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그만둬도 돈 걱정 없는 인생 - 준비한 만큼 즐기는 퇴직금 사용설명서
송승용 지음, YoOSARU(유사루) 카툰 / 21세기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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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나 회사에서 인정받는 사람이 있다. 중견기업의 부장이다. 젊어서부터 열심히 일해서 회사에 공도 많이 세웠다. 비록 일찍 들어가는 날은 별로 없었지만 꼬박꼬박 월급을 가져다줘서 자식도 잘 키우고 남부럽지 않을 정도는 산다. 큰 기복이 없는 삶이지만 그래도 평범하게 살아온 자신이 자랑스럽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 구조조정이라는 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나름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올 부장도 그 바람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아직 퇴직이라는 단어조차 생각해본 적이 없다. 회사가 생활 터전이고 삶의 목표였다. 이제 올 부장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 '프롤로그' 중에서

 

 

준비한 만큼 즐길 수 있다

 

저자 송승용은 매일같이 방송, 신문칼럼, 강연장에서 고객이 금융회사로 인해 피해를 입지 않고, 오히려 덕 볼 수 있는 방법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금융회사들이 가장 싫어하는 인물이다. 그는 대학과 금융기관에서 공부한 경영학, 금융학, 외환거래 등의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금융소비자들이 현명한 투자자가 되는 지름길을 제시하고 있다. 2007년에 출간된 <금융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이 좋은 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변화는 진행 중이다. 우리들의 인생이 오늘만 살고 말 것이 아니라면 내일을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과거의 역사를 보더라도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점이 느껴진다. 자동차가 나오기 전에는 대표적인 운송수단이 마차였기에 많은 이들이 런던 시내는 말똥으로 뒤덮힐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구촌의 경제가 장기간 침체기를 겪고 있음에 따라 과거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원유의 가격이 최근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겨우 배럴당 삼사십 달러 수준이다. 한때 국제 원유가는 '브레이크 없는 폭주 기관차'라 불리며 배럴당 이백 달러 수준을 위협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참 격세지감이 있는 가격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전 석유장관의 말을 떠올려본다.

 

"석기시대는 돌이 없어졌기 때문에 끝난 게 아니라 돌을 대체할 기술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석유시대도 석유가 고갈되기 전에 끝날 것이다" - 셰이크 야마니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이미 82세를 넘어섰다. 당연히 더 일찍 생을 마감하는 사람도 있고 이보다 더 오래 장수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포인트는 인간의 평균수명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2020년에는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90세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래서 올해부터 60세 정년 연장법이 시행되고 있을 정도다. 앞으로 우리 모두는 현역에서 은퇴한 후 적어도 40년 정도를 더 살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바로 경제적인 문제로 직결된다. 이 책은 바로 이런 문제를 주안점에 두고 그 해결책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일반적으로 나이를 먹을수록 돈에 대한 걱정은 많아진다. 수입은 늘더라도 지출이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집 사느라 받은 대출이자 갚고 자식 키우다보면 월급은 어디로 갔는지 통장잔고는 늘 비어 있다. 이쯤 되면 '이러다 직장에서 잘리면 정말 대책 없는데'라는 생각을 늘 달고 산다. 이런 걱정은 결국 현실이 된다. 우리 모두는 잘 나가는 직장인에서 그저 평범란 사람으로 돌아간다.

 

현직 대통령의 기세등등한 파워도 퇴임한 후에는 곧 없어진다. 물론 여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 몰라도 재임시에 가졌던 파워는 없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기억은 금새 잊혀지면서 점차 평범한 사람이 되고 만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현역 때 조금이라도 일찍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무리한 다이어트로 체중을 급하게 감량한 사람들은 이후 요요현상에 시달린다고 말한다. 미래의 경제력에 대비하기 위해 가장 좋은 수단이 저축임에 틀림 없지만, 과도한 자금계획으로 저축을 시작하면 이 또한 요요현상이 찾아올 수 있으므로 과욕은 경계해야 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은 여기에도 적용된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이고,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처럼 비록 작은 목표일지라도 실천하고 거둘 수 있는 꿈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금이나 저축을 시작할 때 자신의 수입과 지출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시작함으로써 마치 용두사미처럼 흐지부지하다가 중도 해약하는 경우가 흔하다. 물론 하지 않는 것에 비하면 그레도 낫다고 할 수 있겠지만 가능한 한 목표 기간을 짧게 해서 이를 자주 성취하는 경험을 하다 보면 마침내 좋은 습관으로 자리잡게 된다.

