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예언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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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1권의 줄거리를 요약해 본다. 미래의 르네는 현재의 르네에게 식량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핵전쟁까지 치르고 있는 이 사태를 해결할 방법이 <꿀벌의 예언>이란 책에 쓰여 있다는 걸 알려 주고, 현재의 르네는 인류를 구할 실마리가 될 예언서를 찾아 전생의 자신을 찾아간다. 예언서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던 전생은 무려 1천 년 전, 예루살렘을 탈환하기 위해 출정한 십자군 기사였고, 르네는 전생의 자신과 함께 예언서에 얽힌 거대한 모험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어간다.




2권의 책장은 멜리사가 연다. 그녀는 역사학자 알렉상드르의 딸 인데 르네의 방갈로 문을 두드린다. 안에서 아무런 응답이 없자 그녀는 궁금해서 안으로 들어간다. 침대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르네를 목격한다. 커튼이 내려져 있는 분위기에서 르네는 미동조차 없다.


이에 멜리사는 르네의 귀에다 작은 소리로 점심을 같이 먹으러 가자고 말한다. 아버지 알렉상드로도 자신의 방에서 꼼짝 않고 있는 게 두 사람 모두 같아 보여서 더 이상 강권하지 않고 방을 떠난다. 한편 르네는 자세를 고쳐 잡고 명상에 다시 들어간다. 하지만 한번 흐트러진 마음의 집중이 쉽게 되지 않는다.




이후 알렉상드르와 르네 등 일행은 저녁 식사 자리에서 만난다. 이들의 대화 내용은 예언서에 어떤 내용을 담고 어떤 방식으로 글을 쓸 것인가에 관한 것이었다. 경쟁심을 가진 두 사람 르네와 알렉상드르를 향해 멜리사가 커플 개념의 변천사史라는 흥미로운 제안을 한다. 사실 역사의 기술에 대해 지금껏 진행되어 온 논란은 강자들을 위한 기록이란 비판이다. 즉 승자만의 주관적인 기술이기에 과연 100퍼센트 믿을 수 있는 내용인가라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이에 메넬리크도 한 마디 거든다.


“그거 아나? 서기 30년 다니엘이 진흙으로 된 발이 달린 거인의 이미지를 빌려 메시아의 출현을 예고했을 때, 예루살렘에서 메시아를 자처한 사람이 170명이 넘었다는 거? 그들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의 경쟁자였던 셈이야.”


1권으로 잠시 돌아가보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꿀벌의 생태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서 벌집의 관찰을 통해 인간 사회의 작동 원리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즉 벌집을 들여다보면 완벽하고 이상적인 인간도시의 밑그림이 그려진다는 것이다. 꿀벌들의 희생정신을 관찰한 이후 <목적 지향성>이란 철학이 탄생했다. 그는 이미 우리들이 주지하는 바와 같이 어린 제자 알렉산드로스 왕자에게 철학, 수학, 정치, 전략 등을 가르쳤다.


소설은 다시 전생 시절로 무대를 옮긴다. 작은 솔로몬 성전에서 성전 기사단은 회합을 갖는다. 살뱅(르네의 전생인물)과 가스파르(알렉상드르의 전생인물)도 참석하고 있다. 단장인 위그 드 팽이 이렇게 말한다.


“오늘은 무척 중요한 날이오. 우리 모두는 가스파르와 살뱅이 완성한 예언서 두 권을 읽고 이 자리에 모였소. 놀랍기 그지없는 내용들이었소. 먼저, 돌아가면서 감상평부터 들어 봅시다.”


가스파르의 글이 더 길고 생생하게 기록되었다고 평하는 말,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인간이 달에 도착해서 걷는다는 내용, 기독교 문명의 위세가 꺾이고 아직 들어보지도 못한 미국, 중국, 러시아라는 왕국이 영향력을 넓혀간다는 내용, 아직 지도에도 나와있지 않은 한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에 관한 내용 등등. 특히, 살뱅의 예언은 2053년까지 다룬다는 점이었다. 무려 가스파르보다 30년이나 더욱 길다.




결국 기사단장이 표결에 붙인다. 3대 3으로 동수가 되자 의견을 밝히지 않았던 기사단장이 비록 글의 정제성이 떨어지지만 살뱅의 예언서를 선택했다. 그 이유는 더 긴 기간을 다룬다는 점 때문이었다. 이리하여 가스파르가 쓴 예언서는 불에 태워진다.


소설의 무대는 다시 현생인 방갈로로 옮겨진다. 이곳은 예루살렘에서 서쪽으로 30킬로미터 떨어진 키부츠이다. 별안간 울려대는 사이랜, 폭발음과 함께 창문이 부서지고 벽까지 흔들거린다. 르네가 방문을 열고 나가자 사람들이 어디론가 황급히 뛰어가고 있다. 마침 메넬리크 학장이 르네에게 손짓을 한다. 이들은 콘크리트구조물로 향했다. 방공호이다. 이미 알렉상드르와 멜리사는 입장해 있었다.


