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자영업 트렌드 2016
허건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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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시장은 생계형 창업 시장이며 부가가치가 낮은 시장이라고 외면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단언컨대 자영업은 대한민국 경제의 실핏줄이다. 자영업에 직간접적으로 관여된 인구만 1,000만 명이 넘는다. 시중 은행의 개인 사업자 대출은 2015년 10월 현재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자영업자의 가계 대출도 상당 부분 아파트 담보대출에 의존하고 있다. 자영업자가 부실화되면 금융기관의 건전성 문제와 아파트 가격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 '프롤로그' 중에서

 

 

자영업, 이젠 남보다 반 발 앞서가는 능력이 요구된다

 

책은 한 자수성가 기업인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시골 빈농貧農의 9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난 그는 뒤늦게 대학에 입학, 서른 살 때 회사에 취직했지만 IMF 외환위기로 몸담은 회사가 부도 나자 자본금 5천만 원으로 1998년 창업을 했다. 현재 그의 회사는 자산 총액 약 7,700억 원이 넘는 부동산 개발회사로 성장했다.

 

책의 저자 허건 컨설턴트가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자수성가의 주인공 문주현 회장의 독특한 사고 방식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그는 1세대 국내 부동산 개발 사업자로, 상가 투자에는 일가견이 있다고 정평이 난 인물이다.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 그는 단순하게 대답했다. "남들보다 반 발만 앞서면 된다"

 

유명 건설사가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 등의 부동산을 짓기만 해도 팔리던 시대는 끝났다. 부동산도 일종의 상품이므로 이젠 차별성과 독특함을 갖춰야 한다. 문 회장의 말에 의하면, 부동산 개발 사업자는 토지를 매입해 적정 설계를 바탕으로 인허가를 받고 금융을 일으켜 건물을 짓고 판매를 위한 마케팅을 수행하는 모든 과정을 지휘하는 마에스트로라는 설명이다. 그래서 세상을 볼 수 있는 능력, 즉 남보다 반 발 앞서가는 혜안이 필수적인 것이다.

 

그는 장기간 팔리지 않아 골머리를 앓던 고양시 삼송지구 내의 땅을 LH공사로부터 매입해 총 5,000여 실의 오피스텔과 업무시설을 분양하는 M 프로젝트를 최근에 시작했다. 땅 값만 무려 2,850억 원인 거대한 프로젝트의 인근에선 유명 유통업체 신세계가 초대형 복합쇼핑몰을 건축하고 있는 중이다. 문 회장은 바로 이를 내다보고 과감한 투자를 실행했던 것이다. 최근의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전보다 못한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그의 행보에 무척 관심이 간다.

 

"다른 모든 선수들은 퍽이 있는 곳을 향해 달려가지만, 나는 그다음에 퍽이 튀어갈 곳으로 미리 달려갔다" - 웨인 그레츠키, 전설적인 북미아이스하키 선수

 

 

 

 

성실성만으로 성공하던 자영업 시대는 끝났다

 

어느 음식점의 사장을 소개하려 한다. 물론 그는 성공한 자영업자이다. 사십대 중반으로 서울 주택가 상권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연간 순이익이 2억 원이 넘지만, 그는 하루 종일 매장에만 매달려 있지 않고 오전 11시쯤 출근해서 저녁 8시 정도면 퇴근하는데 이마저도 본인이 조절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는 매장 운영을 항상 확인하며 운영 시스템 개선에 몰두한다.

 

한국 자영업자의 월 평균 수입은 약 200만 원 안팎이다. 반면 그는 최소 400, 최대 1,000만 원의 순이익을 내는 4 개의 매장을 갖고 있다. 남들은 한 개 매장에 집중해도 순이익을 500만 원 넘기기가 힘든데, 어떻게 그는 이런 결과물을 창출할 수 있었을까? 그의 비결을 파악해서 자영업 창업에 활용하면 되겠다.

 

그는 학교 공부에 소질이 없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우연한 기회에 식당에서 주방 일을 하게 됐다. 이 일이 계기가 되어 이후 여러 식당을 전전하며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됨에 따라 창업을 하면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는 10년 정도 주방에서 일하며 주방장까지 올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돈이 없어 사촌 누나에게 동업을 제안해 2천만 원으로 작은 분식집을 창업했다. 입지가 좋지 않아 처음엔 고전했지만 점차 그의 음식 실력과 누나의 서비스 능력이 발휘되면서 점점 장사가 번창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식당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본격적인 종잣돈을 마련할 수 있었다.

