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논쟁에서 승리하는 법 - 설득과 타협이 통하지 않는 싸움의 시대
메흐디 하산 지음, 김인수 옮김 / 시공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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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428년, 고대 그리스는 전쟁 때문에 내부 상황이 시끄러웠다. 즉 도시국가들로 형성된 그리스는 당시 강자였던 아테네와 스파르타 간의 패권다툼인 펠레폰네소스 전쟁 때문이었다. 이런 기회를 틈타 아테네의 영향권 하에 있던 레스보스섬의 소도시 미틸레네는 반란을 획책했다. 하지만 미처 전투 태세도 갖추지 못한 미틸레네는 신속하게 대응한 아테네군의 포위망에 초기 진압되고 말았다.


고대 그리스 역사가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 따르면, 미틸레네에 어떤 처분을 내릴지 투표하기 위해 아테네 민회가 소집됐다. 결정을 내리기가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테네 사람들은 미틸레네의 반란에 격분했다. 그리고 두려웠다. 만약 다른 도시들도 미틸레네처럼 아테네에 반기를 든다면 이는 곧 아테네 제국의 종말을 뜻했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민주주의 체제를 따랐던 아테네는 서둘러 사안을 표결에 부쳤다. 향후 위협의 불씨가 될 수 있는 미틸레네의 모든 남자들은 처형하고 여자와 아이들은 노예로 삼는다는 엄벌을 만장일치로 가결, 이를 당시 진압군 대장이었던 피케스에게 당장 집행하라고 명령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게 가혹한 처벌이라고 비판하는 반전이 발생했다. 이에 아테네는 민회에서 다시 토론키로 했고, 두 명의 연설자가 선택됐다. 첫 번째 연설자는 아테네의 가장 폭력적인 클레온 장군으로 “확실한 사례를 남겨 반란을 일으키면 죽음이라는 형벌을 맞이한다는 사실을 동맹국들이 깨닫게 해야 합니다.”라는연설을 통해 선처 요구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연설자는 이 상황을 반전시켜야 하는 온건한 정치가 디오도토스가 나섰다. 사실 그에겐 시간이 부족했다. 이미 명령을 받은 빠른 군용선이 레스보스섬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이에 그는 복수심에 불타는 반대파들을 잠재우기 위해 실리론을 펼쳤다. 즉 반란을 일으킨 주동자들만 처벌하는 것이 아테네의 이익에 부합하며, 잘못을 뉘우치고 속죄하면 더 나은 결과가 있다는 희망마저 박탈하는 것은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며, 나아가 “대량 학살이 미래의 반란을 억제한다는 중거는 없다”라고 연설했다.


민회는 재투표를 실시했고, 결과는 근소한 차이로 디오도토스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에 민회의 새로운 결정을을 전할 군용선이 급히 섬으로 향했고, 다행스럽게 간발의 차이로 대량 학살을 면할 수 있었다. 아테네에서 벌어진 단 한번의 논쟁 끝에 수천 명의 무고한 생명은 죽음을 면했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1부(이기는 논쟁의 기본 원칙)에선 어떻게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을지를, 2부(이기는 자의 논쟁법)에선 검증된 논쟁 기법들을, 3부(완벽한 승리를 위한 사전 준비)에선 승리를 위한 훈련법을, 마지막으로 4부(승리의 피날레)에선 연설의 대미를 장식하는 방법들을 각각 보여준다.


반박의 기술

팩트폭력보다 감성팔이가 먼저다

상대에게 영주증을 제시하라

축구공만 차지 말고 선수도 걷어차라

‘징어’로 하이라이트를 만들라

예상할 수 없는 부비트랩을 설치하라

거짓말 폭탄 기쉬 갤럽에 대응하라


당신의 청중을 먼저 이해하라


청중을 염두에 두지 않고 발표를 준비하는 것은 ‘아무나 받아주세요’라면서 연애편지를 쓰는 것과 다름없다. - 켄 해머, 디자인 전문가


무엇보다 먼저 청중에 대한 정보가 매우 유용하다. 앞서 예시한 디오도토스의 연설처럼 경쟁적 토론에 있어서 청중들이 어떤 생각과 관점을 가졌는지를 잘 헤아려야 한다. 청중들에게 알맞은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의견을 개진하기가 수월해진다. 전자제품을 팔기위해 노인정에서 영업맨이 노인들을 대상으로 제품 성능에 대해 전문적인 용어로 설명해봐야 아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사진, 청중 파악,30쪽)


그렇다고 자신의 주장을 완전히 바꾸거나 청중들이 듣고 싶은 말만 해주라는 것으로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청중들이 자연스럽게 내 의견에 동의하도록 주장을 펼치라는 것, 즉 청중들의 관심사와 특성에 알맞게 조정하라는 의미이다.


진보적인 사람들 앞에서는 이민 찬성을, 보수적인 사람들 앞에서는 이민 반대를 주장하라는 게 아니다. 만약 당신이 우파 내지 보수적인 사람들을 상대로 이민 정책을 확대하자고 주장하려 할 때,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말을 인용해 봐야 소용이 없으므로 대신에 보수주의를 상징하는 레이건 대통령의 이민 찬성 연설(1980년 뉴저지주 리버티주립공원에서 행한 유명한 이민 찬성 연설)로 청중들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는 점이다.


