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형 인간
진혁일 지음 / 보민출판사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부자가 되는 것은 과학이다. 대수학이나 산수처럼 정밀한 과학이다. 부를 획득하는 과정에는 몇 가지 법칙이 있다. 그 법칙을 배우고 따르면 부자가 될 수 있다. 자신의 소유의 돈과 재산은 어떤 일을 특정한 방식으로 행한 결과이다. 그 방식으로 행한 사람들은 의도적이든, 우연이든 부자가 된다. 그 방식에 따라 행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많은 능력이 있어도 계속 가난하게 살아간다" - <부자가 되는 과학>중에서 (214 쪽)

 



 

1910년 월러스 D. 워틀스는 자신의 책에서 부자가 되는 것은 과학이라고 말했다. 누구나 일정한 법칙을 따르면 위대한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주장은 기원전 250년 무렵 중국의 순자荀子가 맹자의 성선설에 반대하면서 펼친 소위 '화성기위化性起僞(본성을 변화시켜 인위를 일으킨다)'라는 혁명적인 생각과 그 맥을 같이 한다.

 

"인간은 누구나 성인들의 '예법'을 따라함으로써 그들과 같은 성인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

 - 순자荀子

 



 

저자는 이 책에서 국내외의 저명 인사들이 가진 콤플렉스라는 특성이 어떤 상승 작용을 하여 성공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특성을 가진 인물을 '알렉산더형 인간'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콤플렉스란 마음속에서 나온 일정한 응어리로, 일시적이 아니라 고정적인 현상으로 나타난다. 열등감은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콤플렉스이다.

 

5살의 워렌 버핏은 심각한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는 어머니로부터 심한 학대를 받아 생긴 어머니 콤플렉스였다. 버핏의 어머니 레일라는 정신병 병력이 있는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버핏에게 종종 히스테리성 신경발작 증세를 보이곤 했다. 남편이 없을 때면 상상으로 잘못을 만들어 이를 버핏에게 뒤집어 씌워 몇 시간이고 학대하곤 했다.

 

"어머니는 저와 도리스가 '완전히 구겨져서' 눈물을 떨구고 슬퍼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두 사람은 인생에서 '돌이킬 수 없는' 큰 상처를 받았죠" (13 쪽)

 

세계 경제 대공황의 여파로 심각한 가난에 찌들었던 버핏의 집안은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풍족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버핏에게 항상 절약만을 강조했다. 버핏에게는 용돈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겨우 초등학생인 6살 무렵부터 일을 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용돈을 벌기 위해서였다. 또한 일하는 동안엔 어머니의 학대로부터 해방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한겨울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껌을 팔러 다녔고, 한여름엔 모래사장을 다니며 코가콜라를 팔았다. 고학년이 되어서는 신문배달을 시작했고, 미식축구가 있는 날이면 경기장 매니저에게 부탁해 땅콩과 팝콘을 팔기도 했다. 온몸이 고단하고 아픈 날이 많았지만 그는 고생 후에 쥐어질 돈을 생각하며 꾹 참았다.

 

분석심리학자 융에 따르면 인간은 누구나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히스테리성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자칫 삶 전체가 모래성처럼 허물어져 버릴 수 있다고 한다. 시종일관 스트레스를 받아 삶의 의욕을 상실하는 것은 물론 매사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며, 평생을 짜증과 불안 속에서 살아갈 수도 있다.

 

14살의 정주영 역시 심각한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6남 2녀 중 장남인 그에게 그의 아버지는 가문의 대를 잇는 농사꾼으로 키우고 싶어 했다. 그는 10살 때부터 새벽 4시에 일어나 밤 늦게까지 논, 밭, 들에서 중노동을 했다. 하루 종일 허리도 펴지 못할 정도의 고된 일이라 농사일에 공포심이 생길 정도였다.

