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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다시 성장할 것인가 - 저성장을 극복할 대한민국 뉴패러다임
박광기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1월
평점 :
나는 대한민국 글로벌 1등 사업의
대표주자인 TV 영업을 책임지면서, 우리나라 TV 사업이 기존의 경쟁력으로는 성장의 한계점에 이르렀고 새로운 사업모델로 진화하지 못하면 일본의
전자업체 운명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글로벌 시장 최일선에서 가장 먼저 감지했다. 한국이 1등을 점하고 있는 조선, 철강, 핸드폰 등도
시간문제일 뿐, 같은 전철을 밟을 것이다. 가장 먼저 위기를 감지한 자가 경종을 울려야 할 책임이 있으며,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할 책임
또한, 고도성장기의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은 베이비부머 세대인 내게 있다는 점도 깨달았다. - '지은이의 말'
중에서
산업한류를 일으킬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다
지난 70년간 고도성장을 이룬 한국은
이제 경제발전 100년을 향해 가기 위한 변곡점(성장기에서 성숙기로 넘어가는 기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변곡점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 쇠퇴해버리고 만다. 선진국이 주도하던 세계경제 또한 고도 성장기를 지나 저성장기, 곧 성숙기로 넘어가고 있다. 고도 성장기에 가려져 있던
정반正反의 모순과 갈등이 극에 달해 합合을 찾을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저자
박광기는 산업한류 프로젝트 리더이자 뉴패러다임미래연구소 전문위원이다. 그는 강원도 삼척 산골 출신으로 1987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30여 년간 대한민국 압축성장의 한복판에서 일해왔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대표적인 해외파 기업인으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시장을 개척했다. 세계 93개국을 방문하고 영업, 마케팅, 인사, 관리, 사업운영 등을 두루 경험한 글로벌 경영자다. 삼성전자
부사장을 역임했다.
특히 아프리카 초대
지역장으로서 사하라 이남 50개국 중 46개국을 방문하고, 21개국에 지사를 설립하는 등 아프리카 대륙의 구석구석을 경험했다. 30~40여 년
전 우리의 모습 과 별반 다르지 않은 가난한
아프리카 사람들의 생활상을 보면서, 이들을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마음이 움트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넬슨 만델라를 포함해 아프리카 지도자들과
인연을 쌓으면서 빈곤으로 고통받는 극빈국의 경제개발 모델을 고민해왔다.
그는 지금 우리에게 국가, 사회, 기업, 개인을 성공으로 이끌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국가 경제 비상 사태론이 언급되고 있는 2016년 현재, 우리는 IMF나 외환위기 이상의 새로운 변곡점 위에
서 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내야 할 때다. 저자는 압축성장의 현장에서 뛰어온 베이비부머로서, 과거 30년의 경영
스토리를 토대로 미래 30년을 위한 해법을 제안한다. 특히 글로벌 관점에서 한국의 역할을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산업한류의 청사진을 제안하며,
변곡점에 서 있는 국가·사회·기업·개인 경영의 미래를 열어줄 새로운 혁신 프레임을 제시한다.
"한국경제가 위기라고 하죠.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 위기의 실체를 잘못 이해하고 있어요. 지금은 1997년 외환위기 때와는 국내외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단순한
리스크가 아닌 경제성장의 변곡점에 와 있다는 거죠. '활용ㆍ융합(상생)ㆍ본질' 가치 중심의 새 패러다임으로
혁신하지 않는 한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설 땅은 영영 사라질 지도
모릅니다"
한국경제를 비약적으로 성장시킨 조선, 철강, 화학, 반도체, IT 등 주력업종들이 몇 년 간의 시차를 두고 줄줄이 성장세가 꺾이고 있는 점을 그 증거로
제시한다. 특히 중국이 내수와 3차 산업 중심의 질적인 성장을 목표로 하는 뉴노멀 시대를 선언한 사실도 결국 한국에는 게임의 규칙을 바꾸라는
외부적 신호라는 해석이다.
한국경제가 또 다시
성장하려면 중국의 경기 둔화, 미국의 금리 인상 등 외부상황에서 핑계만찾을 게 아니라 상위 30% 선진국과 150여 개발도상국 사이에 낀
한국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역할을 찾아야 한다. 그러자면 "한국형 산업화 단지 프로젝트"가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는 한국의
인적, 기술적 자원을 해외에 수출하는 방식의 산업한류로 개발도상국 입장에서는 우리만의 경제개발 경험을 전수받아 경제적 자립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뉴패러다임 1~
국가경영
지난 30년간 고도성장을 누렸던 한국 경제는 10여 년 넘게 정체 국면을 겪고 있다.
