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기업의 변화 경영
윤정구 지음 / 지식노마드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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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경영에 대한 설명을 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동물이 있다.

변온동물인 "개구리"이다.

냄비 속에 개구리를 넣고 서서히 온도를 높여가면 개구리는 내부온도의 변화에 적응하여 이를 즐기다 마침내는 삶겨 죽는다.

이처럼 환경의 변화에 적절히 반응하지 못하고, 그 시기를 노친다면 손 한번 써보지 못하고 앉아서 당하고 말 것이다. 환경에 대한 적응이라는 잘못된 믿음으로 서서히 죽음을 맞게 되는 과정을 '점진적 죽음, Slow Death' 라고 하고, 끓는 물에서 뛰어나와 목숨을 구하는 현상을 '근원적 변화, Deep Change'라고 한다.

 

라이어테일은 태평양 등 열대바다의 산호초 가지에 군락을 이루며 살고 있는 송사리과 어류이다.

어류학자들이 밝히는 재미난 사실은 암컷으로 태어났다가 상황에 따라 수컷으로 성전환을 한다는 것이다.

실험결과, 약 1500마리의 집단에서 우두머리 수컷을 제거하면 우두머리 암컷이 수컷으로 변하여 종족의 정체성을 지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암컷이 수컷처럼 행동하는데 불과 수 주일이 필요할 뿐이라니 신비스럽기도 하다.

종속의 정체성을 보존키 위해 자신의 성 정체성마저도 과감히 포기하는 변화정신은 서서히 삶겨 죽는 개구리와 크게 비교된다.

 

점진적 죽음을 택한 조직은 다음과 같은 현상을 경험한다.

 

1. 한 번 성공을 거둔 조직은 성공에 도취되어 자기 것만 최고인 양 믿고 타 경쟁사의 제품, 기술들을 아류로 평가절하한다.

    소위 '우리 것 타령 신드롬'현상이다.

 

2. 비전이 실종되어 조직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향성을 잃는다. 길은 보이지 않지만 자신들이 살아 있음을

   증명하려고 바쁜 모습을 보인다.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자전거를 세우지 못하고 넘어질 것만 걱정하며 계속적으로

   페달만 밟고 있는 경우이다.

 

3. 구성원들은 서로 덕담을 즐기는 풍토를 가지고 있다. 건설적 피드백이 아니라 근거없이 상대방을 돌아가며 칭찬일색인데,

   오늘 내가 당신을 칭찬했으니 당신도 나에게 비난하지 말고 눈감아 달라는 무언의 약속이다.

 

4. 집단사고로 종말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다. 소위 '잘 나가는데 평지풍파 일으키지 마라'신드롬인 셈인데, 조금만 다른 의견을

   제시하면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식의 제재가 가해진다.

 

지난 세기와 달리 21세기엔 롤러코스터식으로 변화한다.

이 시대에 성공적인 변화를 일구어 낸 100년 기업들은 불확실성에 당당히 맞서 몸을 던지거나, 자신과 구성원을 설득시키는

리더십을 갖고 있는 공통적인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변화관리자들은 지휘자, 협상자, 코치, 전도사, 소방수, 치어리더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6가지 역할을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사람을 '변화 마스터'라고 부를 수 있다. 진정한 리더는 자기 스스로 변화의 타당성을 입증한다.

 

그런데, 변화경영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몇 가지 이론 논쟁이 있다.

 

1. 변화는 내부구성원의 화합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2. 변화는 내부 프로세스 개선에서 귀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3. 마누라만 빼고 모두 다 바꿔야 한다.

 

4. 변화는 이미 다른 회사에서 검증된 방식을 따라야 한다.

 

하지만 성공적인 변화경영을 추구하자면 논리적인 대립보다는 이것들을 한데 아우러는 포용력을 갖고서 보다 넓은 변화의 세계로 이끌 수 있어야 한다.

 

변화경영의 이론가 레빈은 성공적인 변화를 '해빙 - 변화 - 굳히기'의 3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변화를 완성하기 위해선 얼음을 녹이고, 틀을 만들어 붓고, 냉동실에 넣어서 굳히는 단계까지 완성해야 한다. 이후 레빈은 새로운 이론을 발표했는데, 변화의 과정을 3단계로 나누면서 이러한 행동이 뿌리내릴 수 있는 검증된 체계인 '정신모형'을 주장한다.

 

우리가 길을 찾을 때 유용하게 활용하는 내비게이션도 제품 나름이다.

