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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마침내 내 삶을 찾다 - 가정과 직장이 아니라 나를 1순위에 놓기
앨런 힉스 지음, 이경식 옮김 / 더퀘스트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쉰 살에서 쉰다섯 살까지 나는 혼돈
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오십 대 남자에게 정상적인 것이란 무엇일까, 무엇을 하는 것이 올바를까?' 라는 의문을 품고 해답을 찾으려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 주기보다 각자가 처한 인생의 독특한 상황에서 가장 좋은 것을 찾도록 도우려 이 책을 썼다. 내가
쉰 살 넘어 경험한 일들과, 이 나이 대 남자들이 많이 경험한 일들을 공유하려 한다. 나나 이 나이 대의 남자들이 직면했던 상황이나 여러 의문이
여러분이 처한 상황이나 의문과 다르지 않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각자 나름의 해법을 찾는 데 이 책이 명쾌하고도 단순한 여러 도구를
제시할 수 있길 바란다. -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먼저 자기 자신을 찾아라
오십대 이상의 한국 남자들에게 지금은
매우 어려운 시기다. 노인 자살률은 2000년 이후로 세 배로 높아졌다. 또 부모를 모시고 살겠다고
응답하는 비율은 90퍼센트(1999년)에서 37퍼센트(2014년) 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의 중년들은 경제적 결핍은 물론, 사회적인 관심과
존중의 결핍이라는 이중 질곡에 빠져 있다.
한국 사회의 미묘한
측면들을 잘 알지 못하는 저자가
한국 독자에게 줄 수 있는 최상의 조언은 같은 연령대의 다른 사람들과 서로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찾으라는 것이다.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을 때
비슷한 처지의 다른 사람들에게 의지해서 관심과 연민을 나눌 수 있다면 커다란 힘이 된다는 설명이다.
저자
앨런
힉스는
옥스퍼드 대학교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을 거친 성공한
기업가이지만, 그의 오십대는 평탄하지 않았다. 부인과의
이혼, 미성년 딱지를 떼자 멀어진 두 딸, 나빠져가는 부모님의
건강, 경제적인 어려움 등 험난한 오십대를 넘긴 그는 예순다섯살에 이 책을 썼다. 돈, 건강, 가족, 친구 등 오십대 대부분이 고민하는 그런
주제를 다루고 있는 '중년을 위한 자기 계발서'인
셈이다.
오십대,
행복하신가요?
나이 오십을
'지천명知天命'이라고 말한다. 이는 <논어> '위정爲政편'에서 공자가 나이 쉰에 천명을 알았다고 한데서
유래된 말이다. 물론 우리 인간의 생물학적 나이가 공자가 살던 때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굳이 이 말을 꺼낸 이유는 천명, 즉 하늘이 내린
사명을 말하고자 함이다.
오십대가 되면 은퇴나 실직이 눈앞의 현실이 된다. '사오정',
'오륙도' 등의 신조어가 바로 이를 대변하던 말이다. 남자들이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느껴지던 경제력에서 어려움이 닥쳐오면 그동안 누렸던 많은
혜택들을 손에서 놔줘야 한다. 이때 느껴지는 상실감과 공허감은 심리적으로 큰 타격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하필 이때 생물학적 신체도 기능이
저하되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유명무실해지면서 자신감마저 잃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개개인에게 닥친 상황이 제각각이겠지만 궁핍과
노화만큼은 공통적인 속성이 아닐까 싶다. 오십이 넘으면 호르몬의 분비도 바뀌어 남성은 오히려 여성적이 되고 여성은 남성적인 된다고 말한다. 끈
떨어진 연처럼, 직장이 없으니 주구장창 집 안에서 지내기 때문에 그동안 외면했던 가사에 간섭하면서 아내와의 관계도 나빠진다. 잔소리가 듣기 싫어
아내는 오히려 외부 활동에 더 주력한다. 산악회, 주부 노래교실, 라틴 댄스 동호회, 동창회, 반창회 등등 각종 모임이나 회식 자리에 참석하면서
집안 일은 뒷전이다.
