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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오류
뤼디거 샤헤 지음, 박성원 옮김 / 열음사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인간의 감정을 둘러싼 일곱 가지의 베일에 대한 이야기이다.
무의식, 두려움, 사고, 욕구, 내적 갈등, 정념, 자기기만 등의 일곱 가지 베일이 무엇이며, 이것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밝히고
또한 이를 극복하는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이 세상에서 우연히 일어나는 일이란 없다" (7쪽)
일곱 가지의 환상이 베일처럼 우리의 눈을 가리고 진실을 제대로 바라볼 수 없게 만든다. 그래서, 우리의 마음은 베일에 의해 진실을 왜곡하고 나아가 베일은 우리를 지배하는 꼴이다. 사실 저자의 극복법은 그리 거창한 것도 아니다. 베일을 인식하고 관찰하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무의식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물려 받은 유전인자이다. 이는 우리의 생존과 안전을 책임져 왔다. 특정 상황이 발생
하면 즉각 이에 반응하는 소위 자동 프로그램 시스템이 가동된다. 우리의 뇌는 전달 물질을 만들어 해당 특정 세포에 신호를 보낸다. 이 물질은 우리에게 스트레스, 분노, 두려움 같은 감정을 일으킨다.
옷에서 떨어진 단추를 달다가 바늘에 손가락을 찔리거나, 라면을 끓이고 가스렌지에서 뜨거운 냄비를 내려놓다 손을 데면 당연히
아픔을 느낀다. 이런 경우의 고통은 빨리 지나가고 곧 잊혀진다. 이런 경험으로 두번 다시 같은 실수를 거듭하지 않는다.
그런데, 쉽게 잊혀지지 않는 고통도 있다. 예를 들어, 남녀 간의 연애에서 배신을 당한 아픔은 오래 간다. 이런 경험은 향후의 관계에서 "혹시 또 배신당하면 어쩌나" 같은 두려움을 불러오기도 한다. 왜 이렇게 경험이면서도 다른 차이를 보일까?
아픔을 주는 것, 보이지 않는 것, 이해되지 않는 것,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 통제 불가능한 것 등은 두려움의 다섯 가지 근원이다.
아픔을 주는 것이 경미하면 빨리 잊혀지지만 고통의 정도가 심하고 오래 간다면 무의식은 이를 당연히 위험하게 여길 것이다.
바느질할 때 골무를 찾고, 뜨거운 냄비를 들 때엔 장갑을 끼는 이성적인 행동이 뒤따르게 된다. 하지만, 인간관계는 연애처럼 감정에 휘둘리면 매우 위험하다. 왜냐하면, 감정은 비논리적이고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변화무상하기 때문이다. 반면 理性은 상처나 고통에 대한 위험을 기억하고 있다. 타인에게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을 뿐더러 언제 배신을 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것이 바로 두려움을 일으킨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 란 속담처럼, 원인없이 일어나는 일은 절대 없다. 두려움은 전에 한 번 이상 경험한 것으로 기분 나쁜 감정이다. 우리 뇌의 기억의 방 속에 숨어 있다가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면 즉각 튀어 나온다. 두려움의 힘은 우리가 이를 믿기 때문에 생긴다. 파동의 공명 현상에 따라, 부정적인 감정에 몰입할수록 그 감정은 확산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나쁜 감정이나 두려움이 다가온다면 이에 대한 대처법으로 첫째 "지금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라고 자문하며 내부와 외부 세셰를 구분하고, 둘째 "그 배후엔 무엇이 있지?" 라고 되묻고 두려움의 가면을 벗기고, 셋째 두려움을 느끼면서 두려움이 지나가게하라.
사실 우리의 삶에 있어서 욕구만큼 강력한 동인은 없다. 자신의 욕구를 추구하는 삶에 의미와 에너지를 부여한다.
우리의 내면엔 마치 자석처럼 밀고 당기는 힘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밀어내는 힘이 없다면 어던 형태의 욕구나 소망도 즉시 끌어당길 것이다. "과유불급"이란 말처럼, 어느 일방향으로 힘이 작동한다면 균형을 잃은 삶이 될 것이다.
또한, 긍정적인 사고가 있다면 부정적인 사고가 대응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시스템으로 인해 우리가 아무리 원해도 이룰 수 없는 일도 생기는 것이다. 두려움, 감정, 회의감, 심적 갈등 등이 반발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런데, 욕구 뒤에 숨어있는 뿌리 깊은 원인을 모르면, 우리는 理性의 착각을 따라갈 수도 있다. 욕구가 왜 생기는지 이유를 안다면 지금까지 이룰 수 없었던 욕망은 왜 그랬는지에 대한 이유도 밝혀진다. 내면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욕구에 대한 반발력은 더욱 줄고,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길은 더욱 넓어질 것이다.
만약 우리의 소원이 돈을 많이 버는 것이라면 첫째 이것이 욕구인지 아니면 소망인지? 둘째 이런 생각 뒤엔 어떤 힘이 작용하고 있는지? 를 질문해 보면 진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理性은 막연한 소망보다는 언제나 손에 잡히는 실제적인 것이어야 하므로 구체적이며 측정 가능한 목표를 생각한다. 비록 理性이 수립한 계획이라해도 수행 과정상 별로 기분이 좋지 않다면 이는 이성의 착각을 따르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거액의 은행 잔고라는 물질적인 욕구 뒤엔 또 다른 소망, 욕구 또는 감정이 숨어 있을 수 있다.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가난한
최후를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부유하면 많은 사람을 끌어 당길 수 있고, 애정을 용이하게 얻을 수 있다는 생각 등처럼 단순한 욕구 뒤에 이처럼 다양한 힘들이 숨어 있을 수 있다.
자신의 욕구를 깨닫기 위한 3 단계로서
첫째, 내부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발생하고 어떤 힘이 작용하는지 인식하자.
둘째, 욕구를 인식하여 이를 자신의 일부로 수용하자.
셋째, 뭔가를 가지는 것보다 충족될 때 어떤 기분이 드는지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실생활에 드리운 베일에 대하여 무의식, 두려움, 사고, 욕구, 내적 갈등, 정념, 자기기만의 일곱 가지 베일에 대하여 대처 및 극복하는 방법을 차례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의 길잡이로 환상에서 벗어나 의식을 향해 떠나는 여행을 마음껏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