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들의 전쟁 - 세계적 리더십과 한국형 리더십의 한판 승부
신인철 지음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책 제목만 보면 무협소설이나 전쟁드라마가 연상된다.
역사속의 영웅들이 현세에 부활하여 위기의 한국주식회사에 나타난다. 책의 실질적 주인공인 최유성 팀장이 어니스트 새클턴 경, 나폴레옹, 유비,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같은 유명한 영웅들과 한국주식회사의 영업실적을 두고서 한판 승부를 펼치는 이야기이다.

우선 이들 영웅들의 주요 이력을 살펴보자.

# 어니스트 새클턴 경 ( 1874 - 1922 )

영국의 탐험가. 영국 황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1914 년 8 월 남극대륙 횡단에 도전하지만 중도에 탐험선 인듀어런스호가 浮氷에 난파, 침몰당하며 조난을 당한다. 634 일간이나 고립된 극한상황에서도 강력한 리더십으로 대원 27 명 전원을 무사히 귀환시켜 진정한 리더십의 귀감이 된다. 현대경영학에선 이를 " 서번트 리더십 " 으로 평한다.

# 나폴레옹 ( 1769 - 1821 )

이탈리아 반도의 프랑스領 코르시카섬에서 출생한 시골뜨기 출신이다. 출신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에 출세와 성공에 대한 강박관념을 가진 인물인데 짧은 시간에 프랑스 군부를 장악하고 프랑스 황제로 등극한다. 1812 년 알프스 산맥을 넘어 이탈리아, 오스트리아를 차례로 정벌하고 이어 러시아 정복에 나섰다가 시베리아의 매서운 추위와 러시아군의 완강한 저지로 뜻을 못이루고 후퇴하고 만다. 이후 그의 기세가 한풀 꺾이고 영국의 넬슨제독, 웰링턴 장군에 거푸 패배하면서 프랑스 국민들로 부터 외면받고 추방당한다.
"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 " 를 주창하는 저돌적이며 강력한 추진력이 돋보이는 리더십의 소유자이다.

# 유비 ( 161 - 223 )

중국 탁현 지방에서 몰락한 한나라 왕손의 후예로 태어났다.
동네 건달 대장 노릇을 하다가 관우, 장비, 제갈 량 등의 유능한 장군과 참모를 거느리며 세력을 키워 촉나라를 세워 위 ( 조조 ), 오 ( 손권 )나라와 함께 중원제패를 겨루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한다. " 삼고초려 " 라는 유명한 일화를 남기는 등, 정에 약해 우유부단한 모습을 자주 보이며 인간관계를 매우 중시하는 리더십을 발휘한다.

# 도쿠가와 이에야스 ( 1542 - 1616 )

일본 전국시대 小國 미카와 ( 三河國 )의 영주의 아들로 태어나 인질로서 젊은 시절 대부분을 보낸다. 이로 인해 처세술에 능하며 생존을 위한 강한 인내심이 장점이다.
오다 노부나가, 풍신수길에 이어 전국 시대 혼란기에 세키가하라전투에서 승리하여 최후의 승자가 된 인물이다. " 두견새가 울 때 까지 기다린다 " 는 기다림의 달인으로 평가 받는다.
그의 용인술로는 꽃과 열매를 절대로 동시에 주지 않는다는 원칙을 신봉하며, 잔 꾀를 잘 부린다고 해서 일본인들은 그를 늙은 너구리로 부르기도 한다.


창사이래 최악의 4 분기 영업실적을 기록한 한국주식회사 ( 대표 : 한국인 ) 는 현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전설적인 리더들을 스카우트하여 영업전선에 배치하는 개혁적인 인사를 단행한다. 영업본부내에 영업 1팀장 어니스트 새클턴 ( 이하 " 새팀장 " ), 영업 2팀장 나폴레옹 ( 이하 " 나팀장 " ), 영업 3팀장  유비 현덕 ( 이하 " 유팀장 " ), 수도권 영업팀장 도쿠가와 이에야스 ( 이하 " 도팀장 " ), 그리고 특판영업팀장 최유성 차장( 이하 " 최팀장 " ) 등 다섯 명의 팀장을 배치한다. 그러자, 금번 인사로 최팀장이 외부에서 영입한 막강한 팀장들과 어떤 경쟁을 펼칠 지 모두의 관심사항이다.

경쟁이 시작되자 초반부터 막강 추진력을 자랑하는 나팀장이 앞서 나가기 시작한다.
한편, 신참인 최팀장은 " 지피지기 백전불태 " 의 자세로 타 팀장들의 강, 약점을 파악하기 위해 벤치마킹을 시작한다.

새팀장은 " 리더는 팀에서 텐트를 잘 치는 사람이 되려고 해선 안되며, 오히려 팀원들이 텐트를 잘 치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 " 는 리더십관을 설명하면서 목표제시, 동질감부여 그리고 솔선수범의 3 가지만 있으면 조직을 하나로 묶을 수 있음을 강조한다. 그러나, 남극탐험이라는 긴박한 상황에서나 먹힐 리더십이지 지금 같은 평시의 비즈니스 환경에선 먹히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이에 대해 도팀장은 " 지금 상황에 맞는 리더십을 발휘하라 " 는 좋은 충고를 해준다.

나팀장이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새팀장의 리더십은 먹히질 않는지 실적이 매우 부진하다. 상대적으로 새팀장에 비해 좀 낫지만 역시 부진한 유팀장은 헤드헌팅사를 통해 제갈 량부장을 영입하면서 영업에 활기를 띄기 시작한다.

