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부터 생존 감량 - 나잇살이 아니라 질병입니다
김경곤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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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상위 20%의 비만 유병률 31%, 소득 하위 20%의 비만 유병률 38%
많은 사람이 부유할수록 살이 찐다고 오해한다. 잘먹고 잘사는 증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진실은 그 반대다. 가난할수록 살이 찐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김경곤은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국내 비만 치료 분야의 전문가로 손꼽힌다. 한국인 최초로 아시아-오세아니아 비만학회 회장으로 선출되었고, 세계비만연맹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이 책은 30년 동안 비만 분야를 연구하고 치료해온 그의 노하우를 집약했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있는 이유 또한 복무 비만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서서히 배가 불러오더니 이젠 가벼운 산책과 맨손 체조로는 해결되지 않아 책에서 나에게 합당한 치료 방법을 찾아보려는 의도 때문이었다. 참고로 내 나이는 칠십대 중반을 넘어섰다. 인상 깊었던 책 내용을 요약해 보려 한다. 

첫 번째 변화는 근육 감소

나잇살이 말해주는 신체의 첫 번째 변화는 근육 감소다. 일종의 구조조정인 셈인데, 자동차에 비유해서 설명하자면 내 몸의 기초대사량은 자동차의 배기량과 같다. 그런데, 근육은 기초대사량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므로 바로 자동차의 배기량 크기를 결정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근육은 섭취한 에너지를 태워 없애는 엔진이다.

이 대목에서 내가 실천하기로 결정한 해법은 집에서 아령이라도 들기로 계획했다. 젊은 시절에 비하면 현재의 내 팔은 근육이 사라지고 말랑말랑한 상태이다. 근육이 거의 없으니까 기초대사량에 극히 미미한 영향을 미칠 거라고 판단되어서다.

이밖에도 나잇살은 성호르몬의 감퇴, 인슐린 저항성 등이 동반되는데, 복부 비만만이라도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 허리둘레가 늘어나서 기존에 입던 옷들도 입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므로 내장 지방의 감소에 주력해야 한다. 대한비만학회에선 남성의 경우 90센티미터 이상을 복무 비만의 기준선으로 을 제시하고 있다.   

대사증후군의 혹독한 대가

한국인을 대상으로 대사증후군이 주요 질환 발생에 미치는 위험도를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형 당뇨병의 위험을 3.5~5.3배 높이고, 심혈관 질환은 1.5~2.4배, 심부전은 1.7~2.4배, 만성 콩팥병은 1.5~1.9배 가중시킨다. 대사증후군 구성요소의 개수가 증가할수록 위험도가 뚜렷하게 치솟는다. 이에 따른 시사점은 아래와 같다.(사진, 대사증후군 유병률)


첫째, 조기 발견과 예방의 중요성
둘째, 당뇨병 예방에 최우선 순위를
셋째, 심혈관을 위협하는 요인
넷째, 다중 질환을 막는 통합적 전략이 필요함

4개의 스위치 오작동

오랜 세월 반복된 잘못된 식사 습관이,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던 식욕 중추와 말초에서 분비되는 각종 호르몬·신경망의 네트워크를 서서히 망가뜨렸기 때문에 폭식의 유혹 앞에서 번번이 무너졌던 것이다. 아래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뇌와 장의 네트워크는 정교하다.(사진)


렙틴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숨만 쉬어도 날씬함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비만인의 비극은 지방 조직에서 혈중 렙틴 수치가 치솟아도 뇌가 이에 잘 반응하지 못한다. 이를 '렙틴의 저항성'이라고 한다. 즉 말초의 영양 상태 신호와 중추의 식욕 조절 센터 간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되는 상황이다.

렙틴(지방 세포의 재고량 알리미)은 무시당하고, 인슐린(췌장의 당분 보안관)은 외면당하고, GLP-1(궁극의 식욕 통제관)은 힘이 빠지고, 그렐린(공복을 알리는 위장의 비명소리)은 제때 꺼지지 않는다. 이 네 개의 스위치가 동시에 오작동을 일으키는 것, 그것이 바로 중년 비만의 실체다.

식욕의 진짜 조종자는 단백질

2005년, 세계적인 생태학자 데이비드 라우벤하이머와 스티븐 심프슨은 곤충부터 영장류, 인간에 이르기까지 동물 수십 종의 식단을 오랫동안 추적한 끝에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에게는 생존을 위해 하루에 반드시 섭취해야만 하는 고유의 ‘목표 단백질량’이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데, 이 할당량이 100% 채워져야만 비로소 뇌가 숟가락을 놓으라고 포만감 스위치를 켠다는 것이다.

