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세키 선생의 사건일지 미스터리 야! 5
야나기 코지 지음, 안소현 옮김 / 들녘 / 200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약 100여 년전인 1905년에 쓰여진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시대를 비판하고 당시 인물들의 고독과 외로움을 話者인 고양이의 눈으로 그려낸 이야기이다. 이 책 <소세키 선생의 사건일지>는 나스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무례한 고양이다. 길에 버려졌다가 오로지 살겠다는 일념으로 병약한 구사미 선생님집에 얹혀 사는 주제에 각종 책의 글귀를 인용하면서 인간의 세상만사에 대해 끊임없이 불평불만을 쏟아낸다. 이 불평불만은 인간이란 한심한 족속을 향해 내뱉는 고상한 존재의 한숨섞인 한탄이다. 소설은 고양이의 주인과 그를 둘러싼 친구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인간의 머리 꼭대기에 앉은 고양이의 청산유수 요설과 지식인 사회에 대한 풍자를 묘사하고 있다.

 

소세키 선생의 사건일지

 

이 책엔 여섯 가지의 사건이 소개되는데, 추리 소설의 경우처럼 심각한 그런 유형이 아니라 우스꽝스럽다. 영어 교사 구사미, 간게츠, 메이테이 등 괴짜들이 펼치는 황당한 일상을 그리고 있다. 소세키의 원작은 고양이가 話者이지만, 이 책의 話者는 영어 선생님집에 더부살이 하는 중학생 신분의 서생이다. 선생은 제대로 하는 일도 없을 뿐더러 게을러서 서생에게 모든 일을 다 떠 넘긴다. 위가 나쁘다며 위장약을 달고 살지만 한 달에 여덟 통의 잼을 핥아 먹을 정도로 식탐이 강하다. 말도 안되는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서양학자들을 인용해 지식인인 것처럼 과장하거나, 또는 개구리 눈알 같은 구슬을 만들겠다는 등 별 쓸모없는 연구를 하며 시간만 죽이는 인물이다. 반면 나이 어린 서생이 더 어른스럽고 사건의 해결도 척척 해낸다.

 

고양이와 함께 사는 집에서 고양이에 얽힌 몇몇 사건들을 서생인 話者가 인간의 관점에서 해설하고 있다. 그런데, 모든 사건들이 유치한 원인으로 발생하고 싱겁게 결말이 난다. 소설의 등장인물은 괴짜들로서 하는 행동이 너무 황당하여 웃음을 자아낸다.

소설에 등장하는 여섯 가지의 사건이나 등장인물도 원작인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와 동일하다고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나쓰메 소세키의 원작 소설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이 책을 읽다보니 두 작품을 상호 비교할 수 없었기에 마지막 책장을 덮는 나의 소감은 단지 황당할 뿐이다. 따라서, 저자의 충고처럼 원작을 먼저 읽고난 뒤 다시 읽어야 제 맛을 알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