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의 재설계 - 예일대 의대에서 밝혀낸 신체나이를 되돌리는 방법
모건 레빈 지음, 이한음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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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을까? 과학자들이 노화를 늦출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연구하는 동안 우린 마냥 앉아서 기다려야 할까? 그럴 필요는 없다. 우리 각자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으며, 일단 ‘자신의 검사 수치를 안다’면 사실상 어떤 선택이 자기 자신을 돕는지 판단할 방법을 얻은 셈이 된다.




총 2부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저자 모건 레빈은 우리 각자가 자신의 노화를 왜 추정해야 하고 어떻게 추정하는지를 설명하며 노화가 실제로 무엇을 말하는지, 또 건강을 최적 상태로 유지하려면 일상생활에서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면서 아직 모든 답을 알고 있진 않지만, 더 건강하고 더 오래 사는 데 도움이 될 첫 단계를 취하려 한다.


건강수명의 연장


우리는 전반적으로 건강을 유지하며 늙어갈 수 있다. 생물학적 노화는 숫자나이보다 더 빠르게 또는 더 느리게 진행될 수 있다. 생물학적 노화의 지연과 건강 사이의 이 연관성 때문에, 노화과정을 7년 늦춤으로써 70세에 신체나이를 평균 63세로 유지할 수 있다면 거의 모든 주요질환의 사망위험률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 추정된다.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을까? 누구나 자기 숫자나이가 얼마인지는 알지만 생물학적 수준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얼마나 나이를 먹었는지는 대다수가 모른다. 그렇다. 자신의 신체나이를 과학적으로 정확히 알면 우리는 자신의 건강과 안녕을 새로운 방식으로 관리할 수 있는 위치에 있게 된다.


신체나이의 측정


신체나이를 측정한다면 우리 각자는 자신의 독특한 노화과정이 진행되는 커튼 뒤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럼으로써 더 오래,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더 건강하게 살아갈 방법을 찾아낼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그러나 그것의 성공여부는 우리가 최적화하려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명확히 정의하는 데 달려 있다. 노화를 늦추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이 목표라면, 자신의 식단이나 운동계획이 스스로에게 적합한지의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질병으로서의 노화


최근 들어서 노화연구 분야에서는 노화 자체를 질병으로 정의하기에 이르렀다. 노화를 표적으로 삼거나 치료할 수 있는 것으로 선포하기 위함이다. 이 개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아주 많다. 비판자들은 대부분 노화가 자연적인 현상 즉, 모두에게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사실 노화와 우리가 아주 쉽사리 질병이라고 정의하는 만성증상들(암, 알츠하이머병, 당뇨병, 심장병 같은)은 둘 다 하나 이상의 생리학적 체계들이 점진적으로 기능을 상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발현 형태다. 이 모든 질병의 병리학적 특성도 모든 이에게 나타난다. 더 나아가 ‘질병’ 상태는 사회적으로 도출된 개념, 즉 우리가 어떤 상태를 정의하기 위해 써온 인위적 속성들이다. 노화와 마찬가지로 모든 만성질환들의 병인은 사실 연속선상에 놓여 있다. 우리는 그저 그 연속선에서 어떤 전환점을 택한 뒤 그것을 기준으로 왼쪽에 있는 이들은 ‘병에 걸리지 않았다’, 오른쪽에 있는 이들은 ‘병에 걸렸다’라고 선언할 뿐이다.


노화를 질병이라고 정의하려면 같은 논리가 적용되어야 한다. 노화에 개입하는 것을 어떤 질병의 진행과정에 개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연에 맞서는’ 행위로 보지는 말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표적으로 삼고자 하는 것을 체계적으로 정의할 방법이 필요하다. 즉, 어떤 개입이 성공적인지의 여부를 알 방법, 해당 치료법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판단할 방법이 필요하다. 우리에겐 노화를 실제로 측정할 방법이 필요하다.


건강 vs 생존


평균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오래 산다고 예상할 수 있긴 해도, 그것이 반드시 좋은 소식은 아니다. 쇠약하게 만드는 질환들에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걸린다. 예를 들어 전 세계에서는 약 5000만 명이 알츠하이머병을 앓는다고 추정되는데, 여성이 남성보다 거의 두 배 많다. 또 여성은 늙어갈수록 뼈관절염과 골다공증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으며, 2000년 NIA의 연구에 따르면 90세 이상의 여성은 81퍼센트가 이동에 지장을 주는 질환을 앓는 데 반해 남성은 겨우 57퍼센트만이 그런 질환을 앓는다고 한다.


남녀를 비교할 때 수명과 건강수명의 이 부조화가 으레 나타나기에, ‘남녀 건강생존 역설’, ‘건강생존 역설’ 또는 ‘이환률 사망률 역설’, ‘성별 역설’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졌다. 명칭이 어떻든 간에, 이는 노화함에 따라서 남녀 사이에 놀라운 차이가 나타남을 강조한다. 남성은 더 일찍 사망하지만 여성은 더 많은 질환에 시달린다. 남성이 치명적인 병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아서 오래 살지 못하기에(사망에 이르는 급성 심근경색을 생각해보라) 남성의 노화관련 질환들에 관한 자료가 부족해서 이런 역설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이론도 나와 있다. 사실 한 세기쯤 전 우리 조상들의 수명은 지금의 절반에 불과했다. 항생제와 백신이 발견되고 널리 보급되기 전까지, 어릴 때 바이러스나 세균 같은 것들에 감염되어 죽는 일이 흔했다. 그런 한편으로 심장병, 당뇨병, 알츠하이머병 같은 질환에 걸리는 일은 드물었다. 그런 병을 앓을 만큼 오래 살지 못했다.