자식들도 미성년 딱지를 떼자 오십대 아버지와의 거리가 더욱
멀어진다. 발목에 묶인 끈을 찾아 짝찾기에 열중이니 귀가가 당연히 늦다. 해가 떨어지면 썰렁한 집안에는 오직 혼자 오십대 남편 뿐이다. 처음엔
여전히 기가 살아 아내가 귀가하기만 기다리면서 저녁밥을 지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지만 이젠 누가 시키지 않아도 혼자 있는 저녁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집밖으로 나가면 모두 돈이니 외출은 엄두도 못내는 외롭고 슬픈
인생이다.
남자들은 이십 대부터 사십 대까지 일과 가정,
자녀에게 집중하며 삶의 목적을 정하고 소속감을 느낀다. 그러나 사십 대 중반을 넘어 육십 대에 이르면서 익숙하던 구조가 흔들리거나 송두리째
바뀐다. 직장에서 은퇴하고, 결혼 생활은 꼬일 대로 꼬여 파경에 이르기도 한다. 자녀들은 성장해 독립한다. 마치 배가 난파되는 것 같은 일련의
사건에 잘 대처하려면 기술과 자기 격려, 지원군이 필요하다.
남자는 안내(지침)와 지도를 좋아한다. 명확한 절차에
따라 이동하기 원한다. 이 책은 인간관계, 일, 건강, 가족 등과 관련해 당신이 맞닥뜨리게 될 전형적인 상황을 모두 이해하고, 개선할 수 있는
명쾌한 해법을 제시한다. 오십대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인생 최고의 나날을 즐기며 이 생애 단계가 제공하는 모든 것을 마음껏 누리도록 이 책이 도울
것이다.
난파되어 낯선 해변으로 떠밀려 왔다고 치자. 당신은 지금까지 걸어왔던 모든 역사를 바다에
벗어던질 수 있다. (19쪽)
중년기는 예전의 삶과 확연히 다르다. 결혼생활이 파경을 맞거나 재혼하고, 자식들은 성장해
독립하며, 직장 생활은 갑자기 마무리되고 만다. 사랑하는 부모들은 쇠약해진 몸으로 온갖 병치레, 약치레로 지낸다. 게다가 본인의 건강도 신통치
않아 자주 병원에 나가 검진받으며 이상 유무를 확인한다. 이젠 다름을 인정하고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라고 저자는
권유한다.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라
남자는 일과 수입 등의 기준으로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를 결정한다고 믿는다. 이런 기준은
오육십대에 접어 들면 바뀔 수 있다. 실직 또는 퇴직을 하고, 자신들의 부모는 연로해지며, 장성한 자녀들은 집을 떠나 독립하고, 오래토록 함께
살았던 배우자와도 이별하기 때문이다. 비록 스스로 명예를 선택했다 해도 정체성에 가해지는 충격은 마찬가지다. 게다가 건강 문제가 발생하면 더
심한 타격을 받는다. 저자는 이를 총체적으로 '난파難破'라고
표현한다.
유명한 신화학자 조셉 캠벨은 전 세계의 영웅과 신화를
연구했다. 이런 연구를 통해 그가 발견한 영웅적인 개인의 변화 유형을 '영웅의 여행'이란 개념으로 표현했다. 이미
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가 설명했던 12단계의 변화 과정을 다섯 단계로 축약하면 아래와
같다.
따뜻한 난로 곁을 떠나기~ 익숙함을 버리고 새 출발을
결행
여행 초기~ 새로운 것을
탐색
어두운 숲~ 혼자서 길을 잃었다고
느낌
보물 찾기~ 시련을 겪으면서 모험에 따른 보상을
받는다
영웅의 귀환~ 새로운 자아를 일상 속에
안착시킨다
심리학자 칼 융에 따르면 사람들은 청년기에 자기 안에 있는
목소리들 중에서 몇 가지를 골라 '성인 자아'로 삼는다고 한다. 중년기엔 다른 목소리들에 문을 열거나 그 소리를
무시하기도 하고, 목소리들이 침투해 들어오기도 한다. 이렇게 사람의 내면에는 여러 개의 목소리와 자아가 있다. 많은 목소리를 듣고 이를 하나의
확장된 자의식으로 통합하는 능력을 갖출 때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다. 따라서 긍정적인 목소리들로 자신의 내면을
채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계속 아내와 살고
싶은가?
