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노후 미리 준비하는 은퇴설계 - 영화 같은 노후 드라마 같은 은퇴
한화생명 은퇴연구소.최성환 외 지음 / 경향미디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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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보는 재미가 있어야 하고 책은 읽는 재미가 있어야 하듯 노후에는 노는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저희는 이 책에서 영화와 소설, 대중가요와 같은 우리의 삶을 그린 이야기 속에 담겨진 노후의 지혜를 찾아보고자 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딱딱한 재무 위주의 설계와 강의를 벗어나 건강과 가족, 일거리와 여가 등 즐겁고 행복한 노후를 위해 꼭 갖추어야 할 5F(Fitness, Finance, Field, Fun, Friends)를 쉽게 풀어냈습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은퇴는 즐겨야 할 대상이다

 

한화생명 은퇴연구소는 2012년 출범 이후 전 국민이 밝고 긍정적인 노후를 설계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 왔다. 2014년 보험 및 금융 연구 분야를 통합하여 고령화가 진행되는 한국의 현실을 보다 정확하게 진단하고 바람직한 은퇴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행복한 노후를 위해 필요한 것은 막연한 걱정이 아닌 지금 바로 준비하는 것이다.

 

이 연구소는 '은퇴는 설레임'이라는 슬로건 하에 긍정적인 은퇴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런 탓에 이 책은 영화나 드라마, 소설 등을 엮어 노후를 알기 쉽게 풀이하고 있다. 은퇴와 노후는 아무도 피할 수 없는 숙명적인 현실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도 있듯이 우리 모두 영화 속 해피엔딩처럼 책을 통해 즐길 수 있는 은퇴와 노후를 배워보자.

 

책은 총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우리 모두 불안하게만 느껴지는 은퇴를 행복한 노후로 만들기 위한 102가지 지혜를 다양한 소재로 전해준다. 준비된 노후 새로운 청춘, 도전하는 뉴시니어, 멋지게 나이 드는 법, 가족과 함께 하는 은퇴설계, 은퇴 후 30년 시나리오, 아름다운 마무리 웰다잉 등 순으로 전개된다.

 

"은퇴에 관한 글은 잘 전달되고, 기억에 오래 남아 이를 실천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 은퇴의 주요 사항을 영화와 드라마 등에 비유한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탁월하다" -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소장 김경록 

 

 

 

공양미 삼백석은 얼마일까?

 

책은 고전 소설 <심청전>을 들고 나온다. 태어난지 7일 만에 엄마를 여의고 눈 먼 아비를 모시다가 그 아비의 눈을 뜨게 하려고 인당수에 자신의 몸을 내 던진 효심 가득한 심청의 스토리를 우리 모두 안다. 그런데, 청이가 지금의 한국에 태어났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화두를 우리들에게 던지는 셈이다.

 

청이는 열 살이 넘자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바느질과 길쌈으로 집안의 생계를 책임진다. 아버지가 눈이 멀어 특별한 경제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요즘은 안마 기술을 배워 안마사로 소득 활동을 할 수 있겠지만 농경 사회인 당시엔 앞이 보이지 않아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당연히 어린 청이가 돈벌이에 나섰지만 아마도 최저생계비에도 못미쳤을 것이다.

 

어느 날 심봉사가 딸을 마중나갔다가 개울에 빠져 죽을 고비를 맞는데, 마침 여기를 지나던 스님이 그를 구해준다. 그의 딱한 사정을 들은 스님은 몽운사에 공양미 삼백석을 시주로 올리고 지성으로 기도하면 두 눈을 뜰 수 있다고 얘기한다. 이에 심봉사는 눈을 뜨고 싶은 욕망에 덜컥 약속을 한다. 딸이 동네 품을 팔아 겨우 입에 풀칠하는 처지에 어떻게 공양미 삼백석을 구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렇다면 쌀 300석은 과연 얼마나 될까? 책은 현재 가치로 약 5억 4,800만 원이라고 추정한다. 척관법에 따르면 1석石은 144kg이므로 300석은 43,200kg이 된다. 쌀 한 가마니 80kg의 시세를 20만 원이라고 볼 때 공양미 300석은 540가마니에 상응하므로 1억 800만 원이 된다. 하지만 그 당시엔 쌀이 매우 귀한 것이기에 이렇게 추정하면 곤란하다.

 

따라서, 이긍익의 <연려실기술>에 의하면, 세종 시절 관리들의 녹봉은 돈이 아니고 현물인 쌀, 보리, 콩으로 지급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정1품(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은 쌀 11석 2두斗와 콩 6석을 지급받았다. 이를 모두 쌀로 환산하면 총 83.2석이 된다. 2014년 기준 국무총리의 연봉이 1억 5,200만 원이므로 이를 대입하면 300석의 현 가치는 약 5억 4,800만 원으로 산출된다.

