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신(新) 사자소학
전통문화연구회 지음, 이윤정 그림, 바글바독연구소 기획 / 도서출판 함께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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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소학四字小學'이란 '네 글자로 된 작은 공부 책'이란 뜻이다. <소학小學>을 비롯된 여러 경전에서 어린이 눈높이에 적합한 내용을 골라서 만든 도서이다. 부모님을 대하는 도리(효孝), 형제자매들의 관계(우애友愛), 스승과 어른을 대하는 예절(경장敬長), 친구를 사귀는 법(붕우朋友), 자기 자신을 닦음(수신修身) 등 다섯 가지 가르침을 담고 있다.


(사진, 책표지)


이 책이 유교적 가치관을 지켜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오해해선 안 된다. 과거 조선 시대에나 어울릴 법한 것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고전에 담긴 정신이 현대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하기에 어린이들에게 효, 우정, 공경 등과 같은 가치를 스스로 생각해 보는 기회를 제공하려고 전통문화연구회에서 만든 도서다.


총 다섯 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부모님을 대하는 바른길(1장), 형제 사이의 바른길(2장), 스승과 어른을 대하는 바른길(3장), 친구 사이의 바른길(4장), 자기수양의 바른길(5장) 등을 통해 어린이들이 효도, 우애, 공경, 교우交友, 자기수양에 관해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


효도孝道


아버지는 내 몸을 낳게 하시고

어머니는 내 몸을 기르셨다.


부생아신父生我身 하시고

모국아신母鞠我身 이로다


이는 나의 뿌리에 대한 설명이다. 우리가 아버지의 성을 따르는 이유를 이해시킨다. 그래서 사자소학의 맨 처음을 장식하는 말이다.


통일신라시대, 경주에 효녀 지은이 살았다.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당시엔 20살 전에 결혼해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게 통상적이었다. 그러나 지은은 어머니를 모신다고 32살 노처녀가 되었다. 살길이 어렵자 지은은 부잣집의 종살이를 시작했다. 이를 알게 된 어머니는 차라리 죽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두 모녀의 이야기는 온 마을에 퍼졌고, 이를 들은 화랑 효종랑이 친구들과 힘을 모아 곡식 100섬과 옷을 모녀에게 전달하고 종살이 몸값을 대신 갚아 주었다. 이후 왕도 이 소식을 전해 듣고 감동을 받아 곡식 500섬과 집을 제공했고, 나라에 봉사해야 하는 잡역도 면제해 주었다. 효녀가 살던 마을에 '효양방'이란 이름을 붙여 주었다.



우애(형제자매간의 사랑)


형제와 자매는

한 기운을 받고 태어났으니


형제자매兄弟姉妹는

동기이생同氣而生이니


형제자매는 같은 부모에서 태어나 함께 자란 특별한 인연이다. 나무로 비유하자면 부모는 나무의 기둥이고, 형제자매는 한 기둥에서 빚어나온 나무줄기인 셈이다.


중국 후한 시대에 강굉이란 사람이 살았다. 아래로 2명의 동생이 있었고, 세 형제들은 부모를 잘 모시고 형제간의 우애도 깊었다. 어느 늦은 밤 공부를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갑자기 도적들을 만났다. 가진 돈을 모두 내놓아라고 호통을 쳤지만, 사실 형제는 가진 게 없었다. 그럼에도 순순히 놓아주지 않고 한 사람만 죽어준다면 나머지 둘은 샇려주겠다는 아주 고약한 게임을 제안했다. 그러자, 형제는 서로 자기가 죽겠다고 매달렸다. 이에 당황한 도적은 이렇게 서로 아껴주는 형제를 본 적이 없다고 감동받아 모두 무사히 귀가하도록 해주었다.


공경恭敬


스승 섬기기를 어버이와 같이 하여

반드시 공손히 하고 반드시 공경하라


사사여친事師如親 하여

필공필경必恭必敬 하라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하려면 부모님과 선생님 모두의 도움이 필요하다. 부모님은 우리를 낳아 키워주시고, 선생님은 우리가 바르게 성장하도록 가르쳐 준다. 어찌 우리들이 섬기지 않겠는가.


공자가 세상을 떠나자 많은 제자들이 슬퍼했다. 제자들은 스승의 묘 인근에 작은 움막을 짓고 삼년상三年喪을 치렀다. 삼년이 지난 후 제자들은 모두 헤어졌지만, 유독 자공만은 홀로 공자의 무덤을 지켰다. 자공은 3년을 더 머무르며 6년상을 치렀다고 한다.


교우交友


사람이 세상에 있으면서

친구가 없을 수 없으니


인지재세人之在世 에

불가무우不可無友 니


우리들은 성장하는 동안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친구를 사귀게 된다. 살아감에 있어서 친구가 꼭 필요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아무리 가가운 친구 사이일지라도 지켜야 할 예의가 있다. 그 선을 넘어가선 안 된다.


어느날 제자 자로가 스승인 공자에게 질문했다. "스승님, 인仁이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공자는 답했다. "자로야, 너는 강직한 성품을 지녔다. 그렇다면 네게는 용기를 가지고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인仁이다." 그러자 옆에 있던 안연도 같은 질문을 했다. 이번엔 안연에게 '욕심을 극복하고 禮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다른 답을 했다. 이처럼 제자의 성향과 성격에 걸맞는 맞춤형 답을 했다고 한다.


자기수양(수신修身)


예가 아니면 보지 말며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비례물시非禮勿視 하며

비례물청非禮勿聽 하며


예禮란 꼭 지켜야 할 바른 마음과 약속을 뜻한다. '비례물시 비례물청'은 옳지 않은 것은 보지도 듣지도 말고 멀리하라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


어느 날, 안연이 공자에게 물었다. "인仁을 실천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에 공자는 "사사로운 욕심을 버리고 예禮로 돌아가야 한다.인을 실천하는 것은 나 자신에게 달린 것이다. 결코 남에게 달린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한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움직이지 말라고 '신중함'을 강조했다.


(사진)


아이와 부모가 함께 배운다


책은 한자로 표기되어 어려울 수 있는 글귀를 현대적 감성으로 풀이하고 있다. 책 중간의 삽화는 어린이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다. 부모와 함게 사자소학을 공부함으로써 어린이들에게 장차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지를 일깨워주는 참된 인성교육의 길잡이 책이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자녀와 함께 고전의 지혜를 공부하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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