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록밴드를 결성하다 - 사는 재미를 잃어버린 아저씨들의 문화 대반란
이현.홍은미 지음 / 글담출판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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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만 보고 읽기로 작정했다. 그러나, 책 내용은 내 예상을 보기 좋게 빗나갔다. 책은 1부 (낭만은 죽지 않았다. 다만 모른 체했을 뿐이다) 와 2부 (스타일은 죽지 않았다. 다만 진짜로 몰랐을 뿐이다) 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선 인생의 낭만을 위해 록밴드를 결성한 詩月山水, 버킷 리스트는 오로지 자전거 타기라는 MBC 편성본부장, 색소폰을 품에 안은 '분당 색소폰 클럽', 블로그는 수다이며 그 속에서 자신을 찾는다는 유명 블로그 '스핑크스'의 주인공 송원섭, 스쿠버 다이빙으로 인생을 즐기는 어느 장돌뱅이, 흐르는 강물에서 꿈을 낚는다는 어느 디자인 프리렌서, 논밭에 나뒹굴어도 새가 되기를 꿈꾸는 패러글라이딩 메니아, 태평양이 무덤이 된다해도 결코 포기 못한다는 요트광의 이야기기 등을 소개하고 있다. 2부에서는 자신감이 충만한 인생을 즐기려면 멋부리기가 요구된다며, 패션, 얼굴관리, 성형, 모발관리, 음식과 술 즐기기 등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두 명의 전현직 연예담당 기자이다. 그래서, 책표지의 추천사도 유명 연예인인 최수종, 손창민, 이재룡, 오대규 등의 이름이 눈에 띈다.

 

얼마전 아내와 영화관 데이트를 즐겼다. 영화제목은 [브라보, 마이 라이프]. 외식도 함께한 멋진 밤이었다. 백윤식, 임하룡, 박준규 등이 출연한 이 영화는 다소 코믹하지만 직장인의 애환을 느끼게 해주었다.

샌님부장 조민혁, 30년을 하루 같이 성실히 근무한 그는 퇴임을 한 달 앞두고 있다. 주변머리가 없어 승진이라곤 모르고 밑에서 치고 오르는 후배들에게 어, 어 하다가 밀려나지만, 오로지 처자식 먹여 살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버티어 온 그가 이루지 못한 꿈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드러머의 꿈!

 

"인도에서는 인생을 총 세토막으로 나눈대요. 어려선 부모슬하에서 배우고, 성인이 되면 결혼해 부모 자식 챙기고 마지막 단계에서는 모든 재산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훌훌 떠나서 수도자의 삶을 사는 거죠." (180 쪽에서)

 

이 대목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떠 올랐다. 부모 자식을 잘 챙기고 있는지, 그리고 물려줄 재산은 있는지 등 심각한 자괴감이 밀려 왔다. 드러머가 꿈인 조민혁 부장처럼, 나도 부모님 가르침대로 성실히 살았지만 1부에서 등장하는 여러 사람들처럼 큰 비용을 들여가며 취미 생활은 못했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엔 아내의 권유로 야생화를 배우면서 자생지 탐방을 위해 산행은 자주 했다. 한 때는 회사 경영이 힘들어 그 고통을 이기려고 마라톤에 열중하기도 했다. 교통비와 운동화 값만 있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취미였다. 그러나, 난 후회하지 않기로 맘 먹었다. 지금도 내가 좋아하는 일과 취미에 푹 빠져 있기에.

 

살고 싶은 대로 살아가고, 고정관념과 경계선을 넘어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조용헌이 쓴 [방외지사]란 책엔 우리 시대의 삶의 고수 13인이 상세하게 소개되고 있다. 공무원 생활을 팽개치고 시골로 낙향해 그림을 그리는 사람,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지리산 일대를 여행하다 돈이 떨어지면 아무집에나 들어가 일을 하면서 숙식을 해결하는 괴짜 시인, 혀로 승부를 거는 차맛 감별사. 역술인, 한의학으로 노벨상에 도전하는 내과 의사 등의 살아가는 스토리이다.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 지금 가는 길이 곧 나의 길이요, 나의 운명이다. "라는 것이다.

 

비록 잘 생기진 못했지만 깨끗하다 소리듣고, 비싼 와인이 아니어도 구수한 막걸리 한잔을 나누며, 쌀국수가 아닌 라면으로 해장을 다스릴지라도 내 주변에 취미를 같이 하며 인생을 즐기는 동료가 있다면 이것이 바로 나의 길이며 운명일 것이다. 떳떳하게 허리를 펴고 외치고 싶다. " 부라보, 마이 라이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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