 

심청이 어릴 적에 심봉사는 젖동냥에 의존했는데, 지역에 살던 젖엄마들은 돌아가며 청에게 젖을 물렸다. 좀 커서 청이 밥을 빌러 갈 때도 덩네 주민들의 인심은 밥에다 김치, 장까지 아끼지 않고 나눠 주었다. 모두 여유롭지 못한 삶의 상태이었지만 남의 딱한 사정을 결코 외면하지 않고 내 일처럼 여기고 도와주었다. 건강하게 작동하던 조선의 사회 시스템을 엿볼 수 있다.

 

우리들이 살고 있는 지금은 어떤가?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앞집,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잘 모를 뿐 아니라 아예 관심조차 없다. 홀로 사는 할머니가 죽은 지 여러 달이 지나도 이를 모르고 살다가 여름철 악취 때문에 겨우 관심을 기울인다. 보건복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무연고 사망자는 2011년 682명, 2012년 719명, 2013년 878명, 2014년 1,008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

 

고을마다 효자, 효녀비를 세워 효행孝行을 장려하던 우리 선조들의 의식이 나날이 희석되어 요즘처럼 변한 현실을 우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심청과 심봉사가 살던 조선 시대는 지금보다 훨씬 가난하고 여러면에서 부족하고 열악한 삶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어떻게 자신의 밥그릇을 덜어가며 가난한 이웃을 도울 수 있었을까? 도대체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바꿔 놓았을까?

 

 

 

행복幸福을 밟지 마라

 

최고 시청률 40%를 웃돌았던 KBS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 3남매의 아버지 차순봉은 남은 시간동안 가족들과 하고 싶은 버킷 리스트를 작성한다. 홀로 3남매를 키운 헌신적이며 자상한 아버지 차순봉은 위암 말기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시한부 인생을 살면서 자식들에게 가족의 소중함을 깨우쳐주려 한다.

 

우리 모두 행운幸運을 가져다 준다는 네 잎 클로버를 찾으려고 무수히 많은 세 잎 클로버를 짓밟으며 나아간다. 나폴레옹이 특이한 네 잎 클로버를 보려고 고개를 숙인 덕에 자신을 향한 총알을 피해 목숨을 건졌다는 일화에서 유래되었다는 네 잎 클로버는 '행운'을 상징한다. 그렇다면 세 잎 클로버는 무엇일까? 세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이다. 차순봉의 자식들은 명예, 신분 상승, 돈 등의 네 잎 클로버를 찾아 헤매다 정작 '가족'이라는 세 잎 클로버를 밟고 그냥 지나쳤던 것이다.

 

차순봉의 버킷 리스트

 

1. 3개월 동안 가족이 아침에 함께 모여 식사하기

2. 하루에 한 번씩 자식들이 자신에게 전화해서 안부 묻기

3. 노처녀인 큰 딸, 3개월간 맞선 10번 보고 시집보내기

4. 직장 없이 떠도는 막내로부터 용돈 100만 원씩 받기

5. 처가에 살고 있는 아들 내외랑 3개월 동안 함께 살기

 

굳이 죽음을 앞두고서야 버킷 리스트를 작성한다는 것은 너무 억울하지 않겠는가. 그래도 없는 것보다야 훨씬 낫겠지만 말이다. 지금은 신년 벽두이다. 작심삼일로 끝나기 쉬운 거창한 계획보다 소박한 3개월짜리 버킷 리스트를 작성해 가족들과 함께 한다면 얼마나 보란찬 일이겠는가. 깨달음을 얻은 나도 오늘부터 매일 아침 시골에 홀로 계신 노모에게 안부전화를 하기로 했다.

 

"물러나는 은퇴隱退가 아닌 빛나는 은퇴銀退를 준비하라"

 

 

나도 꽃보다 할배, 할매

 

tvN <꽃보다 할배>에서는 평균연령 76세의 할배들이 유럽여행을 떠났다. 멋진 후드티와 검정색 선글라스가 잘 어울리는 대표 할배들이 유럽에 떴다. 누구나 꿈꿔봤을 법한 이야기가 방송에서 리얼하게 펼쳐진다. 이게 바로 <꽃보다 할배>다. 북한 주민들이 몰래 시청하고선 자유롭게 유럽으로 여행 다니는 남한 할배들을 부러워한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사실 경비도 경비려니와 좀처럼 유럽여행을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다.

