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 - 인류의 내일에 관한 중대한 질문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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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역사의 탄생과 진화를 분석해 퓰리처상을 수상한 <총, 균, 쇠>, 문명의 위기와 종말을 다룬 <문명의 붕괴>, 전통과 현대의 진정한 화해와 공존을 모색한 <어제까지의 세계>등 50여 년간 문명의 발생, 이동, 성장과 몰락을 탐구해온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가 전 세계가 직면한 7가지 중대한 문제들의 원인과 해법을 제시한다.

 

 

현재 세계가 직면한 7가지 문제와 그 해법

 

책의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세계적인 문화인류학자이자 문명연구가로 현재 UCLA 지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생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생리학자로 출발하여 진화생물학과 생물지리학으로 영역을 확장해나갔으며, 과학 전문지 <네이처>, <내추럴 히스토리>, <디스커버>등에 기고하는 저널리스트로도 활약하고 있다.

 

그는 라틴어, 그리스어, 독일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등 여러 외국어를 구사하며 2005년 영국의 <프로스펙트>와 미국의 <포

 

 

 

 

  

 

당신은 어디서 태어났는가?

 

국부(國富, national wealth)의 차이에 대한 연구는 지역지리학의 기본적인 과제이다. 왜 어떤 국가는 부유하고 어떤 국가는 가난할까? 일인당 연소득에서 노르웨이와 미국처럼 부유한 국가는 부룬디공화국과 예멘 같은 최빈국보다 무려 400배나 높다. 국부의 차이에 대한 이런 의문은 단순히 학계에서만 관심사로 다루어져야 할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는 국가 정책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도 한데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어떻게든 찾아낼 수 있다면, 가난한 국가들은 그 해답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부유한 나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부유한 국가도 그 해답을 활용하면, 가난한 국가들을 위한 해외 원조를 더욱 효과적으로 기획하고 집행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의 빈부貧富와 관련된 또 하나의 지리적 이유는 '천연자원의 저주'라는 패러독스이다. 황금과 석유, 혹은 값비싼 열대 활엽수처럼 유용한 천연자원의 은덕을 입은 나라들이 적지 않다. 예컨대 나이지리아는 이런 자원의 축복을 받은 반면에 이탈리아에는 그럴듯한 금광도 없고 열대 활엽수도 없다. 따라서 처음에 경제학자들이 나이지리아처럼 천연자원이 풍부한 국가가 이탈리아처럼 천연자원이 부족한 국가보다 훨씬 부유하게 될 것이라 분석한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은 이상하게도 가난하다. 무역거래가 주로 천연자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현상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도 유용한 광물과 석유 등을 풍부하게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가난에서 벗어난 이유는 천연자원이 미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극히 미미하기 때문이다.

 

천연자원은 부패와 비리를 조장하기 때문에 저주로 여겨진다. 다이아몬드와 황금은 주머니에 감춰 운반하기도 쉽지만 광산이나 금광을 개발할 수 있는 채굴권을 통제하기도 무척 쉽다. 이런 이유로 검은 돈의 수수료가 난무한다. 다이아몬드와 황금이 풍부한 국가들은 유난히 부패와 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천연자원을 개발하면 막대한 돈이 흘러들기 때문에 해당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이들은 수입이 높기 때문에 값비싼 물건도 살 수 있으므로 자연스레 물가 상승을 부추긴다. 하지만 이런 기조가 계속되면, 경제를 지탱하는 타 산업 분야들이 지탱하기 어려워진다. 가장 심각한 것은 언젠가 자원이 고갈될 수 있다는 것을 망각하고서 다른 분야의 발전을 게을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원부국들이 가난한 것이다.

 

 

왜 어떤 국가는 부유하고, 다른 국가는 가난한가?

 

경제학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나라의 빈부를 결정하는 요인이다. 타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유한 국가들이 있다. 예컨대 한국가 미국은 에티오피아와 멕시코에 비해 각각 훨씬 부유하다. 그 이유가 무엇알까? 앞서 우리들은 천연자원이라는 지리적 요인을 살펴보았는데, 다른 많은 요인들을 경제학자들이 거론한다.       

'왜 어떤 국가는 부유하고 어떤 국가는 가난한가'라는 질문에 경제학자들이 일반적으로 제시하는 대답은 제도적 요인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인간이 만든 일부 제도가 시민들에게 뭔가를 생산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국부의 증가를 유도하는 데 무척 효과적이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반대로 시민의 의욕을 떨어뜨리는 해악적 역할을 하는 제도도 있다. 그런 요인은 당연히 국가를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뜨린다.

