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리더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후지사와 구미 지음, 하연수.정선우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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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은 리더십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리더라고 하면 즉각적인 결단, 용맹함, 대담함, 닮고 싶은 카리스마, 의지하고 싶은 보스기질 등의 이미지를 갖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은 과거 리더의 모습입니다. 지금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리더는 자신의 권한을 현장에 넘기고 조직원의 지지를 받으면서 조직과 팀을 승리로 이끌고 있습니다. 훌륭한 리더일수록 '리더다운 업무'를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말은 바로 이런 의미입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리더에게 적용되는 여섯 가지 발상의 전환

 

이 책은 지난 15년간 방송을 진행하며 만난 수많은 리더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얻은 리더들의 지혜와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는데, 출간 2개월 만에 5만부 판매를 돌파하며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리더라고 하면 대체로 '즉단즉결, 용맹, 대담', '따르고 싶어지는 카리스마', '의지가 되는 보스 기질' 등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저자가 인터뷰를 통해 느낀 것은 의외로 많은 리더들이 내향적이고 걱정이 많으며 섬세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저자는 모든 리더에게 적용되는 6 가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저자 후지사와 구미는 15년간 NHK 방송 <21세기 비즈니스학원>과 라디오 방송 <후지사와 구미의 사장 토크>를 진행하면서 1,000여명의 기업 CEO를 인터뷰하였다. 대기업에서 중소, 벤처 기업까지 업종, 업계도 천차만별이었다. 또한 2007년부터 다보스 회의 <영 글로벌 리더>에 선발되어 참여하면서 기업, NGO, 정치, 왕족 등 여러 분야의 리더와의 회의를 통해 '확실히 리더십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 변화를 한 마디로 말하자면 '최고의 리더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였다. 지금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우수한 리더들은 자신의 권한을 현장에 넘기고 조직원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리더다운 업무'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리더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리더는 조직원 모두가 가슴 뛰며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비전을 만들고 그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조직 곳곳에 침투시키고 있다.

 
사회의 니즈가 다양화되고 빠르게 변하는 요즘, 오랜 전통을 이어온 기업마저 그 안위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이는 새로운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와 위기의 국면에서 조직이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리더가 해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리더는 그 방향과 비전을 제시할 뿐 나머지는 현장에 맡겨야 한다. 그래야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리더. 앞으로의 리더십은 어떤 것인지 이 책이 보여준다.

 

 

 


"지금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리더는 자신의 권한을 현장에 넘기고 조직원의 지지를 받으면서 조직과 팀을 승리로 이끈다. 훌륭한 리더일수록 '리더다운 업무'를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사람을 움직이다'에서 '사람이 움직이다'로

 

'1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생활을 좀 더 향상시키고 싶다', '지방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라고 한 리더는 고민했다. 그리고 그는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매뉴얼에 얽매이지 않는 대응'이라는 비전을 제시하였다. 비전이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침투한다면 현장에서 적절한 행동으로 표출될 것이라 믿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양계장에서 태어난 귀여운 병아리가 점차 자라서 닭이 된 후 해체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보여주었다. 몇몇 직원들은 그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기도 했지만 정성 들여 닭을 키우는 양계장 주인의 업무를 비롯하여 생산, 유통, 판매까지의 과정을 확실하게 인식한 사원이나 아르바이트 직원들은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생산자의 노력과 닭의 목숨을 헛되이 하지 말자'
'고객이 요리를 남기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하자'

 

이것은 일본 선술집 업계에서 단골 비율이 업계 평균의 두 배 이상인 AP컴퍼니의 리더십이다. 물론 AP컴퍼니가 경영하는 선술집에도 최소한의 매뉴얼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좀 더 깊은 차원에서 사원과 아르바이트 직원은 리더가 제시한 비전을 공유함으로써 동기부여가 된다. 현장의 위력이 얼마나 놀라운지 엿볼 수 있는 사례다.

 

리더란 '리드하는 사람'이니만큼 우리는 아무래도 모두를 강하게 이끌어주는 역할을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방식도 있다. 예전처럼 승급, 승진, 신상필벌 등으로 조직원의 행동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다. 조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슴 뛰며 스스로 행동할 수 있도록 목적을 제시하고 권한을 위임하는 것이 새로운 리더십의 형태인 것이다.

비전에 바탕을 두고 조직원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팀을 만들면 리더는 현장에서 지시하며 시간을 빼앗길 필요가 없다. 남는 시간을 활용하여 조금 더 넓게 세상을 관찰하고 다음에 펼쳐질 일을 생각하고 변화에 대비할 수 있다. 이런 선순환을 만들어 조직원과 함께 성장하는 조직을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앞으로의 리더가 해야 할 일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리더는 다음 능력을 갖춰야 한다.

 

조직원이 공감하고 스스로 일 하게끔 만드는 매력적인 비전을 만드는 능력

비전을 조직원에게 확실히 전달, 침투시키는 능력

 

일본 내에서는 비판의 대상이 되기 쉬운 일본식 경영이지만 해외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100년 기업이 있는 나라의 경영 방식이라며 재평가를 받고 있다. 하버드대학교 등이 일본식 경영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리먼 쇼크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높은 이익을 추구하는 효율적 경영을 내세운 많은 기업이 금융위기와 함께 파산의 길로 몰렸다. 효율이야말로 경영의 핵심이라고 믿어온 경영자들이 이 현실을 목격하고 '기업의 지속성'을 의식하게 되었다.