 

그는 가출을 시도했다. 청진으로 도망가 막노동을 해도 농사가 아닌 다른 일이라 마음만은 행복했다. 그러나, 2달 만에 아버지에게 붙들려 잠간 동안의 행복이 깨지고 말았다. 세 번의 가출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할 수 없이 마음을 다잡고 농사에 전념했다. 안타깝게도 그토록 공들인 그해 농사도 예년보다 일찍 내린 서리로 하루아침에 엉망이 되어버렸다. 결국 그는 다시 가출했다. 네 번째 시도이자 마지막이었다. 마침내 그는 동방에서 그 유례를 찾기 힘든 신화적인 성공 인물이 되었다.

 

"정주영은 한국의 나폴레옹이었다. 끊임없이 목표를 세우고 목표 달성을 위해

온몸을 바쳤다는 점에서 그는 나폴레옹과 매우 흡사했다"

 -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중에서

 

빌 게이츠, 손정의, 신격호, 워렌 버핏, 정주영 모두 어린 시절 한때 극심한 콤플렉스에 시달렸다. 정주영의 경우에서 보듯이, 그는 강한 정체성이 있었기에 콤플렉스에 무릎 꿇지 않고 오히려 이를 극복하여 성공의 발판으로 삼았던 것이다. 알렉산더형 인간은 두 가지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시시때때로 그들을 괴롭히는 편집증적, 히스테리성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둘째, 그 콤플렉스에 지배당하기보단 오히려 영웅적인 '꿈'으로 맞설 수 있는 강인한 자아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다.

 

히스테리성 콤플렉스는 정열을 불태우는 인간 영혼의 핵이다. 나아가 관찰력과 상상력을 계발시키는 지성의 원류다. 따라서, 이 에너지를 이용할 수만 있다면 인간의 잠재력은 수천 배까지 뛰어오른다. 콤플렉스에 맞서 시련이나 좌절 등을 '꿈'으로 승화시킨 사람은 차후 비슷한 콤플렉스에 시달려도 또 '꿈'으로 대응한다. 이것이 바로 정열이다.

 

무의식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의식 속에는 비슷한 주제의 기억과 감정들이 뭉쳐 수많은 덩어리가 형성된다. 이 덩어리 중 일부가 모여 '자아'가 된다. 어린 시절에 만들어진 자아를 '자아정체성'이라 한다. 의식적으로 머릿속에 긍정적인 생각이나 경험들만 반복해서 주입시키면 긍정적인 정체성이 형성될 것이다.

 

어느 날, 한 제자가 부처에게 물었다.

"제 안에는 두 마리의 개가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 마리는 매사에 긍정적이고 사랑스러우며 온순한 놈이고, 다른 한 마리는 아주 사납고 성질이 나쁘며 매사에 부정적인 놈입니다. 이 두 마리가 항상 제 안에서 싸우고 있는데, 어떤 녀석이 이기게 될까요?"

 

그러자, 부처는 잠시 침묵하더니 한마디 했다.

"네가 먹이를 주는 놈이다"

 

그 어떤 시련과 콤플렉스도 꿈과 희망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대에는 공자와 소크라테스가 사용했고, 중세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사용했으며, 근대에는 나폴레옹이 사용했던 방법. 또한 현대에는 정주영, 워렌 버핏, 빌 게이츠가 사용했던 방법은 바로 독서였다. 독서는 보잘 것 없는 평범한 인간을 신화적인 영웅으로 성장시키는 비밀이었던 것이다.

 

소크라테스를 계승한 플라톤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도 이 비밀을 깨우친 인물이었다. 그는 마케도니아 필리포스 왕의 요청으로 2년간 알렉산더를 가르쳤다. 이 기간에 알렉산더는 윤리학을 비롯해 역사, 철학, 정치, 음악, 의학, 천문학, 수사학 등 광범위한 독서를 통해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웅으로 조련되었던 것이다.

