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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 시대의 지성, 청춘의 멘토 박경철의 독설충고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9월
평점 :
7년 가까이 공을 들이던 사업을 청산하고 마치 망망대해에 놓인 난파선처럼 갈 곳을 잃고 헤매던 시절에 나는 박경철을 만났다. 그의 책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은 주경야독을 즐기던(?) 나에게 참신한 충격이었다. 주간에는 내가 생각하던 비즈니스의 현장을 점검하면서 시장조사를 마치고 새벽시간엔 잠을 쫓으며 책을 통한 지식을 습득하던 때였다.
명색이 최고학부 출신에다 일류 직장에서 금융업무를 익혔던 터라 자존심이 매우 강했던 나에게 그는 회초리였다. 수도승들이 풀어야 할 화두를 잡고 참선에 들면 이를 도우는 선사는 손에 죽비를 들고 몰입이 부족한 이들에게 가차없이 내려친다. 주식투자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화두를 잡은 나에게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든 그의 책 부자경제학은 죽비와도 같았다.
제법 시간이 흘러 또 박경철 그를 만난다. 이번에도 나의 여건은 그리 평탄하지 않다. 투자금의 회수가 잘 되지 않는 가운데 새로운 투자를 했더니 여간 속을 썩이지 않는다. 투자란 늘 불확실성이라는 리스크가 상존해 있다지만 이번엔 사전 점검이 정말 부족했다. 평소에 가까이 지내던 후배의 말만 철석같이 믿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말았다. 오히려 리스크를 키운 셈이었다.
"당신은 지금 당신 삶의 주인인가!"
이 책은 지난 6년간 그가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학부모, 선생님들과 나눈 대화의 기록이자, 청춘콘서트에서 만난 청춘들의 눈빛을 담은 앨범이다. 자신과 사회의 미래를 고민하는 청년들과 부모로서 자식을 어떻게 키울지 고민하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이다.
남이 가는 길을 따라가면 편안하지만 노예가 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아가면 험난하지만 독립적인 존재가 된다. 세상의 모든 문제는 내게서 출발하고 그 답도 역시 내 안에 있다. 따라서 우리가 고민하고 방황하며 노력하는 것은 바로 바른 길을 찾기 위한 여정인 셈인데, 그는 우리에게 이렇게 내공을 쌓으라고 주문한다.
"새로운 자극 ->도전 ->생각 ->축적된 사유 ->태도화 ->새로운 자극" (27 쪽)
정보화 시대에 살고있는 우리는 수많은 정보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이다. 포털사이트 검색창에는 쉴새없이 새로운 이슈가 떠오른다. 견문을 넓히는 것도 좋지만 새로운 것을 소화해내기에도 벅찰 지경이다. 그래서 우리는 현상에 포로가 되기 쉽다. 이 많은 정보가 과연 나에게 필요한 것일까? 핵심은 본질이다. 그러나 우리는 현상에 눈멀어 본질을 보지 못한다.
"현상은 복잡하지만 본질은 단순하다" - 아리스토텔레스
2011년 현재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하여 한번 생각해보자.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민간의 부실을 정부가 떠안았기 때문에 그 결과로 이젠 정부 차원의 재정위기가 도래한 것이라는 핵심을 안다면 본질은 결국 빚이며 이에 대한 해법은 빚을 갚는 것이라는 생각에 도달할 것이다. 이처럼 현상에 속지 않고 본질을 간파하여 그 대상을 명확히 하는 태도는 늘 중요한 것이다.
철학자 데카르트는 학교교육을 통해 배운 지식과 가르침이 언제나 옳은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생생한 경험을 위해 그는 긴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깨달았다. 우리도 오락, 음주, 컴퓨터 게임 등에 빠지지 말고 공부에 한번 미쳐보자. 공부에는 나이가 없다. 공부를 통해 식견이 넓고 깊어지면 자긍심이 생기고 어느 순간 자신 앞에 신세계가 열릴 것이다.
스스로 명확하게 참이라고 인정한 것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참이라고 수용하지 마라.
모든 문제를 큰 덩어리로 보지말고 가능한 한 작게 세분하라.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대상에서 점차 복잡하고 난해한 문제에 접근하라.
완전할 때까지 복습하라.
가치를 느끼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가치를 보는 기준은 가치관이다. 가치관은 직업관, 연애관, 국가관, 행복관 등 많은 항목으로 구성된다. 여러 항목들의 가치의 평균이자 총합이다. 그런데, 자신의 가치관을 형성함에 있어 남이 계속 개입한다. 예를 들어 직업이라면 돈 잘 버는 직업을 갖도록 부모가 개입할 것이다. 때문에 바람직한 가치관을 형성하려면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습관은 제2의 천성으로 제1의 천성을 파괴한다" - 파스칼
꿈을 이루는 방법은 오직 실천뿐이다. 실천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가장 먼저 자신의 태도를 변화시켜야 한다. 정신과 전문의 김진세 박사는 자신의 저서 <애티튜드>에서 애티튜드의 기원은 라틴어 앱투스(aptus)에서 유래된 것으로 뭔가 행할 준비가 된 상태를 지칭한다고 설명한다.
