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갑 박사의 부동산 심리 수업
박원갑 지음 / 메이트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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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재테크는 모든 사람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욕망 달성의 아비투스(habitus, 일정하게 구조화된 개인의 취향이나 성향 체계)가 되었다. 투자만 하면 금방 대박이 터질 것 같았던 아파트는 우리에게 그야말로 ‘욕망의 집어등集魚燈’이었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었는데 1장(부동산시장은 인간 심리의 변주곡이다)에서는 ‘하우스 푸어’에서 ‘영끌 푸어’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왜 부동산 때문에 행복하지 않은지에 대해 조명하며, 2장(누구나 빠지는 심리적 편향을 경계하라)에서는 부동산시장을 뒤흔드는 심리 코드인 양떼 현상, 행동 감염, 손실 회피, 현상 유지 편향, 처분 효과, 대비 효과, 행동 편향 등을 살펴보고, 3장(남의 성공 스토리에 휘둘리지 마라)에서는 시장 참여자들이 왜 어처구니없는 속임수인 교묘한 마케팅 전략에 당하는지와 심리적 함정에 빠지지 않을 방법을 제시한다.


이어서 4장(한국 부동산은 일본 부동산의 복사판이 될까?)에서는 ‘이기적 편향’ ‘인지 부조화’ ‘유형화 오류’ ‘현저성 편향’ ‘자기 열등화 전략’ ‘자기중심적 귀인’ ‘닻 내림 효과’ 등의 심리적 현상 등을 짚어보고, 5장(부동산을 대하는 접근법부터 바꿔라)에서는 아파트에서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변동성이 큰 아파트 가격과 거리를 두라고 조언하며, 6장(부동산도 힐링이 필요한 시대다)에서는 영끌 푸어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지난 과오를 용서하고 ‘자기 불행 코스프레’를 하지 말라고 주문한다.


책의 저자 박원갑 박사는 자타가 인정하는 국내 부동산 전문가로, 현장 경험과 부동산 이론을 겸비한 명강사로도 유명하다. 현재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정책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며 다수의 부동산 관련 도서를 출간했다.


한국 주택시장은 불규칙적으로 찾아오는 외생변수에 의해 주택시장이 큰 소용돌이에 휩싸인다. 타이밍을 재고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 때로는 무의미해진다. 많은 사람들이 공급물량이나 정책이 집값을 결정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방법으로 주택시장을 전망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는 게 저자의 판단이며, 오히려 시장참여자들의 심리가 크게 좌우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아파트 재테크


돈을 벌기 위해 아파트를 사고파는 소위 ‘아파트 재테크’를 별 의심없이 많은 투자자들은 추종한다. 사실상 지금껏 집값이 계속 올랐기에 굳이 복잡하게 생각하는 게 오히려 사치였다. 요모조모 따지는 시간에 남들을 모방하거나 시장에 널리 알려진 규칙에 따라 재빨리 행동하는 게 재산을 불리는 데 더욱 효과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아파트 재테크’는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욕망 달성의 도구였던 셈이다.




아파트 투자에 있어서 가장 유명한 말이 ‘강남 불패신화’이다. 서울 강남 집값은 내려가지 않는다는 뜻인데, 이는 가격이 오를 때에만 신화로서 가치를 지니는 것이다. 사실상 강남 부동산도 투기 수요에 의해 가격에 거품이 많이 낀다면 충격 발생시 마치 바닷가 모래성처럼 쉽게 무너질 수도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집을 사고파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하지만 언제 사고팔지에 대한 질문은 통상 대도시에 한정되는 말이다. 강원도나 경상도 산골짜기 집을 사고팔 때는 마켓 타이밍이 필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웰빙 목적으로 물좋고 산좋은 전망 좋은 곳에 거처를 마련하려는 사람은 타이밍을 묻지 않는다. 단지 필요성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아파트 때문에 불행한가? 혹시 아파트 가격을 종교처럼 숭배하기 때문일까? 최근에 사회적인 문제로 이슈화되고 있는 ‘영끌 푸어’ 문제도 아파트 가격 상승만을 기도하는 인디언 기우제식 부동산 투자의 후유증이 아닐까 싶다. 아파트 가격에만 올인하는 삶은 가격 하락시 모든 것을 잃는 상실감과 허탈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


심리적 편향


부동산시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여러 변수를 제대로 읽는 지혜가 필요하다. 부동산 가격은 장기적으로 인구, 구매력, 공급 등 변수에 따라 움직임이 달라진다. 그런데 단기적으로는 심리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즉 심리는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 가격을 이해하는 데 핵심 변수가 된다.


