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이 숨긴 비밀 - 미궁에 빠진 보물을 둘러싼 45편의 기록
송옌 지음, 이현아 옮김 / 애플북스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어린 시절 소풍가면 꼭 했던 이벤트가 "보물찾기" 였다. 보물이 숨겨져 있을 만한 바위 밑이나 풀 속으로 한걸음씩 옮기면서 두 눈은 뭔가를 찾겠다는 열정으로 반들거렸던 추억이 떠오른다. 당시 보물이라는 것이 연필, 공책, 크레파스 등의 상품으로 바꿔주는 일종의 교환권이었다. 한편, 교환권을 숨긴 선생님조차 이를 찾지 못해 보물이 영영 묻히고 말았던 경우도 있었다.

 

몇년 전 서해 신안 앞바다 해저에 묻혀 있는 보물선을 인양하면 그 가치가 엄청나다며 관련 부처의 허가를 얻어 이 사업을 시행한다는 회사의 주가가 큰 폭 상승했다가 결국 해프닝으로 끝나면서 많은 소액투자자들의 대박꿈을 쪽박으로 만들어 버린 경우도 있다. 이렇게 보물의 이면엔 늘 실패가 숨어 있는 것이다.

 

"보물찾기"는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막대한 자본이 요구된다. 수집된 자료와 증인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현장 답사를 거쳐 가능성이 높을 경우 본격적으로 보물탐험대가 투입된다. 그러나, 성공의 확률은 매우 낮다. 이렇게 실패률이 높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애초에 보물을 숨긴 이들이 도난과 도굴을 우려하여 사전에 예방 조치를 철저히 했기 때문이다. 즉, 자신의 보물이 영원히 비밀에 묻히도록 의도했던 것이다. 징키스칸의 무덤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고대 왕릉엔 왕의 시신과 함께 많은 보물의 매장은 물론 사후 세계에서의 편안함을 위해 생전의 시종들이 산 채로 순장되었다. 뿐만 아니라 도난과 도굴을 방지를 위해 왕릉 조성에 관련된 설계자, 공사 인부 및 감독관 등을 모조리 학살했을 정도로 보물의 이면은 잔인하기까지 하다.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주인공 존스 박사도 고고학 문헌에 등장하는 숨겨진 보물을 찾기 위해 모험을 벌인다. 온갖 난관을 극복하고 보물찾기에 성공하는 해피 엔딩으로 영화가 종료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오히려 실패의 확률과 심지어 자신의 목숨까지 잃을 경우가 더 높은 것이다. "보물찾기"는 목숨을 담보로 내놓는 행위이다. "투탕카멘의 저주"로 널리 알려진 이집트 파라오의 왕릉 발굴을 주도했던 영국의 카나본 경도 발굴한 지 20주도 채 지나지 않아 죽었다.

 

이 책은 45 가지의 이야기를 5 개의 주제별로 구분하여 해당 보물의 사라진 배경과 이를 찾으려는 탐험가들의 모험을 소개하고 있다. 프랑스 왕실의 왕관의 다이아몬드를 누가 훔쳤는지, 나폴레옹과 히틀러 같은 전쟁 영웅이 남긴 보물 스토리, 잉카 제국 최후의 도시를 찾아서, 해적 라부스의 보물 지도, 그리고 마침내 드러난 스페인 보물선 등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 주기에 책을 읽는 내내 마치 보물을 찾아 나선 탐험가인양 흥분되기도 한다.

 

황실 귀족의 보물

전쟁이 남긴 보물 스토리

사라진 고성에 얽힌 비밀

욕망의 무법자, 해적의 보물

침몰선에 가라앉은 진실

 

숨겨진 보물을 찾기 위해 멕시코의 고대 도시 테노치티틀란을 폐허로 만들어 버린 스페인의 정복자 코르테스의 일화는 인간의 탐욕을 잘 대변하고 있다. 위험 천만한 보물찾기에 많은 시간과 자본을 들여 정성을 기울이지만 실패한 과거의 역사가 무수히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지구촌 어딘가에서 대박의 부푼 꿈을 안고 보물을 찾겠다고 도전에 나선 탐험가들이 많다. 인간의 모험심이 아무리 숭고하다 할지라도 이는 인간의 탐욕이 빚어낸 것일 뿐이라는 경종을 울려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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