 

평소 배달을 다녀 잘 알던 지역을 살펴본 끝에, 괜찮은 자리를 발견한 그는 이곳에 전문 음식점을 출점하기로 맘 먹고 고민 끝에 웰빙 음식인 추어탕 전문점을 시작했다. 점점 단골 손님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시련이 찾아왔다. 건물주가 임대료를 무려 3배나 인상 요청해 온 것이다. 확보한 단골을 잃을 수 없어서 이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그는 매장에 두 가지 변화를 주었다. 하나는 영업시간을 24시간으로 변경했다. 다음으로는 메뉴를 보완했다. 주력 메뉴인 추어탕은 점심 손님이 대부분이었기에 저녁 시간과 겨울철 매출을 보완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식사 외에 주류 매출이 가능한 감자탕을 개발해 새로 추가했다. 단골손님들도 반응이 무척 좋았다. 이렇게 1년이 지나자 충분히 인상된 월세를 커버할 수 있었다.

 

매출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때 직장에 다니던 둘째 형이 회사를 그만두고 이것저것 하다가 잘 되지 않자 매장을 하나 더 출점해서 동업하자는 제안을 해왔다. 그는 형과 함께 두 번째 매장을 확보해 이미 검증된 추어탕과 감자탕을 주메뉴로 승부를 걸었다.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하루는 알고 지내던 부동산 중개 사무소에서 첫 번째 추어탕 매장 앞에 좋은 조건으로 가게가 나왔다고 연락이 와 바로 계약했다. 그는 주변 상권과 고객층을 이미 다 파악하고 있었기에 다른 메뉴의 출점을 계획했던 것이다. 많은 조사 끝에 보리밥집을 개업했다. 초기엔 개업 효과로 매출이 잘 올랐는데, 어느 순간부터 매출이 꺾이더니 30% 이상 감소해 겨우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었다. 이때 한 직원의 아이디어로 생선조림이 보리밥과 잘 어울릴 수 있다고 판단해 이를 신메뉴로 출시했다. 반응이 좋았다. 현재는 신메뉴가 총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어느 날 또 부동산 중개 사무실에서 권리금이 싼 프랜차이즈 음식점이 매물로 나왔다는 연락이 왔다. 추어탕, 보리밥 매장과 아주 가까운 곳이었다. 바로 계약해 낡은 시설을 개보수하고, 음식 원재로의 질과 양을 모두 개선했더니 예전보다 매출이 30~40% 향상되었다. 비록 대박은 아니지만 월 400~500만 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여기서 우리들이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인근 지역에 자신의 매장이 몰려 있기 때문에 관리가 용이하다는 점이다. 창고와 주방 일부를 함께 사용함으로써 공간 활용도도 매우 높다. 특히, 인력 활용이 압권이다. 한 매장에서 한두 명의 갑작스런 결원이 생기더라도 다른 매장 직원의 지원 근무로 이를 커버할 수 있었다. 직원은 총 25명으로 좀 많은 편이기에 이게 가능했다. 아울러 각 매장에 점장을 두고 해야 할 일을 매뉴얼로 준비해 두었기에 자영업 사장은 매장에 반드시 상주할 필요가 없었다.

 

성공한 자영업 사장의 연 소득은 직장인 연봉의 4~5배인 2억 원이 넘는다. 15년 전 사촌 누나와 각자 1,000만 원씩 투자해 소박한 분식점으로 시작한 그는 10년간의 주방직원 생활로 단련한 후 10년간의 창업과 안착 과정을 거쳐 5년간의 사업 확장과 성장을 통해 모두가 부러워 할 성공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25년간 식당이라는 한 우물만 팠다. 이젠 법무사인 큰 형도 은퇴 후 그와 함께 식당 동업을 꿈꾼다고 한다. 어릴 적 공부를 못해 부모의 속을 썩혔던 '미운 오리 새끼'과 화려한 '백조'로 거듭 태어난 셈이다.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한다.

