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우리의 선조들도 아이가 넘어지더라도 스스로 일어나도록 훈련을 시켰음을 상기해야 한다.

'긍정적인 훈육'은 아이를 자신의 방으로 내쫓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는 이른바 '진정하는 자리'에 앉아 있으라고 권하는 방식이다. 결정적으로 부모는 아이가 올바른 생각을 못할 정도로 화가 났을 때에도 이렇게 할 필요가 있다. 누구나 가끔은 그 정도로 화가 날 수 있다는 점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결국 문제는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으로 귀결된다고 한다면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조부모

 

조부모라는 지원군은 높은 비용 때문에 어린이집을 이용하지 못하는 영국의 가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자선 단체인 그랜드페어런츠플러스에 따르면 영국의 약 200만 명의 조부모들이 자녀의 가정생활에 도움을 주기 위해 자신이 일하는 시간을 줄인다고 한다. 지난 5년 동안 어린이집 비용이 27%나 증가한 데다 육아에 들어가는 시간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이 덕분에 돈에 쪼들리고 스트레스를 받는 영국의 부모들이 매해 절감하는 비용은 총 80억 파운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경제적인 도움을 주는 조부모는 조사결과 전체의 3%이지만 가까운 미래에 자녀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거나 손주의 대학 등록금을 지원하고 싶다는 응답자는 13%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래서 이들은 예금에 가입하거나 투자자산 도는 부동산을 이용하겠다고 응답했다. 조부모의 역할을 보노라면 고대의 역사가 되풀이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맞벌이 부부를 도우려고 특별한 일이 없는 할머니가 상경해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육아의 천국이 있을까?

 

"부모는 자녀들 가운데 가장 행복감을 못 느끼는 자녀만큼만 행복할 수 있다"

 

이 속담은 나이로비에서 뉴캐슬까지, 베이징에서 브라질리아까지 모두 해당되는 말이다. 아무도 완벽한 육아 공식을 만들거나 발견하지 못했다.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다른 나라의 방식을 좋게는 호기심 어린 눈길로, 나쁘게는 완전히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고 색안경을 벗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즉 자국의 특징과 자신의 양육 방식에 느끼는 자부심조차 잠시 뒤로 하고 육아와 관련된 다른 나라의 특징들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미국 잡지 <하이라이트>'아동 종합 실태'라는 조사의 일환으로 6~12세 사이의 어린이 1,521명에게 부모가 자신에게 관심을 안 보이고 무시한다고 느끼는지 물어보았다. 이에 그렇다는 응답이 우려스럽게도 62%나 나왔다. 이렇듯 많은 부모가 자녀로부터 주의를 돌리게 만드는 주범으로 지목된 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휴대폰이다.

 

동일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부모와 얼굴을 대면하고 중요한 이야기를 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 언제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더니 33%의 어린이들이 식사 시간을, 29%의 어린이들이 취침 시간을 언급했다. 바로 그때가 전화기를 사용하지 않는 축복받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용변 훈련, 모유수유, 훈육, 학습과 같은 다양한 영역에서 다른 지역의 방식을 살펴봄으로써 자신만의 육아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것처럼 새로운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도 그런 식으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의 부모들은 서로 다르고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이 세상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부모들은 서로 공통점이 많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서로에게 배울 점이 많다. 모든 부모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