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라이터의 작사법
백건필 지음 / 부크크(bookk)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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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국어 교사와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를 거쳐 현재 오펜 엔터의 대표이자 작사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흔히 작사는 일반적인 글쓰기와 다르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작사 속에 시, 수필, 소설, 논술 등 모든 글을 쓸 수 있는 원리가 담겨 있습니다. 저는 작사를 하면서 오히려 카피를 발전시켰습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백건필은 싱어송카피라이터로 대학교에서 국문학과 철학을 전공한 후 임용고시를 거쳐 8년 동안 공립학교 국어교사로 근무했었다. 퇴직하여 1인 기업 '아이디어셀러'를 창업, 1천 편이 넘는 인터넷 강의를 찍으며 '강사들을 가르치는 강사'로 거듭났다. 이후 광고 카피라이팅의 교과서로 평가받는 <모든 것을 결정하는 한 문장>으로 카피라이터들의 멘트가 되었다.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은 반응 구조, 비유 구조, 서사 구조, 논증 구조 등을 친절하게 설명한다. 1장에선 반응 구조를 활용해 시처럼 작사하는 방법을, 2장에선 비유 구조를 활용해 수필처럼 작사하는 방법을, 3장에선 서사 구조를 활용해 소설처럼 작사하는 방법을, 4장에선 논증 구조를 활용해 논술처럼 작사하는 방법을 다룬다. 


총론을 살펴보았으나 이제, 각론으로 들어가 제대로 된 작사법을 배워보자. 각 장에서 배울 수 있는 인상적인 부분을 요약함으로써 책의 서평에 갈음하려 한다. 어쩌면 감상문 정도로 평가받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독서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 방식으로 이해해 주면 좋겠다.


반응 구조


비록 짧은 글이지만 시詩는 시인의 눈에 느껴지는 정서를 비교적 리듬감 있게 표현한 문학 방식이다. 예컨대 사랑, 이별, 죽음, 이별 등의 상황을 통해 느낀 정서를 글로 표현해서 이를 청자聽者(읽는이)에게 운율감 있게 전달한다. 여기서의 포인트는 '상황 - 정서 - 메시지' 순으로 전개한다는 점이다.


이어서 저자는 세상에 한 덩어리로 되어 있는 건 없다면서 익히 우리들이 잘알고 있는 서론/본론/결론이란 형식을 말한다. 이같은 3분할은 세상을 인식하는 기본적 프레임워크임을 강조한다. 노래도 마찬가지다. 잔잔하게 시작하는 벌스verse, 감정이 점점 고조되는 프리코러스pre-chorus, 주제를 강렬하게 표현하는 코러스chorus 등 세 부분을 적절하게 배치하면 직사가 완성된다. (아래 사진 참조) 



벌스(첫 연聯)~ '집사야'에서부터 '것만 빼고'까지.

프리코러스(중간 연)~ '기억해 날'에서부터 '놓지 않았지'까지

코러스(마지막 연)~'집사야'에서부터 '잊지 않을게'까지


비유 구조


수필을 활용한 작사법이다. 수필이란 인생에 대한 소감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글이다. 수필은 모두 공통적인 구조를 보인다. 전반부에서 보조 관념의 속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후반부에서 원관념의 속성을 전반부와 일대일 대응시킨다. 전반부와 후반부를 연결하는 연결부에선 보조 관념과 원관념의 공통점을 깨닫는다.(아래 사진 참조)



전반부에서 보조 관념인 미납 요금 고지서의 특징이 나타난다. 이와 비슷한 것은 뭘까?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고 갚지 못한 '사랑'이다. 이것이 바로 '원관념'이다. 연결부에서 보조 관념과 원관념의 공통점을 대응시켰다.


짜릿함 ~ 전기세

눈물 ~ 수도세

따뜻함 ~ 가스비

관심 ~ 관리비


마지막으로 후반부에서 원관념인 사랑이 등장한다. 그렇다. 밀리지 말아야 할 것은 미납 요금뿐만이 아니라 사랑도 그때그때 표현해야 한다. 이를 앞서와 마찬가지로 벌스 - 프리 코러스 - 코러스로 구분하자면 아래와 같다.


벌스(첫 聯)~ '우편함에'에서부터 '붙어버렸어'까지

프리 코러스(중간 聯)~ '네가 준짜랏함'에서부터 '생각했어'까지

코로스(마지막 聯)~ '미안해 한 번에'에서부터 '표현할게'까지


서사 구조


모든 이야기의 기본 구조는 '기승전결起承轉結'이라고 우린 잘 알고 있다. 이같은 원칙은 단순한 동화('토끼와 거북이')에서부터 복잡한 할리우드 영화('타이타닉')에 이르기까지 불변의 공식이기도 하다. 이는 작사법에도 적용가능하다.(아래 사진 참조)



이 가사는 반쪽 난 유리구슬이 이리저리 내팽개쳐 지다가 우여곡절 끝에 조개 속에 들어가 이름다운 진주로 재탄생하는 해피엔딩 동화 스토리를 담고 있다.


기起에선 평범한 화자話者의 일상에 사건이 발생하고, 승承에선 예측가능한 방향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즉 다가온 쇠똥구리와 갈매기에게 몸과 마음을 주었음에도 못났다고 더럽다고 무시하면서 결국 바다에 버려짐을 당한다. 전轉에선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사건이 전개되어 바다에서 우연히 조개를 만나서, 결結에선 이 사건이 빛나는 진주로 마무리된다. 우리 모두의 인생사도 이렇게 전개될 수 있으므로 용기를 잃지 말자.


벌스(첫 聯)~ '나는 반쪽짜리'에서부터 '등을 돌렸네'까지

프리코러스(다음 聯)~ '쇠똥구리~'에서부터 '나를 버렸네'까지

코러스1(마지막 연의 1~2)~ '아 그때'부터 '그대의 손길'까지

코러스2(마지막 연의 3~4)~ '아 따뜻한'부터 '진주가~'까지


논증 구조


이 구조는 구체적인 사실을 근거로 나열하고, 이를 요약해서, 결론을 주장하는 식이다. 이를 흔히 '귀납식'이라고 부른다. 겉보기엔 어감이 딱딱해 보이지만 다른 구조에 비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다.(아래 사진 참조)



나열은 벌스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결론을 도출할 만한 구체적 사실을 나열하고, 요약은 프리코러스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앞서 나열한 말을 한마디로 요약하며, 마지막으로 결론은 코러스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최종적인 메시지가 등장한다.


벌스1(첫 聯)~ '심각하게'에서부터 '되는 걸요'까지

벌스1(둘째 聯)~ '따뜻해진'에서부터 '되는 걸요'까지

프리코러스(셋째 聯)~ '변하지'에서부터 '없으니까'까지

코러스(마지막 聯)~ '내가 그댈'부터 '가득 차 있어요'까지


작사는 언어 예술이다


책의 저자는 "작사는 가장 적은 시간과 비용 및 노력으로 가장 큰 즐거움을 주는 언어 예술이다"라는 말과 함께 다양한 창작의 사례를 풍부하게 소개하고 있다. 물론 많은 연습이 필요해 보인다. 필사와 글쓰기로 단련된 분이라면 작사에 도전해 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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