이 세상은 충동과 광기, 편견이 지배한다. 이성보다는 비이성, 그리고 합리성보다는 비합리성에 의해 움직이는 곳이 바로 심리의 세계다. 부동산 가격이 단기적으로 출렁이는 건 매도자와 매수자의 심리 게임의 결과이다. 가격이 내재가치를 넘어 폭등 또는 폭락하는 주된 요인은 그 무엇보다 심리적 문제가 크게 작용한다.


투기하려면 누군가는 내가 산 부동산을 다시 사줘야 한다. 투기는 환금성을 전제로 이뤄지는 베팅 행위다. 나보다 똑똑한 사람들만 있다고 생각하면 투기에 뛰어들기 힘들다. 그래서 투기는 나보다 ‘더 큰 바보’를 찾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광기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어떤 계기로 한 사람에 그치지 않고 집단화되었을 때 강하게 분출되고 후유증을 낳는다. 극단적인 이기심과 맹신이 집단적인 형태로 나타날 때 미친 바람(광풍)이 된다.


양떼 현상(무리 짓기)은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 모방하면서 하나의 집단적인 경향을 보일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현상이 지속해서 나타나면 자연스럽게 사장 참여자들은 집단 사고화 경향으로 이어진다. 무리 짓기는 투기 거품과 폭락이라는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심리 코드


부동산시장은 오해와 편견이 가득 차 있는 심리적 공간이다. 시장은 단기적으로 사실보다는 억측과 풍문에 더 출렁인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격언은 시장이 뉴스보다 소문에 의해서 움직인다는 것을 방증한다.


우리 동네가 최고야

나중에 후회할까봐 못 팔겠어요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해) 심리

행동 편향(무슨 일이든 저질러야 하는 충동)

불확실성이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워


경제학 박사도 사기 덫에 걸려든다



속임수에 걸려드는 것은 단기간에 큰 이익을 얻으려는 대박 심리, 타인의 언행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 등이 한몫할 것이다. 하지만 본질을 말하자면, 속임수 수법이 교묘한 데다 인간 심리의 취약한 영역을 능수능란하게 건드리기 때문에 누구라도 걸려들기 쉽다.


미국의 공인 사기 조사관 파멜라 마이어는 “인간이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는 확률은 겨우 54%에 불과하다”라고 했다. 그는 인간의 구별 능력이 낮은 이유는 거짓이라는 분명한 증거가 없는 한 진실로 믿고 싶어 하는 ‘진실 편향’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책은 잘 맞지도 않는 전망을 팔아먹는 사람을 경계하라고 당부한다.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속담처럼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지간히 친한 사이가 아니고서는 속내를 쉽사리 드러내지 않아 더욱 그렇다. 부동산시장은 가끔 마법 없이는 이해하기 힘들 때가 많다. 워낙 부동산을 둘러싼 인간의 심리가 겉 따로 속 따로인 데다 눈치, 체면, 불안 등이 뒤섞여 드러나기 때문이다.


겉으로 한 굳건한 약속만 믿었다가는 나중에 낭패를 당하기 일쑤다. 처음에는 이타적으로 행동하다가도 상황이 바뀌면 금세 이기적으로 태도를 바꾼다. 몰랐던 부동산 정보를 알게 되면 되레 마음이 더 불안해지기도 한다. 한마디로 부동산시장은 복잡한 심리 전장이다.


투자 실패에 대한 힐링 과정


이밖에도 가격 변동성이 큰 아파트에서 행복을 찾기 위해선 집값과는 일정한 거리를 둬야 하므로 부동산을 대하는 자세부터 바꾸라고 조언한다. 마지막으로 힐링 과정이 필요하다는 처방에선 깊은 공감을 느끼게 한다. 즉 부동산 투자 실패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려면 스스로의 잘못을 용서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 번 투자에 실패했다고 인생의 낙오자는 아니다. ‘영끌 푸어’라면 집 투자라는 단일 사건에서 실패한 것이지 인생까지 실패한 것은 아니다. 그 사건에만 후회하고 반성하고 그쳐라. 내 인생까지 공격하지 말라. 그 사건과 내 인생을 분리해라. 자기 비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자.


부동산시장의 변동성은 불안 심리에 비례한다


부동산시장은 여러 변수들의 합주곡이다. 그래서 요즘엔 실물경기나 공급량 같은 변수만으로 흐름을 진단하기 어려워졌다. 시장참여자의 심리에 의해 비이성적인 모습까지 자주 보인다. 참여자들의 불안 심리를 건드라면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부동산 시장을 제대로 읽으려면 심리 분석이 매우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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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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