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버리기 연습 2 - 복잡한 생각을 잠재우는 행복한 마음 다스리기 생각 버리기 연습 2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양영철 옮김, 스즈키 도모코 그림 / 21세기북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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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괴로움을 느낀 후에도 괴롭고 힘든 감정을 계속 만들어 낸다. 이는 마음이 괴로움을 좋아하기 때문일까? 인간이란 동물은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 생길 것 같으면 여기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연장하려는 경향이 있다. 불쾌한 상황이 생기면 인간의 뇌는 불쾌 물질을 분비하여 '위험하니까, 달아나!'란 신호를 보낸다. 이런 신호가 인간의 생존에 도움된다고 여기기 때문에 이 신호를 좋은 것으로 느낀다.

 

괴로움의 신호가 위험을 피하도록 해주기에 일정 부분은 삶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한번 경험한 부정적인 정보는 그 기억의 강도가 매우 강하다. 이를 반복적으로 떠올리면서 괴로움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실패한 일을 잊지 못하고 괴로워하며, 중요한 일마저 회피하려고 모든 걸 내던지는 위험한 결과를 낳는다. 

 

"부정적인 정보는 기억하려 하고, 반복적으로 괴로움의 신경회로를 자극한다"

 

예를 들어, 친구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들었다고 치자. '싫다. 위험하니까 달아나자!'란 생각으로 괴로워한다면 과연 다른 이들과 새로운 교제를 시작할 수 있겠나? '괴로움의 신경회로'가 위험을 피하는데 도움이되지만, 적정수준을 넘어서면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라는 의식을 자극함으로써 더 큰 위험을 초래하고 만다.

 

이런 상태에 이르게 하는 '뇌내 마약'은 중독성이 강하다. 싫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버릇이 되고 이것이 습관처럼 굳어진다. 이렇게 '괴로움의 신경회로'가 습관화 되는 현상을 불가佛家에서는 '업을 쌓는다'라고 말한다.

 

괴로움의 신경회로가 반복적으로 자극받아 이게 습관화 되면

쉽게 흥분하거나, 불안해하거나, 초조해진다.

마침내 화를 터트리는 등 마음이 크게 흔들리게 된다  

 

 

왜 이것이 나쁜 것인지 살펴보자. 괴로워하는 행동이 버릇되면 쉽게 흥분한다. 또는 타인를 대하는 태도에 있어 매가리가 없고 여유가 없다. 따라서, 인간관계에 매우 악영향을 끼친다. 이처럼 인간의 생존을 위해 조물주가 장착시켜준 '괴로움'이 마치 마약처럼 신경을 갉아먹고, 이를 방치하면 폭주기관차로 돌변하고 만다.

 

 

 

 

이 책의 주제가 바로 '괴로움 버리기 연습'이다.

 

부처는 2천 5백여 년 전, 깨달음을 얻었을 때부터 '눈을 뜬 자(부처)'라는 칭송을 받았다. 인도에서 마음수련법을 가르치는 스승이었다. 그의 가르침은 제자에게 전한 '사제팔정도'에 잘 정리되어 있다. 이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괴로움의 병균을 찾아내서 치료하라'는 것이다.

 

생각, 말, 그리고 행동은 방치하면 마음을 괴롭게 만드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습성이 있다. 괴로운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머릿속으로 '편해질거야'라고 스스로 착각하게 만든다. 뇌에서 느기는 '편하다'는 감정은 몸과 마음의 현실을 무시한 결과라서 괴로움만 가중시킨다. 따라서, 뇌에 각인된 착각을 떼내고 일상에서 무의식적으로 고통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괴로움 버리기 연습'은 불쾌감을 만드는 신경회로를 자신의 의지로 통제해가는 여정이다. 이 책을 통해 '나도 모르게 이런 일 따위로 괴로워했단 말인가?'라고 깨닫고, 괴로움에 대한 발상을 전환하는 계기가 된다면 이 책의 절반 정도는 달성된 것이다.