 

"새로 시작하는 사람은 확실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독한 창업이 요구된다

 

1년도 되지 못해 폐업이 속출하는 열악한 자영업 환경에서도 지역 상권에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있는 매장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자영업의 창업과 폐업이 빠르게 돌아가는 악순환 구조 속에서도 상권을 장악한 이런 매장들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우선 단기간의 준비로 대박을 친다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 앞서 살펴본 성공한 자영업자의 사례처럼 제대로 된 준비와 창업이 필요함을 깨달을 수 있다.

 

3단계 준비 과정

 

적성~ 적성에 맞아야 즐겁게 일한다

교육~ 시계 수리점 사장도 아들이 학원에서 기초교육을 받은 후 물려준다

수련~ 현장에서 몸으로 체득해야 한다

 

'세부 업종', '상권 및 입지', 그리고 '사업의 콘셉트'는 함께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키는 법이다. 즉 사장의 신념과 아이템을 살릴 수 있는 업종, 인구통계와 고객 동선이 적절히 고려된 상권, 가시성과 접근성이 조화를 이룬 입지, '고객이 이 매장을 찾아야 하는 이유'를 한마디로 요약하는 사업의 콘셉트 등은 자영업의 전략적 마케팅 핵심 요인이다.

 

 

 

이 책의 저자 허건은 부모님이 평생 시장에서 일해온 자영업자의 아들이다. 어려서부터 시장의 가게들이 그의 놀이터였다. 전통시장의 작은 옷 가게를 성공적으로 운영하시던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자영업의 꿈을 키웠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에서 경영컨설턴트로 일하며 삼성그룹 계열사, 외국계 금융기관 등을 대상으로 경영컨설팅을 수행했다. 이후 자기 사업에 대한 꿈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자영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트렌드라는 게 있다. 자영업에는 이것이 더 빨리 진행된다. 이미 형성된 시장의 판에 조금씩 변화가 생긴다면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레드오션이라는 자영업 시장에 금이 가는 부분이 생기면 상대적으로 좀 더 수월하게 비집고 들어갈 틈새가 발생하지 않을까? 따라서 시장의 판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것이 바로 트렌드다.

 

자영업 시장에서는 변화가 빠르게 일어난다. 경쟁자들의 구도가 빡빡하게 꽉 짜인 속에서 미세한 변화로 인해 균열이 발생하는 상황. 그 틈새에 기회가 있는 것이다. 자영업 사장님이 주목해야 할 외부 요인은 바로 그 변화의 모습, 트렌드다. 주야장천晝夜長川 정신력과 성실성만으로 자영업을 하던 시대는 이제 종말을 맞았다.

 

우리 모두 인지하다시피 자영업의 가장 큰 특징은 창업과 폐업의 발생 빈도이다. 즉 1년에 90만 명이 넘는 개인 사업자의 창업과 80만 명 이상의 폐업 발생이라는 것이다. 이는 하루에 2,500명이 시장으로 신규 진입하고 반대로 2,200명 넘게 가게를 부수는 현상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느 상권에선 가게를 부수고 새로 인테리어를 진행하고 있을 것이다.

 

자영업자는 트렌드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크게 두 단계를 거친다. 첫 번째는 시장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하는 단계다. 두 번째는 그 일이 자신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확인해서 실행에 옮기는 단계다. 첫 번째 단계가 트렌드의 감지와 발견에 해당한다면, 두 번째 단계는 트렌드를 검증하고 실행하는, 즉 실행의 개시(진입)와 종료(출구)를 결정하는 단계다. 

 



일단 트렌드 아이템으로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면, 이미 진입 시점에 언제 빠져나올지에 대한 출구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일단 해보고 상황을 봐가면서 출구 전략을 세워야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트렌드 아이템은 늘 금방 사그라질 가능성이 크다. 미리 준비하고 있는 자가 한발 빠르게 행동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최근의 트렌드 아이템은 '성장기'가 매우 짧아 수백개의 매장이 금방 생겨나므로 상투를 잡을 수도 있다. 진입하려면 '도입기'에 창업을 하는 게 현명하다.

 

출구 전략

 

1. 매도를 통해 신규 임차인에게 사업을 양도한다~ 권리금 회수가 핵심

2. 동일한 자리에서 업종만 갈아탄다~ 시설투자에 대한 회수 검토

 

 

현재의 자영업, 구조조정이 진행될까?