 



영화 <알렉산더> 중에서 

 

알렉산더의 가장 친구이자 훗날 그의 왼팔이 된 프톨레마이오스 1세가 아리스토텔레스 밑에서 함께 교육을 받다가 이 비밀을 눈치 채고 말았다. 그도 가공할 위력을 가진 비밀을 알기에 훗날 이집트의 왕이 된 후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설립하여 각종 희귀한 서적들을 사들였다. 이집트의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는 오랫동안 번영을 누렸다. 이후 로마의 실권을 장악한 카이사르도 이 비밀을 알고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불지르는 사건을 저질렀다. 중국 진시황의 '분서焚書'가 아프리카 땅에서도 일어났던 것이다. 

 

"오늘날 나를 있게 한 것은 어린 시절 우리 마을의 도서관이었다"

 - 빌 게이츠

 

어릴 적부터의 꾸준한 독서가 가져다준 혜택은 강인한 자아정체성 뿐만 아니라 지적 능력의 발달에도 크게 기여했다. 정주영, 빌 게이츠, 손정의, 신격호, 워렌 버핏 모두 어려서부터 많은 독서를 했기 때문에 머리가 좋아진 것이다. 워렌 버핏이 일고여덟 살부터 증권 관련 서적을 읽었는데, 이는 그가 타고난 신동이라서가 아니라 갖고 놀 장난감도 없었고 어울릴 친구가 없었기에 혼자서 책읽기가 그의 유일한 놀거리였던 탓이다.

 

'수불석권手不釋卷'이란 말이 있다. 이는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란 뜻이다. 처칠은 사관학교 입학시험을 삼수 끝에 겨우 통과하여 졸업 후 인도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그런데, 당시 같은 또래의 장교들의 박학다식에 그는 충격을 받았다. 그는 무지함을 깨닫고 뒤늦게 독서에 빠져들었다. 이후부터 그는 평생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이처럼 독서에 늦은 시기란 결코 없다.

 

이 책의 주제인 '1조원 이상을 버는 과학'을 살펴보자. 1조원을 번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어떤 분야에 종사하든 경쟁력과 경영 능력만 갖춘다면 세계 전체가 자신의 시장이기 때문에 실현가능한 일이다.

 




 

1972년 여름 161cm의 자그마한 청년이 야마구치 현의 시골 고향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23살의 풋풋한 이 청년은 아버지로부터 동네 양복점을 물려받았다. 7명이던 종업원 중 6명이 그의 간섭에 질려 그만두고, 단골 고객들의 발걸음도 끊어졌다. 이로부터 37년 뒤, 10조라는 천문학적인 부를 거머쥔 야나이 다다시가 바로 그 청년이다.

 

1984년 6월 히로시마 시내 번화가에서 떨어진 후쿠로마치에 중저가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 1호점이 오픈했다. 그런데, 남들은 전혀 상상도 못할 새벽 5시 30분에 오픈한 것이었다. 그 이유는 10시에 오픈하면 젊은이들이 모두 학교에 가 있을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유니클로 신화는 출발부터 역발상이었다.

 

1호점의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10년 만에 매장수가 116곳으로 늘어났고, 1994년 7월 14일 유니클로는 히로시마 증권거래소애 상장했다. 이후 전국에 매장이 300개로 늘면서 1999년에 도쿄 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했다. 2000년에는 플리스만 무려 2,600만 장을 팔아 일본 열도를 통일했다. 이젠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유니클로는 수많은 세계적인 기업들과 달리 오로지 야나이 회장의 리더십(경영 능력)이 기초가 되어 성공한 회사다" (158 쪽)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미 경쟁이 치열한 산업이거나 사양 산업에 뛰어드는 것보다는 미래성장형 산업에 도전하는 것이 훨씬 나은 경영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기술의 유무에 상관없이 미래지향적인 사업에 투자하고 아울러 탁월한 경영 수완이 갖춰진다면 1조원의 부는 허황한 꿈이 결코 아니다.

