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심장 여행 - 생명의 엔진, 심장에 관한 놀라운 지식 프로젝트 매력적인 여행
요하네스 폰 보르스텔 지음, 배명자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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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독자 여러분과 함께 심장 여행을 떠나고자 한다. 먼저 심장이 어떻게 생겨나고 자라는지, 그리고 연극, 매듭, 귀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알아볼 것이다. 여행 과정에서 여러분은 혈관계가 독일 고속도로와 많은 면애서 닮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심장에 관한 지식 프로젝트

 

우리들은 심장마비라고 부르는 심근경색의 증상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런 환자들은 대개 가슴이 아프고 숨쉬기가 힘들다고 호소한다. 심할 경우 심장이 온 몸에 피를 공급해야 하는 임무를 중단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는 매우 심각한 현상이다. 영양분과 산소를 실은 풍부한 피가 두피에서 새끼발가락까지 구석구석 도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들의 생명은 심장에 달려 있다.

 

우리들의 심장 박동은 빠를 때도 느릴 때도 심지어 잠깐 멈출 때도 있지만, 대체로 하루에 평균 10만 번 정도는 뛴다. 심장은 한 번 뛸 때마다 약 85mm의 피를 펌프질한다. 즉 하루에 8,500리터의 피를 혈관으로 내보낸다. 이만한 양의 액체를 운송하려면 엄청나게 큰 유조차가 필요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의 심장은 정말로 놀라운 존재이다.

 

굴뚝에 연기가 나듯 매일 담재를 피우고, 맥도널드를 단골로 삼아 매일 커피를 두 잔씩 마시면 심장의 펌프질은 이상이 없을까? 어떤 질병이 심장을 약하게 할까? 심장에 좋은 음식은 무엇일까? 계란을 마다하고 채식주의로 살면 심장이 더 강해질까? 중세시대엔 왜 환자의 소변을 맛보았을까? 등, 이런 의문이 든다면 이 책을 펼치면 된다.

 

 

 

낡은 심장과 식어버린 심장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예방을 통해 심장이 멈추는 순간을 최대한 뒤로 미룰 수 있다. 적절한 예방책이 취해진다면 심혈관계 질환으로 삶을 망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가장 좋은 심장질환 예방의 첫걸음은 웃음이다. 비록 삶이 때때로 괴로울지라도 마소 하나로 온갖 근심을 날려버릴 수 있다.

 

 

 혈관은 우리 몸의 고속도로다

 

발가락에서 심장으로 가야 하는 피는 어떻게 130센티미터 정도 되는 오르막 구간을 거슬러 오를 수 있을까? 정맥에 몇 센티미터 간격으로 설치돼 있는 판막 덕분이다. 판막은 혈류에 밀려 위쪽으로만 열리고 아래쪽으로는 열리지 않는다. 피가 역류하는 것을 막는 심장판막과 같은 원리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몇몇 정맥판막이 고장 나고 제 기능을 못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면 아직 고장 나지 않은 주변 판막의 부담이 가중되고 그 구간의 정맥이 팽창한다. 그 결과가 정맥류다. 일반적인 결합조직의 약화가 정맥류를 야기하기도 한다. 정맥류는 다른 혈관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직장의 동맥과 정맥이 팽창해 항문에 출혈과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치질이 대표적인 예다.

 

 

 

응급구조사로서 첫 경험

 

우리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 세 시간 넘게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허사였다. 저자의 첫 출동은 대재앙으로 막을 내렸다. 그는 속으로 계속 물었다. 자신이 실수한 건 없었나? 정말 더 할 수 있는 게 없었을까? 직업을 잘못 선택한 게 아닐까? 사람들이 죽는 걸 계속 보게 될 텐데, 과연 내가 그것을 견뎌낼 수 있을까?

 

집에 도착하자마자 저자는 심근경색에 관한 모든 내용을 몇 번이고 읽고 또 읽으며 내가 실수한 것은 없는지 점검했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불안감이었다. 우리가 실수한 게 없다고 확신할 수 있기까지는 꽤 긴 시간이 필요했다. 응급구조사라도 모두를 구조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저자는 겸허히, 그러나 가슴 아프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혈관폐색이 심해 심장이 멎으면, 환자를 발견한 사람은 지체 없이 심폐소생술을 시작해야 한다. 당연히 최근에 배운 응급처치술을 떠올려 그대로 한다면 아주 좋겠지만, 배우지 않아 서툴더라도 안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이때 아주 중요한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의학 지식이나 의료기구 혹은 제세동기와는 전혀 상관없다. 바로 환자를 안심시키는 것이다.

