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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들과의 저녁만찬
존 번 지음, 유지연 옮김 / 타임비즈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주식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과의 점심식사가 263만 달러에 낙찰된 적이 있다. 물론 이 낙찰액은 전액 기부금으로 사용된다. 우리 돈으로 무려 26억원이 넘는 비용을 지출하면서까지 해당분야의 거장 또는 고수들로부터 한 수를 배우고자 한다니 놀랍기가 그지없다.
이렇게 비싼 식사를 하게 된다면, 도대체 무엇을 배워야 할까? 이 책의 출간은 바로 이와같은 단순한 발상에서 비롯되었다.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애플의 스티브 잡스, 홀푸즈의 존 매키, 버진 그룹의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 델 컴퓨터의 창업자 마이클 델,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등 쟁쟁한 스무 명의 경영 대가들로부터 경영수완을 배워보자.
![](http://bimage.interpark.com/goods_image/2/4/9/5/210902495g.jpg)
'자기 손으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도발적인 기업을 세우고 키운
위대한 기업가들과 저녁만찬을 즐기며,
진짜로 알고 싶었던 비즈니스의 정수를 물을 기회가 생긴다면?'
홀푸즈마켓의 창업자 존 맥키
홀푸즈는 북미와 영국에 3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연매출 100억 달러(약 12조 원)를 넘지만 월마트에 비하면 작은 회사다. 창업자 존 맥키는 소비자들의 식생활을 변화시켰고, 미국인들의 식품 생산, 구입, 소비 방식을 바꾸어 놓았다.
(문)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 이 정도로 성공하리라 예상 했습니까?
(답) 아니오
(문) 처음 시작할 때도 지금과 같은 목적의식을 갖고 있었나요?
(답) 아니오
홀푸즈의 출발은 두리뭉실했다. 단지 몸에 좋고 환경에 더 이로운 건강식품을 팔아서 먹고살자는 것이었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이 목적은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졌다. 맨 처음 세웠던 추상적인 목적의 유효기간은 대략 1985년까지였다. 매장이 6개로 늘자 신규 매장의 수익이 마이너스가 되었다. 창업 이래로 첫 손실이 생기자 '먹고살자'는 목적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마침내 '비전 명시화 과정'을 시작했다. 이는 매출을 재점검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을 재점검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목적과 비전을 재검토했다. 이 과정을 통해 홀푸즈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나아가 고객들에게 유익한 가치를 제공한다는 의지를 확보했다.
5대 핵심가치
'질 좋른 자연식품과 유기농 식품을 판매한다'
'고객을 만족시키고 기쁘게 한다'
'회사 구성원의 행복과 성과를 지원한다'
'이윤과 성장을 통해 부를 창출한다'
'공동체와 환경을 위한 훌륭한 일원이 된다'
이후 홀푸즈의 목적은 다시 진화하여 '공급자들과의 제휴관계는 철저히 쌍방의 이익을 목표로 이루어진다'와 '이해당사자들 모두를 위해 건강한 식생활 교육에 힘쓴다'라는 두 가지의 핵심가치를 기존의 5개에 더 추가하게 되었다.
(문) 기업을 하는 데 목적이 그토록 중요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답) 목적은 의욕을 고취합니다. 목적은 창의성을 발휘하게 만들죠.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이 오로지 돈을 벌고 먹고 싸기 위함이라면 얼마나 삭막하겠나. 누구의 가슴도 뛰게 할 수 없을 것이다. 기업의 목적이 이윤추구 내지는 이윤극대화라고만 말한다면 대다수의 사람에게 의미를 주지 못할 것이다. 사람들이 회사의 목적에 진심으로 열정을 기울이면, 더욱 일에 헌신하고 높은 수준의 창의성을 보여줄 것이다. 이는 회사에도 그리고 회사에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도 분명 좋은 일이 된다.
월마트가 유기농 식품을 취급할 거라고 발표했을 때, 사람들은 이제 홀푸즈가 끝났다고 말했다. 이는 홀푸즈의 고객들을 잘 몰라서 하는 말이다. 홀푸즈의 고객들 대부분은 월마트에서 쇼핑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월마트의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30년간 줄곧 홀푸즈의 시장점유율은 늘어가고 있다.
버진 그룹의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
전 세계에 수백 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며 연간 100억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이는 버진 그룹. 십대에 리처드 브랜슨은 어느 날 갑자기 사업가가 되어 있었다. 그가 부를 일군 장르는 음악 산업이었다. 할인점에서 떨이 레코드를 무더기로 사서 트렁크에 싣고 다니며 팔기 시작했다.
'다른 영국 내 소매업체들보다 무조건 싸게 판다'
1972년 그는 '버진 레코드'라는 레이블을 만들었고, 독특한 컨셉의 아티스트들과 연이어 계약하면서 빅 히트를 거두었다. 음악계의 큰 손이 되었다. 1992년 항공사가 파산 위기에 처하자 그는 이 음반사를 EMI에 매각하여 사태를 진정시키기도 했다.