첫
눈에 반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하지만 두 사람이 평생 서로를 바라본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기적이다. - 에이미 블룸,
작가
중년기에 갈수록 동반자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이때는 일과 자식에 대한 부담에서 해방되고 건강에 대한 걱정이 커지는 시기이다. 나이를 막론하고 인간관계란 힘드는데, 오십대를
넘어서면 더욱 그러하다. 아무리 오래 함께 살았을지라도 서로 각자가 느기는 욕구와 가치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차이로
인한 갈등이 생기므로 서로 너그럽게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
오육십대에 불륜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남자가 불륜에 빠지는 이유는, 배우자와의 깊은 친밀감을 회피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일이나 그 밖의 영역에서 느끼는 부족함을
상쇄함으로써 자부심을 강화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젊은 여자에 대한 관심, 청춘에 대한 보상 심리, 건강 문제 등 남자만의 다양한 이유가
있다.
불륜의 5가지
유형
갈등 회피
불륜
친밀감 회피
불륜
분열 자아
불륜
성관계 중독
불륜
도피
불륜
무릇 남자는 나이가
많든 적든 간에 젊은 여자에게 매력을 느낀다. 특히, 자신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느낄 때 남자는 더욱 젊은 여자를
찾는다. 오래된 동반자 관계를 바꾸기 힘들 때, 바람이 일종의 도피처가 되는 셈이다. 하지만 나이 많은 남자가 젊은 여자를 취한다고 갑자기
고목에 잎이 무성할 리는 없다.
1990년, 저자는 18년간 아내에게만 충실했지만 한
모임에 참석차 스코틀랜드에 갔다가 바람을 피웠다. 아내와의 약속에 충실하며 살아왔던 모든 것이 무너진 느낌이었다. 용기를 내어몇 주 후에 이
일을 아내에게 말했다. 당연히 아내는 크게 놀랐다. 몇 달이 지난 후에야 겨우 다시 신뢰를 회복했다. 불륜 사실을 영원히 숨길 수 있다면 굳이
자백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불륜 사실을 여러 달 혹은 여러 해 동안 숨겼다가 나중에 들통이 난다면 둘 사이의 신뢰는 영원히 무너지고
만다.
일, 돈, 그리고 건강, 무엇이
중요한가?
은퇴니 명예퇴직 혹은 실직이라는 말이 무섭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럴 필요 없다. 오히려 정년이 따로 없으니 더 많은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해고나 실직이 암 진단 다음으로 두려운 말이긴
하지만 긍정적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많은 남자들이 지지부진하게 버티던 직장을 제 발로 박차고 나와 새로운 출발을 한다. 실업이든 은퇴든 혹은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간에, 그러한 과정에 정서적인 충격과 현실적인 문제, 고려해야 하는 새로운 선택이
있다.
돈에 대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믿음 중 하나는 자신이
가난하다는 것이다. 소유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돈이 충분하지 않아서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돈의 소유를 부도덕하거나
악으로 인식하면서 심지어 돈이 많은 부자들에게 질투심 내지는 적대감을 가지기도 한다. 이들로 인해 자신이 희생당하고 있다는 심리적 병까지
앓는다. 이럴 필요가 있는가? 부정적인 감정 대신에 자신이 가졌을 경우에 남에게 베풀 수 있다는 가치관을 세우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노화는 아무도 비켜갈 수 없는 생리적
현상이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노화의 마지막 문은 바로 죽음이다. 그런데, 노화에도 질이 있다. 요즈음 '건강
100세'라는 말이 있는데, 이를 두고 하는 표현이다. 제약, 의료, 먹거리의 수준이 향상되면서 우리 인간의 기대 수명이
늘어났지만 건강을 유지하는 상태에서 수명이 늘어나야 진정한 장수라는 것이다. 오십대, 그 무엇보다도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
부모, 형제, 그리고
자식
남자가 나이 오십이 넘으면, 가족은 인생에 있어
당혹스러운 부분이 되기 쉽다. 부모와 이혼할 수도 없고 아버지라는 자리를 버릴 수도 없다. 가족 사이에서 일어나는 다툼은 그 어떤 다툼보다 가슴
아프고 해결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중년기에 가족과 함께하는 일상은 큰 기쁨의 원천이기도 하다. 여기선 중년기에 맞닥뜨릴 주요한 변화와 쟁점을
살펴본다.
