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마케팅 - 고객에서 답을 찾다
윤선.전영미 지음 / 북셀프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수확의 계절이 끝나고 농촌은 이제 월동준비에 들어갈 때이다. 배추나 무우를 재배한 농가는 김장철을 맞아 한창 출하에 바쁠 때이기도 하다. 전업 농가에서 제일 신경쓰이는 것이 아마도 판매일 것같다. 농산물의 생산 못지않게 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마케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마케팅 활동은 생산을 계획하는 순간부터 고려해야 할 요인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농산물유통을 전공한 저자의 직접 경험에 기반한  실전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있어 농업경영인에게 큰 도움을 준다.

 



 

전업농부라고 농산물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다른 상품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현재의 자리를 떠나 낯선 곳을 가보라고 권하기도 한다. 대다수의 창의적 인물들은 선천적으로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기 보다는 강렬한 흥미와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사소한 일에도 잘 놀란다. 남이섬, 민들레 영토 등으로 한번 가보라. 분명 느껴지는 게 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한다면 같은 분야에서 가장 잘하는 곳을 살펴보면 큰 도움이 된다. 성공한 경영자들도 기존에 잘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주의를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 그냥 듣는 것으로 만족하면 안된다.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즉 창조적인 모방가가 되어야 한다. 농업경영에서도 벤치마킹의 습관은 매우 중요하다.

 

"내가 한 일은 남이 한 일을 모방한 것이다"

 - 월마트 창업자 샘 월튼

 

농업경영인에게 있어서 중요한 현장은 시장이다. 시장의 변화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제품이 있는 시장의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 모든 것은 현장에 답이 있듯이 시장에 가보면 그곳에서 색다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고 본인 전혀 생각한 적도 없었던 블루오션을 발견할 수도 있다. 일본 이로도리의 요코이시 도모지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1986년 오사카의 한 초밥집에서 음식에 따라 나온 낙엽을 손수레에 소중하게 싸는 20대 여성의 모습에서 착안하고

2년간 자비를 들여가며 전국의 요정을 있는 대로 찾아다니면서 소비 현장을 파악한 뒤에야

비로소 팔리는 상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

 

일본의 경영자 다카하라 게이치로는 1961년 유니참을 설립하여 현재 아시아 최고의 위생용품 기업으로 성장시킨 경영의 달인이다. 그는 지난 45년간 현장에서 발로 뛰며 자신이 경험한 사실들을 약 700권의 노트에 기록해 왔다. 무한 경쟁 시대에 생존할 수 있는 핵심전략으로 '현장주의 경영'을 주창한 인물이다.

 

현장이 답이다

 

농업경영인들도 경영에 관한 책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어야 한다. 자신의 직접적인 체험이 최상이긴 하지만 모든 것을 다 경험할 수는 없는 법이다. 따라서, 아이디어를 얻는데 책만한 것이 없다. 책을 통해 소비자의 변화를 읽고 나아가 시장의 움직임도 함께 읽을 수 있다. <기적의 사과>로 유명한 기무라 아키노리도 책벌레였다. 그도 마을도서관이나 서점에 가서 농업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성공하고 싶으면 성공한 사람이 써 놓은 책을 먼저 읽어보아야 한다" (49 쪽)

 

최근의 마케팅 트렌드는 제품 중심이 아닌 고객관계 중심이다. 안타깝게도 현재의 농산물 마케팅은 아직도 제품 중심으로 맞추어져 있다. 여전히 생산에 치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도매시장에 출하하기만 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에 젖어있다. 제품 우선의 법칙을 추종하는 농산물 유통으로부터 탈피하려면 다음과 같이 고객관계 중심의 마케팅을 해야 한다.

 

첫째, 고객들에게 가치 있는 것을 제공해야 한다.

 

둘째, 제품만 팔지 말고 문화도 함께 팔아야 한다.

 

셋째, 고객이 찾아오게 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넷째, 농산물에 맞추지 말고 그 농산물을 좋아하는 사람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마케팅은 사람을 위해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전 국민이 내 고객일 수는 없다. 마케팅을 하려면 먼저 구매력이 있는 고객을 타깃으로 정해야 한다. 고객층을 세분화하여 특정층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전문성을 중요시하므로 하나의 소비자층을 선택하여 여기에 집중하는 판매방식이 유효하다.

 

"30분 이내에 배달하지 못하면 피자를 공짜로 드립니다"

 

빠른 배달을 모토로 내세워 차별화에 성공한 도미노 피자의 성공 비결은 바로 잘할 수 있는 단 한 가지 일에 광적으로 집중했기 때문이다. 핵심적인 컨셉을 고객들이 알 수 있도록 강력한 메세지를 이용하여 차별화를 기해야 한다. 이러한 컨셉은 이성적이고 감성적으로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 고객들이 이를 처음 접하고 웃을 수 있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현대는 상품의 주요 기능보다 상품의 이미지나 스토리에 더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자신만의 고유 브랜드를 갖는다. 브랜드란 브랜드 네이밍 뿐만 아니라 표현 심볼, 디자인 등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경쟁자와 차별화하기 위한 수단이다. 소비자에게 오래토록 기억될 수 있고, 제품이 연상될 수 있는 이름일 때 브랜드 파워가 생긴다. 브랜드를 자산화시키려면 소비자로부터 신뢰성을 확보해야 함을 명심하자.