한국의 산업구조는 1960년대 경공업, 70년대 중공업, 80년대 후반 첨단기술 제조업으로 변천해왔다. 그동안 한국을 경제 선진국의 반열에 올려
놓았던 원동력은 정부 주도의 산업구조 개혁에 기인한다.
현재 한국 경제는 두 가지 도전을 맞고 있다. 수출 주력업종인 자동차, 조선, 반도체,
전자 등은 대부분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 정체기로 고전하고 있으며, 매출의 87%를 내수에 의존하고 있는 중소기업들도 오랜 내수시장의 침체기로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한국 경제는 10여 년 이상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것이다.
모든 산업은 '발아기-성장기-성숙기-쇠퇴기'를 거치며 새롭게 태어나고 사라진다.
산업구조의 혁신은 이와같은 성장곡선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그 구조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결국 한국 기업들이 생존하는
길은 아직 성장기에 있는 시장을 찾아 해외로 진출하던가, 정체기에 빠진 업종을 과감히 버리고 새롭게 성장하는 산업으로 전환하거나 신기술 개발로
수요를 새로 창출하는 것이다.
한국을 재도약시키려면 산업구조를 성장엔진으로 전환하는 재편이 요구된다. 한 국가의
성장엔진은 국제사회에서의 당해 국가의 역할 변화에 있다. 따라서 먼저 한국의 주력 시장을 선진국으로부터 지구촌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150여
개의 개발도상국으로 바꿔야 한다. 한국의 경제성장 노하우와 경험을 이들에게 지원함으로써 현지에서의 신뢰를 구축한다면 이들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한국 기업들의 시장 선점이 가능해진다.
특히, 개발도상국은 경제개발이 진행되면서 SOC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한국의 '산업화,
도시화 노하우'를 개발도상국의 우수 학생들에게 전수함으로써 향후 이들이 그 나라의 리더로 성장한다면 한국기업들이 SOC 인프라 사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에게 맞춤형 인프라를 제공하고 현지 자원의 개발에 동참해 국내 자원수요를 충족시킬 수도
있다.
나아가 국내의 저부가가치 고비용 업종에 대해선 '국내제조-해외수출' 구조를
'현지제조-현지판매' 체제로 전환시킨다면 국내 기업들은 과당경쟁을 해소하고 국내 산업은 첨단고부가산업, 창조경제산업으로 질적 변화를 꾀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제안하는 3대 성장 전략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무엇을 바라보며 뛰고 있는가? 신문의 사설이나 지식인들의 글은 문제의
진단만 무성하지 문제점을 해결할 구체적인 대안이 보이질 않는다. 무엇을 할 것인가, 어디로 갈 것인가? 우리나라는 가장 최근에 산업화와 도시화를
이루었기 때문에 선진국도 가지고 있지 못한 경험과 노하우, 인적자원을 가지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힘을 모아 '대한민국 주식회사'의 이름을
달고 개발도상국으로 진출하자. 개도국에 한국형 산업단지를 구축해 그들의 경제 성장을 지원하고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개도국의 인프라 시장으로 진출하자.
뉴패러다임 2~ 사회경영
뉴패러다임 1에선 신샌드위치론과 산업 한류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국가경영을 제시한 저자는
뉴패러다임 2에선 우리 사회가 성장기의 경쟁 패러다임에서 상생相生사회로 진화하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자본과
융합상생'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회적 이슈를 예로 들면서 미래지향적인 패러다임을
소개한다.
"나의 강점으로 적의 약점을 친다"
- <손자병법>
중에서
이는 피실격허避實擊虛 전략으로 손자는 이를 병법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현장에서도 이 전략을 그대로 원칙처럼 받아들였다. 그런데, 이는 지금의 시대에도 유효할까? 아니다. 지금의 시대정신은
경쟁이 아닌 공동체의 상생을 요구하고 있다. 즉 나의 강점과 상대방의 강점을 융합하고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게 바로 상생이다. 서로 다른
요소들이 다양하게 결합될 때 더 큰 에너지를 생성한다. 핵융합도 동일한 이치다.
