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는 힘 - 혼자 있는 시간의 힘 사이토 다카시의
사이토 다카시 지음, 강수연 옮김 / 경향BP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가르치는 힘'이 필요한 사람은 학교 선생만이 아니다. 이 사실은 많은 직장인이 실감하고 있다. 예전에 비해 새로 배워야 할 일이 대폭 늘어나서, 부하직원이나 신입 사원을 단기간에 가르치지 않으면 업무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 '머리말' 중에서

 

 

가르치는 방법에 어려움은 없나요?

 

사무자동화의 일환으로 사무실에 개인 PC들이 보급되면서 직장인의 일은 더 많아졌다. 회사의 생산량이 증가했는지는 몰라도 개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마치 일하는 기계가 된 것처럼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업무가 되고 말았다. 과거 내가 국제금융 업무를 담당했을 당시 함께 해야 할 팀원들이 미숙하다는 이유로 중요한 업무에서 배제됨에 따라 혼자서 떠 맡아 수행하곤 했다.

 

밤을 지새는 일이 잦아 지면서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몸에 무리가 와서 엘리트 사원들의 충원을 요청했다. 업무의 중대성 때문에 회사도 이를 거절할 수 없었기에 카이스트, 명문대 우수 졸업생 등 우수한 인력들을 보충해 주었다. 이젠 살았다 싶었지만 그것도 잠시 국제금융 업무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기에 단지 학력으로만 판단하고 선발한 탓에 이들이 영어만을 사용하는 국제금융 업무에 젖어들지 못하고 중도 포기하곤 했다.

 

그렇다면 가르치는 힘이 부족해서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유독 두 사람은 이 업무를 재미있어 하고 잘 배워나갔기에 유능한 팀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고 나는 이들에게 바톤 터치를 하고 어렵게 이 회사를 사직할 수 있었다. 이런 경험으로 인해 이 책이 나에겐 특별하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즉 당시 나는 어떻게 가르쳤기에 후진 양성이 되지 않았는지 성찰하는 시간이 될 수 있었다.

 

저자는 '직장에서의 가르치기'에 대해 두 가지 기본적인 마음가짐을 가지라고 주문한다. 하나는 가르치기도 업무 중의 하나라는 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회사가 역할을 분담해서 가르치는 순환구조를 만든다는 것인데 매우 공감되는 방법이다. 사실 선임자들의 업무가 많을 경우 후임자들에게 가르친다는 것이 시간을 빼앗기는 기분이 들어서 오히려 혼자서 그 일을 처리하는 데 더욱 노력을 기울인다. 그래서 신입사원은 사수를 잘 만나는 게 행운이라고들 한다.

 

신입사원이 업무를 제대로 배워 성장한다면 이들이 1년 후에 입사한 신참들을 지도할 수 있는 위치가 되는 이런 순환구조를 만든다는 게 정말 중요하긴 하다. 하지만 실상은 조직 구성원이 자주 바뀌게 되므로 계약직이나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 또는 특정 프로젝트의 수행을 위해 외부 아웃소싱 인력들과 함께 팀을 꾸리는 경우가 흔하다.

 

아무튼 책의 저자는 크게 두 가지의 가르치기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첫째는 개인이 개인의 경험적 지식을 개인에게 일대일로 가르치는 것이고, 둘째는 마치 '구몬식 학습'처럼 누군가 세세하게 지도하지 않더라도 프린트물을 한 장씩 해결해 나가면서 자동적으로 몸에 익히게 되는 획기적인 공부법, 즉 조직의 가르치는 시스템이다.

 

 

 

 

평범한 사람도 인재로 키울 수 있다

 

회사 조직은 사람 수를 채우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매년 새로 사람이 들어오면 그들에게 노하우나 기술 등을 계속 전수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조직이 존재할 수가 없다. 배우고 가르치는 속도가 빠를수록 조직에 일체감이 생기고 조직의 체력 또한 강해진다. 따라서 신입사원을 가르치는 일은 조직원 모두의 의무이다. 가르치고 배우지 않으면 조직이 성장할 수 없기 때문에 '가르치는 힘'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많은 직장인이 실감하고 있다.