 

이에 대해 자신있게 '예'라고 답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자영업의 규모는 꾸준히 유지되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지금의 규모가 유지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자영업에 해당되는 소매와 유통 부분에서 큰 변화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즉 모바일 채널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또 인구 감소는 매출에 있어서 분명한 악재이다.

 

자영업자의 입장에서 분석해보면 매출 증대를 통한 수익의 증가가 힘든 판에 비용은 점점 늘어가는 추세이다. 임대료, 재료비, 인건비 등 3대 주요 비용 모두 상승 추세이다.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오를 게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고 대형 할인업체처럼 고객을 유입하기 위한 '덤핑 세일'을 할 수도 없다. 소비자는 이미 싼 가격에 길들여져 있고, 같은 가격이면 어디에서 구매해야 하는지 속속들이 알고 있다. 현명한 스마트폰 때문이다.

 

점심 식사 후 직장 동료들과 어디에서 커피를 마시는가? 지금도 스타벅스나 엔젤리너스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라면 사실 이 책에 관심도 없을 것이다. 나는 이미 1,000원 커피에 익숙해 있다. 동료들도 대부분 이 가격대의 커피를 선호한다. 이 마저도 아까운 사람은 사무실에서 인스턴트 '스틱 커피'를 즐긴다. 이것이 트렌드다.

 

결과적으로 자영업자들은 수익성 때문에 스스로 이를 포기해야 되는 국면을 맞게 될 것이다. 향후 5년 동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 성실함만이 생존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역량을 배양하는 것은 기본이고, 외부에 대한 시야를 계속 넓혀가야 한다.

 

시장에 대한 촉을 더욱 가다듬어야 한다. 고객의 니즈 변화나 경쟁 동향을 감지할 수 있는 촉을 통해서 경영을 개선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시류에 맞게 트렌드를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소비자가 줄어드는 시대에는 소비자가 일부러 찾아오도록 만드는 궁극의 경쟁력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소비자를 직접 찾아 나서는 전략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이제는 카페나 샌드위치 매장 사장도 신규 고객 개척을 위해 제안서를 써야 하는 시대가 됐다.

 

 

청년 장사꾼들

 

창업이란 궁극적으로 스스로 고객을 창출하는 활동이다. 고객을 창출하려면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특정 기술을 기반으로 가치를 만들려면 젊은이들에게는 매우 벅찬 일이다. 스티브 잡스, 마크 저그버그, 빌 게이츠 같은 스타트업이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집에서 몇 번 요리했더니 먹을 만하다고 음식점 창업에 나설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럼에도 그런 IT 창업에 비해 생계형 창업이 좀 쉽다고 여기는 게 일반적이라 요즈음은 청년 장사꾼들의 등장이 많은 편이다.

 

청년들의 자영업 형태

 

1. 독립점

2. 프랜차이즈 가맹점

3. 청년 상인 조직

 

청년들이 자영업 창업에 나서면 성공 사례들이 좀 더 늘어날 것이다. 제2의 장진우, 청년장사꾼은 물론이고 조용하게 매장을 확장해나가는 청년 상인들이 생겨날 것이다. 이들로 인해 어두컴컴하던 골목이 환해지고 개성과 문화가 살아 있는 지역으로 되살아날 수도 있다. 전통시장의 활력이 살아나고 사람들의 왕래가 많아지면서 고객층이 넓어질 수도 있다.

 

창업은 청년들에게 취업 이외의 진로를 제시한다. 궁극적으로는 현재의 생계는 물론이고 노후의 삶까지도 책임지는 수단이 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회사 생활에서는 얻기 힘든 자신만의 자아를 실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비록 처음에는 생계형 자영업으로 시작했으나 그 속에서 제2의 창업 아이템을 찾을 수도 있다.

 

 

자영업 사장, 이젠 O2O도 알아야

 

최근 1~2년 사이에 O2O라는 말이 많이 퍼지고 있다. 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다. 이는 쌍방향이다. 즉 스마트폰으로 고객을 모아서 매장으로 보내주는 서비스만이 아니라, 매장에서 스마트폰의 온라인 공간으로 고객을 연결해주는 활동이다.

