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DNA 비밀 - 실패퇴치 Knowhow 비법노트
한효신 지음 / 롱테일 오딧세이(Longtail Odyssey)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실패의 사전적 정의는 "일을 잘못하여 뜻한 대로 되지 아니하거나 그르침"이라 되어 있다. 실패는 본질적으로 특정 목적이나 목표를 미리 정한 상태에서 이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목표 대비 성과 평가'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목적이나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그 과정에 숱한 실수, 차질, 시행착오 등의 시련을 경험하는 게 일반적이다. 전투에서 여러 번 패하고도 전쟁의 최종결과는 얼마든지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논리와 같다. 따라서 진정한 실패란 실수, 차질, 시행착오, 시련 등의 '과정적 실패'가 아니라, 모든 결과가 일단락되는 '최종적 실패'를 의미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실패를 초래하는 근본원인은 무엇인가?

 

'실패'에 대한 정확한 개념과 의미는 사람마다 또는 사안에 따라 규정하는 기준이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실패를 논하기 위해서는 실패의 개념, 성격, 유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실패의 주체는 곧 사람이다. 국가운영, 기업경영, 정책운영 등의 실패 원인은 결국 사람으로 귀착된다. 

한편 실패의 개념을 '목적지향성' 기준으로 따져보면, 실패의 형태는 '미션실패', '목표실패', '가치실패'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미션실패는 주어진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결과를 말한다. 기업체 CEO나 대통령의 직무가 여기에 해당된다. 목표실패는 성취하고자 목표했던 일을 아예 시도하지 못했거나, 실행했지만 당초 목표에 어긋난 것을 말한다. 결혼, 창업, 신규사업, 취업, 진학, 승진, 학위 등 수많은 삶의 과제들에서 발생한다. 가치실패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삶의 원천'이 내실內實이 없거나 비루하다고 판단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행복, 인간관계, 가정화목 등을 들 수 있다.

 

책의 저자 한효신은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마케팅 석사, 경영학 박사), SK그룹 경영기획실, 베타리서치앤컨설팅 근무했다. 현재는 프리랜서 경영컨설턴트, 실패경영 전문강사, 작가이자 롱테일 오디세이 출판사 대표이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계속 실패의 쓴맛을 보지만,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마땅한 방안이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워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책의 핵심은 실패방지 해법이다. 첫째 성공실패를 결정짓는 핵심요인을 살펴보고, 둘째 실패를 초래하는 근본원인에 따른 24가지 실패DNA 유형을 도출하며, 셋째 개인별 실패위험지수를 평가하고, 넷째 실패 방지를 위한 구체적 대안으로 스티브 잡스 백신, 헬렌 켈러 백신 등 7가지 예방방신을 제시한다. 책의 내용이 객관적 검증을 거친 학술적 이론서는 아니지만 실패에 대한 흥미로운 접근법이다.

 

 

 

링컨은 성공했나, 실패했나?

 

책은 실패의 진정한 의미를 확립하고자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험 링컨의 생애를 살펴본다. 정계에 입문한 링컨은 주의회 의원, 연방 하원의원, 연방 상원의원 등의 선거에서 연거푸 고배를 들었다. 하지만 이는 실패가 아니라 대통령으로 가는 길에서 겪은 시련, 시행착오 등에 해당하므로 '과정적 실패'이다. 물론 대통령이 되지 못하고 이런 경력에 그치고 말았다면 실패로 봐야 할 것이다.

 

그의 인생을 살펴보면 그리 행복한 삶이 아니었기에 '실패'라고 판단된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은 슬품과 누나의 요절에 따른 상실감은 커다란 불행이다. 청년시절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슬품도 마찬가지다. 또 4살과 11살의 어린 아들들이 병으로 죽고, 가치관과 행동양식의 차이로 평생 아내와 갈등을 겪어야만 했던 점도 결코 행복한 삶이 아니다.

 

수많은 자기계발서에는 제각각 성공 원칙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중엔 중복되는 항목들도 많다. 그런데, 이많은 원칙 내지는 조건을 모두 갖추어야 성공하는 것인지에 대해선 명쾌한 설명이 없다. 자기계발 분야의 대가인 나폴레온 힐도, 맥스웰 몰츠도 13가지 내지는 16가지를 제시하면서도 그 구체적인 실행 방법에 대해서는 설명이 부족하다.

 

야구경기에는 '끝나기 전에는 끝난 게 아니다'라는 멋진 말이 적용된다. 9회말 투아웃에서도 크게 뒤지던 팀이 역전승을 이끌어내는 경기가 심심찮게 발생하기 때문에서다. 그렇다. 과정적 실패란 누구나 감당할 수 있는 시련에 불과하다. 오히려 이런 역경의 길에서 깨달음을 얻고 지난 과오를 반성하면서 더 성숙할 수 있다. 이는 바로 성공을 위한 배움이자 자산인 것이다.