 


이제는 신입 사원이 상사를 '보고 익히는' 시대가 아니다. 특히 요즘 젊은 세대는 기본적인 업무를 찬찬히 가르쳐 주기를 원한다. 잘 가르친다는 것은 배우는 사람에게 가장 알맞은 방법으로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다. 가르치는 사람 스스로의 방식만 고수하기보다 배우는 사람의 수준에 맞는 티칭 노하우가 필요하다.


평범한 사람도 능력 있는 인재로 양성할 수 있다. 일대일로 가르치는 방법인데,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포인트를 잘 잡아서 요령 있게 가르치면 다소 부족한 사람일지라도 업무를 진행할 때 핵심은 절대로 놓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회사가 전사적으로 가르치는 시스템을 확립해 놓으면 가르치는 사람이 매번 바뀌더라도 전달해야 할 정보가 정확하게 다음 사람에게로 이어질 수 있다. 책에 소개된 서른 가지 티칭 노하우를 활용한다면 지금껏 가르치는 게 서툴렀던 사람도 '잘 가르치는 사람'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다.

 

 

 

말투는 부드럽고 정중하게

 

남을 잘 가르치려면 먼저 가르치는 자세를 확립해야 한다. 선배랍시고 후배들에게 "야", "어이", "너" 등과 같이 막발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내뱉은 사람들이 많다. 과거엔 이런 게 통했는지 몰라도 요즈음 젊은 세대들에게 이렇게 했다가는 가르쳐보기도 전에 말투에 대해 시비가 걸리고 심지어 봉변을 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제대로 가르치려면 기본적으로 말투를 부드럽게, 정중하게 상대를 대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예를 들어 "너"가 아니라 "~ 씨"라고 이름을 부르거나, "해 놓아라"가 아니라 "~해 주세요"라고 업무를 지시한다면 후배나 부하들은 인격적으로 대접받는다고 생각하므로 인산부터 달라진다.

 

정중한 말투를 쓰면 마음이 온화해지고, 인간관계가 쓸데없이 나빠지는 일도 사라진다. 상사나 선배가 이를 실천하면, 부하 직원이나 후배도 따라 하게 된다.

 

함께 일하고 싶지 않은 최악의 동료

 

책임을 피하거나 떠넘기는 책임 회피형(25.5%)

편을 가르고 파벌을 만드는 분런 조장형(19.9%)

자신의 실속만 챙기려 하는 이기주의형(16.8%)

앞에선 친절하지만 뒤에선 험담을 즐기는 아수라백작형(11.3%)

산사에게 지나치게 아부하는 아첨꾼형(9.7%)

융통성 없고 꽉 막힌 변비형(8.9%)

매사에 까칠하고 차가운 까도남(녀)형(5.5%)

성격은 유순한데 일을 못하는 착한 바보형(2.4%)

 

 

말로만 설명하지 말라

 

가르치는 일도 시스템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대학생들에게 리포트 제출을 과제로 부여할 때 대개는 '200자 원고지 20장'을 제출하도록 한다. 물론 여기에 꼭 맞추는 학생도 있지만, 융통성을 발휘하는 학생들도 있다. 왜냐하면 글자수보다는 그 내용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할지라도 어떻게 해야 '질'을 높일 수 있을지를 잘 모른다.

 

직장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보고서 또는 기안서를 제대로 써 내"라고 얘기했다고 하자. 이런 지시를 받은 직원이 과연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알겠는가? 이렇게 말로만 가르치거나 지시했다고 부하 직원이 업무를 배운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반면에 "이 부분엔 반드시 데이터를 넣어", "여기엔 통계를 넣고"라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지시한다면 이를 숙지하고 이행하면서 업무를 제대로 배워나가게 된다.