감성팔이가 먼저다


요즈음 정치가에서 흔히 사용하는 말이 ‘팩트’라는 용어이다. 이 용어의 사전적 정의는 ‘사실’이다. 워낙 선동적인 가짜와 허위가 판치는 곳이기에 반면에 선명성을 강조하려는 의도에서 많이 구사하는 듯하다. 그런데, 이 정도에서 그치면 족할텐데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게 다소 유감이다. 즉

우리들은 대화, 발표, 토론, 논쟁에 임할 때 우선적으로 로고스에 의지하려고 한다. 이는 이성, 논리, 통계와 자료를 최고의 도구로 여기기 때문이다. 밑바닥에 팩트를 탄탄하게 깔고서 논쟁을 벌어야만 이길 수 있어서다. 그러나 청중들의 생각을 바꾸려면 이것만으로 부족하다는 저자는 실제론 ‘파토스(감정)가 로고스(팩트)보다 우위’라고 강조한다.


나아가 책은 61쪽~77쪽에 걸쳐 파토스를 완벽하게 숙달할 수 있는 3가지 방법을 제시하며 설명하고 있다. 첫째, 스토리를 텔링하라. 둘째, 어휠를 신중히 선택하라. 셋째, 말로만 하지말고 보여줘라 순으로 설명하는데 이 부분을 정독하면 무척 유익한 배움이 될거라고 판단된다. 특히, 청중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이야기로 말하는 것이라는 대목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기는 논쟁 - 3의 법칙을 지켜라


우리들이 일상에서 승부를 다툴 때 흔히 사용하는 말이 ‘삼세판’이다. 단판으로 승부를 종료하기엔 아쉽다고 생각해서 최소한 둘째 판에서 무승부를 만든 다음, 마지막으로 셋째 판에서 최종 승부를 결정짓겠다는 것이다. 물론 첫째 판에 이어 둘째 판마저 패한다면 더 이상의 겨루기가 성립하지 않는다.


수사학적 볍칙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3의 법칙’이다. 3은 마법의 숫자이다. 예컨대 ‘탄생, 삶, 죽음’이라든가 ‘과거, 현재, 미래’ 등처럼 모두 3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프레젠테이션의 달인으로 평가받던 고故 스티브 잡스도 이 마법을 잘 이해하고 활용했다.


“오늘 우리는 3가지 혁신적인 제품을 소개하려 합니다. 이 셋은 별개의 기기가 아니라 하나의 기기입니다. 이 기기의 이름은 바로 아이폰입니다.”


나의 과거사 일화도 소개해 본다. 금융회사를 떠나 한 상장기업의 재무 담당 임원 후보로 회사의 오너 회장과 면담을 마친 후, 그날 예정되어 있던 임원간담회에 참석하여 회사의 신규 사업 진출에 대해 ‘3분 스피치’를 요청받고, 비록 미리 고지받은 바 없었지만 평소 이 회사의 재무상황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었기에 이에 소요되는 자금조달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내 의견이자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박수를 받은 적이 있다. 이후 이 회사의 임원으로 부임, 신규 사업도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옴네 트리움 퍼펙툼

(셋으로 이루어진 것은 완벽하다)


이는 고대 라틴어로 숫자 3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 시대부터 뛰어난 연설가와 토론자들은 ‘3의 법칙’을 충실히 지켜왔다. 로마 정치가 키케로(기원전 106~43년)도 3의 마법을 활용, ‘삼중 콜론’전술을 구사했다. 이는 세 단어나 구절을 병렬적으로 조합하는 것이다.


끝내주는 말로 마무리하기


좋은 연설엔 당연히 멋진 마무리가 있어야 한다. 자료를 조사하고 논리적 뼈대를 세워 완벽할 때까지 연습하는 것은 누구나 다 한다. 이걸로는 부족하다. 청중들이 열렬히 환호할 마무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 결론이 있는 연설이 바로 #모든 논쟁에서 승리하는 법임을 명심하라.


“이 나라는 신의 보호 아래 자유의 새로운 탄생을 맞이할 것이며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정치가 지상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헌신해야 합니다.” - 링컨 대통령, 케티즈버그 연설 결론 부분


아리스토텔레스의 이상적인 마무리

나에게 호감, 상대에겐 반감을 갖도록 청중을 끌어들일 것

유리함을 부풀리고 불리함은 축소하여 확실한 결과를 도출할 것

마지막 변론은 파토스에 호소할 것

기억 환기를 위해 논점들의 핵심을 간략하게 요약할 것


(사진,이상적 마무리 4가지.408쪽)


참고로, 책의 저자 #메흐디 하산은 대단원을 마무리하기 위해 자신이 즐겨 사용하는 기법 3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인용문으로 끝내기. 둘째, 이야기로 끝내기. 셋째, 행동을 촉구하며 끝내기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인용문과 일화(나의 스토리), 그리고 행동을 촉구하는 발언으로 마무리하는 순간, 우레 같은 박수와 함성이 쏟아질 것이다. 


#말싸움과 #논쟁을 두려워하는 분들에게 #무조건 이기는 대화법을 위해 이 책을 #자기계발서추천 목록에 포함, 필독하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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