그의 대담성은 한때 쇼걸로 활동했던 어머니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안데스 상공을 비행하는 최초의 항공기 승무원으로 일한 적도 있는 그녀는 그 시절 남성만 입교할 수 있는 글라이더 파이럿 양성 프로그램에 남자로 변장하여 참가할 정도였다. 변호사인 그의 아버지도 모험을 장려했다고 한다. 2011년 7월, 그는 우주비행 희망자로부터 총 440건의 예약을 받아 5,800만 달러를 예치했다고 발표했다. 그의 모험정신은 끝없이 진화하고 있다.
(문) 창업가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답) 재빨리 움직이는 능력
그는 항공사 최초로 180도로 퍼지는 평상형 좌석을 도입코자 했다. 이때 브리티시에어라인은 그의 아이디어를 알아채고 훨씬 좋은 평상형 좌석을 도입했다. 그러자, 평상형 좌석을 짜는데 1억 달러가 들어갔지만 그는 12개월도 안되어 이를 모두 철수해버렸다.
(문) 임원도 내부 승진을 원칙으로 합니다. 그 이유는 뭡니까?
(답) 전문가란 사람을 밖에서 데려와 자격이 충분한 사람 위에 앉히면 사기를 떨어뜨리죠.
생존과 실패는 종이 한 장 차이다. 생존하기 위해 싸우고 싸우고 또 싸워야 된다. 통계에 의하면 사람들은 자기 인생의 80%를 일에 투여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뭔가 열정을 품을 만한 일을 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아무튼 뭘 하기로 결정했다면 그 분야에서 일인자가 되도록 남보다 훨씬 많은 공부를 해야 한다.
홈데포 창업자 아서 블랭크와 버니 마커스
1978년 4월 14일 가정용 건축자재 소매업체 핸디 댄의 경영주 샌디 시골로프(별명 '무자비한 밍')는 CEO 버니 마커스와 재무 담당 부사장 아서 블랭크를 자신의 사무실로 호출했다. 전략 미팅인 줄 알고 갔더니 그들의 예상은 빗나가고 급작스런 처형식이 거행되었다.
"자넨 해고야!"
이 해고는 그들 인생의 최고의 선물이 되었다. 시내 커피숍에서 정기적으로 회합을 가지며 훗날 홈데포가 될 회사의 사업계획을 짰다. 밍 밑에서는 실행에 옮길 수 없었던 모든 일들을 끌어모아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가정용 건축자재 소매업체의 계획을 수립했던 것이다.
기존의 매장과는 달리 엄청난 양을 선반 천장까지 가득 쌓아올린 창고형 할인매장이었다. 그들은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물건을 구입해 현장에 훈련된 전문가를 배치해 개보수에 관한 문제들을 친절하게 대응토록 했다. 핸디 댄에 기투자했던 벤처투자가에게 회사지분 55%를 주는 조건으로 초기 자본금 2백만 달러를 조성하고, 은행을 설득하여 대출한도를 5백만 달러까지 확보했다.
1979년 6월 22일, 애틀랜타에 첫 번째 홈데포 매장 두 개가 오픈되었다. 그러나, 고객들이 홈데포의 존재를 알게 되기까지는 몇 개월이 걸렸다. 2만 5천품목의 상품이 진열된 매장임을 알게된 후에는 열광했다. 6개월도 안되어 홈데포 매장은 3개, 직원 2백명, 매출 7백만 달러로 성장했다. 첫해엔 약 1백만 달러의 적자였지만 1980년엔 흑자 850만 달러로 전환했다.
(문) 홈데포를 창업했을 때, 두 분 나이가 어떻게 되셨죠?
(답) 아서는 34세, 버니는 48세였어요.
(문) 어떤 자신감으로 사업을 시작한 겁니까?
(답) 자신감이 아니라 오히려 절박함에 가까웠죠.
버니는 직장을 잃자 모아둔 돈이 없었다. 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시기라 절망적이었다. 오십이 다 된 나이에 어떻게든 성공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아서는 공인회계사 자격증이 있어서 어디라도 취직할 수 있었지만 버니는 할 수 있는 일이 그것 뿐이었다.
사실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박리다매였다. 주위 사람들은 모두 그들이 실패할 거라고 지적했다. 왜냐하면, 업계의 마진이 워낙 적었고 규모를 늘려 구매 비용이 높아지면 절대 성공을 보장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매장에 전문가 직원이 상주해야 하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후 그들은 DIY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홈데포의 비즈니스 모델은 제조업체로부터 제품을 직접 공급받지 못하면 절대 성공할 수 없었다. 처음엔 제조업체 80%가 그들에게 제품을 공급해주지 않았다. 심지어 도매업자를 통해 훼방을 놓기도 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나자 이젠 거래하지 않는 제조업체가 거의 없다.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페덱스의 프레드 스미스 등 세계적인 스타급 기업가들을 저녁 자리에 초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떤 요리를 준비하든 간에 절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이를 해결해주고 있다. 그들의 독창적인 아이디어, 그들의 사고방식, 또한 그들의 영향력 등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스무 명의 대가들, 그들의 속내를 들춰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