 

이처럼 보고서를 '언제까지, 어떤 제목으로, 어떤 요소를 넣어서, 몇 장 정도로'와 같이 상세하게 전달하는 방식이 바로 '포맷'을 제시하는 방법이다. 막연하게 말로만 설명하거나 지시하는 것보다는 훨씬 구체적으로 의사가 전달되는 것이다. 이는 보고서나 리포트에만 유효한 게 아니다. 손님을 대하는 매너나 클레임 처리법, 다양한 업무 순서 등 모든 업무를 가르칠 때 편리하다.

 

젊은 세대들은 말로 내용을 듣는 것보다 제대로 된 '포맷'이 있으면 더 빨리 이해한다.

 

<손자병법>에서 말하기를, 전쟁을 잘하는 장수는 이길 수밖에 없는 곳에서 적을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 장수이다. 승리하는 군대는 먼저 이긴 상태에서 싸우고, 패배하는 군대는 일단 싸운 다음에 승리를 바란다. ㅈ직장이란 전쟁터에서 승리하고자 한다면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타인에게서 찾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것에서 시작해야 이긴 상태에서 싸울 수 있다. 

 

 

빨리 '성공 체험'을 경험하도록 하라

 

무릇 성공을 위한 필수 요건으로 '자신감'을 강조한다. 교육을 받는 사람도 자신감이 증가될 수록 점점 더 어려운 과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피교육자 입장에선 처음부터 과제가 너무 어려우면 도전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반면에 너무 쉽다고 느껴지면 교육 자체가 시시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가르치는 사람은 과제의 난이도를 잘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자전거를 처음 타 본다고 생각해보자. 중심 잡기가 어려워 얼마 나아가지 못해 넘어지곤 한다. 보조 바퀴를 장착한다면 쉽게 넘어지지 않는다. 보조 바퀴로 안전성을 확보한 다음, 연습을 하면서 감각을 익힌다면 나중엔 보조 바퀴를 떼고서도 중심을 잡고 안전하게 두 바퀴를 굴릴 수 있을 것이다.

 

회사 업무도 마찬가지다. 주어진 업무를 하나 완수하고 나면 '나도 할 수 있구나'라는 마음에 가슴 한 켠에 자리잡게 된다. 이런 경험을 하다보면 다음엔 응용 동작도 가능하게 되고, 나아가 '좀 더 제대로 한다면'이라는 긍정적인 자세를 확립하게 된다. 요즈음의 젊은 세대들은 금방 자신감을 잃거나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작은 살패도 되도록 '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으로 바꿔 줄 필요가 있다.

 

 

   


'가르치는 방법'에 왕도가 있다


과거엔 한번 입사한 사람들이 웬만하면 정년 퇴임할 때까지 그 자리를 지키는 경우가 흔했다. 하지만 요즘엔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면서 회사의 구성원이 자주 바뀐다. 정사원뿐 아니라 계약직이나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인 사람도 많고, 특정 프로젝트를 위해 외부 사람들과 팀을 꾸려 협업으로 일을 진행할 경우도 많다. 각각의 경우에 새로운 구성원이 회사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기술이나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재생산'이 빨라질수록 조직이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처럼 '가르치는' 업무가 예전에 비해 훨씬 중요해졌다.

 

이 책이 필요한 사람들


남을 가르치는 것이 서툴다.
신뢰관계를 만들지 못한다.
상대방이 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어떻게 칭찬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벌컥 화를 내고 만다.
말을 해도 상대방이 들어주지 않는다.
부하 직원의 의욕을 이끌어 낼 수 없다.
부하 직원의 실수를 사전에 막을 수 없다. 


가르치는 내용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렇지만 '가르치는 방법'에는 왕도가 있다. 책에서 제시하는 30가지 요령을 파악하면 신입 사원도, 일 못하는 사람도 바로 '제 몫 하는 사람'으로 바꿀 수 있다.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는 말하기 요령, 설득력 있는 평가 방법, 부하 직원을 움직이는 기술, 의욕이 생기게 하는 칭찬 방법,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 등 부하 직원을 성장시키는 티칭 노하우를 배워 보자. 지금까지 가르치기가 서투르던 사람도 '잘 가르치는 사람', '가르치기 전문가'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