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0년간 이어진
비즈니스 사상의 역사를 훑어보면 주요 흐름의 갑작스러운 변화, 즉 '유행fashion'이 보일 것이다. 우리는 경영학에 영향을 미친 가장 중요한
유행을 발생 순서로 살펴보고 그러한 유행이 등장하게 된 이유와 그 다음의 변화가 필요하게 된 이유를 검토해 보아야 한다. 이러한 유행, 또는
단계는 글로벌 비즈니스에 일정 수준 영향을 미쳤으며,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잘 알려진 비즈니스 모형은 대부분 미국에서
비롯되었지만(대부분의 비즈니스 관련 학문이 미국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비즈니스 프랙티스가 반드시 가장 좋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좋든
싫든 미국의 프랙티스는 가장 영향력이 있다.
모형은 현실의 일부를 단순화하려는
시도다. 모형은 단순화를 위해 개발되긴 하지만 모든 대상이 보이는 것보다 더 복잡하고, 다양하며, 다르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흥미로운 우화가
있다. 존 갓프리 색스(1816~1887년)의 '장님과 코끼리'가 바로 그것이다.
이 우화가 보여주듯 모형의 설명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음을 알 수 있다.
이 우화의 내용은 이렇다. 인도에
6명의 남자가 있었는데 이들은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 코끼리를 보러 갔다. 참고로 이들은 모두 장님이다. 첫 번째 장님은 옆구리를
만져보고 '벽'과 비슷하다고, 두 번째는 상아를 만져 보고선 '창'처럼 생겼다고, 세 번재는 긴 코를 만지고선 '뱀'처럼 생겼다고, 네 번째는
무릎을 만지고선 '나무'처럼 생겼다고, 다섯 번째는 귀를 만지고선 '부채'처럼 생겼다고, 여섯 번째는 꼬리를 만져보곤 '밧줄'처럼 생겼다고
제각각 표현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이는 큰 그림을 보지 못한 채 상호 비난하는 현재의 학계를 풍자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어떻게 다양한
경영이론들을 살펴보아야 할까? 이에 대해 저자는 우리들에게 구조화된 액설런스 프레임워크를 제시함으로써 제각각
경영이론을 살펴본 여덟 가지 관점을 상호 의존적인 관계로 인도하고 있다. 즉 단편적인 지식이 아닌 통합된 지식을 구축하도록 만든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이를 도표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이 책은 내노라하는 경영이론들을
총망라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분량이 방대하다. 이를 짧은 시일에 모두 내 것으로 섭렵하기엔 무리이다. 경영현장에서 오랫동안 종사한 사람들에게조차
생소하게 보이는 이론들도 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나도 웬만큼 공부했기에 많은 지식을 축적하고 있다고 자부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부족함을 깨닫게 되었다. 따라서 두고두고 읽으며 참고해야 할 유익한 내용들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책은 제일 먼저
지속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어쩌면 이 주제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현재의 비즈니스에 닥쳐올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일까? 우리들이 살고 있는 지구라는 행성에 보존된 천연자원이 점점 고갈되어 가는 반면, 지속적인 인구의 증가로 산업 및 생활
폐기물과 쓰레기들은 점점 쌓이고 있다. 인류의 생존이라는 거대한 화두를 붙잡고 보면 가장 중요한 게 결국
지속가능성이다.
1962년에 출간된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은 미국에서 최초로 환경 오염의 심각성에 대해 경종을 울린 기폭제였다. 1972년, 글로벌
씽크탱크인 로마클럽은 <성장의 한계>를 발간하여 세계적으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더욱 촉발시켰다.
결국 환경보호론은 다양한 측면에서 산업에 영향을 미쳐왔다.
1970년 밀턴
프리드먼은 <뉴욕타임스>에 특별한 기고문을 실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의 이익을 중대시키는 것이다"라는
직설적인 제목인데, 기업은 주주 외의 다른 이해관계자의 이익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사람, 지구,
이윤'이라는 '트리플 보텀 라인'이라는 용어가 지속가능성을 의미하는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2002년, 저명한 컨설턴트
프라할라드와 스튜어트 하트는 <저소득층 시장을
공략하라>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는 저소득층이 소금, 비누, 금융, 휴대전화, 의료, 주거 등의 주요 제품들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적절한 가격, 접근성, 이용 가능성을 제공하면 결국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아이디어다.
최근 들어 2010년에는 경영
컨설턴트인 폰스 트롬페나스와 피터 울리엄스가 사회공헌, 운영 효율성, 직원 육성, 고객만족, 주주 수익 사이의 골든 딜레마를 규정하여 이윤,
사람, 지구 간의 딜레마를 더욱 폭넙고 깊이 있게 연구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론을 아래와 같이 사람, 이윤, 지구로 나누어 연대순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지속가능성의
모형들
지난 10년간 지속가능성은 하나의 유행어로 자리잡았다. 환경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는 녹색 기술, 윤리적 소비 등의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과 관련된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볼 때 조직은 현재와 미래의 번영을 위해 시장과 자원 환경에 창의적으로 적응하거나 새롭게
바꾸어야 한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변화하지 못하거나 변화하려고 하지 않은 기업들 대부분은 사라지고 말았다.
지구를 지탱하고 보호하려면 수많은 사람들의 협력이 필요하다. 직원, 고객, 공급자, 유통업자 모두가 해결책을 마련하고
실행하는데 기여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미션을 공유하며 이해관계자로 협력하는 모든 산업 생테계가 참여해야 할 일이다.