메넬리크는 알아크사 모스크 지하에 무단 출입한 프랑스인들이 이곳 키부츠에 숨어 있다는 걸 헤즈볼라에게 정보를 제공한 탓에 지금 로켓탄들이 날라 들어왔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말하자면 1권 후반부에 르네, 알렉상드르, 멜리사 3인들은 마치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한 장면처럼 지하 성전에서 뭔가 실마리를 찾으려고 무단 침입했다가 스릴 넘치는 탈출극이 벌어졌던 일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후 메넬리크의 아내 오델리아가 이들 일행을 발견하고 찾아와서 여왕 꿀벌이 갇혀있는 오렌지색 반투명 밀랍 조각을 보여주면서 탄소 연대 측정을 통해 이 여왕 꿀벌이 12세기에 살았음이 밝혀졌다는 말과 함께 이 꿀벌은 현재 유리화 상태라는 것이었다. 동면 상태와 유사한 것이다. 어쩌면 여왕 꿀벌이 다시 살아날 수도 있다는 믿기지 않는 설명이었다. 르네는 감격에 차 잠시 할 말을 잊는다. 그는 다시 화장실을 찾아 변기 뚜껑에 가부좌를 틀고 과거 여행에 들어간다.


살뱅이 책장을 넘기는 모습이 보인다. 르네는 전생 체험을 통해 살뱅에게 2053년까지만 구술해주었는데, 다른 장이 또 있는 것이다. 족히 몇 페이지는 돼 보인다. 르네는 살뱅이 수정 중인 양피지를 어깨 너머로 내려다본다. 밤인 데다 방이 어두워 전체가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앞머리 몇 글자만 희미하게 눈에 들어온다.


<마침내 그 순간이 도래하게 될 것이다. 심장이…….>


현관 쪽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자 살뱅이 황급히 예언서를 덮는다. 침입자였다. 어둠 속에서 긴 망토를 입고 나무로 만든 가면을 얼굴에 쓰고 있었다. 이후 두 사람의 검은 격렬하게 맞부딪힌다. 상대방의 검술 실력이 출중하다, 살뱅이 일격을 당해 손에서 그만 검을 놓치고 말았다. 검을 재차 잡으려는 순간 침입자는 검 손잡이로 살뱅의 관자놀이를 가격했다. 엎어지자 예언서를 집어 들고 살뱅의 집에 불을 지른다.


연기 냄새를 맡고서 잠들었던 살뱅의 아내 드보라가 잠에서 깨 아래층으로 내려와 쓰러진 살뱅을 일으켜 세운다. 자초지종을 듣고선 단검 하나를 챙겨 즉각 도둑의 뒤를 추격하기 시작한다. 추격을 눈치 못채고 성 다미아노 교회 쪽으로 올라간다. 살뱅과 드보라도 안으로 들어간다. 인기척을 들은 사내는 등을 돌려 살뱅 부부를 향해 활을 겨눈다. 살뱅은 자신의 물건을 돌려달라고 말하면서 예언서로 놓여있는 테이블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사내의 활 시위는 살뱅의 심장 깊숙이 박힌다. 숨이 끊어진다.


다시 현생이다. 방공호 화장실에 앉아 있는 르네는 몸이 석상처럼 굳어 있다. 가슴을 짚고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해본 후 심호흡을 한다. 바로 앞쪽에서 거대한 폭발음이 들여오자 르네는 정신이 번쩍 든다. 확신에 찬 의심이 생긴다. 살뱅의 살해범은 가스파르야. 화장실 문을 열고 나간 르네는 명상 중인 알렉상드르의 멱살을 잡고 죽일 기세이다. 남자 3명이 다가와 겨우 뜯어 말렸다.


“당신이 쇠뇌로 나를 쐈어! 그걸로 나를 죽였어!”


알렉상드르가 자신은 그 사건 당시에 그 현장에 없었다며 적극 해명하자 르네는 디소 진정될 기미를 보인다. 이에 재차 멜리사가 아버지에게 이를 확인하고 다음에 세 사람이 이 문제를 진지하게 대화해보자고 말한다.


한편, 르네는 다시 전생을 찾아 들어간다. 이번에 보이는 사람은 17살의 에브라르인데, 식당에서 일하는 요리사이며 기사단에 음식을 배달왔다가 우연한 실수로 인해 기사단장 기욤 드 보죄의 눈에 들어 살뱅 드 비엔이 쓴 예언서를 지켜달라는 당부를 받는다.


나더러 이 예언서를 지키라고? 방금 기사단장한테 들은 얘기가 그의 가슴을 짓누른다. 도저히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 보이자 그가 포기하는 심정으로 몇 가지 궁금한 점을 단장에게 물어본다.


“이 예언서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 있는지요?”


“미래에 벌어질 사건들이 아주 상세히 적혀 있다네. 아주 먼 미래, 정확히는…… 2101년의 일까지 말이야.”


끈질진 노크 소리로 인해 르네는 명상으로부터 나와 현실로 복귀했다. 알렉상들릐 코 고는 소리가 요란하다. 멜리사는 조용히 눈만 감고 있다. 르네는 스마트폰을 열어 메모를 시작한다. <에브라르 앙드리외. 아크레. 1291년 4월 14일> 필사본이 보관된 방과 성채 내부 구조까지 상세히 그린다. 갑자기 아크레로 가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앞으로 르네 일행에게 어떤 일들이 닥칠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여왕벌 화석과 <꿀벌의 예언>은 진정 인류에게 무엇을 전하려는 것일까? 제3차 세계대전을 막을 방법이 예언서엔 들어 있는 것일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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