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낫 - 삶을 변화시킨 어느 코끼리의 창조적 도전 이야기
우제용 지음 / 아라크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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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변화" 를 테마로 하여 코끼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스토리텔링 형식을 띄고 있다.

저자는 무언가를 충분히 할수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지금까지 늘 그래왔던 편안함에 익숙해서, 자신은 그런능력이 없다고 지레 포기해 버리는 부정적인 힘을 "학습된 무기력" 으로 정의하고있다.

 

아기코끼리의 발목에 채워진 쇠사슬은 탈출을 시도하는 이들 코끼리에겐 도저히 뛰어 넘을 수없는 높은 장벽이다.

아무리 용을 써봐도 쇠사슬은 끊어지지 않고, 오히려 발목에 깊은 생채기를 남기며 온통 피로 범벅된다. 이렇게 학습된 아기코끼리는 성인이 되어서도 쇠사슬에 대한 아픈 기억때문에, 결코 쇠사슬을 끊지 못하는 무기력증에 빠지고 만다.

 

어느 휴대폰 제조회사의 강 이사와 팀장이 청계산 자락에 있는 연수원에서 토론회를 가진후. 동물원 구경을 가는 장면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우리도 아프리카코끼리 처럼 덩치만 큰 휴대전화 대신, 아시아코끼리처럼 작지만 강한 휴대전화를 개발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13쪽)

 

이들은 두께가 6mm인 휴대전화의 개발가능성을 놓고서 설전을 벌여온 터이다. 문제는 기술력인데.. 디자인팀을 제외하곤, 모두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강 이사는 자신이 과거에 근무했던 그룹 회사의 회장은 "해봤어? 해봤냐고! " 라는 말로 호통치면서 안되면 되게하라는 식의 불도저 경영자였다고 당시를 회상하는 발언을 했다. 그러자 그건 개발독재시대나 군대같은 곳에서나 통하는 이야기라면서 모두들 콧방귀를 뀐다. 강 이사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팀장들의 마음 깊은 곳에는 그 무언가가 존재했다. 토론이 이어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

 

코끼리 우리에는 수컷인 '와낫' 과 암컷인 '두낫' 이 사육사를 보고 마치 테크노댄스를 추듯 다가오고 있다. 식사 시간이다. 사육사는 두 코끼리는 부부사이라면서 우여곡절의 사연이 많았다며 코끼리가 겪은 전설같은 모험담을 들려주었다.

 

밀렵꾼들은 태국과 미얀마 그리고 라오스를 잇는 황금의 삼각지대에서 상아를 밀거래한다. 와낫도 밀렵꾼의 마취 총을 맞아 태국의 서커스단에 팔려 온 것이다. 마취에서 깨어난 와낫은 발목에 쇠사슬이 묶인 어린 여자코끼리 두낫을 만났다. 와낫도 자신의 몸을 살펴 보았다. 다리에 쇠사슬이 묶인 상태였다. 와낫이 아무리 힘을 줘도 쇠사슬을 끊을 수가 없었다.

 

"쇠사슬을 끊을 힘따위는 코끼리에게 없었던 거야" (37쪽)

 

마침내 쇠사슬 끊기를 포기했다. 그래서 코끼리의 마음을 오히려 쇠사슬이 꽁꽁 묶어버린 것이었다.

잡혀온지 3년이 지났다. 조련사들은 우유, 바나나, 여린 나뭇잎 등 대접이 좋았다. 그래서 두낫은 이곳이 좋다며 야생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어느날 갑자기 조련사들이 날카로운 쇠꼬챙이로 와낫의 몸을 마구 찔러 대었다. 파잔 의식 이란다. 온몸에 난 상처로 아린 느낌이 장난이 아니었다. 이제는 쇠꼬챙이가 두려웠다. 마침내 쇠꼬챙이가 와낫에겐 주인처럼 다가온 것이었다.