 

심근경색 환자는 끔찍한 공포를 느낀다. 인간은 두려움을 느끼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심장이 더 빨리 뛴다. 이것은 환자에게 해롭다. 그러므로 구급차를 기다리는 동안 환자를 가능한 한 편안하게 보살피고 최대한 침착하고 안정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가 정성껏 보살핌을 받는다고 느끼면 상태가 저절로 좋아지기도 한다. 주변 사람들이 당황하고 흥분하면 환자는 점점 더 불안해진다. 침착하게 환자를 돌보고 배려하는 것만으로도 벌써 많은 도움을 준 셈이다. 환자가 추워하면 따뜻하게 덮어주고, 답답해하거나 숨쉬기 힘들어하면 창문을 열어준다. 그리고 환자의 안색이 창백하다는 걸 질책하듯 지적해선 안 된다. 이런 단순한 배려만으로도 응급 상황에서 생존할 확률을 확연히 높일 수 있다.

 

심장으로 뻗은 아스팔트 

니코틴과 담배연기는 혈압도 높이지만,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추고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콜레스테롤 수치는 올린다. 또한 피를 끈적끈적하게 만들고, 혈관 내벽에 상처를 낸다. 이것이 동맥경화증의 주요 원인이다. 흡연은 심장과 혈관계에 치명적인 결과를 야기하는, 그야말로 나쁜 덫이다. 독일에서는 매년 11만~14만 명이 흡연 관련 질환으로 사망하는데, 그럴 만도 하다.

흡연은 또한 면역 체계를 심각하게 약화시킨다. 통계를 보면 남자가 담배를 더 많이 피우고 혈관질환도 더 많이 앓지만, 여자라고 해서 흡연에서 안전한 것은 아니다. 특히 피임약을 복용한다면 더욱 위험하다. 피임약이 혈전증을 야기해 혈관이 쉽게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이 흡연까지 하면, 부정적인 두 가지 요소가 합쳐져서 질병의 위험이 막대하게 높아진다.

 

 

심장에게 주는 폭탄주

 

수많은 심장 관련 연구들이 심근 손상의 약 40퍼센트가 술 때문이라고 말한다. 심근 손상이 나타나면, 심근경색과 비슷하게 심장조직이 괴사하고 이것이 생명을 위협하는 심장질환을 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알코올중독자는 면역 체계도 약하다. 그들의 신체방어부대는 제대로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다. 그래서 심장까지 감염될 위험이 높아진다. 애석하게도 과음은 몸 전체에 해를 입힌다. 뇌가 손상되는 것은 물론, 남성의 경우 고환도 쪼그라든다. 장도 예외가 아니다.

 

점점 혈관이 좁아진다

 

얼마 전 퀘벡의 심장연구소와 라발대학교가 공동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심장 및 혈관 질환의 어떤 위험인자도 갖고 있지 않은 18~35세 남녀 168명을 조사했다. 피험자들은 MRI 촬영을 통해 흉부와 복부의 지방 침전 상태를 점검받고, 동맥경화증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경동맥 검사를 받았다.

 

조사 결과, 젊고 건강한 피험자들조차 동맥경화가 상당히 진행돼 있었다! 인생의 초기 3분의 1까지는 혈관 걱정을 안 해도 될 거라 생각했는가? 실망시켜 미안하지만, 잘못 알고 있다. 동맥경화증, 현재 널리 만연하고 잇는 이 중병이 새롭게 위험하게 대두된 것은 불과 100여 년밖에 되지 않았다.

 

 

노란 유니폼을 입은 적혈구

 

적혈구는 척추동물의 피에 가장 많이 들어 있는 세포이다. 가운데가 오목하게 파인 덕분에 산소를 쉽게 실을 수 있다. 적혈구의 임무는 가스 배달이다. 즉 폐에서 산소를 받아 신체조직에 공급하고, 그곳에서 이산화탄소를 받아 폐로 가져온다.이처럼 운반할 수 있는 것은 빨간 혈액 색소 헤모글로빈 덕분이다.

