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섦과 공존 - AI 시대의 세계관 확장 수업, 당신의 세계관을 확장해줄 다섯 문장
김태원 지음 / 휴먼큐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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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술의 발명이 지식의 경계를 허물고, 증기기관이 산업의 지형을 바꾸었으며, 튜브 물감이 화가들을 공방의 어둠에서 빛의 세계로 이끌어낸 것처럼, 모든 위대한 전환은 기존의 세계를 낯설게 만들고 더 큰 세계를 열었습니다. AI가 만들고 있는 이 거대한 ‘낯섦’은 우리가 마주해야 할 도전인 동시에,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공존’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는 문이기도 합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세계적인 미술관을 리노베이션하는 긴 여정엔 수많은 의사결정과 논쟁이 필요했다. 그림의 배치 방법, 관객을 위한 동선動線을 구성하는 법 등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결정들이다. 그런데, 가장 치열한 논쟁거리 중 하나는 전시실 벽면의 색깔이었다. 네델란드 국립 미술관인 '라익스 미술관'의 리노베이션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던 날에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AI는 이미 우리 일과 삶의 모든 영역에 스며들어, 마치 라익스 미술관의 벽 색깔처럼 우리 시대의 새로운 ‘배경색’을 이루고 있다. 이 배경색을 단지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나 신기한 기술의 집합체로만 인식한다면, 우리는 AI가 가진 진정한 의미와 잠재력, 그리고 그것이 드리울지 모를 그림자까지 제대로 파악할 수 없을 것이다. 

AI라는 새로운 배경은 과연 우리의 일과 삶을 어떤 빛깔로 물들일까? 그것은 창의성을 극대화하고 인간을 고된 노동에서 해방시키는 밝고 따뜻한 색일까, 아니면 일자리를 위협하고 인간 소외를 심화시키는 차갑고 불안한 색일까?

첫 번째 수업: 변곡점의 시대는 우리에게 좋은 질문을 던진다
 

아래 그래프를 잠시 보자. 파란색 선은 '삶의 의미'에 대한 검색량이고, 노란색은 '일의 의미'에 대한 검색량이다. 사람들은 삶과 일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이 질문들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사람들은 지극히 인문학적이고 근본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기 시작한 것이다.


"일의 의미는 무엇인가?"

"내 삶의 의미는 어디에 있는가?"  


(사진, 그래프)


이전의 기술적 변곡점들은 우리에게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의 AI는 우리에게 매우 근본적이고 인문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지금 우리가 인류 역사상 가장 기술적인 시대를 살고 있지만, 동시에 가장 인문학적인 시대를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같은 아이로니로 인해 지금 이 시대가 매우 흥미롭다.


두 번째 수업: 홍수가 나면 마실 물이 귀하다

대부분의 기업에선느 활용되지 못한 '데이터 재고'만 하염없이 쌓여갔다. 이때 돈을 버는 사람들은 따로 있었다. 빅데이터를 모으는 솔루션이나 서버를 파는 회사들이었다. 왜냐하면, 모두가 빅데이터는 모아야 하는 것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는 데이터를 도구족 관점으로 접근한 탓아며, 그래서 데이터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왔으며 AI가 데이터 생산에 가담하면서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데이터의 홍수Data Flood’가 아니라 ‘인사이트의 홍수Insight Flood’이다. 우리가 빅데이터에 열광했던 이유는 데이터가 많아지면 그에 비례해서 더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어디서부터 어긋났던 걸까?

신용카드 회사들의 오랜 고민거리는 바로 해킹문제였다. 이들은 빅데이터를 잘 들여다보면 분명 해커의 움직임이 포착될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실효가 없었다. 그래서 신용카드 해커를 만나 심층 인터뷰한 결과, 훔친 카드 정보로 구매한 물건을 어디에 배송시켜야 안전하게 수령할 수 있을까?였던 것이다. 인사이트가 그리 쉽게 얻어질 거란 생각은 애초에 잘못된 것이었다.

세 번째 수업: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이제 모든 산업이 AI라는 같은 도구를 사용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장대높이뛰기 선수라고 가정해 보자. 어느 날 갑자기 농구, 배구, 축구 등 모든 스포츠 종목에서 장대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도대체 벤치마킹 대상은 누가 되어야 할까? 예를 들어 장대를 손에 쥐는 그립이 약하다면 유도 선수의 그립법을 참고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모든 산업이 같은 도구를 사용하게 되었다는 것은 우리가 배워야 할 대상과 확장해야 할 세계관의 범위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계 넘기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지적 겸손함’이다. ‘우리 산업, 혹은 우리 부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가 어쩌면 이 업계 바깥 어딘가에 존재할 수도 있다’는 열린 마음과 겸손한 자세가 필요한 거다.

네 번째 수업: 나의 삶을 사는 것이 영감의 원천이다

AI가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가, 어떤 가치를 추구할 것인가, 무엇을 아름답다고 느낄 것인가에 대한 최종적인 방향키는 결국 인간의 손에 쥐어져 있다. 

AI는 이미 인간의 많은 지적, 창조적 활동 영역에서 놀라운 능력을 선보이며 우리를 압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거대한 기술의 물결 앞에서, 인간 고유의 가치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책의 저자는 그 답이 다시 한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스스로 매료되고 싶은 것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과 이를 향한 자신만의 서사를 만들어가는 주체적인 노력’에 있다고 생각한다.

다섯 번째 수업: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라

인류의 '화성 이주'라는 원대한 꿈을 착착 진행하는 이는 바로 일론 머스크이다. 스페이스X의 최근 5번째 시험 비행에서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어냈다. 발사 후 임무를 마친 1단 로켓 '슈퍼헤비'가 지상으로 귀환하며 발사대에 설치된 거대한 로봇팔(젓가락 로봇팔)에 의해 정확히 붙잡힌 것이다. 이는 재발사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시켜 인류가 여러 행성에 거주할 수 있다는 큰 발걸음이 만들어진 셈이다. 


이처럼 기술은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를 더 넓은 세상으로 이끌어주는 든든한 파트너, 우리 시대의 위대한 거인이 될 수 있다. 특히 AI 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우리에게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자유롭고 과감한 상상을 허락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담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인류의 더 위대한 문제 해결을 향한 뜨거운 욕망을 품어도 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좋은 질문은 계속되어야 한다


익숙했던 세계의 끝에서 미지의 망망대해로 첫발을 내딛는 순간의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하는 곳. 그 너머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우리는 아직 온전히 알지 못한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 미지의 바다로 나아가는 여정 자체가 우리에게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우리를 또 다른 차원으로 성장하게 하리라는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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