만약 우리가 사법고시에 합격해 법관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면 법전이나 교재를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먼저 담배를 끊는 태도의 변화이다. 이처럼 나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긍정적인 애티튜드는 버리는 것에서 출발한다. 사람은 애벌레가 허물을 벗고 화려한 나비가 되는 것처럼 자기자신의 변화과정을 여러차례 겪으면서 성숙해진다.
중국의 고사성어 중 '우공이산愚公移山'이란 말이 있다. 우공이라는 90세 노인이 둘레가 7백리나 되는 태항산과 왕옥산 사이에 가로막혀 매번 돌아가야 하는 불편을 없애려고 자신들과 상의하여 산을 옮기기로 하고 실행에 들자 이를 본 친구가 말린다는 <열자> 탕문편의 이야기다.
퍼낸 흙을 인근 바다까지 수레로 옮기는 데만 1년이 걸린다. 우공은 비록 자신이 늙었지만 후손들이 늘어 날것이고 대신 산은 더 불어나지 않는다고 친구에게 답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가 노력을 강조했다지만 노력의 본질을 단순히 인내와 우직함이라는 수준에서 말해서 너무 아쉽다.
다니엘 레비틴 박사는 '1만 시간의 법칙'을 발표했다. 그는 베를린 뮤직아카데미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했는데, 1만 시간을 연습한 학생과 8,000 시간을 연습한 학생의 실력차가 크다는 연구결과를 BBC 과학매거진에 발표했다. 핵심은 최소 1만 시간을 연습해야 뇌가 거기에 적응하고 한계를 넘어선다는 것이다.
"당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러나, 아무라도 노력한다고 성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1만 시간을 노력한다고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노력보다는 재능이다. 노력은 실천력의 문제이므로 결심 여하에 따라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재능은 그렇지 않다. 평생토록 자신이 어떤 분야에 재능이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잠재력은 체험을 통해 발견된다. 자신의 잠재력을 스스로 찾아라.
"만약 어리석은사람이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는다면 그가 곧 슬기로운 사람이다.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이 스스로 슬기롭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어리석은 것이다" -법구경
좋은 태도는 여러 가지 좋은 습관을 만들어내고, 그 습관들이 하나가 되어 시너지를 일으킬 때 자신만의 아우라가 나온다. 평소에 해오던 습관이 관성이 되고, 관성이 태도를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태도의 작은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실효성 높은 실천의지이다.
시간은 재화라는 측면에서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민주적인 재화이다. 그런데, 이를 활용하는 사람에 따라 길어지기도 때로는 짧아지기도 한다. 어릴적부터 몇시에 기상해서 무엇을 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 일기를 쓰고 몇시에 잠을 잔다는 일일생활표를 만들도록 교육받았다. 이는 잘못된 교육이다. 시간활용은 해야할 것만 정해야 한다. 시계시간에 쫓겨다니며 계획만 세우는 어리석음을 반복하지 말자.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則罔,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則殆" - <논어>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구절로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리석어지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로워진다'는 의미이다. 아무리 배워도 이치를 고민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ㅇ이 없다. 또한, 누군가 가르쳐주는 내용을 흡수해야 한다. 공부는 반드시 학學에 습習이 병행되어야 한다.
'습習'자를 파자해보면 두 개의 날개로 나는 형상이다. 아기새는 어미새가 날개짓하는 것을 보고 날개를 움직여 나는 법을 배운다. 깃털 '우羽'자 밑에 있는 흰 '백白'자는 본디 일백 '백百'자였는데 이후 간편하게 변형되었다는 설도 있다. 아기새는 스스로 일백번의 날개짓 연습을 통해 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책은 인간의 생각이 문장으로 펼쳐진 것이다. 문자로 인쇄된 문장은 경험을 통해 이해된다. 글과 문장에만 빠지면 바람직한 독서가 될 수 없다. 워렌 버핏의 오른팔 격인 찰리 멍거가 위대한 투자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쌓아온 인문, 사회, 철학에 대한 관심이 시대의 패러다임을 읽는 통찰력으로 발산된 결과이다.
저자는 만약에 현재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면 '두 마리의 토끼를 좇아라'고 말한다. 지금의 어려운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현재에 최선을 다하며 미래를 준비해야겠다. 물이 99도에는 절대로 끓지 않는다. 나의 100도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와 여유를 갖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