 

평균연령 76세의 꽃할배들은 9박 10일 간의 배낭 여행을 떠났다.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등 할배 4인방은 시대를 풍미한 명연기자로 50년 이상의 연기 내공을 자랑한다. 맏형인 나이 팔십의 이순재에서 부터 나이 칠십의 막내 백일섭까지 이들의 좌충우돌 배낭여행기에서 우리들은 대리만족을 넘어 잔잔한 감동을 받게 된다.

 

은퇴 준비에 필요한 4가지 FACT

 

Friends~ 가장 소중한 재산은 오래된 벗이다

Adventure & Communication~ 모험을 즐기고, 부족함은 소통으로 채우자

Travel~남은 인생에 여행을 선물하자

 

은퇴하고 나면 남는 게 시간이다. 여유가 생긴다. 따라서 노후 소득이 안정되고 건강만 챙긴다면 우리도 누구나 <꽃보다 할배, 할매>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모아 놓은 돈이 부족하고 약간 몸이 불편하더라도 지레 포기하지 말자. 여전히 소년, 소녀 같은 설레는 마음을 간직한다면 충분히 맞설 수 있을 것이다. 여행, 이는 은퇴의 훌륭한 선물이다.

 

 

100세 시대, 사랑하는 방법도 바뀐다

 

요즈음은 가는 곳마다 <백세 인생>이라는 노래가 흘러 나온다. 세월에 따라 유행하는 대중가요는 바귀게 마련이다. 북한산 둘레길을 다니다 보면 배낭을 메고 가벼운 산책이나 산행을 즐기거나 한강 고수부지 도로를 여유롭게 자전거를 타는 신중년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음악을 크게 틀고서 듣는 노래가 바로 "내 나이가 어때서~"였다. 2014년 한국 애창곡 1위에 올랐다고 한국 갤럽에서 발표할 정도였다.

 

방송에서 고령의 연기자들이 황혼에 배낭여행을 다니는 꽃할배를 보게 되니 이젠 여행지에서 청바지를 멋지게 차려입고 여행하는 신중년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지역복지센터에서 컴퓨터, 외국어 등도 열심히 배우고 심지어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 자원봉사를 기꺼이 하는 신중년도 많다. 100세 시대, 이젠 사랑하는 방법도 바뀐다.

 

 

  

   

행복한 은퇴, 인생 5계計

 

생계生計~ 무슨 일을 하며 살아갈 것인가

신게身計~ 병치레에 대비하자

가계家計~ 지금부터 가족과 함께하라

노계老計~ 경제적으로 당당하게 자립하라

사계死計~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재취업

 

통계청의 조사에 의하면 60세 이상 어르신의 1위 어려움이 경제적 어려움이라고 밝혀졌다. 예로부터 나이가 들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4고苦가 있다. 병고病苦, 빈곤고貧困苦, 독고獨苦, 무위고無爲苦 등이 바로 그것이다. 빈곤고는 구직을 통해 일자리를 얻게 되면 어느 정도 해소가 가능하다. 재취업은 오히려 생활의 리듬과 활력을 만들어주므로 건강 유지에도 좋다.

 

재취업 성공 핵심 키워드

 

1. 고백하라

2. 도움을 청하라

3. 자존심을 버려라

4. 적극적으로 배워라

5. 끈기 있게 도전하라

6. 과거는 잊어라

7. 소득의 많고 적음을 생각하지 말라

 

 

은퇴 후 창업, 철저히 준비하라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2014년) 창업 후 3년 미만 폐업률이 59.5%이다. 이는 개인 사업체의 생존기간이 매우 짧다는 것을 말해준다. 특히, 2013년에는 자영업의 진입보다 퇴출이 처음으로 더 많게 나타났다. 그만큼 자영업 시장이 타격을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은퇴자의 경우 창업 후 실패하면 회복할 기간이 별로 없어 실로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이 든 은퇴자에겐 재테크의 방법으로 주식투자를 권하지 않는 게 상식이다.

 

실패한다면 그나마 조금 모아 둔 퇴직금을 한 방에 다 날려버리게 되는 셈이다. 만약에 타인으로부터 빚까지 얻었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일 것이다. 따라서 실패 확률을 사전에 줄이고 인생 2막의 성공을 거두려면 은퇴 전부터 미리 장기간 체계적으로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세심힌 관찰과 함께 철저히 공부를 해야 한다.

 

 

 

미리 준비하자

 

책은 친근한 사례들, 즉 드라마, 영화, 노래 등에 전문가의 구체적인 자료와 조언이 더해진다.노후 준비가 거창하게 대비해야하는 일이라기보다는 우리 생활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일임을 느끼게 된다. 마음의 준비가 바로 첫 번째 노후 설계인 것이다. 30년 일하고 나머지 30년은 은퇴 후 노후 생활로 보내야 한다. 준비만이 즐길 수 있는 노후를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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