제조업에서 절약하는 에너지는 전체의 일부에 불과하며 유통과 설치 단계에선 에너지가 낭비된다. 우리는 제품 사용 이후의 수명주기를 포함한 전체
네트워크를 고려해야 한다. 영국의 시인이자 화가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아래 그림을
보라.
"뿌린 대로 거둔다"
MIT 경영학 교수
피터 센게에 따르면 지속가능성이란 지구와 생명의 미래를 위협하지 않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이를 감안하면 우리
모두는 우리가 거둔 성공의 희생자임을 경고한다. 1750~1820년까지 전 세계의 샌ㅇ산성은 100배 증가했고, 1820~1890년까지 미국의
생산성은 30배 증가했다. 이는 산업혁명의 결과였으며, 우리는 여전히 그 영향력 아래에 있다.
세계 인구의 1/5은 깨끗한 물을
이용하지 못하며, 인도와 중국을 합친 면적보다 넓은 10헥타르의 토지에서 표토층이 소실되었다. 전 세계 어장의 70%는 심각한 자원 고갈
상태이며, 지난 50년 동안 전 세계 삼림의 1/3이 사라졌다. 1900년 이후 습지의 절반이 없어졌고, 산호초 역시 1/3이 사라지거나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이에 대해 센게 교수는 원인보다 현상에 매달리며 임시적인 조치로 대응하고 있음을 경고한다.
핵심을
요약하다
이제 핵심을 요약하고 끝내고자 한다.
피터 센게에 따르면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전체 시스템 관점의 사고가 필요하며, 지구를 전체 시스템의 핵심으로,
산업을 해결책의 한 부분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에이브러햄 매슬로와 리처드
바렛이 주장한 더욱 포괄적인 가치가 필요할 것이다. 바렛은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이해관계자가 협력하는
지속가능한 경제를 수립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가치를 설명했다. 애드워드 프리먼이 제시한 바와 같이 깨끗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전제조건은 상호 권한을 위임받은 이해관계자 간의 윤리적 동맹이다. 직원, 공급자, 고객, 투자자, 정부 등의 이해관계자가 공통의
목적을 추구하며 힘을 모아야 한다.
경제 시스템 측면에서는
존 맥키와 라젠드라 시소디어가 자세히 설명한 깨어있는
자본주의가 있다. 부를 창출하고 환경을 지키는 주체는 바로 직원, 공급자, 고객이며, 성공을 거두고자 한다면 이러한 주체와의
관계에 의지해야 한다. 우리는 모든 행동의 결과를 이해하고 깨닫게 될 때까지 의식을 넓혀가야 한다.
윌리엄 맥도너와 미하엘 브라운가르트는 제품 구상을 다시 하는데 도움이 되는 원칙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쓰레기라는 개념이 없어지고 제품의 모든 요소가 원래의 품질을 그대로 유지한 채 생물학적 순환이나 기술적 순환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프라할라드는 저소득층 시장의 중요성과 가치를 보여주었다. 저소득층은 가치지향적인 소비자일
뿐만 아니라 회복력과 창의성을 지닌 기업가이기도 하다. 가격을 충붕히 낮출 수 있다면 많은 고객이 구매를 원할 것이며, 저소득층보다 소득이 좀
더 높은 사람도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려 할 것이다. 또 소액금융 서비스와 같이 소비자가 서로 돕도록 조직화하는 방안도
있다.
제임스
카스와 제인 맥고니걸처럼 비즈니스를 게임으로 생각하는 관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게임은 하나의 시스템이며, 무한한 진전과 공통의 깨달음을 추구하는 활동이다. 우리는 환경을 지키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가상 시스템으로 '게임'을
할 수 있다. 레이 앤더슨은 우리의 지식에 바탕을 둔 의식적인 행동을 통해 산업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그는 배출물 제로라는 목표를 75퍼센트가량 달성했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소개한다
책의 공저자는 약 8백 페이지의 두꺼운 책에 결론을
부여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모든 종류의 환경 압박에 대한 하나의 대응이라는 것이다(지속가능성). 기업은 혁신을 통해
큰 이득을 얻으며 새로운 방식으로 환경을 대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한다(혁신&기업가 정신). 기업은 명확한 목적과 전략을 갖고 있으며 이해의
다리로 연결된 다양한 사람에게 기업의 제안을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전략&포지셔닝).
이를 통해 기업은 고객에게 봉사하고 고객이 가치를
창출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객). 그렇게 함으로써 기업은 구성원과 다른 이해관계자를 성장시킨다(인적자원관리). 이러한 요소는 이해관계자를 위해
창출된 이득을 주요 기준으로 삼아 과학적으로 벤치마킹되어야 한다(벤치마킹&성과). 그 결과 기업은 전략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리더가
커뮤니케이션하고 이끄는(리더십&커뮤니케이션) 사이버네틱 시스템을 창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연결된 이해관계자가 모두 함께하는 지속적인 개선의 선순환을 이룬다.
책은 100가지 모형을 제시한다. 각 모형은 복잡한 전체에 대해 상이한 관점을 갖고
있으며, '코끼리'의 각기 다른 부분을 나타낸다. 부의 창출은 상이한 가치들을 통합하고 조화시키는 기술이다. 이제 책은 나의 서재로 향할
것이다. 자주 펼쳐볼 경영이론 참고서이기 때문이다. 경영에
종사하거나 배우는 경영학도 모두에게 필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