 

좋은 제도 12 가지

 

부패가 없다

개인적 재산권을 안전하게 보호한다

법의 지배, 즉 법치로 일반화한다

공적인 계약과 사적인 계약

금융자본에 투자하도록 유인

살인의 빈도가 낮다

정부의 효율성

인플레이션의 관리

국가와 국가 간의 원활한 자본 흐름

무역장벽을 없앰

변동환율제도

인적자본을 위한 교육 투자

 

 

중국은 세계 1위가 될 수 있는가?

 

중국인이 세계 전역으로 뻗어나가 세계를 정복하지 않고, 유럽인이 먼저 세계 곳곳으로 진출해 세계를 정복한 이유가 무엇일까? 만약 중국이 중세의 이점을 계속 유지했더라면 십중팔구 중국인이 유럽을 정복하고 식민지화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지금쯤 유럽인들은 각국의 언어가 아니라 중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왜 지금 로마인들은 중국어가 아니라 이탈리아어를 말하고 있는 걸까? 중세 중국이 주도권을 잃고 세계 전역을 정복해 식민지화하지 못한 이유는 세계사에서 지금까지 풀리지 않는 가장 큰 의문들 중 하나이다. 그만큼 중세시대의 중국은 모든 면에서 세계를 선도했다. 명실상부한 1등 국가였다.

 

 

이에 대해 저자는 소위 '보물함대'라 불리는 정화 탐험대에 닥친 사건을 중요한 단서로 꼽는다. 1405년~1433년 중국의 영락제정화鄭和 제독의 지휘하에 일곱 번이나 함대를 파견했다. 이탈리아의 탐험가 콜럼버스가 대서양을 건널 때 탔던 3척의 범선에 비하면 중국 함대의 규모는 어마무시했다. 중국 원정대는 길이가 100미터에 이르는 선박 수백 척에다 선원이 2만 8천명에 달했다. 동남아 해안을 따라 내려가 인도네시아를 지나 인도를 향했고, 다시 인도양을 지나 아프리카 동부 해안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었다.

 

이후 여덟 번째 함대가 파견되었더라면 아프리카 남단을 지나 서부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갔을 것이고, 당연히 유럽을 발견했을 것이다. 이후 중국의 유럽 정복이 시작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 왜? 당시 이런 대규모 원정을 명령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 황제 뿐이었다. 그런데, 황제의 정책을 조언하는 보좌관들 간의 치열한 암투 끝에 원정을 반대하는 당파가 권력투쟁에서 1433년 승리하고 말았다. 한 마디로 게임 오버였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민주 정부가 독재 정부보다 본질적으로 유리한 듯합니다. 물론 미국인이나 유럽인은 자국의 민주 정부가 어떤 짓을 하고 있는지 생각할 때마다 분노하고 넌더리를 내며, 민주주의를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띱니다. 하지만 윈스턴 처칠의 말을 기억해보십시오. 누군가 처칠에게 민주주의가 허약하고 우유부단한 통치 형태인 이유를 지루하게 나열하자, 처칠은 "예, 맞습니다. 민주주의는 최악의 통치 형태입니다. 지금까지 시도되었던 다른 모든 통치 체제를 제외하면 말입니다"라고 대꾸했다지 않습니까.

 

 

변화를 요구하는 압력과 위기 

변화를 요구하는 압력과 위기는 개인부터 국가와 세계까지 어떤 차원에서나 닥칠 수 있다. 위기는 배우자와의 이혼이나 사별 혹은 이웃 국가의 위협 같은 외적인 압력에서 비롯될 수도 있지만, 나이에 따른 변화나 국가 경제의 발전 같은 내적인 압력에 의해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이런 외적인 압력과 내적인 압력에 성공적으로 대처하려면 선택적 변화가 필요하다. 개인과 국가, 어느 경우에나 마찬가지이다.

 

위기와 관련하여 개인과 국가는 유사한 점도 많지만, 분명한 차이도 있다. 예컨대 개인적 위기는 비교적 신속하게 해결될 수 있다지만, 국가의 위기에는 개인적 차원에서 전혀 제기되지 않는 리더십과 집단의사결정이라는 문제가 개입되는 것이다. 도한 폭력적인 혁명이나 평화로운 혁명도 국가의 위기와 관계가 있다.

 

일본 메이지 유신의 교훈

 

서구식 방법을 통째로 수용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일본의 핵심가치를 굳게 지켰다(황제에 대한 충성, 문화적 가치)

일본의 독특성과 우월성에 대한 자신감

많은 분야에서 서구식 모델을 배우겠다는 적극적인 의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로의 해외 파견단을 통한 훈련

섬이라는 지리적 조건 탓에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 

인류가 직면한 세계적인 문제를 다루기에 앞서 국가 간의 빈부 차이가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해 지리적 요인과 제도적 요인을 살펴보았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강조하려는 것은 세 가지 측면이다. 즉 기후변화, 불평등, 자연자원의 남용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로마 루이스대학교의 교수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행한 일곱 번의 강연에 기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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