물론 현재 살고 있는 남성들의 대부분은 40대, 50대, 심지어 60대에도 사망하지 않고 노화의 질병들에 걸릴 만치 오래 살지만, 여러 질병들이 누적될 만큼 오래 살진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게다가 80대, 90대, 심지어 100세 이상까지 사는 남성들이 더 일찍 사망한 남성들보다 생물학적으로 더 회복력을 지닐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는 증거도 있다.


경로 결정하기


모든 계통들에 일어나는 변화를 추적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자신의 노화과정을 통제할 능력을 어느 정도 회복하는 데 도움을 받기 위해서다. 물론 노화 자체는 필연적이다(적어도 지금으로서는).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늙는 방식이 이미 확고히 정해져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제 우리는 자신이 어떤 경로를 가고 있는지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먼저 자신이 어느 경로에 있고 얼마나 빨리 나아가고 있는지를 알고 나면, 건강을 최적화하고 생물학적 노화과정을 늦추기 위해서 변화시킬 수 있는 행동이나 요인을 찾아냄으로써 경로를 재설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디서 시작해야


과학지식은 역동적이다. 과학은 우리 세계의 진리를 발견하기 위한 끝없는 탐구이며, 따라서 우리의 세계 이해는 끝없이 진화한다.사실 건강에 관한 과학적 조언을 얻고자 할 때 이 불확실성은 때로 의심의 씨앗을 뿌린다. 예전에는 특정한 식단이 우리 건강에 가장 좋다고 권장되었는데 10년 뒤에 그 조언이 바뀌는 일도 있다. 아예 180도 바뀔 때도 있다.

이 책에서 쓴 내용 중 일부는 앞으로 우리가 더 많은 것을 알아냄에 따라서 반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을 최소화할 방법은 유용하면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많이 모으는 것이다. 통계학자들의 말처럼, 대체로 데이터는 많아질수록 더 정확해진다. 신체나이를 지속적으로 추적하는 일은 건강만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미래세대의 수명을 늘리는 일도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질병대책으로서의 운동


운동이 노화와 질병을 예방하거나 늦추는 강력한 전략인 이유는 우리 몸의 거의 모든 기관과 계통에 직접적인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신체활동이 일으키는 일시적인 스트레스는 튼튼함, 효율, 능력을 증진시키도록 다양한 생리적 적응형질들을 작동시킬 것이다.


“죽지 않을 정도의 시련은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든다.”

- 프리드리히 니체, 독일 철학자


이런 형질들의 목적은 몸이 앞으로 마주치게 될 비슷한 교란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몸을 준비시키는 것이다. 살아 있는 체계가 그토록 놀라운 이유도 이것이다. 적응하기 때문이다. 요구에 맞추어서 기능을 조정할 수가 없는 자동차와 달리, 우리 몸은 조정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 몸에 더 튼튼해지라고 신호를 보낸다면, 몸의 전반적인 복원력도 필연적으로 향상될 것이다.


미래는 지금 와 있다


노화는 다차원적이다. 우리 모두는 하나의 궤적을 나아가는 것이 아니며, 어떤 방향으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은지도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우리 연구실은 이를 정량적으로 모형화할 수 있었다. 사람의 혈액에서 측정한 수천 가지의 변수를 살펴봄으로써 서로 다른 노화궤적들을 구별할 수 있었다. 어떤 이들은 대사 쪽이 더 빨리 변하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어떤 이들은 면역기능 쪽이 더 빨리 변화할 것이다.


노화의 과학이 발전을 거듭한다는 것은 홀로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책의 주된 목표 중 하나는 우리 각자가 자신의 노화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역설하는 것이지만, 저자는 약물을 써서 노화에 개입하려는 분야에서 이루어진 놀라운 발전을 언급하지 않는다면 그것도 부당하다고 느끼기에 우리들이 그런 약물에서 위안을 찾기보다는 의욕을 느끼기를 원한다.


자신의 노화과정을 이해하고 추적함으로써 우리는 자신의 노화를 지연시킬 방법을 발견하고, 자신에게 맞는 습관을 발견하고, 아프기 전에 의학적 조언을 받을지의 여부를 판단하고, 살아가는 기간 내내 건강과 안녕을 도모할 수 있다.




노화를 되돌릴 수 있다


최근 노화의 ‘지연’과 ‘되돌릴 수 있음’에 관하여 연구결과들이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또 가능성이 엿보이는 약물연구도 계속되고 있다. 식이요법, 단식, 운동, 명상 등 노화억제에 효과가 있다고 밝혀지거나 추정되는 생활습관들을 실천하려는 이들도 많다. 숫자나이가 아닌 생물학적 신체나이가 바뀔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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