 

 

 

 

성공달성 필요충분조건

 

자신의 꿈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일정한 조건이 구비되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저자는 '성공달성 필요충분조건'을 우리들에게 제시한다. 이는 크게 역량, 테도, 복운복운으로 구분되고, 여섯 장르에 12개의 기본요소를 소개한다. 이는 나중에 '성공실패 식스틴 모형'과 연결된다.

 

제1장르~ 통찰력, 총명

제2장르~ 능력, 재능

제3장르~ 신념&의지, 열정&노력

제4장르~ 인품, 사교성

제5장르~ 선천적 복, 후천적 복

제6장르~ 행운, 불운

 

       

실패 DNA란 무엇인가?

 

실패유발 행태는 어떻게 해서 생성될까? 이는 유전자, 교육, 환경, 경험 그리고 밈(Meme: 리처드 도킨스가 말한 문화유전자) 등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여 만들어진다. 따라서 실패유발 행태를 구성하는 인자는 수없이 많을 수밖에 없다. 나아가 실패유발 행태 역시 다양한 종류로 나타난다. 결국 전체 실패유발 행태는 성격이 다른 각각의 ‘단위행태’가 모아져 이루어지게 된다.

 

이러한 단위행태를 이른바 '실패 DNA'(총체적 속성을 이르는 별칭)라 부른다. 실패 DNA가 중요한 것은 실패의 씨앗을 잉태하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실패 DNA는 하나도 없을 수도, 여러 개를 보유할 수도 있다. 만약 여러 개의 실패 DNA가 내재되어 있을 경우에는, 추진하는 과업 내지 목표의 성격과 난이도, 환경조건, 경쟁관계 등과의 상호 연관성에 따라 실패를 유발시키는데 각기 차별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영웅들이 정상에 있을 때, 흔히 큰 실패를 맛보게 된다. 잘나가는 영웅들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드는 요인이 바로 실패 DNA다. 통상 1단계 성공을 거두기까지 성공달성 필요충분조건의 위력이 실패 DNA의 힘보다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성공이 가져다 준 부, 권력, 명예의 달콤한 맛에 넋을 잃는 순간, 그때부터 '2가지 기본현상'이 실패 DNA를 싹 틔우고 요동치게 한다.

 


하나는 4가지 마음의 창(조하리의 창) 중 '보이지 않는 창'(눈먼 자아Blind Self)가 발동해 교만을 부리는 것이다. 눈먼 자아란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만 정작 자기자신은 보지 못하는 자아를 말한다. 나머지 3가지 마음의 창인 열린 창(공개된 자아Open Self), 숨겨진 창(숨겨진 자아Hidden Self), 미지의 창(미지의 자아Unknown Self) 등은 상대적으로 실패 DNA를 약동시킬 여지가 낮다.

눈먼 자아가 유발하는 가장 큰 폐해는 성공달성 필요충분조건의 '통찰력과 총명'이란 요소를 망가뜨리는 것이다. 지금까지 성공을 이루게 한 나름의 '생각의 틀'이 천하불변의 진리이고 원칙인 양, 무슨 일이 있어도 바꾸거나 개선하려 들지 않는다. 그로 인해 결국 안목, 혜안, 유연성, 융통성, 열린 사고, 변화대응, 혁신, 상상력, 영감 등의 보석들이, 아집과 독선 그리고 타성이라는 실패 DNA 그물 안에 갇혀 꼼짝달싹 못하는 재앙이 초래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작용 반작용의 법칙'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는 작용에는 항상 반작용이 존재하며, 그 크기는 같고 방향은 정반대가 된다는 법칙을 말한다. 이 법칙이 낳는 치명적 폐해는 성공달성 필요충분조건의 '인품'이라는 요소를 훼손시킨다는 것이다. 일단 성공의 자리에 올라서면 아첨꾼들이 달라붙게 된다. 아부와 칭찬에 익숙하게 되면, 바른 소리나 쓴 소리를 듣는 순간 자신의 권위에 도전한다는 불쾌감이 앞서 화부터 내게 된다. 당연히 열린 소통은 불가능하다. 

 

또 주위에는 시기와 질투 때로는 음해하는 적들이 산재하기 마련이다. 이들을 모두 힘으로 제압해야 할 적으로 여기게 되면서, 안하무인 인품으로 추락하게 된다. 당연히 품격, 절제, 관용, 배려, 겸손, 교양, 덕망, 이해, 인내, 경청 등의 주옥 같은 보물들은 실패 DNA 늪 속으로 빠져들고 만다.

 

결국 영웅들의 실패는 부, 권력, 명예의 달콤한 맛을 즐기는 사이, 눈먼 자아와 작용 반작용 법칙이 잠재해 있던 실패 DNA를 싹 틔우고 약동시킴으로써, 통찰력, 총명, 인품 등 성공달성 조건의 주춧돌을 파손시켜 야기되는 것이다. 