 

롱거버거 스토리

 

롱거버거는 수제 바구니만으로 1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회사이다. 이 회사의 바구니가 특별한 것은 아니다. 스토리 때문이다. 12명의 아이들을 키우면서 바구니를 만드는 롱거버거의 사장 이야기는 오하이오 주의 작은 마을 '드레스덴'을 관광 명소로 만들기까지 했다. 방문객들은 공장 견학을 통해 기술자들의 제조 과정을 물론 어떤 재료로 바구니를 만드는지 관람하면서 그 가치를 수긍하게 되는 것이다.

 

생수업체 에비앙은 세계 최초로 물을 상품화하기 위해 브랜드 스토리를 개발했다. 18세기 한 귀족이 알프스의 작은 마을 에비앙에서 요양하면서 지하수를 마시고 병을 고친 후 이 물의 성분을 조사해보니 인체에 효험이 있는 미네랄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었다.  마을 주민들은 물을 생수로 팔기 시작했다. 단순히 물이 아닌 약이라는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어 선풍적인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농업에도 스토리가 많다. 생산과정 모두가 스토리가 되기 때문이다. 경기도 화성의 원평허브농원은 8년 동안 600건이 넘는 허브일기로 스토리텔링의 재료가 되었다. 고객들과 홈페이지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었기에 생산자를 신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에덴양봉원의 윤상복 대표도 꿀벌을 키우다가 굴러 떨어진 이야기로서 소비자들에게 뭔가 다른 꿀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메세지가 있어야 한다.

실패 사례와 성공 계기 등의 갈등이 있어야 한다.

등장 인물이 있어야 한다.

플롯을 설정해야 한다.

 

전문가란 한 분야에서 오래 근무한 사람이 아니라 특정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진정한 전문가는 자신만의 분야를 진정으로 사랑하며,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날마다 그 분야를 고민하고, 더 좋은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이레유통의 김영진 사장은 고구마 시장의 판도를 바꾼 주역이다. 밤고구마 일색이던 고구마 시장을 호박고구마로 바꿔놓았다. 소비자들이 물고구마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으므로 성공할 것이라 판단하고 저장 기술을 개발하여 홈쇼핑에서 '엄마표 간식'이란 신조어를 만들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또한, 고구마를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는 직화냄비를 동시에 판매하는 아이디어로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란 말이 있다. 가치란 작은 것에서 시작한다. 사소해 보이는 실수나 관행이 사업이나 정책의 성패를 판가름한다. 건물 구석에 깨진 유리창을 방치한다면 고객에게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겨 사업이 흔들릴 수 있다는 법칙이다. 농촌에 고객이 찾아오는데 막상 와보니 너무 지저분하고, 농약병이 뒹굴고 있다면 아마도 고객의 신뢰는 무너지고 발길을 돌릴 것이다.

 

쓰레기가 난무하던 남이섬을 한 해 200만 명이 놀러 오는 곳으로 만든 강우현 대표가 맨 처음에 한 일이 섬 주위에 널린 빈 소주병과 쓰레기 등을 줍고 쓸었다. 놀이 공간은 깨끗해야 한다. 거둬 들인 빈 병으로 유리 테마 공원을 만들고, 서울 송파구의 은행 낙엽을 사들여 섬 안에 낙엽 산책로를 만드는 등의 아이디어도 고객을 배려하는 관점에서 출발한 것이다.

 

이레유통 김영진 사장
 

남이섬 CEO 강우현의 상상망치

 

사람과의 관계에서 타인을 배려하는 것은 웃음과 칭찬이다. 칭찬이 고래도 춤추게 만드는데 하물며 사람은 어떻겠는가? 아무리 화가 나도 웃음으로 받아들이면 안되는 일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고객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면 성공은 보장된다. 칭찬할 때는 건성으로 하지 말고 진심이 담겨 있어야 한다.

 

"고객을 넘어 팬을 만들어야 한다" (360 쪽)

 

성공하는 경영자에겐 단순한 고객의 수준을 넘어 그들과 진정으로 교류하는 팬들이 있다. 돈의 가치를 넘어선 관계를 만들어 낸다. 팬은 경영자를 응원하고, 지지하며, 그 경영자가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빌고 빈다. 고객을 넘어 팬을 만들어야 한다. 팬은 열광하는 사람이다. 경영자와 함께 기뻐하는 사람이다.

 

그리스 신화에 해바라기 꽃의 전설이 나온다. '크리티'라는 물의 요정이 살고 있었는데, 그녀는 모든 물고기와 나무 요정으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태양의 신 아폴론이 황금마차를 타고 하늘을 지나가는 모습에 반해 버렸다. 그녀는 9일 동안 한 곳에서 아폴론을 바라 보았다. 마침내 그녀의 다리는 뿌리가 되고 몸은 줄기로 귀여운 얼굴은 커다란 꽃으로 변했다.

 

크리티가 아폴론을 끝없이 사랑한 것처럼 경영자는 한결같이 고객을 바라보고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고객을 경영의 최우선으로 두는 전략이 바로 해바라기 마케팅이다. 실전에서 써먹을 69가지의 아이디어는 비단 농업경영인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분야에 유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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