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하게 일하라 - 세계 최고 기업들의 스마트 3.0
강미라.허미연 지음 / 가디언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스마트 워크란 기업의 전산시스템부터 사무실 공간 배치, 일하는 방식, 임직원의 마인드 셋까지

전사적인 영역의 변화를 다루는 큰 개념이다.

그런만큼 구성원들의 개인적인 노력과 투자가 꼭 수반되어야 한다" (6 쪽)

 



 

기업은 구성원들이 노동력을 제공하는 대가로 매월 꼬박꼬박 월급을 지급한다. '이 사람이라면 이 정도의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다'를 전제로 고용계약에 입각하여 임직원들에게 투자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일의 완성도가 형편없이 모자란 경우가 허다하다. 이도 부족해 어떤 구성원은 심지어 회사에 경제적으로 손해를 입히는 결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한편, 직원 개인의 입장을 살펴보자. 매일 아침 상사보다 일찍 출근하는 것은 기본이다. 지각 한 번 없이 출근하여 주어진 업무를 완수하려고 야근도 불사한다. 그도 그럴 것이 툭하면 회의 참석에, 보고서 작성 등에 시간을 허비하니 야근이 끊어질 수 가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직장인들이 야근을 당연한 듯 일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동짓달 기나긴 밤에 사무실에 모여 앉아

결론 없는 회의와 보고서 줄 맞추기

마눌님 팥죽만 하염없이 식는구나"

 

일과 성과를 놓고 개인과 회사 간의 이견 차이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러한 대척점을 해결하기 위해 ‘삼일PwC Advisory’의 강미라 상무와 허미연 시니어 컨설턴트가 함께 해답을 제시했다. 즉 개인 차원에선 스마트하게 일하는 법을, 조직 차원에서는 직원들의 성과를 이끌어내고 그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방안들을 다루고 있다.

 

책 내용은 중요하지만 간과했던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창의적인 해결안을 도출하는 법과 더불어 상사에게 보고하는 방법, 상사로서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법, 내외부 고객을 설득하는 프레젠테이션 방법 등 어떻게 하면 일을 제대로 잘 처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침부터 임원 또는 사장으로서 더 높은 생산성, 더 높은 직원 만족도, 더 적은 이직률을 달성하기 위한 실용적인 팁까지 스마트한 조직과 스마트 워커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해법들을 제시하면서 친절하게 일하는 과정 하나하나 세세하게 짚어준다.

 

문제의 본질에 집중하라

 

"경쟁사들이 우리 시장에 불길을 던지는 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을까요? 뒤로 물러서서 대세를 놓쳤고 대응할 시간을 잃었습니다. 우리는 수년을 뒤지고 말았습니다. 아이폰이 처음 나온 게 2007년 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비슷한 제품조차 시장에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13 쪽)

 

한 시대를 풍미했던 노키아. 2011년 2월 10일, 노키아의 CEO 스테펀 엘롭은 사내 메일을 통해 의미심장한 메세지를 전달했다. 이 메시지는 급변하는 시장환경에서 과거처럼 매뉴얼을 따라 일만 '열심히'해서는 성과를 낼 수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업이든 구성원이든 성실이라는 무기만 믿고 일했다가는 고문관 꼬리표를 달고 살아야 할 상황이다.

 

앞으로 다가올 스마트 워크 사회에서 일 잘하는 사람은 '밤늦게까지 야근을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 '주어진 문제를 탁월하게 해결하는 사람'이다. 즉 무조건 열심히 일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일의 성과를 내는 시금석이다. 따라서, 열심히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제의 본질 '그것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2000년대 초반 게임업체들은 게임을 더 화려하고 현실적으로 만들며, 훨씬 복잡한 스토리를 담는 것에 몰두해왔다. 이럴수록 게임기는 더욱 높은 사양의 하드웨어를 필요로 했다. 주고객인 10대를 잡으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경쟁업체들이 이렇게 '더'에 집중할 때 닌텐도는 왜 극소수만이 게임을 즐길까라는 화두를 잡고 있었다. 마침내 닌텐도는 사람들은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원한다는 니즈를 정확하게 간파했던 것이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는 그의 저서 <프레임>에서 프레임이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프레임을 통해 세상에 접근하느냐에 따라 삶으로부터 얻어내는 결과물들이 달라지므로 최상의 창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려면 회사의 전략, 구조, 프로세스, 사람, 기술이라는 5가지 프레임을 제대로 알아야 할 것이다.

