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식사전 - 자아도취에서 군중심리까지 멀쩡한 나를 속이는 37가지 심리 실험
마테오 모테를리니 지음, 이현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지금 런던에서 여행을 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도시의 아름다움에 빠져 거리를 돌아 다니다가, 순간적으로 왼쪽을 보면서 길을 건넌다면 아뿔사를 외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영국에선 자동차가 반대쪽으로 달린다. 따라서, 오른쪽을 먼저 보았어야 했다. 우린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순간적으로 습관이 우세하게 작용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책은 인지심리학의 핵심적인 개념들을 정리, 소개하고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저지르는 실수를 해부하고, 그러한 규칙성을 이해하여 실수를 만회할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 준다.

또한, 우리가 언제, 어떻게, 그리고 무엇때문에 심리적 직관에 의해 빗나가게 되는지를 설명해 주고 있다.

 

영화 속 주인공에 내 가슴이 두근거리는 순간, 소심한 내가 2002년 월드컵 경기에서 "대한민국" 을 열창했던 순간, 또는 횡단보도 신호등이 빨간 불인데 여러 사람이 건너면 자기도 따라서 건넜던 순간이 없는가?

이렇게 이상한 행동을 하는 상황들은 도대체 왜 발생할까? 우리를 조종하는 심리학 요인들은 무엇이며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탈리아의 인지심리학자 마테오 모테를리니는 37 가지 실험을 통해 일상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심리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읽어 가노라면 마치 실험에 직접 참여한 듯 자신의 행동을 점검해보는 재미와 함께, 인지심리학의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멀쩡하게 두 눈을 뜨고 당하는 심리초보자들은 즐거운 심리학의 세계에서 신나게 놀아 보자.

 

거짓 동의 효과

 

2000년 시카고 대학 경제학자 리처드 달러는 향후 20년 간의 경제학이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지에 대해 예측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면서, 유해한 정신적 함정 몇 가지를 검토한 내용도 수록했다.

휴대전화를 소지한 학생들은 한 클래스의 65%가 소지하고 있다고 생각한 반면 소지하지 않은 학생들은 40%만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을 나타 내었다. 이는 다른 사람들이 나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으로 사회심리학자들은 이를 "거짓 동의 효과" 라고 한다.

 

뻔뻔스러움

 

스웨덴에서 실시한 한 연구에서 운전자의 90%가 자신은 평균보다 훨씬 더 운전을 잘 한다고 생각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또한, 이탈리아 남자 열 명 중 아홉 명은 자신의 페니스 길이가 평균보다 더 길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은 남보다 뛰어났다고 착각하면서 살고 있다. 자신과 관련해서도 자신감을 과시하며 거짓된 확신을 가지고 스스로를 과대 평가한다. 이러한 심리때문에 주식시장에서 직접 투자하는 많은 투자자들이 투자에서 실패를 맛본다.

 

사후 합리화

 

일리노이 주립대학교의 연구자가 200여명의 피조사자에게 치약 선택에 관한 질문을 했다. 설문응답자는 각자의 집에서 생활용품을 구매하는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다. 당시 가장 널리 사용되던 치약은 콜게이트와 크레스트였다. 응답자의 20%는 습관적으로 콜게이트를 구입, 40%는 크레스트를, 그리고 나머지는 특별히 정해두고 사지는 않았다. 그래서, 두 개의 치약 상표와 관련된 5 가지의 특징인 충치 예방 효과, 치아 미백 효과, 입안의 상쾌함, 맛, 가격을 평가하도록 했더니 놀라운 경향이 나타났다.

콜게이트를 신뢰하는 사람은 이 제품의 긍정적인 특징에 후한 평가를 하면서 경쟁적인 크레스트에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경향이 뚜렸했다. 구입을 한 뒤 우리는 구입의 타당한 사유를 찾아 움직이면서 거의 기계적으로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한다.

 

간절히 바라면 정말 이루어질까?

 

미국에서 1920년대는 경제성장으로 인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낙관이 만연하고 있었다. 그러나, 역사상 최악의 폭락을 기록한 어느 목요일 아침에 그러한 환상은 사라지고 말았다. 1929년 이 날은 "월스트리트의 검은 목요일" 로 기억되었다. 당시 저명한 경제학자 어빙 피셔는 폭락이 있기 몇 주 전에 높은 주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환상을 갖도록 부추겼던 것이다. 부를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생각은 다분히 소망적 사고였다. 소망적 사고란 사실이나 보고서 등을 해석함에 있어 실제적인 증거들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바라는 소망대로 자의적 해석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소망적 사고는 암적인 존재이다.

 

지금 포기하기엔 너무 많이 투자했어

 

과거는 지나간 것이다. 너무나 분명하게도 이미 사용된 돈과 에너지는 미래의 선택에 어떠한 영향도 미칠 수 없다. 하지만, 자존심때문에, 타인의 평가가 두려워서, 또는 자신이 책임진 일에 대한 일관성 때문에 실수를 좀처럼 인정하기 어렵다. 심지어 실패가 분명히 밝혀진 순간에도 자신이 시작한 일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회사 경영자, 정치인, 투자자들에게도 해당된다. 다시 돌려받을 수 없는 매몰비용에 집착하여 조금이라도 적게 손해보는 쪽을 택하기 위해 더 많이 투자하는 심리가 발생하는데 이를 에스컬레이션 효과라고 한다. 미국의 베트남전쟁이 "지금 포기하기엔 너무 많이 투자한" 전형적인 예이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손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때 패배감은 들겠지만 보다 큰 손실을 피할 수 있다. 주식투자에서는 시세가 하락하니까 이른바 물타기 투자를 하는 사람이 여기에 해당된다 하겠다.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격일 뿐이다.

 

자아도취에서 군중심리와 후광효과까지 인지심리학의 핵심을 37 가지로 정리하여 관련된 여러 실험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들 실험은 눈앞에서 놓친 기차역으로 우리를 데려가기도 하고, 응원 열기가 가득한 월드컵 경기장으로, 시리얼을 고르는 슈퍼마켓으로, 또한 빤히 보면서도 옥의 티를 발견못하는 영화관으로 우리를 데리고 간다. 우리의 일상에서 겪게되는 모든 상황 속에 이러한 실험들이 숨겨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잘못된 심리의 함정이 그릇된 투자 행태로 유인한다는 것을 알게되어 매우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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