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차림 - 행복한 삶을 원하는 당신에게 주는 선물
안광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당신은 행복해지고 싶은가요?

 

이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테마는 바로 행복이다. 그런데, 우리 모두는 행복을 먼 곳에 있는 보물 쯤으로 여기고 마치 초등학교 시절 소풍가서 하던 보물찾기 처럼 온 산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닌다.

 

무슨 일이니? 왜 이렇게 힘이 없어?

엄마! 형제 돼지 한 마리가 없어졌어요!

뭐라고! 형제 돼지 한 마리가 없어졌다고?

 

어린 돼지 소풍 이야기다. 엄마 돼지는 형제 돼지를 일렬로 정렬시키고 한 마리씩 세기 시작한다. 하나, 둘, 셋, ...., 아홉, 열. 그제사 엄미 돼지는 사태를 파악한 듯 빙그레 웃는다. 그리고는 아기 돼지들을 안심시킨다. 아기 돼지들은 모두 자신을 제외하고 열심히 숫자를 센 것이었다.

 

우리의 행복도 그렇다. 늘 내 곁에 있어온 것인데, 찾아보겠다고 헤매고 다니는 것이다. 잃어버린 행복이 결코 아니다. 자신에게 늘 있었던 것을 알아채지 못했을 뿐, 갖고 있어도 음미하지 못했을 뿐이다. 돈이 있어야, 지위가 높아야 행복한 줄 알고 우리는 늘 아우성 속에 살고 있다.

 

 

 

 

 

벗기

 

행복의 첫 걸음은 '벗고 비우기'이다. 욕심으로 가득 찬 우리의 마음은 더럽고 냄새나는 시궁창 같을지도 모른다. 그 안에는 수치심, 죄의식, 무기력, 두려움, 분노, 자존심 등의 오물들이 가득하다. 어느 누구도 이런 걸 의도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이를 만든 것은 나 자신임을 부정할 수 없다.

 

아침 햇살이 창으로 들어온다. 이 경이로운 빛이 매일 내 온 몸을 가득 비춰줌에도 우리는 이 신비로움을 맞이할 줄 몰랐다. 이 행복의 빛을 맞이 하려면 우리 자신의 마음을 씻어야 한다. 씻고, 벗고, 또 비워 찬란한 그 빛과 하나가 되라.

 

많은 사람들은 '조건부 행복'을 추구하는 것 같다. 조건부란 뭘 의미할까? 돈, 명예, 지위, 권력 등의 조건이 갖춰져야만 행복해질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을 말한다. 과연 그럴까? 큰 집을 가져도, 멋진 외제차를 가져도, 국회의원이 되어도, 성형수술로 예쁜 모습으로 바뀌어도, 또 다른 부족함으로 결코 그 조건은 채워지지 않는다. 현재라는 선물을 소중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다가올 미래는 허망하기 그지 없을 것이다.

 

하늘의 연이 바람에 두둥실 떠있다. 맞바람이 없다면 연은 절대로 날 수 없다. 맞바람이란 바로 자기 앞의 시련이요, 생각을 달리 하면 성장을 도와주는 맞바람인 셈이다. 자신에게 불어오는 그 바람을 피하지 말고 가슴 활짝 펴고 당당하게 맞이해보자. 시련에서 배우지 못하면 그 시련은 또 반복된다.

 

법정 스님이 입적하자, 그의 저서 <무소유>를 웃돈을 얹어 사겠다고 아우성이었다. 소유란 자신의 마음 속에 내 것을 만들려는 욕망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무소유란 무집착이다. 무소유의 가르침을 얻으려는 사람이 책에 집착을 한다니 얼마나 아이로니한가?

 

모든 종교가 추구하는 본질은 '허상虛像'의 타파다. 불교에서는 이를 '공空'으로 표현한다. 본디 내가 없는데, 내 이름, 내 지위, 내 재산, 내 명예에 집착하는 순간 고통이 시작하는 법이다. 참된 나를 아는 것, 그리고 '참나'의 본질이 사랑임을 깨닫게 되면 이 세상 모두가 부처임을 알게 된다고 설파한다.

 

 

설렘

 

행복의 둘째 걸음은 설렘이다. 이는 기분 좋은 바람이다. 첫사랑을 기억하는가? 만남의 약속이 성립된 이후 온종일 거울 앞에서 거울 속의 나를 만나고 대화를 나눈다. 이 옷이 좋은지, 아니면 저 스타일이 좋은지, 어떤 표정이 귀여운지, 어떤 말투가 매력적인지 등 정말 기분 좋은 날이다.

