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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쓰는 대로 이루어진다 - 성장과 변화를 위한 글쓰기
한명석 지음 / 고즈윈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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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장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일러스트레이터 장석원 씨는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10년간 평범한 회사원 생활을 거쳐 돌연 자기사업을 해 보다 아내와 이혼하는 등 누구보다 더 곡절 많은 삶을 살아왔다. 

서른 여섯의 비교적 늦은 나이에 우연히 그의 눈에 그림이 들어왔다. '꼬질꼬질'하기 짝이 없는 초소형 오피스텔에 파묻혀 그는 눈에 보이는대로 그림을 그렸다. '불광불급不狂不及'이란 말처럼, 그는 가히 그림에 미쳐 있었다. 그런데, 이 양반은 대단한 독서가이다. 그의 얘기를 들어보자. 

"활자의 매력은 그냥 말로 했을 때보다 훨씬 단단하고 진짜같이 느껴진다는 점이다. 불안하다면 부지런히 글을 써라. 그리고 활자로 묘사된 자신을 확보해라" (204 쪽) 

<비정규 아티스트의 홀로그림>(2006), <핫Hot>(2007) 등 자신의 책을 내놓기도 한 그는 제대로 된 그림공부를 받아본 적도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그림을 그리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통해 생계를 유지할 뿐 아니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타인의 꿈을 찾아주는 일까지 한다. 그는 바로 이름 난 블로거 밥장이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21세기에는 다양한 사고를 하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각광을 받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는 산업화, 정보화 시대가 이룩한 '풍요', '아시아', '자동화'라는 세 가지 변화요인이 이제는 새로운 인재를 요구하는 하이컨셉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때는 바야흐로 창조의 시대이다. 우리의 직업사회는 '농부 -> 공장 노동자 -> 지식 근로자 -> 창작자'의 변화를 가져왔고, 감정적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창작자들이 현대를 리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그는 미래의 인재조건을 단 여섯 줄로 요약했다. 

기능만으로는 안 된다. 디자인으로 승부하라. 

단순한 주장만으로는 안 된다. 스토리를 겸비해야 한다. 

집중만으로는 안된다. 조화를 이루어라. 

논리만으로는 안 된다. 공감이 필요하다. 

진지한 것 만으로는 안 된다. 놀이가 되어야 한다. 

물질의 축적만으로는 안 된다. 의미를 추구해야 한다.  

글쓰기로 성공한 또 다른 인물을 소개하려 한다. <40대에 다시 쓰는 내 인생의 이력서>의 주인공 한근태 씨는 원래 엔지니어였다. 명문 서울대학교 공대를 졸업하고 국비장학생으로 유학을 거쳐 대우 그룹에서 최연소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성공적인 직장 생활을 하던 중 IMF를 겪으며 자의반 타의반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그는 경영컨설턴트로 방향을 전환했다. 

42살에 인생 전환기를 맞이한 그는 평소 하고 싶었던 컨설턴트라는 새로운 분야를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했다. 3개월간 무보수로 이후엔 성과급 보수로 컨설팅 회사에 입사하자 그의 가족 모두 그를 응원했다. 그는 독서로 무장하면서 새로운 분야에 적응해 가고, 가족들도 3년간 차없이 마이너스 통장으로 생계를 꾸려갔다. 

그의 가족 4명은 어디든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그의 딸이 고1 때 쓴 '자전거 타던 시절'에 의하면 중학교에 입학한 즈음 집에 차가 없어서 친구들에게 무척이나 창피했지만, 땡볕 속의 여름과 세찬 바람의 겨울을 자전거로 지내던 그 시절은 자신의 큰 자산이 되었다고 회고한다. 

그는 작은 컨설팅 회사에 다니던 무렵 우연히 경제지에 칼럼을 쓰게 되었다. 2년 정도 칼럼을 게재하면서 예상외로 호평을 받아, 독자 중 한 사람이 그의 글에 매료되어 그를 스카우트했다. 그 직장은 그가 정말 근무하고 싶었던 곳이라 마치 날개를 단 셈이 되었다. 

제도권에 들어가서 특정한 위치를 점하려면 학위나 자격증이 필요하다. 그러나, 인생을 즐기고 주도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예술이나 창작은 열정만으로도 충분하다. 스스로 몰입하여 즐기는 에너지가 자연스레 주변으로 전염될 때 상상하지도 못한 기회가 자신에게 몰려오는 법이다. 

일본의 마시야마 다즈코는 60세가 넘어 처음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1917년 도쿠야마 마을에서 출생한 그녀는 같은 동네에 살던 남편과 결혼하여 슬하에 1남 1녀를 두었다. 그런데, 남편이 전쟁에 징집되어 미얀마에서 행방불명된 후 시아버지와 함께 농사를 지으며 민박 운영으로 평범하게 살아갔다. 

1977년 도쿠야마 마을에 댐이 건설된다는 소문이 돌자, 그녀는 마을이 없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비로소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누구나 촬영할 수 있는 코니카 카메라로 고향의 풍경과 동네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 속에 담아 갔다. 그녀의 얘기를 들어보자. 

"행방불명된 남편이 갑자기 돌아왔을 때 마을이 사라진 것에 대해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어서" 

남편이 죽었다면 그 혼이라도 찾아와서 고향을 둘러볼텐데 라는 안타까운 마음에서 시작한 그녀의 사진 찍기는 시간이 흐르면서 그녀만의 즐거움이 되어 버렸다. 무려 사진이 7만 장이 넘었다. 그녀의 사진첩과 전시회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1987년, 그녀의 마을은 지도상에서 영원히 사라지고 말았다. 이후에도 그녀는 댐 공사 장면을 촬영했고 완공 후인 2006년 88세의 나이로 소천했다. 

예술과 창작이 반드시 관련 학습을 전공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누구라도 미친듯이 몰입하여 열정을 다하는 것이 바로 성공의 길이다. 7만 장의 사진처럼 자신의 정열을 기울일 대상을 찾아보자. 이처럼 자신만의 'untaught art'를 발굴하자. 밥장이나 한근태의 경우처럼 자신의 열정을 표현하는 도구로 글쓰기는 무척 도움이 된다.  

이 책의 저자를 소개하면서 글을 마치려고 한다. 저자 한명석은 이화여대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후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에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 때 잘나가는 학원의 원장으로 유치부 70명, 초등부 330명 도합 400명의 원생을 확보하며 사업가로 재능을 보였다. 

'화무십일홍'이라고 했다. 그녀의 사업 전성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장사가 좀 된다 싶으니 주변에 한 달에 하나씩 학원들이 난립하면서 서로가 고사하기 시작했다. 학원을 관두고 5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2010년부터 '글쓰기를 통한 삶의 혁명'이란 이름의 글쓰기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글 쓰는 이가 팔아야 하는 것은 글의 주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 윌리엄 진서
  

책 장의 마지막을 덮는 순간, 나의 가슴에 불덩어리가 슬며시 올라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 나도 한번 해보자'란 의욕이 마구 쏟아난다. 매일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에 나의 '미래일기'를 오늘부터 당장 쓰기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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