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조건 - 우리는 철학이 있는 리더를 원한다
월러 R. 뉴웰, 박수철 / 21세기북스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가 대통령에 기대하는 것은 뭘까?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리더십이 뜨거운 감자였다.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의 대통령 후보는 서로 자신이 훌륭한 리더십을 가졌다고 어필했다. 여기서 말하는 리더십이란 정책 차원을 넘어 국가의 방향을 개척하는 데 필요한 인격, 성격, 신념, 그리고 통찰력 등을 포함하는 의미이다.

 

 

모든 선거가 그러하듯 후보자들은 목청을 높인다. 미국의 2008년 선거에서는 이 현상이 더 두드러졌다. 그 이유는 반세기 만에 현직 대통령이나 부통령이 출마하지 않는 초유의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양당의 후보 모두 의원이나 주지사로 일한 경험 뿐이었다. 그래서, 이들은 전국적인 지명도를 위해 리더십을 기본적인 쟁점으로 택할 수 밖에 없었다.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리더십의 중요성을 대중들에게 광범위하게 환기시켰다. 앞으로 대통령이 바뀔 것이며, 세대 교체가 일어날 것이란 분위기를 조성하며 리더십의 중요성을 연결했던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과 냉전을 겪은 세대로부터 베트남전쟁 세대로 건너간 역사의 횃불이 다시 9.11테러와 이라크전쟁 세대로 넘어가고 있었다.

 

링컨, 처칠, 루즈벨트 같은 역사적인 위인들은 과연 어떠한 리더십을 가졌을까? 이런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리더의 영혼과 위대한 정치가들이 남긴 교훈이다. 대통령은 지적으로 뛰어나야 하고 일반인들보다 훨씬 똑똑해야 한다는 것이 대중의 기대이다.

 

 

민주당의 후보자들 중 마지막까지 혼전을 벌였던 후보는 바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이었다. 힐러리의 강점은 성실한 의정 활동과 전직 대통령의 부인으로 높은 지명도였다. 오바마는 조리있는 언변, 케네디 대통령 이후 볼 수 없었던 자연스런 기품의 소유자였다. 그는 스스로를 케네디에 비유했다. 결국 그가 최종 후보로 지명되었고, 대통령이 되었다.

 

처칠, 링컨 같은 위인들이 남긴 교훈이 오늘날의 신세대에게 리더십의 필요조건에 대한 길잡이가 될 수 있을까? 이런 교훈은 시대착오적인 것이 아닐까? 과거와 달리 오늘날의 리더들은 신비로움과 위엄을 누리기가 어려워졌다. 인터넷, TV, SNS 등의 대중매체의 집중취재 때문에 자신의 모습을 감추기가 쉽지 않다.

 

대중매체는 정치를 마치 인기 스포츠로 여긴다. 또한, 대중도 그렇게 받아들인다. 최근의 대통령 선거를 보자면 단기간에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승부기술에 연연한다. 요령과 속임수, 헤어스타일과 넥타이 색깔 등의 기술을 유권자의 미끼로 이용하는 데 치중한다.

 

마이클 무어조지 클루니는 좌파 성향의 영화감독과 영화배우이다. 이들은 좌파 핵심 지지층을 이끄는 리더들인 셈이다. 그래서, 대중음악이나 영화 또는 연예 프로그램 같은 비정치적 분야에서 쌓은 명성을 이용하는 모습이 당연히 눈에 거슬리기도 한다. 

 

예나 지금이나 유력한 지도자들은 언제나 명사들이었고, 그들은 항상 질투와 아첨의 대상이 었다. 그리스 역사가 크세노폰은 페르샤제국의 창건자 키루스 대제를 자신의 키와 풍채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최초의 리더로 평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가들은 대중에게 전할 메세지를 다듬는 연설문 작성자 겸 홍보 전문가였다.

 

이 책에는 모범적인 리더들이 각자의 재능을 발휘한 주요 사건을 통해 그들의 인격을 살펴본다. 제1부에서는 현재의 도전과제에 대처하는 차원에서 과거의 지도자들의 통찰력에 주목하면서 케네디부터 조지 W. 부시까지 역대 대통령의 모험담이 등장한다. 제2부에서는 미국의 가장 위대한 지도자인 링컨의 등장에 초점을 맞춘다. 제3부에서는 고대의 공화국을 여행하면서 서양 최초의 민주주의와 페리클레스 시대의 아테네로 눈길을 돌린다.

 

오늘날의 대통령 후보자들 가운데 고위직에 올라 명예를 누리고 싶은 욕망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기껏해야 그들은 자신과 가족이 누린 축복을 사회에 환원해야 할 의무감 또는 봉사할 수 있는 특권 정도를 거론할 것이다. 인간 본성이 변하지 않는 한 지도자들의 명예욕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 것이었다.

 

정치가들에게 필요한 사려분별, 절제, 정의감, 신중함 등은 고차원의 인문학에도 필요하다. 플라톤은 이것을 하늘로 올라가는 영혼의 전차라는 비유를 통해 설명한다. 전차를 모는 전사는 지성을, 힘센 두 마리의 말은 육체적 욕망과 명예추구를 상징한다. 지성의 전사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말들의 고삐를 쥐어야 하고 말들이 하늘을 여행하는 동안 악덕에 빠져 전차가 망가지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정신적 삶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악덕 대신 미덕을, 그리고 마구를 갖춘 말들의 힘이 필요하다. 억센 말들의 힘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전사가 전차를 몰고갈 수 없기 때문이다. 플라톤은 열정과 정신이 서로 조화를 이뤄야 함을 알려준다.

 

리더는 실용적이어야 한다. 어떤 면에서는 마키아벨리 같은 성향을 지녀야 한다. 권좌에 올라 권력을 휘두르려면 타협도 불사해야 한다. 페리클레스, 링컨, 처칠, 루즈벨트 등 이 책에 등장하는 위대한 지도자들이 바로 이런 패턴을 보여준다.

 

리더십의 10가지 비밀

 

성격이 두뇌보다 낫다 ~ 적어도 정규교육보다는 낫다

감동적인 수사법이 필요하다 ~ 다만 적당해야 한다

도덕적 확신이 필요하다 ~ 다만 적당해야 한다

리더는 시대의 구체적인 표현이다

리더는 두세 개의 주요 목표가 있어야 한다. 너무 많은 목표는 필요 없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역사가 지도자를 선택한다

위대한 지도자는 권력욕이 강하다 ~ 그러나 지나치게 강하지는 않다

위대함은 사악함의 이면일지 모른다

위대한 지도자는 앞서 언급한 9가지 교훈 모두를 무시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 책이 비록 미국의 대통령을 중심으로 리더의 자질과 조건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을지라도, 한국의 대통령제와 유사한 시스템을 200년 넘게 유지해 온 미국의 정치 역사는 우리 모두에게 훌륭한 교훈이다. 불과 몇 달 후면 대선이 치뤄질 예정이다. 올바른 리더십과 자질을 갖춘 후보를 선택하는데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