길이 자주 변하고 주변 여건이 바뀌어도 업데이트하지 않은 낡은 것이라면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정신모형'이란 일종의 내비게이션 같은 것인데 이 틀에 갇혀 변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변화 경영의 1단계 - 변화에 대한 각성

 

세상에서 높이뛰기를 제일 잘하는 동물은 벼룩이다. 그런데, 유리컵에 가두면 높이뛰기를 수차례 시도하다가

더 이상 뛰기를 포기한다. 높이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 상태에서 벼룩을 풀어주면 놀라운 일이 발생한다.

벼룩은 유리컵 높이 만큼만 높이뛰기를 한다.

 

사람에게도 유사한 경우가 발생한다.

호주와 미국의 교통체계는 반대이다. 호주사람이 이를 숙지하고 미국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했더라도 운전시

무의식중에 왼쪽 차선으로 주행하다 반대편에서 오는 차와 충돌하는 사고를 당하곤 한다.

 

'정신모형'은 인간의 뇌 안에서 북잡한 세상의 질서를 만들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게 만들어 주는

가정, 신념, 가치, 정체성의 체계이다 (115 쪽)

 

기업들도 '정신모형'에 갇혀 자신들의 발목을 잡은 사례가 많다. GM을 비롯한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유가파동으로

기름값이 치솟는 상황에서도 기름을 많이 먹는 대형 자동차만 고집하다가 일본 소형차에 밀리고 말았다.

 

변화란 편안했던 기존의 정신모형이 지정해 준 세상을 벗어나 다른 세상으로의 여행을 의미하고, 이는 흥분보다

불편과 고생을 예고한다.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야 할 때 무의식적으로 변화하지 말아야 하는 변명과

이유를 만들어낸다. 이는 기존의 정신모형에서 탈출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방어본능이 심하면 결국 집단사고로 번진다.

'오대양 사건'이 이런 유형인데, 집단사고에 빠진 조직은 외부 환경이 철저하게 차단되어 유용한 정보들이 유입되지 못한다.

 

"정신모형은 변화를 시도할 때마다 공포감을 조성해 물귀신처럼 잡아 끈다" (136 쪽)

 

변화경영의 2단계 - 변화의 새로운 틀 만들기

 

변화의 준비가 끝나면 변화의 목적지를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목적지를 수립하는 단계는 새로운 틀을 만들어 학습하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전략적 계획과 변화의 목적지를 혼동함으로써 변화에 실패한 경우가 많다. 연말에 잠을 설치며 작성한

거창한 새해 전략보고서가 시간이 지나면서 쓰레기통으로 향하는 경우가 목격된다. 이는 계획은 거대하되 정작 이를 수행해야할

직원들에겐 전혀 감동을 주는 비전이나 미션이 없기 때문인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은 시각은 있으나 비전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다" - 헬렌켈러 (158 쪽)

 

"비전이란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게 하는 예술이다" - 조나단 스위프트 (178 쪽)

 

좋은 비전을 설정키 위해 워크숍을 한다면 '비전 큐, Cues'를 만들고, 비전의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현실적인 비전 설계를 하여,

조직의 지배구조와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

비전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구성원들이 자신의 것으로 수용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백범 김구선생이 소원이 무어냐고 물었을 때 자신의 소원을 소리 높여 '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 독립이오'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비전에 누구보다 몰입했기 때문인 것이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나의 네 자녀가

 피부 색에 의해 평가받기보다는 인품에 의해서 존경받을 수 있는

 그런 나라에서 살게 될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 킹 목사의 연설문 중에서 (189 쪽)

 

변화경영의 3단계 - 변화 굳히기

 

"변화는 일종의 습관이다. 이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우리는 변화하는 능력 자체를 상실한다" - 아서 케르만 (225 쪽)

 

비전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을 경우 이를 정착화시키는 작업이 시스템 구축이다.

 

1. 인적자원 관리시스템을 설계하는 것

 

2. 문화로 정착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

 

3. 새로운 시스템의 자연스러운 연착륙 그리고 재학습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생존경쟁에서 살아 남는 것은 가장 강한 종이거나 똑똑한 종이라서가 아니다. 그 종이 변화에 가장 잘 반응했기 때문이다" - 찰스 다윈 (265 쪽)

 

100년 기업의 변화경영의 핵심은 단순하고 무조건적인 자신감을 구축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들 기업은 변화의 최종 목적지인 미션과 비전에 대한 몰입에선 급진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이를 구현함에 있어서는

느리지만 성실한 거북이처럼 행동한다. 비록 출발이 미약하지만 그 끝은 창대하리란 믿음을 잃지 않고 변화경영을 실천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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