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의 솔깃함 - 직관 그리고 80가지 사유
이혜연 지음 / 혜연의꿈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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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총3부에 걸쳐 80가지 사유와 성찰을 보여준다. 저자 이혜연은 대학 졸업 후 해외영업직으로 회사원 생활을 하다가 프리랜서로 통번역 및 논문 컨설팅을 경험했다. 지금은 1인 출판사 ‘혜연의 꿈’ 대표이다.


제1부 삶과 존재

제2부 세계와 현상

제3부 내밀한 사유들


직관의 사전적 의미는 감각, 경험, 연상, 판단, 추리 등의 사유작용을 거치지 않고 대상을 직접적으로 파악하는 작용이다. 우리들은 일상에서 상당히 많은 부분을 직관에 의존한다. 하지만 그 영향력를 능동적으로 자각하며 활용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제 7의 감각’이라고도 불리는 이 직관을 키우기 위해 우리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흔히 직관력은 예술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는 틀렸다. 우리들도 키울 수 있는 사고적 능력인 것이다.


삶과 존재


우리들 모두 성장하면서 한번쯤 삶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나 역시 그런 때가 있었다.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였다. 당시 상업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아버지의 강압적인 요구였기에 반항심의 발로發露로 이후 공부는 뒷전이고 격투기 운동에만 전념하면서 소위 불량학생들의 대장 노릇을 하며 지냈다.


그렇게 허송세월을 하는 아들의 앞날이 걱정되자 하루는 아버지께서 날 불러 인문계 고등학교로 전학시켜 줄테니 이젠 정신 차리고 공부를 하라는 말씀이셨다. 중학 시절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던 자식이었기에 아버지는 지금이라도 정신차리면 뒤쳐진 학업을 곧 따라잡을 수 있다고 판단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인문계 고교로 전학은 고민해보고 결정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때 참으로 많은 고민을 했다.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이 잘못이었음을 뉘우치게 되었다. 상고로 진학하라는 요구는 파산으로 인해 뒷받침이 어려우므로 대학 진학보다는 취업을 하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했으며 이는 오히려 나를 위한 배려였던 것이다. 그래서 진로에 대한 거듭되는 고민 끝에 차라리 초급행원으로 입행入行하는 것으로 목표를 잡았다. 그날부터 난 크게 변했다. 공부하는 학생으로 다시 태어났던 것이다.


삶을 향한 모든 물음은 자아에 대한 이해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과 운명에 대한 진중한 고뇌와 결과로의 자각은 자아의 정체성 확립과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 설정과 목표 수립으로 이어지는 각성(자각)은 스스로를 값지게 만드는 행위이다.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자화상 격인 차라투스트라는 서른 살 때 고향을 떠나 산으로 들어갔다. 여기서 그는 십 년간 고독을 즐겼다. 마침내 마음에 변화가 일어났다. 어느 날 아침, 태양을 향해 외쳤다. “차라투스트라는 다시 인간이 되길 원한다.”


세계와 현상


인간은 세상 속에서 계속 전진하며 쉼없이 갈 길을 찿는 존재이다. 성장하면서 세상 속에 안주하는 법과 세상을 대하는 방식을 터득하게 된다. 통찰을 통해 사유의 영역을 확대함과 동시에 세상을 이겨내기 위한 학습과 훈련을 지속해 나가게 된다. 이런 행위를 통해 비로소 성숙해지고 건강한 인간이 된다.


세계관을 지닌 인간은 마치 부모가 자녀를 보살피듯 스스로의 의식 체계를 갖추어 세상 속에서 길잃은 미아迷兒가 되지 않도록 한다. 그리하여 흔들리지 않는 인간으로서 두 발을 탄탄하게 내딛고 세상 속의 한 존재로 합당한 세계관을 지님으로써 성장해 간다.


철학적 의미의 현상現象은 실제로 드러나 있는 것, 볼 수도 있고 느낄 수도 있는 것을 말한다. 세계 속에서의 만물萬物은 항상 현상으로서 존재한다는 명제를 명심해야 한다.


내밀한 사유들


올해 초, 카타르에서 열렸던 아시안컵 축구대회에 출전한 대한민국축구팀은 초호화 멤버들로 구성되어 이번 대회에선 우승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하지만 결과는 너무나도 초라했다. 4강전에서 요르단에 발목이 잡히고 말았던 것이다. 이후 무전술로 일관했던 클린스만 감독의 무능을 성토하다가 갑자기 대표팀 멤버들 간의 불화로 인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음이 밝혀졌다. 특히 주장 손흥민 선수는 시합 전날의 소동 때문에 손가락이 탈구되는 부상 상태로 경기에 출전했음이 드러났었다. 이에 ‘국가대표의 자격은 실력과 인성 중 무엇이 더 우선적인가’라는 화두를 던졌다.


책은 ‘고귀한 사람을 결정짓는 요소는 정신의 성숙함’이라는 사유를 제시한다.


시대가 원하는 지성은 두뇌의 영민함을 갖추기 이전에

내면에 고귀한 인품을 지닌 자이다.


고귀한 사람을 결정짓는 요소는 정신적 성숙도이다. 이들의 인품은 마치 진흙 속에 핀 연꽃처럼 시련을 뛰어넘고 성숙한 자태를 뽐낸다. 정신적 성숙 과정을 통해 성취한 결과물의 가치를 모든 사람이 기억하게 만든다. 나아가 타인에게 보석같은 귀감이 된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과 동물의 차이를 ‘생각’으로 꼽았다. 그런데, 과연 이같은 정의가 맞는 말인지 의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우리들 주위에 개념이 없다고 손가락질을 당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말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들은 더욱 깊은 사유를 일상화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80가지의 사유가 담긴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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