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상에서 멀어지기로 했다
편석환 지음 / 가디언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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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멀어진다는 것은 역으로 일상과 더 가까워지고 싶고 일상을 더 잘살고 싶은 절실함이었다. 일상의 성실함이 더 이상 무기가 되지 않는 세상에서 작지만 숨통이 되고 싶었다. 힘든 일상을 꾸역꾸역 살아가는 오늘의 세대에게 자그마한 위안이라도 되고 싶었다. 힘든 세상에, 모든 일상에 이 말은 꼭 해주고 싶었다. ‘괜찮다.’ - '책을 펴내면서'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편석환은 43일 동안의 묵언 수행과 함께 일상에서 한 발 뒤로 물러나 있기를 택했다. 그 이유는 너무 익숙함에 취해 있다보면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다시 보일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다. 그는 말보다 고요함을, 속도보다는 느림을, 관계보다는 나 자신을 택했다.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광고쟁이와 대학에서의 강의로 30년을 보낸 일상이었다. 

총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은 일상에서의 단상斷想(1장), 일상에서 멀어지기(2장), 멀어진 일상에서의 하루(3장) 등을 통해 크고 작은 삶의 굴곡 속에서 흘러간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228가지 짧은 글귀로써 저자 본인의 느낀 바를 전하며 '괜찮다'는 위로의 말로 우리들을 보듬는다. 

이에 난 많은 짧은 글귀들 중에서 내 마음을 움직이거나 '옳다구나' 하고 내 무릎을 치게 만든 순간들을 요약해서 마치 필사하는 기분으로 옮겨 적고 내 나름의 감상평과 함께 적음으로써 서평에 갈음하려 한다. 물론 이에 동의하지 않고 다른 글귀를 더 좋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상에서의 단상 

삶의 끝은 결국 일상과의 이별이다. 일상에서 멀어지는 것이 쉽지 않은 이유는 일상과의 이별, 곧 죽음이라는 근원적 공포가 우리 삶에 내재內在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끊임없이 일상과 멀어지는 연습을 해야만 한다. 결국 그것이 일상과 가까워지는 삶이기 때문이다. 

일상을 살다 보면, 빨리 가야 할 때가 있고 멀리 가야 할 때가 있다. 상황에 맞게 어떻게 갈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빨리 가려거든 최대한 가볍게, 멀리 가려거든 최대한 무겁게 가야 한다. 빨리 가려거든 혼자서 가고, 멀리 가려거든 여럿이 함께 가는 것이 좋다. 



(감상평) 현재 독거노인의 삶을 지내는 나는 과거의 익숙한 일상들과 어쩌면 담을 쌓고 지내는지도 모르겠다. 평소 사람들을 좋아했던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어서 그렇다. 그저 빠른 삶을 추구했기에 나홀로 즐기는 마라톤에 빠지고 한꺼번에 두 개의 산을 넘는 그런 산행을 즐겼다. 가벼운 일상을 즐기며 사람만 좋아하는 호인이 되어 내 뒤통수가 깨지는 줄 모르고 살다보니 가진 재산 모두 내놓고 이젠 담을 쌓고 지낸다. 

일상에서 멀어지기

우리는 거의 매일 같은 공간 속에서 생활하며 살아간다. 다른 공간으로의 이동은 그저 공간의 단순 이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는 일이고 자기 자신을 찾는 문제다. 정형화된 공간에서 벗어나 본인 스스로의 공간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일상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일상에서 멀어진다는 것은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우리는 타인의 시선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일이 많다. 내가 무언가를 했을 때,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을 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럴 일이 아니다.(중략) 내 스스로 어떤지를 생각해야 한다.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내 안에 침잠해야 한다. 그것이 일상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감상평) 그렇다. 지난 내 삶을 되돌아보면 거의 기계 속의 톱니바퀴 같았다. 다람쥐 챗바퀴 돌듯 '집 - 일터 - 집'의 연속이었다. 자유 시간은 오직 주말 휴일 때 즐기는 마라톤 또는 산행이었다. 또 무리의 수장首長 생활을 자주 맡다보니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했었다. 

멀어진 일상에서의 하루 

일상에서 늘 이용하던 식당을 가다가 새로운 식당에서 새로운 맛을 찾았다. 새로운 맛, 그 자체로 하루가 맛있다. 맛았는 하루, 멀어진 일상에서의 하루다. 

눈이 왔다. 어느새 오대산 월정사에 있었다. 전나무 숲을 걷고 있었다. 그저 눈이 왔을 뿐인데, 새로 온 눈, 그 자체로 하루기 상쾌하다. 상쾌한 하루, 멀어진 일상에서의 하루다. 



(감상평) 책읽기를 좋아하기에 책 속에서 이와 비슷한 귀절을 자주접했다. 늘 같은 패턴을 반복하지 말고 다른 걸 선택하라고 말이다. 그러려니 했다. 난 식당도 한 곳이 정해지면 그 집의 단골이 되었다. 이런 나에게 큰 스승이 한 분 계셨다. 늦게 만났다. 믿었던 후배에게 투자자문사를 맡겼다가 쫄딱 망한 후에 만났다. 화병으로 잠도 이루지 못하는 사람 살리겠다는 심정으로 아내가 큰 스님에게 나를 인도했다. 참 많이 울었다. 참회의 눈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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