 

적혈구의 일은 매우 고달파서 오래 살지 못하고 태어난 지 4개월 만에 간, 비장, 골수 등에서 대식세포에 의해 분해된다. 우리 몸은 계속해서 새로운 적혈구를 파견해야 한다. 골수는 1초애 약 200만 개, 즉 하루에 무려 1,750억~2,000억 개의 적혈구를 생산해 혈관으로 보내는 것이다. 성인은 골수에서, 태아는 간과 비장에서 적혈구를 만든다.

 

에리트로포이에탄EPO이라는 호르몬이 골수의 적혈구를 생성하는데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는 대부분 신장에서 생성되는데, 체내 어딘가에서 산소 결핍을 신고하면 신장이 즉각 반응해 EPO 분비량을 늘인다.고된 훈련을 하지 않고 자전거를 타고 1등으로 목적지에 도달하는 간단한 방법이 바로 혈관에 EPO를 주입하는 것이다. 실제 사이클 대회 투르 드 프랑스에서 도핑 사건이 발생했다.

 

문제는 경쟁자들에게는 불공정할 뿐더러 본인은 인위적인 적혈구의 증가로 인해 피가 끈적해져서 심근경색, 뇌졸증, 장기 손상 등의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특히, EPO와 강장제의 혼합 도핑은 극히 위험하다. 노란 유니폼(구간 종합 선두주자에게는 노란색 상의를 준다)의 대가는 톡톡히 치러야 한다. 도핑한 젊은선수가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일이 실제로 빈번하다.

 

장기적으로 볼 때 도핑 물질은 피나는 훈련을 대체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성장 호르몬으로 도핑된 심장은 비록 보통 심장보다 확실히 근육질이지만 애석하게도 근육이 안쪽으로 자라기 때문에 결국 심실이 좁아지는 사태에 이를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심장근육을 아주 서서히 키우는 것이 훨씬 더 건강에 좋다. 그러면 심장근육은 점점 더 강해져 도핑 없이도 최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쇼크가 오면 신체기관에 피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한다. 이때 환자가 서 있으면 피가 머리로 충분히 도달하지 못한다. 뇌에 넉넉한 피가 공급되지 않으면 환자는 쓰러진다. 이것은 당혹스러운 상황임에 틀림없지만 몸의 입장에서는 매우 영리한 대처인데, 쓰러져 있으면 서 있을 때보다 확실히 더 많은 피가 뇌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워 있는 환자는 대부분 의식이 있지만, 서 있는 환자는 금세 의식을 잃는다. 앞서 얘기했듯, 이때 환자의 다리를 높이 올려 머리와 뇌로 피가 공급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사랑에 병든 심장 

상심이 정말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을까? 그렇다! 아주 드물긴 하지만 실제로 그런 병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후 지속되는 상실감과 슬픔을 비롯해 다양한 연유로 발생하는 장기적인 마음의 고통은 몸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꼭 대단한 사건만 몸을 해치는 건 아니다.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거나 왕따를 당하거나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하는 것만으로도 '보상의 위기'에 빠지고 이것은 결국 몸에 큰 해를 입힌다.

 

2004년 10월 23일 일본에서 진도 6.8의 큰 지진이 있었다. 지진이 발생한 직후 일본의 한 연구팀은 타코츠보 신드롬(일본에서는 상심증후군을 흔히 이렇게 부른다) 진단을 받은 16명을 꼼꼼히 조사했다. 타코츠보는 문어를 잡을 때 쓰는 항아리 모양의 덫으로, 상심증후군 증상을 보이는 심장의 모양이 그렇게 생겼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타코츠보 신드롬을 진단받은 환자 16명은 여자가 15명, 남자가 1명이었고 평균 연령은 71.5세로 모두 지진을 직접 겪었다. 연구팀은 지진 스트레스가 타코츠보 신드롬 발병률을 24배나 높였다고 추정했다. 이런 증상을 보인 환자 대부분이 여성이엇는데, 왜 그런지 그 이유를 밝히지 못했다.

 

 

나이 불문하고 심장에 대해 알아야 한다

 

저자 요하네스 폰 보르스텔은 심장을 연구하는 의학도이자 독일 최고의 과학강연자이다. 그는 여태껏 우리가 몰랐던 '심정과 혈관'에 대한 유익한 지식들을 쉽고 흥미롭게 전달한다. 또한 본인의 응급구조사 시절의 경험을 통해 심장 관련 응급상황과 올바른 대처법 등을 소개한다. 이 책은 심장을 건강하게 돌보고 100년의 동반자로 만드는 법을 가르쳐준다. 남녀노소 모두 필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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