저자는 아버지가 사망하기 몇 년 전부터, 많은 중년
남자들로부터 경험담을 들었다. 어떤 감정에 휩싸일지, 아버지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어떤 점을 힘써야 할지 깨달았다. 이 밖에도 준비할 것이
많았다. 유언장뿐 아니라 장례식을 어떻게 치르고 누구를 부르며, 사람들에게 어떻게 연락할지 등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죽음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지 함께 이야기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그는 아버지가 죽음을 평온하게 받아들였고 죽음
이후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음을 알고 있었기에 슬픔 속에서도
안도했다.
아버지는 자식들보다 더 편한 시절에 성장했고 더 많은
재산을 가잘 수 있었다는 이유로 자식들로부터 원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중년기에는 자식과의 관계가 제대로 정립되어야 한다. 먼저 중년인 자신의
인생 전반에서 벌어진 일들을 솔직하게 바라보고 인정해야 한다. 그런 후 자식과의 관계에서 뭔가 어색한 부분이 있다면 이를 솔직하게 털어 놓고
대화를 나누자. 그렇다고 무작정 퍼주거나 희생할 필요는 없다. 아무리 부자, 부녀 간이라 해도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
성인이 되어 사이가 나빠진 형제자매는 흔하다. 어린
시절 한 가정에서 함께 성장하면서 쌓였던 갈등은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된다. 자신의 자식을 살펴보면 더 잘 이해하게 된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처럼, 어린 시절에 취했던 태도와 역할이 습관으로 연결된다. 스스로 변해야 남도 변할 수
있다.
사람들과
어울려라
중년을 가리켜 흔히 제 2의 청춘기라고 말한다. 오십
고개를 넘은 남자들에게 친구와 모임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나온 청소년기를 떠올려 보라. 친한 친구를 얻거나 잃었던 일, 그리고 왜
그랬는지 그 이유를 알 것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확신하지 못한 채 가까운 사람을 통해 자기 자신을 확인하려고
한다.
청소년기에 남자 아이들은 대체로 사회성이 부족하다.
이는 수십 년이 흘러도 되풀이된다. 남자들은 오십 대 이후로 아내나 자녀, 직장 동료와 멀어진다. 그래서 새로운 친구가 필요하지만, 사회성이
부족해 사귀기 힘들다. 좋은 친구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려면 자신을 따라다니는 어두운 그림자들을 털어 내고 스스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비전을 분명히 해야
한다.
삼사십 대에 속한 남자들은 대부분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이에 비해 오십 대 남자들은 모임에 새롭게 관심을 기울인다. 이유는 다양하다. 첫째, 전통 사회에서 연장자는 대체로 총괄적인 역할을
했다. 즉 연장자 모임들이 지혜를 찾고 함께 변화에 대응했다. 둘째, 인생의 많은 부분을 지나왔으니 모임의 지혜와 우정이 개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셋째, 우리 시기에 일어나는 위기 가운데 많은 것들은 매우 통렬하므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집단 차원의 행동이
필요하다.
아무튼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처음엔 어색할 수 있지만
일단 어울려보는 게 스스로의 행복을 찾는 첫걸음임에는
분명하다.
나 자신을 위한 삶을
찾아라
이 책의 저자가 우리들에게 전하려는 메세지는 자기 자신을 위한
삶을 모색하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중년 남자는 오십이 넘도록 자기 자신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 지난 세월이 야속하게도 오십이라는 나이는 중년
남성들에게 위기를 안겨 주지만, 비로소 처음으로 풍족한 시간을 누릴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주기도 한다. 힘내라, 오십
청춘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