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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온몸으로 부딪쳐라
현병택 지음 / 원앤원북스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충남 예산이 고향인 저자 현병택은 대학 졸업후 은행원으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천성이 부지런한 시골 출신으로 온몸을 부딪치며 고객관리에 최선을 다하여 기업은행장을 거쳐 현재 기은캐피탈 대표이사로 재직중인 금융계 인물이다. 그의 이력 중 "마라톤 풀코스 18회 기록 보유" 이란 항목이 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 왔다.
30 년간 금융 영업의 현장에서 고객들과 호흡을 같이 해 온 그는 지금도 마케팅이란 단어를 만나면 가슴이 뛴다고 한다. 그는 고객이 최고임을 진정으로 알고 있는 타고난 장사꾼 스타일이다. 이 책엔 그만의 성공코드와 그만의 업무 추진 노트가 담겨져 있다.
누구나 성공을 바란다. 그래서, 성공을 주제로 한 많은 자기계발서를 탐독한다. 읽는 내내 저자의 생생한 영업 일선의 경험담과 성공을 바라는 많은 후배들에게 던지는 충고들이 내 가슴에 감동으로 다가 왔다. 이 책은 겸손, 신뢰, 감동, 습관, 그리고 열정이라는 다섯 가지의 성공코드로 단락지어 모두 32 가지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겸손 - 누구를 만나건 먼저 자세를 낮춰라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란 말이 있다. 그러나, 밀림의 정글과도 같은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에선 이 말이 무색할 때가 많다. 온갖 노력을 기울여도 넘어 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세일즈맨은 오라는 곳이 없어도 하루 시간의 80 %를 현장에서 보낸다. 코스닥 상장 기업이 지점 가까운 곳에 있어서 예금 유치를 위해 공을 들이지만 방문하는 직원마다 함흥차사처럼 허탕을 치자, 정보망을 총가동해 자료를 수집하다 그 업체의 사장이 새벽기도로 교회에 열심히 다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바로 그 교회에 새벽기도를 다니기 시작했다. 한참을 다니고서야 사장과 인사를 나눌 수 있었고, 친분이 쌓이면서 50 억 원의 거액 예금 유치에 성공했다. 아무리 어려운 상대라도 포기말고 될 때까지 부딪치라고 충고한다.
신뢰 - 함께하는 친구라는 믿음을 줘라
불가에선 한 번 옷깃이 스치는 인연을 위해선 500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1겁은 4억 3천 2백 만년이다. 따라서, 옷깃을 한 번 스치는 인연에 2 천억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처럼 인연을 쌓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안다면 이를 소중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지점장으로 재직시 문을 열기도 전에 앞에서 서성이는 고객들을 위해 30분 일찍 개점을 했다. 또한, 인근 점포보다 30분 늦게 문을 닫았다. 고객이 방문하면 당시 천편일률적이던 커피 대접대신에 커피, 녹차 등 서너 가지 음료를 준비하여 고객이 직접 선택하도록 했다. 또한 계절과 웰빙을 고려하여 솔잎차, 송이버섯차, 쌍화차 등도 따로 준비하면서 고객들에게 마음을 열어 응대를 했다. 객장엔 날씨와 시간별로 각종 음악이 흘러 나오도록 배려했다. 고객에게 감동과 신뢰를 심어주는 일은 마치 밥솥에 뜸이 들이는 행위와 마찬가지이다.
감동 - 미처 기대하지 못한 것을 해내라
상대방이 미리 알고 있는 이벤트나 선물보다는 기대하지 못한 깜짝 이벤트나 선물이 훨씬 감동적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에 선물 만한 것이 없다. 어느 날 객장에 칠순이 훠씬 넘어 보이는 할머니 한 분이 수수한 옷차람에 방문했다. 그런데, 빨간 매니큐어를 한 손톱을 보고 객장의 김 계장이 다정하게 할머니에게 말을 걸다가 막 이사온 것을 알고선 동네의 시장, 목욕탕, 편의점, 우체국 등 약도를 그려주며 동네의 다양한 소식도 전해 주었다. 다음 날 통장을 만들어 주어 감사하다며 김 계장은 최신 유행 메니큐어 3 개를 할머니에게 선물했다. 비록 한 개에 1천 원짜리였지만, 할머니는 너무도 고마워하며 며칠 후 김 계장에게 큰 선물을 안겨 주었다. 다른 은행에 예치해두었던 예금 10억 원을 김 계장에게 가져왔다. 이 일로 인해 김 계장은 "10억 원짜리 매니큐어" 라는 별명을 얻었다.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은 이제 누구나 한다. 성공하려면 만족으론 부족하다. 고객을 감동시켜야 한다.
