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 경제학 - 세계적 현상, 부동산 버블과 경제 시스템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다
로버트 J. 쉴러 지음, 정준희 옮김, 장보형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작년 미국에서 촉발된 서브 프라임 모기지의 부실 사태가 미국 내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했을 때 출간되었다. 원 제목은 [서브프라임 솔루션 Subprime Solution]으로,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1930 년대 경제 대공황 시절과 비교하면서 현 사태의 장기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여러 대중 매체에 많은 글을 기고하고 있는 이 책의 저자 로버트 쉴러는 2000년 초 세계 주식시장의 붕괴 직전 [이상과열]이란 책으로 주식시장의 버블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많은 투자가들로부터 주목을 받기도 했던 금융경제학 분야의 대가이다.

 

글로벌 경제에 대공황이 곧 도래하리라는 충격적인 예측들이 줄을 잇는 가운데 전세계의 주식시장은 급락세로 휘청거렸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의 부실 사태를 미국이 어떻게 해결할지 전 세계의 금융계가 촉각을 곤두세웠던 것이 불과 얼마전의 일이었다. 유동성 공급이라는 대규모의 구제금융 조치로 어느덧 주식시장과 주택가격은 하락폭의 상당 부분을 만회했다. 과연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는 깔끔하게 해결이 된 것일까 ?

 

저자는 현재의 서브 프라임 위기가 여러모로 대공황 시절의 초기와 비슷하다고 하면서,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 조치가 너무도 단기적인 처방에 의존함을 비판하면서 장기적으로 이런 사태가 향후 발발하지 않을 제도의 보완과 시스템의 수립이 절실하다고 강조하면서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대공황 시대의 교훈

 

미국은 1925년에서 1933년 사이 주택문제에 있어 큰 위기를 겪었다. 기간 중 주택가격이 30 퍼센트나 하락했고, 공황의 절정기엔 실업률이 25 퍼센트까지 치솟았다.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5 년 미만의 단기 주택 담보 대출을 받았고, 만기 직전에 대출 연장을 하면 되는 제도였다. 하지만, 경제 위기가 엄습하자 대출의 연장은 불가능했고, 그 결과로 집은 차압되는 불운을 당했다. 당시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제도적인 안전장치가 없었지만, 지도자들이 지혜를 모아 문제점 보완에 힘쓰면서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내쫓기는 사태를 피할 수 있었고 집도 되찾을 수 있었다.

 

구제금융의 성격

 

구제금융(Bailout) 이란 무책임한 사람이나 기관이 실패를 딛고 일어나 규칙을 따르도록, 또는 합리적인 예방조치를 강구하도록 정부나 기타 기관이 그들을 구제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 이 용어는 "부당" 그리고 "일관성 부족" 이란 의미를 뜻하고 있으며 또한 "기만하다" 라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사실 구제금융은 몇 백년 동안 미국 경제뿐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기본적인 경제 안정화 장치로서의 역할을 했던 것이다. 서브 프라임 사태로 파산위기에 직면한 예금기관들을 구제하기 위해 구제금융을  제공했다. 구제금융의 이용은 마치 중환자들이나 죽음이 임박한 환자들에 대한 응급처치를 남발하여 전염병의 확산을 막으려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주택의 거품

 

주택 버블은 현재 직면한 경제 위기와 서브 프라임 위기의 주원인이다. 부동산가격이 몇 년이고 계속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여러 금융기관들은 대출기준을 완화하고 스스로 채무 불이행의 위험을 감수하기 시작했다. 이 결과 채무 불이행 사태가 저념병처럼 널리 확산되었던 것이다. 지난 세월의 주택가격의 변화를 살펴보면, 2006년 이후 주택가격이 극적으로 급락했다. 고점을 찍고 급락한 것은 다른 변수들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대도시 샌프란시스코의 가격대별 주택가격의 변화를 보면, 저가주택이 가파른 가격상승률 이후 급락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2001년 이후 저가주택을 구입할 저소득자들에게 서브프라임 대출이 급속히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2000년대 초반에 많은 국가와 도시에서 주택 붐이 발생한 사실이 확인되는데, 이는 무언가 포괄적이고 일반적인 영향을 받았음을 설명해 준다. 이러한 붐 시기에 건축비, 인구, 그리고 장기대출이자율에서 커다란 변화가 없었음에도 주택가격이 폭등한 것은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다는 해석이 된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것은 버블(풍선식 거품)이 아니라, 프로스(맥주식 거품)다. 국소지역에 모여 있는 작은 거품으로 미국 경제 전체의 건강을 위협할 정도로 커지기는 어려운 '프로스' 말이다." - 앨런 그린스펀의 [격동의 시대] 중에서

 

붐이라는 이상과열을 지켜 보는 과정에서 전염이 발생한다. 그러나,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사고의 전염력이 집단적인 사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인간은 독립적으로 이성적인 사고를 하며 항상 현명하게 행동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린스펀도 주택에 있어 버블의 존재는 인정했지만, 이러한 붐이 인간의 사고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모든 질병에는 전염률과 퇴치율이 있다. 만약 전염이 퇴치를 넘어서면 전염이 시작될 것이다. 이런 현상은 경제 및 사회 환경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런 붐은 언론매체에 의해 부풀려지기도 한다. 그래서, [가격 상승 - 이야기 - 가격 상승] 이라는 순환 고리가 만들어 진다.

 

느슨한 통화정책의 영향력의 확대는 조정금리부 모기지 대출을 만들었고, 금리인하 조치로 주택 붐을 더욱 부채질했다. 대출기관은 주택가격 상승이 만들어 낸 환상에 젖어 무서류 대출조차 실시했다. 또한, 신용기관들은 취약한 모기지 관련 증권들에 AAA 등급을 부여했다. 한편, 감독기관의 관리도 느슨해지면서 모두 버블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

 

 

서브 프라임 사태의 단기적인 대책으로 구제금융이 필요하다. 다만, 올바른 실행이 필요할 뿐이다. 구제금융이 보다 체계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정부는 자금을 투입하여 시스템을 새로이 조직할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정보 동원력을 향상시켜 지금과 같은 경제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효과적인 정보 인프라를 구축하고 새로운 리스크 관리 방법들을 개발, 도입하여 이러한 장기대책들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대 의학이 널리 보급되면서, 한때 창궐했던 디프테리아 같은 전염병을 우리가 잊어버리게 된 것처럼, 현대 금융이 개선된다면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들도 역사속으로 사라질 것이라며 책의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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