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025 대한민국 산업지도 - 투자자를 위한 업종별 투자 가이드
이래학 지음 / 경이로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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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시장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시장이 어떤 산업으로 구분되고, 그 산업의 하위 섹터에 무엇이 있는지, 해당 섹터는 어떤 기업으로 구성되는지 알아야 한다. 더 나아가 2,400개가 넘는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전방 산업 등을 파악해 섹터와 산업으로 묶는 작업이 필요하다.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 투자자에게는 엄두도 안 나는 일이다. 이 책은 주식 시장의 수많은 기업, 섹터,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고, 그 이해 과정에 드는 시간을 단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 - ‘지은이의 말’ 중에서


(사진. 책 표지)


이 책의 저자 이래학은 한국투자교육연구소에서 기업 분석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또한 핀테크 콘텐츠 기업 PLOT를 창업했으며, 현재 구독자 약 80만 명의 ‘달란트투자’를 운영하며 경제·투자 지식을 전하고 있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인프라·필수소비재, 기초 소재와 산업재, IT, 소비재1, 소비재2, 소비재3 등의 순으로 2,423개 기업들의 업종별 투자가이드와 대한민국 산업 전체의 투자 포인트를 총망라한 단 하나의 산업지도를 펼친다.


전기 인프라 산업의 투자 포인트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리쇼어링(인건비 등 비용 문제로 해외에서 생산하던 시설을 본국으로 회귀하는 것을 말함) 트렌드도 전기 인프라 수요를 자극한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이 격화되면서 세계 블록화가 진행되었으며, 이로 인해 선진국들이 앞다투어 자국에 생산 시설을 세우는 리쇼어링 트렌드가 생겨났다. 미국의 반도체지원법,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믹국의 제조업 건설 지출액은 2022년부터 늘고 있다.



(사진, 미국 제조업 건설 지출액 추이)


영상 진단기기 산업의 투자 포인트


몸이 아프거나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에 가게 되면 우리들이 늘 접하는 것들이 의료장비들이다. 이중에서 영상 진단기기는 새삼 의료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놀라운 아이디어의 산물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초기의 간단한 기기들이 갈수록 진화되어 인간의 손과 눈이 미치지 않는 속까지 다 들여다보게 만들기에 그렇다.


영상 진단기기 및 의료영상 시장은 AI(인공지능)과 맞물려 진단 분야에서 비약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AI 의료영상 소프트웨어가 진단 분야에서만큼은 그동안 사람이 행하던 의사를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첨단기술 조사기관인 BIS 리처치에 따르면 2029년 기준 AI 영상 진단 분야에서 종양학이 전체 시장의 45.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종양학腫瘍學이란 암의 연구, 치료, 진단, 예방을 다루는 의학의 한 분과이다. 고령화(노령화)라는 메가트렌드로 인해 갈수록 영상 진단기기의 산업은 점점 그 규모가 더 크질 것이 분명하므로 투자 관점에선 영상 진단기기 제조업체보다는 AI 기술을 활용해 종양학처럼 부가가치가 큰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닌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 글로벌 AI 의료영상 시장규모)


바이오 산업의 투자 포인트


바이오 기업 대부분은 큰 적자를 보인다. 이는 대규모로 사전에 투입되는 신약 개발 비용에 비해 성공 확률이 현격하게 낮기 때문이다. 물론 성공하기만 하면 그 가치가 엄청나기에 해당 신약의 개발에 매달리는 셈이다.


바이오 기업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가 투자자에겐 관심일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 해당 기업의 파이프라인을 잘 살펴 그 가치를 파악해야 할 것이다. 임상시험 단계, 치료제의 시장규모, 치료제 생산방식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된다.


치료제의 시장규모~ 가장 큰 분야는 역시 암 질환이다. 다음으론 면역계질환이며, 이밖에 당뇨병 심혈관질환 순으로 그 뒤를 잇는다. 한편, 항암제라 할지라도 무조건 시장규모가 큰 게 아니므로 많은 사람들이 걸리는 암 질환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임상시험~ 신약 개발을 위해선 전임상시험, 임상시험(1~3단계), 미국 식품의약품 승인이라는 절차가 필요하다. 전임상은 먼저 쥐나 원숭이 등 동물에게 적용하는 것이며,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면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된다. 이는 보통 1상, 2상, 3상으로 나누는데 2상은 환자 100~500명을 대상으로 치료효과를 입증하는 가장 중요한 단계로 성공률은 가장 낮다. 2상이 성공적이면 대체로 3상(환자수 1천~5천명 대상)은 통과된다. 3상이 끝나면 미국 식품의약국에 허가심사신청서를 제출하며, 승인 확률은 90% 이상이다. 따라서, 투자 관점에선 기술력이 있으면서 임상2상을 진행 중인 기업에 주목하는 게 좋다. 대체적으로 기술이전도 전임상, 2상 단계에서 실시된다.