 

앞서 야나이 다다시의 경우에서 살펴 보았듯이 조직은 어떤 영웅이 이끌어가느냐에 따라 조직의 성과는 천양지차를 보인다. 그래서 'CEO 주가'라는 말도 있다. 유방이 이끌던 한나라는 허약한 군사력 때문에 연전연패였지만 한신이 총사령관의 지휘봉을 넘겨받자 불과 3년 만에 중국을 통일하고 말았다. 필립 2세가 이끌던 마케도니아군도 그리스 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알렉산더가 지휘하자 12년 동안 한번도 패하지 않고 유럽, 아프리카, 서아시아 3대륙에 걸쳐 세계적인 제국을 건설했다.

 

"경영은 기술이 지닌 가치 그 이상의 어떤 가치를 지닌다"

 - 마쓰시타 고노스케

 

그렇다면 경영 능력에는 어떤 요소들이 있을까? 자본과 신용, 협력자, 경청 및 대화, M&A 등 4가지 요소를 잘 이해한다면 크게 도움이 된다. 먼저 자본부터 살펴보자. 집이 가난하다고 낙담하거나 좌절할 필요가 없다. 신용과 실력이 있다면 투자자들이 거액을 배팅해 준다. 롯데의 창업주 신격호 회장도 군수용 커팅 오일 공장을 만드는데 전당포 주인으로부터 당시 거액인 6만엔을 투자받았고, 성실의 대명사인 청년 정주영은 쌀가게 주인으로부터 신용만으로 가게를 넘겨 받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본이 없는 것이 아니라 신용이 없는 것이다. 인간은 아무리 돈이 없어도 신용과 신뢰만 있으면

그것을 자본으로 자신의 생애를 얼마든지 확대,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196 쪽)

 - 정주영

 

수학에서 1 + 1 = 2 이다. 불과 불이 만난다면 3이 될 수도 100이 될 수도 있다. 사업을 함에 있어서 든든한 협력자가 있다면 이는 정말 큰 힘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빌 게이츠와 폴 앨런이 공동으로 설립했고, 이부카 마사루와 모리타 아키오 역시 소니를 공동 창업했다. 기발한 아이디어나 아이템이 있다하더라도 성공을 독식하려하지 말고 유능한 협력자를 구해 힘을 합쳐야 한다. 또한, 중요한 것은 열린 마음을 갖고 협력자들의 조언과 충고에 귀 기울여야 한다.

 

"자기보다 현명한 사람을 주변에 모으는 방법을 터득한 사나이, 여기 잠들다"

 -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의 묘비명

 

소하, 장량, 한신, 진평 네 사람을 '한초사걸漢初四傑'이라고 한다. 한신은 본디 항우군에서 유방군으로 투항해온 하급관리였다. 아무도 그를 주목하지 않았지만 오직 소하만은 그와 많은 대화를 나누어보고 그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소하는 일국의 승상 신분이었음에도 말단 관리와 진심어린 대화를 통해 인재를 발굴해낸 것이다.

 

M&A는 경영 능력이 탁월한 기업가에게 유용한 전략이다. 경영난에 허덕이는 기업을 헐값에 인수해 본래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시킨다면 큰 이윤을 남길 수 있는 것이다. 대개 도산 위기에 직면한 회사는 회사 자체의 문제보다는 최고 경영자의 경영 능력 부재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소프트뱅크 회장 손정의, '부활의 신' 나가모리 시게노부 일본전산 회장 등이 M&A의 대가이다.

 

"M&A는 사업 확장을 위한 가장 바람직한 경영 기법이다"

 - 손정의

 

우리들은 부자가 더 큰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진다는 비관적인 운명론에 그동안 길들여왔는지도 모르겠다. 이젠 이런 소극적인 운명론에서 탈피하여 부자가 되는 법칙을 따르자. 그러면 거부 반열에 올라 명성을 떨치게 될 것이다.

 

"성공한 사람을 철저히 벤치마킹하라. 그것이야말로 성공하는 최고의 법칙이다"

 - 리자청(동양 최고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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