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생존전략 - 막다른 길을 헤쳐 나가는 생존의 지혜
카도 아키오 지음, 박금영 옮김 / 앱투스미디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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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궁인지사 번역파비窮人之事 飜亦破鼻"란 말이 있다. 말 그대로 "재수 없으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 는 뜻이다. 일을 해보려고 하면 실패하는 사람들 혹은 억수로 운이 없는 사람들을 두고 자주 인용하는 말이다.

 

퇴근길, 지하철 플랫폼에서 열차를 기다리다 뒷 사람에게 떠밀려 떨어져자 마침 들어온 열차에 치여 목숨을 잃거나, 혼잡한 주말극장안에 화재가 나서 급히 피신하다 옆사람의 발에 걸려 넘어진 채 뒤따르는 사람들에게 밟혀 사망하거나, 또는 횡단보도 신호등의 파란불을 보고 건너는데 신호를 무시한 차량이 덮쳐서 화를 당하는 경우 등 처럼 우리들의 인생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격으로 전혀 예상치도 못한 사건들이 왕왕 벌어진다. 저자는 이러한 유형을 막판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즉 일이 아무렇게나 마구 되는 형국을 말한다. 막판에는 생명, 비즈니스, 그리고 재산에 치명적인 손실을 주는 것들이 있다. 생명에 대한 악영향외에도 친구에게 보증을 잘못 서서 살고 있는 집이 경매에 넘어가거나, 회사에서 갑자기 정리해고를 당하는 경우 등도 있다. 이렇듯 인생은 온통 가시밭길이다.

 

이 책은 61 가지의 경미한 막판에 대한 처세 요령을 제시하고 있다. 상사가 여직원과 함께 러브호텔에서 나오는 장면을 목격하거나, 상사 몰래 험담을 나누는 입방정을 떨다가 현장에서 상사와 마주친 경우, 또는 동료들과 함께 탄 엘리베이터 안에서 방귀를 뀐 경우 등처럼 난처하면서도 막다른 길에서 빠져 나오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런 막판을 능숙하게 헤쳐 나가는 사람들은 대개 출세하는 사람들이며, 능력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저자는 막판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어떠한 행동과 재치있는 말들로 상대방의 기분을 망치지 않고 재치있게 탈피할 수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로 설명하고 있다. 

 

회의중 방귀가 나올 경우 괄약근에 힘을 주면서 조금씩 방출하라거나, 딸꾹질이 나온다면 목을 뒤로 젖히고 숨을 잠시 멈추라던가, 졸음이 오면 심호흡을 반복하라던가, 또는 코피가 터지면 티슈로 코를 막고 콧망울에 압박을 가하라는 등의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비즈니스는 약속의 연속이다. 걸려 오는 전화에 응답하느라고 빠듯하게 약속 장소로 출발했다. 그런데, 지하철이 사고로 멈추는 경우가 발생했다. 늦을 것이 확실하다. 어떻게 할 것인가?

저자는 상대에게 전화로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고, 솔직히 사과하라고 한다. 반면 중복된 약속의 경우엔 누가 죽었다는 식의 불가피한 사정이 생겼다고 한 곳에다가 거짓말을 하라고 권하고 있다. 치사한 거짓말로 위기를 돌파해야 할 경우도 생길 것이다. 그러나, 자주 이용할 방법은 결코 아닐 것이다.

 

이 책은 모두 5 장으로 구성되어 회사에서의 막판, 거래처에서의 막판, 일상 속의 막판, 그리고 욕망에 의한 막판 등으로 나누어 다양한 사례들을 중심으로 대응 요령을 설명하고 있다. 그 방법이 적절하고 유익한 내용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내용도 있다. 음주운전을 하다 단속에 걸린 경우, 면허취소를 피하기 위해 도망을 치거나 또는 정치권의 유력인사를 이용하라던가, 불륜 현장을 아내에게 들킨 경우 소위 오리발로 일관하라는 등의 요령은 그야말로 주간지 가십거리이다. 잘못이 있는데도 거짓말이나 치사한 행동으로 위기를 벗어날 것을 권하고 있다. 변명을 가르치고, 요령을 말해준다. 그러나, 잘못을 했다면 진실한 사과와 정직한 설명이 최선의 방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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