 

"저축하기에 늦은 때는 없다"

 

 

책은 스토리텔링과 카툰으로써 핵심을 콕 짚어준다

 

 

월급이 최고의 재테크이다

 

"나는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왔어"

 
중년을 넘어서서 한 번쯤 인생을 돌아볼 때 하는 말이다. 회사에만 매여서 가족이나 친구를 챙기지 못하고 건강을 살피지 못했을 때 후회하면서 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말에는 중요한 교훈이 숨겨져 있다. 앞만 봤기 때문에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즉 처음부터 너무 높은 곳을 바라보면 올라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퇴직 이후를 준비하는 자세도 이와 마찬가지다.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자. 퇴직 후 성공한 인생의 삶을 누리고 있는 사람을 찾아보자. 그 사람의 뒷모습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는 것도 인생의 지혜다. 사실 완벽하게 준비한 다음 퇴직하는 사람은 없다. 오늘, 지금부터 하나씩 준비하다보면 결국 그 산을 오르게 된다.

 

과거 고성장기엔 예금 금리도 제법 높았다. 1990년대엔 1년 만기 예금 금리가 10%를 넘었다. 2금융권에선 연 15% 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연2% 정도이다. 스토리텔링의 주인공인 올 부장이 신입사원이던 90년대의 1억 원과 퇴직을 앞둔 지금의 1억 원에서 발생하는 이자는 한참 차이가 난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우리들의 불확실한 미래는 점점 길어지고 있다. 저금리가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목돈으로도 이자수입을 장담하기 어려워진다. 많은 돈을 은행에 예금하고 이자 수입만으로 미래를 버틴다는 게 실현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아서다. 이젠 저금리, 저성장을 감안하고 노후자금을 준비해야 한다. 연금을 겹겹이 쌓아올리는 게 현명하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의 가장 기본적인 연금 외에 월지급식 금융상품에 추가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연금은 험한 세상을 건너는 다리"

 

 

나이 들면 돈의 가치가 달라진다

 

초등학생 시절 10만 원은 큰 돈이다. 점점 나이가 들면서 씀씀이가 커질수록 이 10만 원이 점점 적게 느껴진다. 삼사십대의 10만 원은 초등학생 시절의 1만 원보다 적게 느껴진다. 이 당시에는 꾸준한 수입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퇴직한 후 오육십대에 접어들면 이 10만 원의 가치가 점점 커져간다. 이처럼 돈에 대한 평가가 상대적으로 변하는 것이다.

 

국민연금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노후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저 생활비는 노인 부부 160만 원, 개인 99만 원으로 노후 생활비 월평균 187만 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가령 한 달 생활비로 현재가치 200만 원이 필요하다고 정해보자. 특별한 경제활동 없이 30년의 노후 생활을 보내려면 단순 계산만으로도 7억2,000만 원이라는 거금이 필요하고 물가상승률까지 고려하면 이 금액도 모자란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런 계산법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노후에 대한 불안 심리를 높여서 개인연금상품 시장을 확대하려는 논리가 어느 정도 깔려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10년 후 가장 후회하게 될 것들

 

연금으로 받을 총액이 월 150만 원 미만이다

스스로 음식도 못하고 집안 물건의 위치도 잘 모른다

아침에 눈 뜨면 오늘 해야 할 일이 떠오르지 않는다

언제든 부담 없이 함께 놀 친구가 별로 없다

자녀들과 친하지 않아서 마음대로 연락을 하지 못한다

먹는 약의 종류가 많아서 먹었는지 여부가 헷갈린다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별로 떠오르지 않는다

주변에 밉고 원망스러운 사람이 꽤 있다

새로운 것을 배울 욕심도 없고 시작할 의욕도 없다

지금 행복한 걸 찾지 못하고 과거의 전성기만 그리워한다

젊은 세대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전혀 관심 없다

재미있게 할 취미활동이 없다

 

(주) 1. 개수가 많을수록 10년 후에 후회가 커질 것이다

      2. 2인가족 최저생계비는 153만 원

 

 

70세에 인턴으로 다시 시작하다

 