어느 날, 시내 고급호텔에서 회사 전 팀장이 모이는 만찬행사가 있었는데, 비서실 유여사의 배려로 최팀장은 나팀장과 같은 테이블에 배치되어 나팀장에게 리더십에 대한 조언을 듣게 된다. 이 자리에서 나팀장은 자신에 찬 목소리로 " 신념 " 을 강조하며, 리더는 자신이 얼마나 확고한 신념이 있고, 나아가 리더가 갖고 있는 신념을 부하에게 잘 심어 줄 수 있느냐에 따라 조직의 성패가 좌우됨을 역설한다.

만찬행사를 마치고 귀가길에 방향이 같아 도팀장의 승용차를 얻어 타게 된다. 이 때 도팀장은 나팀장의 신념론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다. 즉, 팀원들의 신념을 무시하고 리더의 신념만 주입하려 한다면 부작용이 없겠냐면서 " 맹독 " 이 될 수도 있고, " 명약 " 이 될 수도 있는 것이 바로 신념이란 덕목임을 거론하며 결국은 나팀장은 200 년 전 넬슨제독이나 웰링턴 장군에게 패퇴했던 그런 운명을 맞이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최팀장은 모처럼 팀 전체회의를 가진다. 회의가 끝나자 팀의 차석자인 서과장의 면담 요청이 있다. 요점은 팀장의 솔선수범 자세가 처음엔 좋아 보였지만 이젠 그 정도가 지나쳐 누가 팀장이며 누가 팀원인지 위계질서가 엉망이 되었음을 지적하며 누가 뭐래도 여긴 한국식 문화와 전통을 무시하면 곤란하지 않겠냐면서, 팀원이 원하는 리더는 삽질 잘하는 리더가 아니라 어디에 삽질해야 효과가 있는지 가르쳐 주고 또한 잘못하는 것이 있으면 처벌하고 잘하는 것이 있으면 바로 보상해 주는 리더임을 상기시켜 준다.

나팀장의 실적이 주춤거리는 가운데, 유팀장의 실적이 비약적인 도약을 거듭한다. 최팀장이 축하인사를 건네며 그 비결을 묻자, 유팀장은 " 探, 授, 信 " 이라면서 적절한 인재를 찾아 ( 探 ), 이들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 授 ), 그리고 이들을 전폭적으로 신뢰한다 ( 信 ) 는 설명이었다. 최팀장은 유팀장 주위에 훌륭한 인재가 많은 반면, 새팀장과 나팀장의 경우엔 그렇지 못함을 알고 무릎을 칠 정도의 깨우침을 얻는다.

며칠 뒤 영업본부 회의가 열렸다. 상반기 실적을 공유하고 하반기 계획을 점검하는 확대회의였다. 실적이 부진한 새팀장은 고개를 제대로 들지도 못하지만 나팀장은 예의 자신만만한 모습이다. 이 자리에서 유팀장은 제갈 량부장의 지원을 등에 업고 나팀장의 영업전략에 대하여 조목조목 문제점을 제기한다. 즉, 매출은 증가하지만 오히려 손해가 나는 영업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인사부장이 얼마전 감사에서 비위사실이 적발되었음을 공지하면서 그 대상자가 바로 사문서위조, 거액 횡령등을 저지른 나팀장이며 인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징계될 것임을 천명했다. 새팀장은 실적부진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로인해 향후 회사의 영업은 유팀장의 주도하에 추진하게 되었다.

비리로 나팀장이 물러난 뒤라 마치 전쟁뒤에 평화가 찾아온 분위기이다. 그런데, 절제된 인내로 때를 기다리던 도팀장이 " 지식없는 리더십은 힘이 없다 " 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공개 회의석상에서 유팀장에게 질문 공세를 하자 이에 대해 전혀 답변을 못하고, 대신 제갈 량부장이 답변하면서 유팀장의 능력을 재평가 받도록 만들어 버린다.

이후 도팀장이 천하통일을 획책하며 최팀장에 불만이 있는 사내세력과 연합하여 최팀장의 핵심부하들을 타팀으로 전출하는 인사로서 팀을 와해시키는 전략을 구사한다. 이에 대하여 비서실 유여사의 " 리더란 적을 만드는 사람이다 " 란 충고를 듣고 금번 인사의 부당성을 담당 임원에게 찾아가 직접 설명하면서 인사발령을 늦추어 줄 것을 요청하고 승락을 받는다.

한국주식회사는 전사 영업실적 보고회로 회사가 시끌벅적하다.  

드디어 실적을 발표한다. 최팀장의 실적이 도팀장에 비해 금액적으론 5 억원 정도 뒤졌지만, 생산성지표인 1인당 매출액은 오히려 10억원이나 높은 훌륭한 실적을 거두자 대강당은 환호성과 박수의 물결이다. 결국, 한국형 리더십의 최팀장이 세계적인 리더십의 팀장과의 승부에서 최종 승리자가 된 것이다.


IMF 외환위기를 껶으면서 구조조정이라는 회오리바람이 몰려 오면서 국내 대부분의 회사들은 소위 미국식 경영문화를 도입하는데에 앞장을 섰다. 당시엔 이것이 대세였다.
그러나, 우리의 이웃인 일본도 소위 " 잃어버린 10 년 " 동안 미국식 경영을 도입한 회사보다 우직하게 일본식 경영을 고집한 회사들이 더욱 빠른 속도로 강한 기업이 되었다는 보고도 있다. 따라서, 한국식 경영에 적합한 리더십을 갖추는 것이 현명할 듯하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 경영에도 분명 " 신토불이 " 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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