 

 

'해야 하는 일'에서 '하고 싶은 일'로

 

비전형 리더십의 시대가 도래했을지라도 우선 각자가 비전을 만드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기업가의 경우는 삶의 방식과 비전을 일치시키고, 샐러리맨 사장의 경우는 조직의 철학을 밑바탕으로 삼고, 후계자일 경우는 기존의 토대에 새로운 기둥을 세우는 형식이 될 것이다.

 

일류의 리더는 직감으로 판단한다. 리더들은 항상 생각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에 언뜻 떠오르는 뭔가가 있다. 그래서 리더들은 과거의 성공을 회고할 때 '우연하게', '어쩌다가'와 같은 말을 자주 한다. 하지만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들은 늘 생각을 되풀이하므로 소중한 정보를 놓치지 않고 낚아채는 것이다.

 

"하여튼 머리를 회전시켜야 합니다. 사우나에 들어가서도 생각하고, 나와서도 생각하고, 이불 속에서 생각하고, 전철 안에서 생각하고... 어떤 사장이든 실질적으로 24시간 생각하며 일과 자신이 모든 면에서 한 몸이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 호리에 야스오, 옐로우햇 사장 

 

 

'명령하다'에서 '이야기를 전하다'로

 

비전형 리더십을 실천하는 리더는 조직원을 선발할 때 순수함을 중요시한다.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순수하게 동료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팀의 가치관을 이해하는 인품이 팀의 결속을 다지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험이 없더라도 순수함이 있다면 어떤 것도 흡수할 수 있고 성장의 가능성은 끝없이 커지기 때문이다.

리더의 유일한 업무 도구는 '말'이다. 리더는 자신의 말이 지니는 힘을 스스로 깨닫고 누구보다도 말에 민감해야 한다. 또한 리더는 조직 내에서 자신의 위치가 올라갈수록 말 한 마디를 하더라도 신경 써야 한다. 리더가 자신도 모르게 던진 말 한마디가 사람이나 회사 조직에 생각지도 않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일이 생기게 된다. 무심코 던진 돌멩이에 죄없는 개구리가 맞아 죽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전원 같은 편'에서 '전원 중립'으로

 

우수한 리더는 놀라울 정도로 섬세하다. 상처받기 쉬우며 세부적인 것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사람일수록 최고의 리더가 된다. 최고의 리더는 행동에도 섬세함이 나타난다. 타인에게 미움을 사지 않는 사람일수록 큰일을 하는 리더가 된다. 인간으로서 성장한 리더는 절대로 고독하지 않다. 리더란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존재이다.

 

말로 표현하기는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조직이나 팀의 조직원을 간단히 바꿀 수도 없다. 또한 팀으로 일하기 때문에 실현할 수 없는 일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각자의 인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길을 걷는 동료가 된 것은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만남이다. 아마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리더에게는 몇 번이고 이런 만남의 중요함을 되뇌어 조금씩 조직원들 각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질 수 있는 덕목이 필요하다. 이렇게 리더 자신이 인간으로서 성장해나갈 때 그의 비전을 공감하는 동료가 모이고, 큰일을 이루어낼 수 있는 것이다. 진정한 리더는 결코 고독하지 않다.

 

 

'팀의 맨 앞'에서 '팀의 맨 뒤로' 

매뉴얼과 마찬가지로 실적 목표는 조직원의 자주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 사실 조직원이 생기 있게 일하는 대부분 회사에는 실적 목표가 없다. 미라이 공업은 실적 목표가 없어도 사원들이 매년 400개가 넘는 신제품 아이디어를 낸다. 문제는 실적 목표 그 자체가 아니라 거기에서 발생하는 상실감이다. 이런 상실감이 생기는 이유는 실적 목표의 내용이 아니라 실적 목표를 전달하는 절차 때문에 발생한다.

리더가 현장에 위임하는 업무는 어찌 보면 이익관리, 숫자 관리이기도 하다. 자신의 상품, 서비스에 대해 열정을 쏟는 조직원이 있는 조직이나 팀일수록 냉정하게 숫자를 관리해주는 리더를 필요로 한다. 사람에 대해서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숫자에 대해서는 차가운 머리를 가지는 사람이 성공하는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이기도 하다.

 

 

사회공헌 '도'에서 사회공헌 '을 통해'로

 

미래의 리더가 말해야 하는 성과란 매출, 이익, 승진, 승격이 아니라 업무의 맨 마지막 단계에 있는 '사회공헌'이다. 즉 업무는 상사가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공헌하기 위한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 '회사를 위해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니라 '사회와 관련된 일'로 변화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는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마이크로 크레딧'을 도입, 그라민 은행을 창설하고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무함마드 유누스는 세계적인 유제품 제조사 다농과 합작 법인을 설립했다. 방글라데시에 요구르트 공장을 설립하고, 제품의 판매에 들어갔다.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이 빈곤층에 요구르트를 판매한다는 것은 기존의 마케팅 정설에 반하는 의사결정이었다. 하지만 다농은 1년간의 사전 조사를 한 후 그라민 다농을 설립했다.

 

영양부족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해 작은 요구르트를 현지 여성들이 일하는 공장에서 제조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는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상품의 기술개발, 공장의 설계개발, 이익을 위한 가격 책정 등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어려움을 겪으며 이를 진행했다. 그러기 위해선 다양한 기술혁신이 요구되었고, 가난한 사람을 위해 다농의 전 직원이 하나가 되어 프로젝트를 진행함으로써 모든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이다. 

 

 

"리더여, 방향과 비전만 제시하고, 나머지는 현장에 맡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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