 

흥하는 기업과 망하는 기업의 결정적 차이, 보고와 지시

 

컨설팅 기업인 액센츄어는 흥하는 기업의 특징으로 '투명한 경영으로 비밀이 없고, 회사 일을 언론보다 임직원이 먼저 알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망하는 기업의 전조로 사장 앞에서는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없는 직원들, 어차피 말이 안 통하므로 과묵할 수밖에 없는 직원들 그리고 '나 아니면 안 된다'식의 고집불통 사장 또는 상사를 꼽았다.

 

흥하는 기업은 소통이 잘되고, 망하는 기업은 소통이 잘되지 않는다. 소통이 잘되면 기업은 흥하고,

소통이 잘되지 않으면 점점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107 쪽)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에 흥미로운 이야기가 등장한다. 1997년 괌에서 KAL기 추락 사고가 발생했는데 탑승객 254명 중에서 228명이 사망했다. 이 사고의 원인이 놀랍게도 '한국어 문화' 때문이었다. 한국어에는 극존칭부터 반말까지 호칭의 종류가 다양하다. 언어는 사고를 지배한다고 한다. 부기장은 기장의 실수를 인지했지만 선배이고 상사라는 기장과의 수직적 관계에 눌려 자신의 의견을 한마디도 꺼내지 못하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죽고 말았던 것이다.

 



 

원인이 밝혀지자 대한항공의 해결책이 흥미롭다. 비행시 사용하는 공용어가 영어라는 데 착안하여 조종실 내에서는 한국 사람끼리라도 반드시 영어로 의사소통 하도록 조치한 것이다. 존칭을 사용하지 않는 영어를 사용함으로써 기장과 부기장 사이에 수평적인 사고를 가능하게 했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이후 대한항공은 획기적으로 사고 비율이 감소했고, 세계적인 항공사로 발돋움했다.

 

보고서 - 퇴자 맞는데는 이유가 있다

 

회사내 커뮤니케이션 중에서 말을 통해 진행되는 것은 전체의 30%이고, 글로 정리한 방식은 70%에 달한다. 비즈니스 상황에서는 무엇보다 명확한 의사소통이 중요하므로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정리한 문서를 토대로 의견을 주고받는다. 그래서 보고서는 조직 내에서 대표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이다. 특히, 이는 상사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다.

 

보고서는 언제든지 타부서와 공유할 수 있는 서류인 만큼 보고서에 대한 인상은 남기 때문에 신경을 써서 작성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직속 상사는 부하직원이 일을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평가하는 하나의 척도로 이를 활용한다. 또한, 향후에 발생할 수 있는 책임의 소재를 분명하게 해두려는 의도도 깔려있는 것이다. 정확성과 품격 유지는 물론 논란이 될 만한 문구는 배제해야 한다.

 

퇴짜를 맞는 보고서는 크게 3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 기본적인 틀을 갖추지 못한 경우이다. 둘째, 내용이 장황하고 불명확한 경우이다. 셋째, 보고서의 작성에 고민한 흔적이 없고 정성을 들이지 않은 경우이다. 보고서는 사안에 따라 적절한 서식에 따라야 한다. 보고서를 받아서 읽을 사람이나 그 내용에 따라 문체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항상 핵심내용을 간결하게 써야 할 것이다.

 

좋은 보고서에는 3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논지가 명확하고 강조하려는 내용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둘째, 복잡하지 않게 구성함으로써 직독 직해가 가능하다. 셋째, 한눈에 의미가 파악된다. 이 중 두 번째와 세 번째는 메시지 배열만 잘 해도 그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을 것이다. 첫 단락부터 인상적인 문장을 쓰는 초두 효과나 첫 이미지가 긍정적이면 나중에 들어온 정보도 긍정적으로 처리된다는 맥락 효과가 그것이다.

 

"영리하게, 똑똑하게, 스마트하게 일하라"

 

 

스마트 워크가 기업에 도입되려면 CEO와 직원 모두 스마트 워크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사무실 이외의 장소에서 한 일에 대해서도 생산성을 동일하게 인정해주는 기업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 둘째, 탄력근무제 같은 과도기적 형태의 스마트 워크를 우선적으로 도입하여 직원과 관리자 모두가 스마트 워크에 적응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셋째, 스마트 워크로 우려되는 단점(예: 인사고과 불이익, 사생활 침해, 직원 유대감 약화 등)을 극복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등 경영진의 사전 노력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향후 절대로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대로 일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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