파잔 의식을 3일이나 치루고 나자 트래킹에 동원되었다. 트래킹을 한지 7년이나 지난 어느날 미국인이 와낫의 등에 타게되었다. 미국인 일행은 정해진 트래킹 코스를 이탈하여 다른 곳으로 가길 원했다. 그러나 조련사가 안된다고 하자, "why not?" 을 외쳐댔다. 그래서 와낫은 이 말 뜻이 "가보지 못한 곳" 이라고 이해했다. 생쥐 한 마리가 미국 여자옷 속으로 파고드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여자의 비명소리에 와낫이 놀라자 조련사는 진정시킬 목적으로 쇠꼬챙이를 엄청 찔러댔다. 트래킹은 엉망이 되고 말았다.

 

그날밤 화가난 조련사들은 쓸모가 없는 코끼리를 죽여서 상아로 팔겠다고 했다.

와낫과 두낫은 두려웠다. 이때 어디선가 생쥐 '마이지' 의 목소리가 들렸다 " 쇠사슬을 끊고 도망쳐!"  그러나 , 와낫과 두낫은 쇠사슬을 끊을 수 없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그건 말이지.. 너희가, 지금까지 쇠사슬을 끊지 못한 경험이 바로 너희 마음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경험이 쇠사슬이 되어 너희 마음을 묶어버린 거야." (67쪽)

 

생쥐 마이지의 격려속에 와낫은 쇠사슬 끊기를 시도했다. 불가능하리라고 여겼던 쇠사슬이 마침내 끊어졌다.

탈출을 감행한 와낫과 두낫은 마이지의 안내로 위대한 코끼리를 만나기 위해 밀림으로 향했다. 두낫은 중도에 포기했지만 와낫은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위대한 코끼리 무리를 만나게 되었다. 코끼리들의 영도자인 할머니 코끼리는 놀랍게도 바로 와낫의 친할머니였던 것이다. 마침내 혈육을 만난 와낫은 이곳이 바로 낙원인 셈이었다. 진흙 목욕도 즐기고 풀도 배불리 뜯어 먹으면서 여유롭게 살았다.

 

 "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증거'지. 보이지 않는 진실은 믿음으로 볼 수 있는 거야. 나타나지 않은 미래도 믿음으로 볼 수 있는 것이야"  (115쪽)

 

이런 행복을 맘껏 누리게 될 수 있게된 것은 생쥐 마이지가 끊임 없이 와낫에게 믿음을 심어 주었고, 그 믿음을 실천하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그를 짖누르고 있던 쇠밧줄과 쇠꼬챙이는 더이상  그에게 두려운 존재가 아니었다. 두렵지 않다는 확신이 생겼다.

 

초원에서 행복한 생활을 하는 가운데 간간이 두낫이 그리웠던 와낫은 두낫을 찾아 이곳으로 데려올 결심을 했다. 바로 실행에 옮겼다. 치앙마이에 도착한 와낫은 어느날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길거리에서 두낫이 온갖 묘기를 보이자 사람들은 그녀에게 바나나 등의 과일을 던져 주고 조련사에게는 돈을 주었다. 앵벌이가 끝나고 조련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둘은 해후를 했다. 와낫은 두낫의 비참한 신세에 죄책감같은 감정이 일자, 두낫을 돕기 위해 제발로 서커스단으로 들어 갔다. 두낫에게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믿음을 주고 두낫 스스로 쇠사슬을 끊도록 격려하자, 마침내 두낫도 쇠사슬을 자기 힘으로 끊고 말았다. 이후 둘은 위대한 코끼리들이 사는 초원으로의 탈출에 성공하고 만다.

 

와낫과 두낫은 동물 증식 연구에 쓸 목적으로 한국의 동물원에 보내졌고, 지금 둘은 부부관계라는 사육사의 설명이 끝나자, 강이사와 팀장들은 오히려 코끼리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 이사님, 저희가 잘못 생각한 것 같습니다. 사실 저희는 프로젝트가 실패로 끝날까 봐 두려웠습니다. 두려우니까 도전해 볼 용기도, 믿음도, 창의적인 생각도 나지 않더라구요" (153 쪽)

 

이후 강 이사와 팀장들은 개발에 도전하여 세계 최초로 6 미리 두께의 개발에 성공했다. 이 휴대전화의 이름을 "나노 슬림 엘리펀트"라고 지었다. 이 상품은 직장인의 필수품이 될 정도로 대박이었다. 마침내 세계적인 히트 상품으로 성장하면서 만성적자에 허덕이던 회사는 세계적인 휴대전화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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