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계 경제학 필독서 50 - 애덤 스미스부터 토마 피케티까지 경제학 명저 50권을 한 권에 ㅣ 필독서 시리즈 7
톰 버틀러 보던 지음, 서정아 옮김 / 센시오 / 2023년 5월
평점 :
‘경제학’하면 흔히들 현대 세계를 돌아가게 만들고 우리 삶에 영향을 주는 학문이라고들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경제학의 주요 이론, 사상가, 저술에 대해 아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 <세계 경제학 필독서 50>은 바로 이러한 부분을 채워주는 책이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기사도의 시대는 가고
궤변가, 경제학자, 회계사의 시대가 도래했다.
- 에드먼드 버크, 영국 정치사상가
에드먼드 버크(1729~1797년)는 중세의 중심축이 명예, 기사도, 종교였듯 근현대 문명의 중심축이 경제학, 화폐, 금융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먼 과거엔 인간의 운명이 출생 당시의 환경에 의해 결정되다시피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살아남고 성공하려면 경제 주체가 되어 시장 가치가 있는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해내야만 한다. 그렇기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A. 새뮤얼슨은 “우리는 요람에 누워서부터 무덤에 들어가기까지 일생 내내 경제학의 무자비한 진실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잘살고 싶다는 욕망을 지니고 태어난다. 돈과 자산이 있다면 좀 더 많은 자유와 권력을 제공하는 재화와 서비스를 얻을 수 있다. 불평등의 확대, 부족한 인프라와 교육 시설,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등의 문제는 경제 영역에 속한다. 따라서 개인, 기업, 국가는 경제 성공의 비밀이 무엇인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을 출간한 1776년까지 경제학이란 단어가 사용되지 않았다. 스미스의 시대엔 철학의 한 분파인 ‘정치경제학’이 정부의 세금 징수 및 재정 지출을 다루었다. 그런데, 탁월한 스미스는 정치경제학의 통설에서 탈피해 국가가 아닌 민간 경제와 개인의 근면성이 국가 경제력을 창출한다는 통찰을 내보였다. 즉 책을 쓰는 과정에서 전문화한 학문이 바로 오늘날의 경제학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들은 경제학을 알아야 할까? 우리들의 일상이 경제이듯 인간의 삶에 가장 밀접할뿐만 아니라 우리들에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학문이 바로 경제학이며, 현대인 모두는 성공적인 삶을 위해 각자 하나의 경제주체로서 살아가야 하기에 이를 알아야 하는 건 당연하다.
이처럼 ‘잘살고 싶다’는 인간의 타고난 욕망에 기반한 학문이 바로 경제학이다. 일터에서 일하고, 물건을 구매하고, 투자를 통해 내일에 대비하는 우리들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경제적 판단은 항상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부양책은 왜 개입할까?
인플레이션 때문에 왜 금리를 인상할까?
국민들의 복지를 위한 무상 지원금을 무한 방출해도 될까?
주택담보대출은 왜 제한할까?
천연자원을 무한정 개발해도 될까?
현대인이라면 한 번쯤 궁금증을 가졌을 법한 이런 질문들도 모두 경제학과 관련되어 있다. 이렇게 경제학은 한 국가의 정책, 나아가 지구촌 차원의 행동에서도 근간을 이룬다. 아무튼 경제와 관련된 많은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금껏 딱딱하게 여겨졌던 경제학을 우리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준다. 비로소 경제학의 체계를 세운 <국부론> 같은 고전부터, 비트코인이 불러올 새로운 디지털 시대를 전망하는 <달러는 왜 비트코인을 싫어하는가>까지 지난 200년간의 경제학 역사를 총망라하여, 대표적인 경제학자들의 경제학 이론과 개념들을 알기 쉽게 소개하므로 가독성可讀性이 높은 편이다.
이 책의 특징은 인물별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궁금한 내용부터 쉽게 찾아 읽을 수 있다. 아래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책 소개의 말미에는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을 정리해 두었으며, 해당 경제학자 ‘더 알아보기’를 통해 각 경제학자가 어떤 시대 상황에서 해당 이론을 개진開陳했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래서 이 책은 굳이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된다. 독자 개개인의 필요에 따라 꼭 알고 싶은 경제 이론을 찾아서 먼저 읽어도 될 것이다. 참고로 개인적 의견이긴 하지만 본 도서 속에서 아래 해당되는 부분은 꼭 읽기를 추천하고 싶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장하준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밀턴 프리드먼의 <밀턴 프리드먼 자본주의와 자유>
마이클 포터의 <국가경쟁우위>
토마스 맬서스의 <인구론>
어떤 글은 시대 정신을 담음으로써 명성을 얻지만, 어떤 글은 시대 정신에 방하여 인기를 얻는다. 토머스 맬서스의 <인구론>이 바로 후자에 해당한다. 전문 경제학자가 아닌 맬서스는 인구 문제를 정치·경제의 화두로 만들 필요성을 느꼈다. 생산 가능한 식량에 비해 인구가 너무 많은 것이 모든 사회 문제의 근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인구의 증가를 막지 못하면 인류 진보의 가능성이 막힌다.”
애초에 인구론의 집필 의도가 세상을 올바른 궤도에 올려 놓겠다는 야심이었기에 그리 친절한 책이 아니었다. 이론적 전제가 거칠어 오해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당대나 후대에 끼친 영향력은 애덤 스미스만큼 강력하다. 중국의 한 자녀 정책도 모든 인구를 부양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맬서스식 공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밖에도 각종 환경 관련 회담에서 인구 과잉이 자원 고갈과 기후 변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것도 맬서스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농업의 엄청난 진보로 인해 인구, 노동, 식량 공급 간의 연결고리가 끊어진 미래를 전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맬서스는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농기계 1대가 200명 몫의 농사일을 하고, 비료와 살충제 덕에 불모지였던 곳에서 큰 수확이 발생하는 지금 식량 확보는 더 이상 큰 문제로 여겨지지 않는다. 또 환경주의자들도 맬서스와 마찬가지로 기술의 발전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셈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인구 감소라는 절대절명의 위기에 놓였다. 맬서스가 살아 있다면 이런 변화에 대해 큰 박수를 보낼지도 모르겠으나 더욱 중요한 점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인한 국가 생산력의 취약성 대두라는 위험성이 눈앞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는 국가가 해결할 수 없는 난제로 젊은 세대들의 출산율 증강이라는 대오각성이 요구되는 분야란 생각마저 든다. 요즈음의 세태를 보면 늘 떠오르는 말이 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 당장 나 혼자만 편하면 된다는 생각에 부부가 출산을 의도적으로 줄여나간 후유증이 엄청 거대한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중이다. 양육은 편할지 몰라도 미래 세대 생산을 게을리한 탓에 노후의 부양을 책임질 자녀의 어깨는 비에 젖어 너무나도 무거워진 셈이다.
생생한 경제학 여행을 떠난다
급변하는 세상의 흐름을 따라가기에 벅찬 시대에 우리들이 살고 있다. 이런 흐름과 연계한 경제 이론 또한 새로운 통찰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산업혁명 초기부터 암호화폐의 출현에 이르까지 생생한 경제학 여행을 떠나는 것이 더 넓은 세상을 마주하는 길일 것이다.
#경제 #세계경제학필독서50 #센시오 #톰버틀러보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