저강도 만성 염증

뱃살에서 뿜어져 온 염증 물질은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생명의 강물인 혈액으로 스며들어 전신 장기로 방출된다. 칼에 베인 상처처럼 붉게 부어오르고 통증이 느껴지는 급성 염증과 달리, 뱃살에서 새어 나온 염증 물질은 아무런 통증 없이 은밀하게 주요 장기들을 부식시킨다. 이것이 바로 저강도 만성 염증 상태다.

생존 유전자는 급격한 변화를 두려워 한다

인체의 생존 유전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현상은 급격한 변화다. 인체는 수십만 년 동안 체온, 혈압, 혈류량을 일정한 상태로 유지하려는 항상성이라는 절대 원칙을 고수해왔다. 생존에 절대적인 물도 조금씩 마시면 생명수가 되지만, 고압 호스로 한꺼번에 들이부으면 폐에 물이 차 익사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중년의 몸을 망가뜨리는 결정적인 원인은 이 항상성을 무너뜨리는 두 가지 쓰나미, 즉 혈당의 급변과 체중의 급변이다.

혈액이 당분으로 넘쳐나는 홍수 사태가 발생하면 췌장은 비상계엄을 선하고 인슐린을 대거 파견한다. 인슐린이 긴박하게 움직이는 이유는 고혈당 상태의 혈액은 끈적한 시럽처럼 변하기 때문이다. 혈액 농도가 진해지며 삼투압이 상승하고, 당분과 결합해 뻣뻣해진 적혈구들이 서로 엉켜 붙으며 혈액 점도가 급격히 상승한다. 끈적해진 피는 미세 혈관 곳곳에서 흐름에 제동이 걸린다. 설탕물에 찌든 혈관 벽은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대사 저항성을 치료하는 근력 운동

근육을 수축하면 근육 세포 깊은 곳에 웅크리고 있던 GLUT4가 세포막으로 이동한다. GLUT4는 세포막에 있어야 당 대사가 좋아지게 할 수 있으니 중년 에너지 대사에 매우 긍정적인 변화다. 이를 반복해서 오래 하면 근육 세포에서 GLUT4를 많이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즉 저항성 운동을 안 하는 것보다는 한 번이라도 하는 게 좋고, 규칙적으로 반복해서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주 2~3회 근육에 자극을 주는 저항성 운동이야말로 생존 감량의 필수 요소다.

중년 이후 근원섬유의 부피와 밀도가 줄어들어 근육의 대사 능력이 저하됐다면 잉여 포도당을 빠르게 처리할 강력한 엔진을 상실한 것이다. 소모되지 못한 포도당 분자들은 혈관 내부를 떠돌다가 생체 대사를 위협하는 내장 지방의 형태로 누적되기 시작한다. 먹을 것이 남아도는 현대의 환경에서는 어쩌면 근육이 에너지 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일 수도 있다.

보폭을 늘려라

저자가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보폭을 10센티미터 넓혀 걷는 것이다. 보폭을 10센티미터 늘리면 허벅지와 고관절 그리고 ‘요근’이라고 불리는 척추 주위 근육을 훨씬 많이 사용하게 된다. 걸을 때 척추를 바르게 세우고 가슴을 활짝 편 채 고개를 숙이지 않는 자세를 유지하면,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코어 근육이 자연스럽게 단련된다.

허리 통증으로 인해 방문한 병원에서 나에게 추천했던 방법이 바로 이것이었다. 꾸준한 걷기를 통해 척추 주위의 근육을 강화할 수 있으며 특히, 평소보다 보폭을 조금씩 높여가면 훨씬 효과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이를 적극 추천했었다. 실제로 보폭을 넓혔을 때 확실히 근육의 당김을 느낄 수 있었다.

중년 비만은 생존 유전자가 만든 결과물

다이어트를 여러 차례 시도해서 성공과 실패를 맛보았다. 중년 이후의 다이어트는 딱 1번 성공했었다. 평소 즐기던 라면을 끊고 도시락 밥을 반만 먹는 식사법을 시행한 탓이었다. 운동량이 적으니까 먹는 걸 반으로 줄인 것이 효험을 본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생존 감량이란 말이 더욱 와 닿았다. 중년 이후 복부 비만으로 힘든 삶을 겪교 잇는 모든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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