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식인종 추장에게 운동화를 팔았다 - 20여 년 동안 110여 개국을 돌아다닌 야생 영업맨이 알려주는 해외영업의 모든 것
전권열 지음 / 황금부엉이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온라인상에서 '지구촌 보부상 개성상인'이라는 필명으로 세계 각국의 유명 장소에 관한 정보와 볼거리를 제공했던 저자는 지난 20여 년간 해외영업을 하며 이 분야의 노하우를 제대로 정립한 인물이다. 현재 프리랜서 중계무역을 하고 있는 그는 1인 소상공인 무역상과 중소기업체 수출입 중개 등을 도와주고 있다.

 

그의 첫 직장은 태광CMC라는 유명 운동화 OEM 제조업체였다. 주로 아디다스, 퓨마, LA기어, 휠라 등 세계 유명 브랜드 운동화를 제조 판매했다. 그가 대학을 졸업할 당시엔 무역회사의 인기가 상종가를 치던 때였다. 자신의 전공인 영어를 살리고자 신문에 공고된 공채에 합격하여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다른 회사에서도 계속 해외영업 담당자로 일해왔다.

 

해외무역을 20여 년 경험했다는 것은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뀐 세월이다. 자신이 현장에서 직접 체득한 해외영업 실무 노하우를 무역초보자, 1인 기업 소상공인, 그리고 보따리 장사 등에게 고스란히 전하고자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아랍으로 가다

 

아랍인들은 오랜 세월 목축민족이었기에 시간을 중시하지 않는다. 이들은 5번의 기도 시간을 기준으로 약속을 정하기도 한다. 기도 시간은 새벽 4시 반, 정오, 오후 3시 반, 저녁 6시 반, 8시 경이다. 따라서, 아랍상인들과 일할 때면 가급적 이 시간대는 피하는 게 상책이다. 미팅중에도 이 시간이 되면 슬그머니 나갔다가 20여 분 지나 미팅에 합류하곤 한다. 또한, 약속 시간보다 1시간 쯤 늦는 것은 다반사다.

 

'부크라', 인샬라'

 

이들의 시간 개념은 '부크라(내일)' 또는 '인샬라(신의 뜻대로)'라는 말로 정의할 수 있다. 대금 결제가 언제 가능하냐고 질문하면 정확하게 답하지 않고 항상 '인샬라'라고 답한다. 말 그대로 신이 그렇게 해주시길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이다. '부크라'는 '내일'이란 뜻인데, 내일이 아닌 다음 주, 다음 달, 내년 등을 뜻하기도 한다. 관공서에 좀 늦은 시간에 방문하면 아랍인들은 '부크라'라고 말한다. 이 말은 꼭 내일이 아니라 다음이라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아랍국 상인들과 상담할 때엔 그들의 보디랭귀지를 잘 살펴야 한다. 그들은 감정을 말보다는 제스처로 표현하는 게 습관화되어 있다. 가볍게 고개를 상하로 끄덕이며 눈을 끔벅이는 것은 긍정의 뜻이다. 눈썹을 치켜 세우며 입술을 오므리고 혀 차는 소리를 내면서 머리를 위로 약간 쳐들면 부정의 뜻이다.

 

이들은 질보다 양이 먼저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면서 수입 수량을 물으면 무조건 컨테이너 단위로 답한다. 이 말에 속아 가격을 깎아주고 쾌재를 불렀다가는 낭패를 본다. 이들은 대량구매시엔 가격을 인하해주는 걸 알기에 그렇게 유도한다. 결제조건이나 가격을 꼼꼼히 살펴본 뒤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따라서, 이들을 유치원생 다루듯 살살 어르고 칭찬하면서 유혹해야 한다. 몇 백 달러 현금을 상납하면 유리한 계약을 할 수 있다.

 

처음 시작하는 거래라면 반드시 돈을 먼저 받거나 선수금을 최대한 많이 받은 뒤 선적해야 한다. 특히 운임까지 부담하는 외상 거래는 절대금지다. 에이전트 커미션은 보통 3~5%가 대부분이고, 많아도 10%다. 현지 에이전트가 더 높게 요구한다면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

 

바이어가 무슨 말을 하든 물러나지 마라. 바이어 중에는 나를 쫓아내기 위해 여러 이유를 들어 거절하는 사람도 있다. 그럴 때마다 그 말을 믿고 물러난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 바이어가 솔직하게 마음을 털어놓게 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해외영업은 노력해도 성과를 못 거두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아프리카에 가다

 

삼성전자, LG상사 등 대기업이 아프리카의 모로코, 이집트, 알제리 등을 대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며 선점하고 있다. 2015년까지 대기업의 아프리카 수출 규모는 연 수십억 달러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은 주로 정유 공장 및 석유 저장 시설을 건설하고, 통신망 확충 공사와 송유관 건설에 참여하는 등의 사업을 진행한다. 아프리카 2위 산유국인 앙골라에서는 조선소, 철도, 항만 등 산업 전반에 걸쳐 '경제개발 프로젝트'를 맡아 하고 있다.

