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지혜가 담긴 111가지 이야기
장지엔펑 지음, 정우석 옮김 / 아라크네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지혜란 판단하고 분석하며 발명하고 창조해내는 능력으로서 일종의 경지(境地)이다.

세계 금융계를 주름잡는다고 알려진 유대인의 경우 부모는 후손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않고 대신에 지혜인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준다는 유명한 얘기도 있다.

이처럼 지혜는 무형자산이지만 캄캄한 어둠에서 길을 밝혀주는 등불같은 존재이다.

 

이 책은 배려, 교육, 사랑, 믿음의 네 가지 주제어에 총 111 가지의 짧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며칠 동안 나의 벗이 되어준 이 책에 실린 111 가지 이야기를 전부 소개할 순 없다. 눈길을 사로 잡았던 몇 가지를 추려 소개할까 한다.

 

배려가 불러온 기적

 

미국경제가 위기에 처한 1933년, 해리슨 방직회사는 화재로 잿더미가 되는 불행을 당했다. 종업원 3천여 명은 모두 집으로 가야만 했다. 이 회사의 이사회에서는 실직으로 집에서 놀고 있는 직원들에게 한 달 치 월급을 주겠다는 편지를 개개인에게 발송했다.

그런데, 한 달 후 직원들은 두번 째 편지를 또 받았다. 내용은 월급을 지급한다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배려에 모든 직원은 감동을 받았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직원들 모두는 자발적으로 폐허를 정리하고, 기계를 닦았다. 어찌 되었을까? 그렇다. 우리 모두가 이미 눈치 챘듯이 해리슨 사는 재가동을 시작했다.

현재 해리슨 사는 60 여 국가에 자회사를 갖춘 미국 최대의 방직회사로 성장해 있다.

 

'극복할 수 없는 역경이란 세상에 없다'는 점을 우리에게 교훈으로 던져 준다. 노와 사의 상호 배려는 무에서 유도 창조하는 것을 한번 더 느낄 수 있는 이야기였다.

 

인생 최고의 교육

 

시골에서 도시로 상경한 한 청년이 있었다. 청년의 성실성에 반한 사장은 그에게 작은 회사의 운영을 맡겼다. 이 회사는 짧은 기간에 실적이 증가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어느 한 외국회사가 이 회사의 소문을 듣고 합작을 상담키 위해 방문했다. 상담을 마친 후 저녁식사를 초대했고, 간소한 식사끝에 만두 두 개가 남았다. 성실한 청년은 종업원에게 주겠다며 포장을 요청했다. 이에 반한 외국사도 당장 계약을 하자고 했다. 중요한 계약이 성사되자 회사의 사장은 연회를 열었다. 외국회사의 대표가 청년에게 어떤 가정교육을 받았는지 물어왔다.

 

"저희 부모님은 글을 모르셨습니다. 가난 때문에 공부할 여유가 없으셨던 거죠. 그래서 저도 남들 같은 교육은 받지 못했습니다.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는 갖은 고생을 하시며 저를 학교에 보내셨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남보다 뛰어나기보다는 제 몫을 다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셨어요" (134 쪽)

 

'고진감래'란 말이 떠 올랐다. 가난하게 자란 사람은 성실의 중요성을 알고, 소박하며 남을 배려하는 책임감이 있음을 한번 더 느끼게 해주는 장면이었다. 가난은 결코 두려운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가난하다고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해 인간의 자존심을 잃어버리는 것이 더 두려운 것이다.

 

사랑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

 

어떤 어머니가 있었다. 아이 문제로 정신과 전문의를 찾았다.

이 어머니는 아이가 첨으로 신발 끈을 묶을 때 엉망으로 묶자, 아이에게 끈이 없는 신발만 사주었다. 아이가 침상을 정리할 때 많은 시간이 걸리자 이런 둔한 모습을 보는 것도 싫어한 어머니였다. 그러자, 얘기를 듣던 의사가 대학 졸업하고 취직할 때도 인맥을 동원했지요 하고 물었다. 부인이 어떻게 알았을까 하는 표정을 짓자, "신발 끈에서 알았습니다" 라고 의사가 말했다.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다. 요즈음 어머니들은 자식사랑이 정말 지나치다. 과보호하에서 성장한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마마보이가 된다고 하지 않던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자립심을 아들에게서 뺏어버린 어머니가 향후에 할 수 있는 게 뭘까?

 

믿음이 가진 힘

 

제 2차 세계대전의 영웅 아이젠하워 장군의 일화이다.

전쟁 후 그는 컬럼비아 대학교 총장이 되었다. 당시 부총장은 그가 업무파악을 쉽게 하도록 학부와 과 대표자들의 면담을 추진했다. 그런데, 학과 주임이 너무 많아 매일 두 세명을 한번에 30분 동안 면담하도록 계획을 잡았다. 10여 명과 면담을 마친 그는 부총장으로부터 앞으로 63 명이나 더 남았다는 사실을 알고서, 자신이 연합군 총사령관 재직시에도 단지 세 명의 장군으로부터 보고를 받으면 충분했다면서 나머지 일정의 취소를 지시했다. 대통령 재임중에도 그는 부통령에게 많은 권한을 위임했다.

 

권한을 움켜쥐고서 무소불위의 힘을 행사하려는 좁쌀대감들이 주위에 늘려있다. 특히, 정치판과 관계에는 이런 유형이 더 많다.

리더십이란 힘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사소한 일까지 직접 챙기려는 지도자는 고생을 사서하는 꼴이다.

 

 

평범한 일화나 예화를 통해 인생의 통찰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에선 무릎을 치게 만들었다. 영국의 총리를 지냈던 처칠, 발명왕 에디슨, 세계적인 거부 빌 게이츠의 일화뿐 아니라 평범한 주위 사람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그런 경험들도 담겨 있다. 중국의 시사평론가인 저자의 편안한 필체도 독서가 용이하도록 했다. 두고 두고 읽어려고 이 책을 우리집 화장실 서재에 비치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