 

배달앱과 배달 대행앱을 통한 음식점의 온라인화는 고객의 편의성 제고라는 측면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이젠 배달하지 않는다면 어느 고객이 당해 음식점에 주문을 하겠는가? 이렇게 트렌드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소위 '배달의 민족'으로 표현되는 한국식 배달 문화는 이미 동남아 시장에까지 진출했다. 따라서 이를 이용하지 않는 음식점이라면 적극적인 배달 대행앱의 사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소매업의 경우는 이제 O2O 물류 서비스를 필두로 본격적인 물류와 배송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어찌 보면 유통업에서 업체 간의 갈등은 업의 본질적 성격일 수도 있다. 유통은 말 그대로 상품이 흘러서流 통하는通 업인데, 소비자가 구매하는 상품의 양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으로 많이 통하게 되면 다른 한쪽으로는 적게 통할 수밖에 없다.

 

최근의 오프라인 매장의 온라인화는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진행되고 있다. 첫째, 앞에서도 언급한 배달앱이나 배달 대행앱처럼 자영업 매장에 대한 '주문의 중개 및 물류 대행'이다. 오프라인 매장이 자체적으로 수행했거나 수행하지 못했던 부분을 푸드테크 같은 기업들이 수행하는 영역이다. 둘째, 모바일을 통한 '실시간 개인화 커뮤니케이션' 방향이다. 즉, 모바일을 통해 자영업자와 고객 간에 예전보다 훨씬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다. 이는 오프라인 자영업 매장들이 다양한 모바일 마케팅 도구를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의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

 

 

중식 시장으로 사람이 몰린다

 

이는 일본에서 파생된 용어라고 말할 수 있다. 집밥과 외식의 중간 형태인데, 슈퍼마켓 등에서 식재료를 구입해 가정에서 조리해 먹는 것을 집밥, 레스토랑이나 식당에서 사먹는 것을 외식으로 나눈다면 슈퍼마켓에서 반찬과 도시락을 구입해 집, 직장, 학교에서 간단한 조리나 가열을 거쳐 먹는 식사 스타일을 가리킨다.

 

편의점 도시락은 매년 몇십 퍼센트씩 성장하고 있다. 이에 비해 전국의 도시락 전문 매장은 정체 수준이다. 대형마트와 대기업 계열 식품 제조회사가 중식 시장에 들어오면서 중식 시장뿐만 아니라 집밥과 외식 시장에서 일하고 있는 소상공인들도 직간접적인 영향권 내에 들어오게 됐다. 중식 시장이 커지면서 집밥, 외식, 중식 간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식생활을 두고 경쟁하는 업체들은 더 이상 소상공인들에 머물지 않고 기업화, 산업화되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중식 시장 동향을 예의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기본기를 재조명하다

 

2014년 기준,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중 가맹점 수가 50개 이상이면서 창업 비용이 1억 5천만 원 이하인 곳의 매출액을 살펴보면, 김밥 매장 '바르다 김선생'이 1위이고 삼겹살 매장인 '하남돼지집'이 4위이다. 김밥과 삽겹살은 단기 유행성 아이템이 아니다. 그럼에도 높은 매출을 보인다. 이 두 브랜드는 잔기술이 아닌 알찬 기본기로 두각을 나타냈다.

 

'바르다 김선생'은 '죠스떡볶이'의 두 번째 브랜드이다. 종편방송 채널A에서 방영된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은 고발 형식 프로그램이었다. 먹는 것으로 장난치는 가게나 업체들을 보면서 우리들은 공분을 금할 수 없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착한 식당'이 대두되었고, '죠스떡볶이'의 나상균 대표는 이를 새로운 프랜차이즈 사업 기회로 판단했던 것이다.

 

이미 김밥집은 정말 많다. 그는 김밥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 주력했다. 즉 싸구려 식품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프리미엄 김밥이었고, 모든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착한' 식재료를 표방하는 '바른 재료'라는 홍보 문구를 사용, 김밥집이 아닌 김밥 식당으로 재탄생했던 것이다.

 

지금 창업 시장에서는 3,000개가 넘는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있다. 이 말의 또 다른 의미는 '3,000가지의 차별화'를 주장하는 브랜드들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오히려 기본을 강조한 업체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창업 시장에서 크게 부각되는 역설이 벌어지고 있다. 자영업의 환경과 여건이 나쁠지라도 자신만의 개성과 강점을 살린다면 훌륭한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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