 

반면, 최근 카메룬에 진출한 CNK 회사가 주가조작을 위해 엄청난 양의 다이아몬드가 매장되어 있다고 거짓 홍보하면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일도 있었다. 무분별한 진출의 부작용을 효율적으로 차단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나이지리아를 방문하면 입국 및 세관 심사가 매우 까다롭다. 편하게 입국하려면 돈 몇 푼 챙겨줘야 한다. 출국 심사도 마찬가지로 까다로워 공항에 지인이 없으면 애먹기 쉽다. 공항 내 면세점을 돌아다니다가 안전 요원에게 잘못 걸리면, 온갖 조사를 받다가 비행기를 놓치는 경우도 생긴다. 이들은 비행기를 놓치든 다음 비행기를 예매하든 신경도 안쓴다. 라고스는 1991년까지 나이지리아의 수도였기에 시설은 잘 되어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 여러 나라 중 치안이 제일 안되어 있어 노상강도도 많은 편이다.

 

저자는 1990년대 말 라고스 현지법인에 근무할 당시, 일주일간 피랍당한 적이 있다. D건설 숙소에 물건을 빌리러 갔다가 침입한 무장 강도에게 납치되었던 것이다. 또한 주의해야 할 지역은 니제르델타이다. 이 지역은 해방운동이라는 무장단체가 활동하기 때문이다. 정말로 필요한 일이 아니라면 위험 지역을 피해야 한다.

 

아프리카에서의 비즈니스시 유의할 점

 

브로커나 고위 공무원이 만능 해결사는 아니다.

한 박자 쉬어가는 여유가 필요하다.

아프리카를 존중해야 한다.

아프리카 사람들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2000년대 중반에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로 아프리카의 차드 적도기니가 거론되었다. 실제로 차드는 62%, 적도기니는 28%의 경이적인 성장을 이룩했다. 아프리카 최빈국 차드는 산유국 대열에 진입함으로써 호기를 맞았다.

 

아프리카 최대산유국인 나이제리아를 필두로 앙골라, 가봉, 콩고, 카메룬, 적도기니, 수단, 차드, 베냉 등이 산유국 대열에 진입했고, 새로운 유전 개발을 위한 탐사와 시추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석유를 둘러싸고 미국과 프랑스의 경쟁도 점점 심화되고 있다.

 

코트라(KOTRA) 단계별 활용 방법

 

1단계 : 인터넷 포털 무역 사이트 등록

2단계 : 해외시장 조사 대행 활용

3단계 : 해외시장 개척단 참가

4단계 : 해외 전시, 박람화 참가

5단계 : 개별 해외 세일즈 출장 및 동행 요청

6단계 : 해외 무역관 중소기업 지사화 사업 참가

 

남아공에는 아무 것이나 수출할 수 없다. 진출하기 힘든 품목은 중고 타이어, PVC 등인데, 이는 반덤핑 혐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05년 WTO가 조사한 바로는 총 덤핑 관세 부과 건수가 80건으로 무역 규제가 심한 나라이다. 한국산 수출품의 경우 승용차 타이어 등 현재까지 30개 품목이 반덤핑 관세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남아공 현지 상황에 맞지 않는 품목도 있다. 한국에 수요가 많지만 남아공 자국 내에서 수요가 부족해 수출하기 어려운 품목이 바로 부탄가스를 사용하는 휴대용 소형 가스렌인지다. 남아공 요리는 주로 튀김이나 찜인데 일반 흑인 가정에서는 부탄가스보다 값싼 파라핀 액체 원료를 이용해서 요리한다.

 

라틴아메리카에 도전하다

 

과테말라는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자유무역 지대를 설정해놓았다. 입주 업체에 대하여 생산 활동에 필요한 수입 상품의 관세와 법인세를 면제해주는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섬유, 봉제 산업의 경우 현지 진출 업체가 많고 연관 산업이 발달해 있지만 여타 제조업의 경우 매우 취약하다. 투자 유망업종으로는 미국과 중미 시장을 대상으로 봉제업. 부자재 생산업, 플라스틱 제품 제조업, 전자 제품 조립업, 자동차 부품 생산업, 식품 가공업 등이 유망하다.

