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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사적인 경제학 - 당신이라는 자산을 지키는 자본주의 생존 교양
최재용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P / 2026년 1월
평점 :
경제학을 사회과학이 아닌 인문학 관점에서 교양서로 다뤘다고 하면 혹자는 의아하게 여길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인문학 관점에서의 경제학은 사실 맞는 접근 방식이다. 경제학이라는 학문이 애초에 사회철학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다. 과학적 방법론이 도입됐을 뿐, 인문학에서 파생한 분야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 '머리말'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최재용은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에서만 20년 넘게 근무했으며, 30년 넘는 경력의 대부분을 국제금융 현장에서 보냈다.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MBA를 마친 후 동국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는 강원대학교, 인천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 출강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학생 대상 강의를 맡으며 글로벌 경제 현장의 생생한 지식을 학생들과 나누고 있다.
4부로 구성된 책은 나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증명하는 법(1부), 불확실한 세상을 돌파하는 전략(2부), 돈의 흐름을 꿰뚫는 통찰(3부), 불확실한 세상을 돌파하는 전략(4부)에 걸쳐 기회비용, 게임이론, 행동 경제학, 위험관리 등 총 20개의 경제 이야기를 설명한다. 이중에서 나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경제학 개념들에 대해 소개해보려 한다.
기회비용
희소한 자원을 가진 개개인이 어떤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학문이 바로 경제학이다. 그러다보니 살면서 우리들은 어쩔 수 없이 포기하게 되는 행위가 있다. 이같은 결정의 이면에 늘 기회비용이 존재한다.
난 상고를 졸업하고 은행에 취직했으나 학력으로 인한 승진의 불이익을 극복하고자 대학 진학을 결정했다. 초급행원 생활을 포기하면서까지 배수진을 치고 대학 입시 학업에 몰두했다. 이처럼 우리는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수많은 의사 결정 앞에 놓이게 된다. 이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한 가지를 결정한다.
많은 고민은 대부분 경제학에서 말하는 기회비용에 관한 것인데, 내가 대학 입시 준비를 위해 초급행원 생활을 포기한 것이 바로 그것인 셈이다. 물론 고민하던 그 당시엔 기회비용이란 용어조차 몰랐지만 상과대학(경영대학)에 입학한 후 전문 지식들을 배우면서 접했던 경제 개념이다.
대학 졸업 후 중견행원으로 재차 입행하여 근무하던 중, 난 또 전직을 결심했다. 미래 비전이라는 고민을 앞에 두고 기회비용을 따져 보았다. 결국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에 경력직으로 이직했다. 이후에도 몇 차례 더 전직을 했다. 증권회사, 백화점, 주택전문 건설회사 등을 선택했었다. 옮길 때마다 내 몸 값을 더 키울 수 있었다.

(사진, 회계적 이윤/경제적 이윤)
책의 저자는 매우 공감되는 글을 남겼다. "나는 이 기회비용의 잠재적 이익을 잊지 않고 살아가라고 꼭 말해주고 싶다. 이런 경제학적 사고는 살면서 여러 선택 앞에 놓였을 때 나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것이고, 마음 한편에 무언가를 품고도 현재의 내 위치에만 만족하며 살지 않게 도와줄 것이기 때문이다"(23쪽)
레버리지(부富의 지렛대)
대학 시절, 재무관리론을 배울 적에 강의하는 교수님은 상고 출신의 미국 유학파였다. '레버리지 이펙트'를 강조하면서 그 효과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했다. 이 수업을 통해 '부채는 무조건 나쁘다'는 내 인식이 바뀌게 되었다. 이후 난 레버리지를 이용해 부富를 더욱 키울 수 있었다. 몇 차례 이사를 갈 때마다 부동산담보대출로 아파트를 키웠고, 주식투자를 할 때에도 레버리지를 적극 활용했었다.
지금은 가계 부채의 부실화를 막기 위해 관리를 강화함에 따라 원리금 균등상환이 발목을 잡아 부채상환능력을 따지지만 내 젊은 시절은 담보자산의 가치만 보고 그 범위 내에서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었다. 이를테면 레버리지 황금기였다. 그러나 상환 능력이 미흡한 사람은 아파트를 경메에 내놓을 수밖에 없기도 한다. (아래 사진 참조)

"이처럼 레버리지는 양날의 칼날 같은 존재다. 이 칼은 잘 쓰기만 하면 음식을 만들 때 효율을 늘려 쉽게 요리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하지만 잘못하면 손을 다칠 수 있다. 여러분의 선택은? 아마도 이 위험한 칼을 매우 조심스럽게 쓸 것이다"(127쪽)
위험관리(변동성의 공포)
위험관리 또한 대학 시절의 재무관리론 수업 때 강의를 들은 내용이다. 주식을 좀 하는 사람이라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얘기이기도 한다. 난 주식투자를 다소 일찍 시작한 케이스이다. 군 전역 후 복학 대기 기간에 재벌 기업 비서실에 근무하던 형이 부탁으로 증권회사 창구에 심부름을 자주 다녔다. 이게 모멘트가 되어 대학 2학년 때부터 증권투자를 시작했었다.
당시 재무관리론 수업 시간에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포트폴리오 이론을 배웠다. 투자 대상 종목을 한 종목에 몰빵하는 대신에 여러 종목에 나누어 매수하라는 것이었다. 이론적으론 위험을 줄인다는 의미에서 그럴 듯하지만 사실 이도 항상 옳은 게 아니다. 대박 날 한 종목에 집중하면 훨씬 높은 수익을 거둘 수도 있기에.
아무튼 주식은 흔히 '위험자산'으로 불린다. 마치 살아서 움직이는 생물체처럼 가격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투자 종목을 잘못 선택하면 한 순간에 깡통을 찰 수도 있다. 과거 내가 증권회사 재직시엔 '깡통계좌'라는 유명한 사건이 있었다. 증시 부양책의 일환으로 고객들의 계좌를 집중적인 주식 매수로 활용하다가 주가가 급락하여 해당 계좌가 깡통이 된 그런 사건이었다. (사진, 장자의 '산목편')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의 창시자 마코위츠도 '위험과 수익을 모두 고려했을 때 분산하여 투자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므로 각기 다른 다양한 상품에 나누어 투자할수록 전체적인 위험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부자는 수익보다 위험을 먼저 보는 습관을 지녔다고 한다.
아는 것이 힘이다
현재 한국 증시는 코스피 5천대를 가뿐히 넘고 미증유의 '6천 시대'에 접어들었다. 주식을 위험 자산으로만 바라보고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대하던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법하다. 이 책에서 다룬 20가지 이야기 외에도 수많은 경제적 현상과 이슈들이 인문학과 연결된다. 중요한 것은 아는 것을 힘으로 이용하는 습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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