습관 - 내 생각과 행동을 길들여라
"총명한 머리보다 무딘 연필이 낫다" 란 말이 있다. 아무리 뛰어난 머리를 가지고 있다해도 연필로 적어둔 작은 메모보다 못하다는 교훈이다. 머리가 남보다 좋은 편이 못되는 사람은 메모로서 이를 커버할 수 있다. 만약에 고객이 뜬금없이 선물을 받는다면 놀랄 것이다. 고객관리를 위해 가족의 생일, 기념일 등을 기록해 두었다가 선물로 실행한다면 더 없이 효과적일 것이다. 사소한 것들도 메모를 해두는 습관때문에 고객과의 민원 분쟁에서 해당 메모가 증거로 채택되어 크게 도움이 된적도 있다는 저자는 필요하다면 습관까지 바꾸라고 충고한다. 출근해서 화장실에서 신문이나 잡지를 뒤적이며 장시간 머무는 버릇은 과감히 버릴 것을 주문한다. 일 잘하는 사람들은 담배를 피우거나, 아침에 화장실에 장시간 앉아 있는 등의 습관을 바꾼 사람들이다. 야구선수 이승엽를 보라. 그는 좋은 타격을 위해 습관이 된 기존의 타격폼을 연습을 통해 자주 바꾼다. 스포츠맨, 예술가, 비즈니스맨 모두 고객을 위해서 자신의 나쁜 습관을 바꿔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나쁜 습관은 통째로 분리수거 해야 한다.
열정 - 끊임없이 쇄신하고 변화하라
하늘 높이 날다가 먹이가 포착되면 잽싸게 이를 낚아 채는 하늘의 포식자 매는 평균 수명이 70 년 정도이다. 그런데, 매도 나이가 40 을 넘어 늙기 시작하면서 부리가 길어지고 발톱도 무뎌지기 시작한다. 더 이상 사냥이 어려워 지면서 중대한 갈림길에 놓이게 된다. 현명한 매는 새로운 선택을 통해 거듭 태어난다. 현재의 익숙한 삶의 터전을 버리고 바위산으로 둥지를 옮긴다. 부리를 바위에 부딪혀 깨뜨리고 새로운 부리가 나기를 기다린다. 3 달이 걸린다. 이번엔 부서진 부리를 주워 자신의 눈을 쪼아 새로운 눈을 만든다. 새 눈이 나오면 이젠 발톱을 다 뽑아버린다. 새로운 발톱이 생기면 늙고 무거워진 깃털을 뽑아 버린다. 젊고 윤기나는 깃털이 만들어 진 매는 젊은 매로 다시 탄생하는 것이다. 고통의 6 개월을 이겨낸 매는 남은 30 년을 건강하게 보내게 된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고 흔히들 말한다. 그러나, 그 환경을 만드는 것은 사람이며, 또한 환경을 지배하는 것도 사람이다. 주변 환경만 탓하지 말자. 한번 시작했으면 끝장을 보아야 한다.
비즈니스에서야말로 부딪칠수록 나의 영토가 넓어지고 영토가 넓어지는 만큼 나도 커가게 된다. 세일즈맨은 부딪치는 것을 두려워해선 안된다. 치열한 경쟁만큼이나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기도 하지만, 모두 자기하기 나름이다. 부딪침을 통해 고객과의 희노애락이 교차하면서 인간관계가 싹트고 성장한다. 이를 얼마나 긍정적으로 관리하느냐가 세일즈맨에게 주어진 신성한 역할이며 또한 과제임을 명심하라면서 책은 끝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