 

트리니다드토바고는 석유 및 가스 등 에너지 분야를 집중 개발하고 있다. 주택 및 도로 등 인프라 건설도 활발하다. 향후에도 에너지 개발과 고속도로 건설 프로젝트 등으로 건설 붐은 지속될 듯하다. 이에 따라 하이드롤릭 브레이커, 콤팩터, 시어, 크러셔 등 건설 중장비의 수요가 예상된다. 현재 캐터필러가 지배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세계가 시장이다. 어느 사회든 저마다 다른 풍습이 있다. 이중에는 다른 문화권 사람들이 보기에 이해되지 않는것도 있다. 폴리네시아인은 손님을 환영할 때 상대방에게 코를 비벼댄다. 뉴기니의 파푸아족은 코에 뼈로 만든 장식을 꿰고 이를 아름답게 여긴다. 우리에게 그들의 풍습이 이상하게 보이듯, 우리의 악수하는 풍습이 그들에게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에티켓이란 본디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의 잔디밭에 들어가지 마라는 표지판이었다. 에티켓은 사회나 문화가 요구하는 기본적인 예절이다. 과거엔 사회마다 그 차이가 매우 심했지만, 글로벌화된 오늘날에는 서로 다른 문화의 전통과 예절을 이해하고 지키는 것이 상식이다. 그곳에 맞는 에티켓을 지키자.

 

저자는 처음 해외시장에 도전할 때 지구 최후의 원시 국가인 파푸아뉴기니 원시인들에게 신발을 팔러 갔다. 현지에서 사업하는 한국인의 말에 의하면, 아직도 식인종이 있으며 풍토병이 있어 위험천만한 나라라는 설명이었다. 수도인 포토모르즈비에 도착하자 여러 가지 고난들이 닥쳐왔다.

 

세관 검사부터 걸림돌이었다. 샘플로 가져간 운동화 몇 켤레에도 세금을 부과했다. 실랑이 끝에 세금을 적게 내는 쪽으로 합의하고 입국 심사장으로 갔더니 비자 때문에 공항에 잠시 구금되었다. 수입에 절대 의존하는 나라라서 환율이 미국 달러보다 높았다.

 

당시 한국은 신발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어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로 생산 공장을 이전하는 때였다. 저자가 근무하던 회사도 운동화 생산을 중단하느냐 아니면 다른 사업을 시작하느냐 기로에 서 있었다. 그래서 재고품을 팔려고 파푸아뉴기니로 갔던 것이다.

 

파푸아뉴기니에는 부족이 700개이고 언어도 700개이기 때문에 부족끼리도 서로를 적으로 생각한다. 각 주의 경계선을 통과할 때 검문을 한다. 검문을 하다가 왜 운동화가 많냐고 따지면서 무허가 영업 아니냐고 시비를 건다. 억울하지만 돈 몇 푼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 간혹 가방을 조사하면서 말도 없이 운동화 샘플을 슬쩍하는 경우도 생긴다. 현지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사업가와 손을 잡고 일괄 판매를 했다. 물품 판매 대금의 환전이 어려워 한국에 와서 환전하는 방법을 택했다.

 

우리나라 벤처 기업이 중국 내에 진출한 현황을 살펴보자. 차이나 미디어넷이 보유하고 있는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했거나 진출 예정인 기업은 모두 150여 곳이 있다. 한국 기업이 당면한 어려움은 시장에 대한 사전 준비 부족과 성급한 계약 체결 때문이다.

 

중국은 무늬만 세계의 공장이지 관리는 빵점 수준이다. 중국 공장과 거래할 경우엔 현지의 공장 상태와 생산 공정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한 품질은 직접 가서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한편, 제품 불량에 대한 클레임 조항을 계약서에 명기하더라도 중국인들은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언제라도 마음이 안들면 바로 거래를 중단하기 때문이다. 상황 판단을 잘해서 선수를 쳐야 한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바라보라

 

소규모 1인 무역업을 할 경우 한 가지 품목만을 취급해야 한다.

해외 각 나라의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성향에 맞는 제품을 찾아야 한다.

다양하게 취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고생하게 될 것이다.

삼성반도체도 반도체 단일 품목으로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다.

 따라서, 품목을 찾을 때엔 지금보다는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앞으로 수십 년간 먹고살 것을 해야 한다"

 - 이건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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