 

 

 

 

성공과 실패를 결판 짓는 관건은 결국 성공접시와 실패접시 중 어느 쪽이 더 무겁냐 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싱공실패 패러다임' 또는 '실패작동 매커니즘'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성공접시는 성공달성 필요충분조건을 가리키며 접시엔 성공촉진 요소가 담긴다. 실패접시는 실패위험 지수를 말하며 여기엔 실패 DNA가 담긴다. 성공달성 필요충분조건의 위력과 실패유발 영향력 간의 정면 승부에 의해 판결이 난다.

 

 

 

 

실패예방 백신

 

성공실패 결정모형은 '성공달성 핵심요인'과 이를 토대로 한 '성공실패 결정 메카니즘'으로 구성된다. 꿈과 목표, 역량, 태도, 복운 등의 4가지 변수를 계량화하여 '성공실패 형태'를 나눌 수 있다. 계량적 수준을 몇 단계로 하느냐에 따라 수백 가지로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대소로 단순화시켜 16가지 모형을 제시한다.

 

 

 

 

우리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말이 있다. 이런 우愚를 범하지 않으려면 미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매우 흥미로운 대책을 내놓는다. 즉 예방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임진왜란의 영웅 이순신 장군은 23전 23승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전쟁사에 남겼다. 

 

 

당시 조선의 조정은 수군의 연전연승 이유를 이순신 장군의 개인적 역량 때문이 아니라 조선 수군 자체의 전투능력에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백의종군에 나선 이순신의 자리를 원균이 물려받아 곧바로 칠천량해전을 가졌는데, 이 전투에서 조선 수군은 참패했으며 원균도 전사하고 말았다. 그 차이가 무엇일까?

 

사실 당시 조선 수군의 실패위험 지수는 매우 높았다. 즉 실패 DNA가 무수히 잠재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순신은 독특한 영감과 기지를 발휘했다. 그는 '지피지기 백전불태'라는 전쟁철학을 기반으로 외부환경과 내부여건을 면밀하게 'SWOT(강점, 약점, 기회, 위협)' 분석했던 것이다. 전쟁의 패배를 막기 위해 실패 DNA를 무력화시켰다. 바로 '지피지기 백전불태'라는 예방백신을 사용했던 것이다. 이는 바로 맞춤형 백신인 셈이었다.

 

이와 같은 맥락을 토대로 실패 DNA 예방백신의 작용원리를 정리하면, 인지주의 동기이론의 '귀인歸因'과 자기충족예언의 '아브라카다브라'가 상호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특정 사안에 대한 '인지적 판단'과 이에 대한 반복적 '언어 표현'이 강력한 '실천력'을 발휘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실패를 저지할 수 있는 구체적인 생각, 의지, 태도, 행동, 방법 등을 충분히 인지하고, 이를 말로 표현하고 믿음으로 체득하여 의식구조화시킨 다음, 실패위험에 직면하여 심리적 자극을 받게 되면, 즉각 실천할 수 있는 행동양식을 구축하는 일련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실패예방 백신 작동메커니즘의 요체는 실패를 저지할 수 있는 '관념적 해결책'이 어떻게 행동으로 구현되느냐다. 이를 위해서는 예방백신별 구체적 대응방안이나 지침에 대해 분명히 효과가 있다고 믿어야 하고, 이를 말로 옮김으로써 끊임없이 되새겨야 한다. 다시 말해 생각하고(판단하고), 믿고(긍정하고), 그것을 표현함으로써(말하고) 비로소 예방백신의 효력이 발생되는 것이다.

 

실패 DNA그룹별 예방백신

 

스티브 잡스 백신~ 생각고착 DNA그룹

마하트마 간디 백신~ 천박인성 DNA그룹

조지 워싱턴 백신~ 충동무절제 DNA그룹

윈스턴 처칠 백신~ 심지허약 DNA그룹

이순신 장군 백신~ 천방지축 DNA그룹

테레사 수녀 백신~ 도덕불감증 DNA그룹

헬렌 켈러 백신~ 자연섭리 DNA그룹

 

 

 

 

실패는 진정 유익한가?

 

잠시 주식시장으로 돌아가보자. 천정부지로 가격이 뛰던 국제 원유가가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는 지구촌 경기가 침체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다. 얼마 전만 해도 증권회사나 펀드회사들은 투자희망자에게 원유펀드를 추천했다. 최근의 보도에 의하면 원금의 70퍼센트를 이미 까먹었다고 한다.

 

흔히 실패는 좋은 경험이자 값진 자산이라고 말한다. 심지어 실패를 장려하라는 훈수도 있다. 그런데, 스포츠경기에서 패배에 익숙한 팀은 소중한 승리를 눈 앞에서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처럼 실패가 자산으로서 인정을 받으려면 재도전의 기회가 제공될 때나 할 수 있는 말이다. 원금의 70퍼센트를 까먹은 펀드가 과연 원금을 회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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