 

이 세상은 다르기 때문에 아름답다. 너와 내가 같을 수 없는 법이다. 자기만 옳고 타인은 모두 틀렸다고 고집부리는 사람들이 있다. 신념을 넘어 아집으로 중무장하여 세상을 산다. 특히, 자수성가한 사람의 갑옷은 더 두껍다. 다양성을 인정 않고 자기가 바라보는 세계만이 진실이라고 굳게 믿을 뿐만 아니라 남에게 이를 강요까지 한다. 내 지인 중 한 사람이 이런 관점으로 주식투자에 나섰다가 거지가 된 인물이 있다. 지금도 자신의 문제점을 모르고 살고 있어 맘 아프다.

 

사내에는 기회주의자들이 있다. 그들은 다름에 대해 애매한 태도를 견지한다. 갈등이 발생하면 이 상황을 모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편도 들고, 저 편도 든다. 한마디로 무색무취의 꽃이다. 이런 사람을 리더로 모신다면 그야말로 멘붕이 될 것이다. 홀로 우뚝 설 수 있는 사람이 진정 조화를 이룰 수 있다. 자기만의 향기를 갖되, 타인의 향기도 그 가치를 인정하기 때문이다. 내 색깔과 향기는 뭘까?

 

나는 누구인가?

지금 느낌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나는 '최선'과 '최대'로 살아가고 있는가?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는 의도적으로 홀로 침묵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침묵 속에 홀로 존재해보라. 어느 순간 평온함을 느낀다. 얼굴에는 미소와 함께 삶에 대한 감사와 긍정이 절로 생긴다.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세상이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자기 존재와 대화하면서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자.

 

 

관계하기 

 

산다는 것은 관계를 맺는 것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식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다. 우리는 '성공한 인생'에 대한 정의부터 다시 내려야 한다. 성공이란 부와 지위로만 정의 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쁜 웃음 속에도 있기 마련이다. 진정 중요한 것은 '성적올리기'가 아니다.

 

소통의 기본은 사랑과 감사로 하나가 되는 마음으로 시작해야 한다. 이러기 위해선 먼저 '나'를 내려놓아야 한다. 소중한 손님을 맞으려면 온 집안을 깨끗이 청소해야 하듯이, 순수한 마음으로 성심껏 대화를 나눈다면 그 소통은 아름다운 예술로 승화될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다 보면 갈등이 생긴다. 내 마음도 하루에 수백 번 바뀌는데, 남이야 오죽하겠는가. 남을 이해한다는 것은 진정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 갈등을 피하는 것보단 오히려 즐겨라. 때론 대화보다 냉전이 필요할 때도 있다. 갈등이 무서워 안전한 관계만 추구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태도이다. 인생에서 가장 안전한 관계는 바로 죽음이다.

 

 

깊어지기

 

최고의 칼은 수천 번 이상의 달아오름과 망치질, 그리고 차가운 담금질 속에서 탄생한다. 우리의 삶도 다르지 않다. 닥쳐오는 비바람을 담대히 받아들이고 스스로 담금질 하다보면 어느새 깊어져 있는 나를 바라보게 된다. 이런 사람들에겐 난초처럼 은은하고 깊은 향이 난다.

 

나의 지인이 나에게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냐고 물어왔다. 자신의 몸에서 향기가 나도록 만들라고 주문했다. 물론 이 향기가 향수의 내음이 결코 아니다. 남에게 봉사하고 베푸는 삶은 향기가 난다. 잘 베푸는 사람들이 있다. 아낌없이 퍼주기만 한다. 결코 대가를 바라지도 않는다. 더구나 기념 촬영은 절대로 안한다. 가진 게 많아서 베푸는 게 아니다.

 

부처는 도와주어도 내가 도와주었다는 상像을 가지지 말고 도와주라고 이야기한다. 내가 너를 도와준다는 상에 갇히면 받는 사람도 불편해한다. 도와주는 사람도 그 상에 갇혀 있으면 자만하게 되고, 또 도와준 대가로 뭔가를 바라게 된다.

 

아이가 빨리 걷게 하려고 일찍 보행기를 태우는 젊은 엄마가 있다. 이는 아이의 성장에 치명적이다. 이럴 때는 기다려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다. 필요한 것을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 주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고치를 열고 나비가 되려면 애벌레의 발버둥이 안타까워 누에를 풀어버리면 이 애벌레는 영원히 나비가 될 수 없다.

 

회사 구내식당의 풍경이다. 휴대전화를 받으면서 밥을 먹는 사람들이 많다. 밥을 먹을 때는 온전히 그 밥에 몰입하자. 사람을 만날 때는 온전히 그 사람만 느끼자. 마찬가지로 일할 때는 온전히 그 일과 하나가 될 때, 그 끝에서 돈도, 명예도, 권력도 나온다.

 

 

어린 돼지의 무지함처럼 우리도 무지한 삶을 살고 있다. 스스로 만든 생각의 장막 때문에 실재를 보지 못한다. 그 안에 늘 존재하고 있던 행복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뭔가 더 하려고 애쓰지 말고 조용히 눈을 감자. 아주 길고 평안한 호흡을 느껴보자. 그 속에도 행복의 작은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지금이 가장 좋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