저성장 공급과잉의 시대, 승자독식의 정글사회로부터
상생경제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 서로 경쟁하지 않고도 공생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는 없을까? 시대 상황이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고도 성장기에 하던 것처럼 개인과 조직의 이익만을 위해 행동하는 것은 공멸을 자초하는 길이다.
약육강식의 경쟁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사회체제를 상생사회로 진화시킬 수 있는 뉴패러다임은
무엇인가? 관官이 민民을 관리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갑과 을로 규정하던 시대는 지났다. 민관이 하나 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힘을 합치는
융합 패러다임으로 상생사회를 열어야 한다.
지구촌에 한류가 거세다. 한국 드라마, K팝에서 시작된 한류가 한국 콘텐츠의 세계화를
선도하고 있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상권이 형성되는 동인動因도 한류 콘텐츠다. 작은 숍마다 저마다 개성 있는 콘텐츠와 스토리가 매력이자
경쟁력이다. 한류는 국가브랜드 제고로 이어지고 한국민의 해외진출 기회로 이어진다. 하지만 한류에 격을 더하고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려면
국민의 의식 수준을 대변하는 콘텐츠도 마땅히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뉴패러다임 3~ 기업경영
세 번째 뉴패러다임으로 저자는 한국 기업이 진정한 사회적
기업으로, 즉 돈을 버는 기업에서 상생相生을 도모하여 돈이 벌리는 기업으로 진화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 필요한
기업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살펴본다.
경제성장기에 소비자는 성능이 개선된 단품 구매에 만족하지만 성숙기에 이르러서는 솔루션,
즉 더 복합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요구한다. 성숙기 시장에서는 기업 간, 직원 간 경쟁이 아니라 서로의 재능을 융합할 때 비로소 상생의 길이
열린다. 기업도 타 조직, 타사와의 융합상생을 기저에 둔 경영이념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같은 업종에서의 경쟁이 아니라 '이 사회에,
소비자에게 어떻게 남과 차별화된 역할을 할 것이냐'로 바뀌어야 한다. 타인과 어떻게 융합할 것이냐가 중요해지는
이때, 이러한 변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기업의 조직, 관리, 리더십의 유형 또한 바뀌어야 할 것이다.
뉴패러다임 4~ 자기경영
마지막으로 저자는 빠른 속도로 진화하는 사회 속에서 우리 모두가 시대적 흐름을 타면서
적자생존適者生存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자기경영 패러다임을 사회적응력의 관점에서 찾아본다.
잘되면 제 탓, 못 되면 조상 탓이라는 속담이 있다. 아마
남 탓 잘하는 우리 사회를 경계한 것이리라. 인과응보의 법칙이 적용된 결과가 사회 속의 부메랑 효과다. 뿌린 대로
거두리라는 성경 말씀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 삶에 어려움이 온다는 것은 자연법칙에 어긋나게 살고 있다는 경고다. 몸이 아프든
일이 풀리지 않아 마음이 아프든, 모두 환경적응에 실패하고 있다는 신호다.
우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바른생활을 배웠지만 어찌 된 일인지 지금 우리 국민 대다수가
힘들어하고 있다. 마음이 아프고, 몸이 아프다. 어떻게 고칠 것인가? 적자생존의 자연법칙을 상기하면서 각자의 사회적응 역량을 올리는 길밖에
없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인성공부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운다. 적자생존을 결정짓는 사회적응력은 결국 인성역량에 달린
것이다.
산업한류 전략을 제안한다
국가경영, 미래 30년을 여는 산업구조
혁신
사회경영, 융합과 공존의
상생사회로
기업경영,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 변화를
추구
자기경영,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습관을
극복
한국 경제가 중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 그냥 저성장의 불랙홀로 빨려 들어갈 것인가,
아니면 재도약할 것인가? 구체적 해법도 없이 포퓰리즘에 입각한 선심복지만 내세우는 무책임한 정치인이나 먹물 좀 먹었다고 속 빈 강정처럼 겉만
번지르르한 지식인의 사탕발림보다는 저자의 개발도상국 산업한류 프로젝트가 훨씬 더 실속 있어 보인다. 씹을수록 그
맛이 더 풍기는 독특한 고기처럼 말이다. 한국 경제의 침체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