 

부처가 설파한 내용은 '괴로움'이라는 험난한 강을 건너기 위한 뗏목,

즉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타인과의 교제에는 적당한 거리를 두자. 만약에 누군가 당신을 험담하는 말을 듣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깟 쯤이야. 옛날에도 있었는데, 지금이라고 없겠어'라고 넘겨라. 사람에 대한 호불호는 천차만별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다른 누군가에게도 좋은 것이 아닐 수 있다.

 

이처럼 세상은 누군가에게 비난받도록 되어 있다. 인터넷이 발달한 요즈음엔 무심코 던진 말이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내가 올린 글에 찬성하는 댓글이 달린다고 나의 생각이 전적으로 옳은 것이 아니다. 그건 착각이다. 반대로 비난의 댓글이 달리는 것도 필연적인 것이다. 100% 동조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부처도 심한 공격과 비난을 받았다. 심지어 어떤 여인이 가짜로 임신 행세를 하며 부처가 자신을 임신시키고 버렸다고 대중들 앞에서 비난을 했다. 결국 거짓이라는 게 들통나서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비난받지 않는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리고 미래에도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 <법구경> 중에서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은 남에게 강요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살펴보자. 어른도 못하는 일을 어린이에게 강요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자신도 못하면서 누구한테 강요하느냐는 식의 반감을 사게된다. 귀가해서 자기는 편하게 누워 TV를 시청하면서 자식들에겐 공부하라고 가르치기 때문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한다면 마음에 평화가 온다.

 

좋은 일을 하면 자신은 손해고, 남이 해주면 이득이 된다는 착각이 만들어진다. 만약 타인에게 친절을 베푼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쾌감과 함께 뇌에서 도파민이 생겨 기분이 좋아진다. 이는 곧 자신에게 이득이 된다. 실제로 타인에게 친절한 사람을 본받으려는 주변 사람들이 많다.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은 남에게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른과 아이의 사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연인과 친구 사이, 상사와 부하 사이의 인간관계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어리석은 사람들이 자신이 실천 못하는 일을 남에게 강요한다.

 

자신을 통제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통제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보람된 일이며 멋진 일이다 - <법구경> 중에서   

 

 

현재의 자신을 철저히 인식하는 것이 괴로움을 버리는 첫걸음이다. 인간의 몸은 내장과 지방 그리고 근육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 부처도 신체의 각 부위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아름다운 외관에 사로잡히지 말 것을 경계했다. 

 

"신체는 뼈와 근육으로 연결되며, 피부와 살로 덮여 있고, 그 뒤에 표피가 존재한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볼 수 없다. (중략) 그런데 아둔한 자는 이런 사실을 바로 보지 못하고 신체를 아름답다고 착각한다" - <경집> 중에서

 

의식을 신체감각에 집중시키면 어떤 일이 생길까? 객관적으로 신체를 관찰하면 결국 신체에 집착않게 된다. 그러나, 의식을 신체감각에 집중않고 대강 살피면 이런저런 평가를 내리기 시작한다. '피부가 쳐진 것 같아', '머리를 길러야겠어' 등의 생각을 한다. 이는 집착일 뿐이다. 

 

머리카락이 빠진다면 이는 지극히 자연스런 일이다. 그대로 받아들이자. 빠진다고 스트레스를 느끼지 마라. 인간은 누구나 노화의 길로 접어든다. 노화란 죽음을 서서히 체험하는 것이다. 이를 현실로 받아들이면 자신의 마음도 평온해질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은 '살고 싶다'는 충동이 무의식적으로 강하게 작용한다. 신체의 기능이 조금씩 약화될 때마다 괴로워한다. '살고 싶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모습이다. 이 또한 집착 때문이다. '어차피 인간의 몸은 살과 내장, 액체의 집합체에 지나지 않는다'는 부처의 말씀은 이런 집착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해독제이다.

 

상대가 아름다워서 좋다란 생각을 그래도 가질 것인가? 인간은 모두 고깃덩어리이다. 그렇다. 이젠 아름다운 외모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자. 100년 후에는 모두 없어진다. 일본 에도시대의 료칸 스님의 말이 정말 멋지다.

 

"죽을 때가 죽기 좋을 때이다"

 - 료칸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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