로버트 드 니로가 출연한 영화 <인턴>을 퍽 감명 깊게 보았다. 함께 영화관에 갔던 작은 딸이 나이 들어 인턴도 괜찮은 인생일 것 같다고 나에게 추천했다. 영화의 내용은 70세의 벤은 퇴직 후에도 직장인들이 많이 들리는 카페에서 하루를 시작하며 사회의 변화에 함께 동참한다. 그러던 중 구직광고를 보고 창업 1년 반만에 성공신화를 쓴 의류회사에 인턴으로 입사한다. 하지만, 회사의 여성 CEO 줄스는 처음에 그를 별로 달갑게 생각치  않는다.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성실한 태도와 과거 부사장까지 지낸 경력에서 발휘되는 벤의 전문성에 감탄한다. 남편의 바람기 때문에 힘든 시기를 겪는 줄스는 벤에게 정신적으로 많이 의지하면서 그를 인생 선배로 존중하게 된다. 결국 70세의 벤은 젊은 여성 CEO를 보좌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자리잡게 된다.

 

영화 <인턴>의 한 장면

 

그렇다고 70세에 인턴이 되어야 한다는 게 아니다. 인생 후반기에 사회와 소통하면서 자신의 일을 한다는 게 바로 행복의 열쇠임을 일깨운다. 따라서 우리들은 평소에 철저한 준비로 60세 이후의 인생 후반전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돈에 쪼들리면 노후 자체가 행복과는 거리가 먼 고통일 수도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만약에 돈이 넉넉하지 않다면 효율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즉 자신을 적재적소에 배분해야 한다. 막연하게 낙관적인 자세를 가질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낙관론자가 되어야 한다. '설마 굶어 죽겠어?'라고 막연한 낙관주의자가 되었다가는 기나 긴 노후의 터널을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월세로 월급만큼 받는다

 

노후에 월세 받아서 생활하겠다는 꿈을 꾸는 사람들이 많다. 이 또한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월세 수입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 지역별로 차이가 많이 난다. 월세 수입에 대한 로망이 최근의 저성장, 저금리 현상과 맞물려 일종의 트렌드처럼 투자 행위로 연결된다. 막상 이를 실행한 사람들은 공실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경우도 허다하다.

 

또 오피스텔이나 쇼핑몰 상가 분양 광고에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3년간 연 10%의 임대수익을 보장한다는 조건에 당연히 유혹당하기 쉽다. 처음엔 보장을 해준다. 하지만 보장기간이 종료되고 나면 희한한 일이 발생한다. 임대료 차액을 지원해주지 않기 때문에 임대수익률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연 2%대로 말이다. 이를 수용해주지 않으면 세입자는 장사가 안되므로 다른 곳으로 가겠다고 시위를 펼친다. 이리되면 결국 세입자에게 끌려다니게 된다. 이럴 바에야 연 3~4%의 이자가 보장되는 채권에 투자하는 편이 낫다.

 

수익형 부동산의 핵심은 임대 소득이다. 임대수익률은 최소 정기예금 금리의 두 배를 초과해야 투자 매력이 있다. 수익형 부동산은 재산세, 임대소득세, 중개수수료, 공실비용, 대출이자, 건강보험료 등을 고려한 실질 수익률을 따져봐야 한다. 제반 비용을 모두 공제하고 손에 쥘 수 있는 순수익을 은행 금리와 비교해야 한다.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 수익형 부동산은 결혼 상대를 찾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창업보다는 재취업

 

 

물론 무조건 창업을 말리는 게 아니다. 창업이 만만치 않음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페 창업을 하기 전에 직접 카페에서 일해보고, 또 식당 개업을 하기 전에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해본 다음에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장사가 잘 되는 카페나 식당을 몇 군데 둘러 본 후에 창업에 나서면 대부분 실패하게 된다.

 

직접 종업원으로서의 경험을 통해 창업에 자신이 없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일자리를 찾는 게 안전하다. 취업의 문은 청년이나 노년 모두에게 좁다. 역발상 사고를 가지면 도움이 된다. 100세 시대가 다가오는 것을 고려해 건강관리도우미, 환자도우미 등 노인을 위한 일자리에 관심을 갖고 준비한다면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인생을 살자

 

남에게 심지어 가족에게조차도 의지하지 말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자.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노래 가사처럼, 나이가 들어도 자신이 할 일을 찾고 활기차게 살면 자신의 행복은 물론이고 가족과 주변 모두 행복해진다. 자신이 건강하고 행복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어긋나게 된다. 비록 작은 발걸음일지라도 미래를 준비하는 한 걸음을 내딛자. 이 책은 그런 당신에게 훌륭한 가정교사이다. 모두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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