치료제 생산~ 얼마나 선진화된 기술을 적용하는지 살펴뵈야 한다. 화학합성방식의 개발보다 세포치료제나 유전자치료제로 구현할 때 더 큰 부가가치를 가진다. 즉 임상단계가 동일하더라도 3세대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는 기업의 가치가 더 높게 형성된다.


개인적으로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는데, 이는 특정 유전자를 자르거나 잘라낸 후 새로운 유전자를 삽입해 교정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 기술로 체세포 유전자 치료나 배아 돌연변이 유전자 교정, 그리고 멸종 동물 복원 등에 활용할 수 있어서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단순 유전자 제거 방식은 성골률이 높지만 교체나 정교한 변형은 성공률이 낮다.


(사진, 유전자 가위 기술)


반도체 산업의 투자 포인트


반도체 산업은 현재 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하는 가장 중심적인 기둥이며 이는 안보와도 연결된다. 지정학적 역학 관계가 조성되므로 이미 미국은 동맹국과 함께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반도체 전략 공동체(칩4)를 결성하기까지 했다. 미국, 한국, 대만, 일본 등이 바로 그 국가들이다.


자국 중신의 반도체 패권 강화와 함께 기어오르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은 반도체지원법을 제정해 향후 반도체 시설 확보 및 연구개발에 약 527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중 약 390억 달러가 시설 투자와 관련된 보조금이다. 미국 내 반도체 제조 시설 투자를 추진하는 기업의 경우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 대출 또는 대출 보증 등의 방식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는 미국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는 상황(2023년 10월 기준)이다. 따라서, 투자 관점에선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진, 반도체1,2)


2차전지 산업의 투자 포인트


2차전지 산업에 속한 기업은 총 53곳으로 주식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5%다. 기업의 수에 비해 시가총액 비중은 큰 편이다. 특히 전방 시장인 자동차에 비해서도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2차전지 산업의 성장성과 국내 기업들의 입지 덕이다. 글로벌 2차전지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선두권에 속해 있기 때문에 증시에 이들에 부여하는 밸류에이션 프리미엄도 상당하다.


현재 2차전지는 성장중인 산업이 분명한 만큼 기술 개발의 경쟁도 치열한 편이다. 삼원계(니켈코발트망간/니켈코발트알루미늄)와 LFP(리튬인산철) 간의 경쟁, 원통형 배터리의 부활 등이 그런 사례다. 오늘의 1등이 내일의 1등을 장담할 수 없는 시장이다.


2차전지의 핵심 소재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이다. 양극재는 양극을 이루는 소재, 음극재는 음극을 이루는 소재이며, 전해질은 양극과 음극을 둘러싸고 있는 물질로서 리튬이온의 원활한 이동을 돕는다.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의 직접 접촉을 차단해 열 발생 가능성을 낮춘다.


이같은 소재 중에서 배터리 원가 비중이 가장 높은 게 바로 양극재다. 나머지들은 그 비중이 비슷하다. 2차전지 생산 기업들이 양극재 생산 비중을 높이는 이유가 이 때문이며, 소재로는 니켈, 철, 망간, 코발트, 구리, 알루미늄 등 다양하다. 소재의 구성비에 따라 니켈 비중이 높은 삼원계와 니켈 대신 철을 사용하는 LFP 배터리로 구분되는데, 삼원계가 LFP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높으므로 고가 전기차엔 삼원계가 사용된다.


펜데믹 이후 공급량 재편의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면서 미국과 EU국가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제조업 밸류체인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2023년 기준 국내 기업들은 핵심 광물 및 부품에 대해 중국 의존도가 높아 장기적으로 다변화가 필요한 상태다.


일찌기 POSCO홀딩스가 핵심 광물의 중요성을 깨닫고 리튬과 니켈 확보에 나섰다. 그 결과로 2018년 아르헨티나 리튬 호수를 인수해 이곳에서 리튬 생산이 가능해질 듯하다. 또 추출된 리튬으로 수산회리튬을 생산한다.


2차전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에코프로그룹도 핵심 광물 확보에 나섰다. 2021년 6월부터 꾸준히 탄산리튬 공급계약, 수산화리튬 수급계약, 인도네시아 니켈제련소의 지분인수와 투자를 통한 니켈 확보 등이 그런 사례다.


(사진, 리튬 가격 추이)


투자 관점에서 바라볼 때, 2차전지 산업은 완성차 시장, 특히 전기차 신차 판매량에 따라 희비喜悲가 발생한다. 또 핵심 소재인 리튬의 가격에 따라 양극재의 판매 가격도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고가에 사들인 원재료가 원가에 반영됨에 따라 리툼가의 하락기엔 양극재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도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사진. 결론)


한 권에 담은 투자 포인트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미술관에 전시된 현대 미술을 감상할 때 떠오르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말은 오히려 주식투자자에게 가장 어울리는 말임을 강조하고 싶다. 경제전망, 산업의 특성과 변화, 시장의 규모, 제품의 공정과 필수 소재, 그리고 기업별 비즈니스 모델 등을 잘 안다면 투자에 있어서 실패는 줄이고 성공을 높일 수 있는 투자가이드가 보이기 때문이다. 주식투자자 모두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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